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우리의 앞자리에 앉은 미국아이들이 어찌나 떠드는지 잠을 설쳐 기분이 좋지 않게 아침을
열었는데 창밖을 바라보니 저렇게나 멋진 성이 아침인사를 걸어온다.
언잖았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듯 하다.
셀축이 종점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는지, 셀축해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얼른 내려 놓고는
버스가 휘익~~ 다른 목적지를 향해 내달린다.
음........마을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더 작고 시골스럽다.
이제 숙소를 찾아가야하는데.
음.................
동네 아저씨께 여쭈어 보니 처음엔 자기가 좋은 숙소를 소개 할 테니 그리로 가자고 하다가
우리가 이미 예약해 둔 곳이 있어서 안된다고 하니
그냥 길을 알려주신다.
그리하여 찾아온 이 곳 - Vardar Family Pansion.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인지
곳곳에 한국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주인 아주머니의 한국이름도 "사랑"^^
지금은 아주머니가 잠깐 나가셨는지 할머니께서 조금있으면 온다고 계속 "사랑컴백"
"사랑컴백~~" 하신다.
할머니께서 몸빼 바지에 보자기까지 둘러 쓰신 모습이 어찌나 귀여우신지 터키 전통 인형을 닮으신듯하다.
같이 사진 찍어도 되냐니깐 다녀간 손님들과 사진을 많이 찍으셨는지 아주 자연 스럽게
포즈를 잡아주신다.^^
근데, 할머니 얼굴이 내 얼굴보다 반은 더 작으신듯하고...........ㅜ.ㅜ
이렇게 작은 호텔 일을 시작해온지 오래된듯한 모습이 곳곳에 베어있다.
시골의 외갓집을 찾아온듯한 정겨운 분위기.
조금 앉아서 쉬고 있으려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웃으시며 들어오신다.
오늘 다른 한국사람들이 에페스 유적지를 갈려고 하는데
자신이 지금 유적까지 테워다 주려고 하니 우리보고도 가려면 지금 같이 가자고 하신다.
어찌할까..........한 일분 망설이다가
이왕 한국분들 가시는 김에 같이 나서서 가기로 했다.
음..........에페스 유적까지 무료로 태워다 주는 서비스까지 있는 줄은 몰랐었는데...
에페스 유적지로 들어가는 길에 우리를 내려주시고 아주머니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셨다.
유적지를 들어서기 전 길가엔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에페스 유적 설명 책자 중
반가운 글씨가 보인다.
흠...이래서 터키는 마음에 든다니깐..^^
길가의 기념품 가게들.
혹여 내가 구경이라도 하고가잘까봐 제운이 오빠의 걸음은 빨라만 지고...
입장권을 끊고 유적지로 들어가니 이번에도 반가운 글씨가 떼로 보인다.
헉...........
루브르에서도 느꼈지만 이번에도 또 느낀다.
삼성에서 정말 좋은 일 많이 하는구나..........^^
본격적인 유적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실제로 이런 유적들은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어
황폐한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오빠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북으로 이것저것 설명들을 읽어주며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는 중.
들을 때는 음... 아....아하.....하고 듣지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 기억력 때문에 사실 어떠어떠한곳이 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생각보다 훨씬 보전이 잘 되어 있는 모습에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을 뿐.
지금은 윗부분이 사라져 아쉽지만 로마시대의 전성기 시절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의 보습을 가지고 있었을지 남아있는 기둥이나 돌길들만 봐도 알 수 가 있을듯 하다....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조각들.
이제 도시의 외곽부분에서 중심부로 들어가 볼 차례.
도시의 외곽부분보다 중심부쪽이 더 보존도 잘 되어 있고 복원도 잘 되어 있다고 하니
기대감으로 가슴이 부푼다.
이 곳은 신전이 있었던 터.
신전이 있었던 곳이어서 그런지 조각들도 더 세밀하고 아름답다.
이렇게.
여기는 화장실 터.
그냥 보면 잘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살짝 경사가 져 있어 신분이 높은사람이 윗쪽에서
볼일을 보면 신분이 낮은 사람은 그걸 보며 볼 일을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허허..........볼일을 보면서도 신분차이를 느껴야 했었다니...........
잘 닦여진 돌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니
에페스 유적의 하일라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곳은 바로~~~ 로마시대의 도서관이 있었던 곳.
학문을 중시 했음을 알 수 있을정도로 훌륭하고 웅장한 모습이다.
유적지의 하일라이트가 있는 곳이어서 인지 사람들도 가장 많이 모여있다.
