잘못된 시각 2: 방임적 신앙
두 번째 잘못된 시각은 첫 번째 것과 정 반대의 태도인 방임적 신앙이다. 방임적 신앙은 말 그대로 하나님이 우리의 삶에 개입하지 않으시고 방임하신다고 믿는 신앙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고 보편적인 통치원칙을 세워 두신 후, 더 이상 세상의 역사에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물러서 계신 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학적으로 이런 신관은 이신론(deism)과 유사하다. 이신론적 신관이 반드시 방임적 신앙으로 흐르는 것은 아닐 수 있겠지만, 그런 신앙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당하는 고난은 결코 하나님의 뜻 일리가 없다. 하나님은 그렇게 시시콜콜 우리의 일에 간섭하시는 속 좁은 분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이런 방임적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 마치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과 무관한 듯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사업장에서의 마음과 교회 안에서의 마음이 180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교회를 향하면서 신자가 되었다가 교회를 떠나면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형식적인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른바 ‘일상심’(日常心)과 ‘신앙심’(信仰心)이 서로 다른 사람들, 이들은 방임적 신앙 태도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