도서관 앞에는 커다란 광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 집회도 열리고 사람들이 모여 토론도 하던 중앙광장의 기능을 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건축물 전체의 모습이나 장식을 해 놓은 세부의 조각 모습도 아름답지만
도서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색깔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햇살을 받은 도서관의 빛깔은
오렌지빛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이제 도서관 옆으로 드러난 저 문을 지나면
서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적들이 나온다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것은 요기 요롷게 찍혀 있는 발자국 모양.
오빠~~~~ 가이드가 뭐해~~~~~~~~ 이게 뭔지 찾아서 빨리 읽어줘야지~~~~~
오빠가 오늘 참 바쁘다.......^^
책을 서둘러 뒤져보니 요 발자국 앞에 있는 유적은 환락가인데,
예전에도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법이 있었나보다.
환락가를 들어가기 전 요기서 발사이즈를 재어 보고 이 발사이즈 보다 크면 통과가 되고
이것보다 작으면 가차없이 쫓겨났다고 한다,
헉.....성인인데 발이 작은 사람은 어떡했을까????????
저기~ 내려다 보이는 곳은 에페스 유적의 "샹젤리제" 같은 곳 이었다고 한다.
수많은 가게들과 식당, 주점들이 늘어서 있었고 이 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또한
넘쳐났었다고 하니, 정말 화려하고 복잡했던 곳이었나보다.
단체 관광객들이 무리를 지어 들어가는 곳으로 따라 들어가보니
로마시대의 원형극장이다.
호오~~~~~~~~
예상은 했지만 정말 크다~~~~~~~~~
제운이 오빠가 이렇게 책을 들고 서 있는 이유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저~~쪽에 계시는 아저씨도 책을 들고 뭔가 열심히 하고 계시는 중.
이유는...........
이 곳 원형극장의 설계상, 이렇게 극장의 앞쪽부분에서 대사를 읊으면 크게 소리를 내지 않아도
저~~ 뒤쪽의 부분까지 전달이 다 될 수 있겠금 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시험중.
아아~~ 마이크 테스트~~~~~~~~
경기장이 이렇게나 큰데도 말이다.
가끔 보면 옛날 사람들이 지금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나았다고 느껴질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원형극장에도 신분의 경계는 분명히 나누어져 있어,
앞부부분으로 내려 갈 수록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위치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에페스 유적의 입장권.
흑.....ㅜ.ㅜ 터키는 다 좋은데 유적지나 박물관등지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루브르 박물관의 입장료를 호가하는 가격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ㅠ.ㅠ
뒷면에는 내가 첫눈에 반해버린 도서관 유적의 그림이 박혀있다.
다시 숙소로 돌아 올때는 들어 올때의 반대편 출구로 나와 돌무쉬를 탔다.
크흣~~이름이 입안에서 또로록 굴러가는 듯하다,.
도로~~ㄹ 무쉬~~
ㅋㅋㅋ
아침도 제대로 못먹고 구경을 하고나니
눈이 다 핑핑 돌 지경이다.
셀축의 "읍내"를 빙빙 돌다가 적당한 레스토랑 발견.
레스토랑의 앞쪽에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나 나올법한 유적지를 벗삼은 집도 볼 수 있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게 생긴 주인아저씨가 가져다주시는 그릇은 "전투"를 연상케 하고...^^
나왔따~~~~~~~~
우리가 시킨건 치킨 쉬쉬케밥~~
꼬치에 치킨이랑 고추랑 토마토를 끼워서 불에 구운케밥.
요롷게 생긴 케밥은 처음이어요~~~~~~~~
맛나는 쉬쉬케밥을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고양이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전쟁을 하다시피 먹고
잠깐 숙소로 들어가 눈을 부치기 위해 돌아간다.
헛..........
이건 또 무삼 기계인고?
몸무게를 재는 기계인갑다.
우왕~~~~중국에서도 체중재어주는 기계는 봤었는데,
이건 최신식이네~~~~
몸무게 한번 재어 보라는 제운 아저씨를 살짝 째려봐주고 다시 길을 나선다.
원래는 야간버스로 이동을 하면 그 다음날 오전엔 좀 쉬어주는게 우리의 여행법칙인데,
오늘은 본의 아니게 살짝 무리를 해줘서 인지
몸이 침대로 자동 빠져들어간다,
한 두시간이나 잤을까?
오빠가 자꾸자면 저녁때 잠이 안 온다고 나를 흔들어 깨운다.........
헉...........장동건이랑 만나서 스포츠카 타고 드라이브 하는 꿈꾸고 있었는데...우...........띠........
오빠 정말 자리 깔아도 되겠고나.............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깨우는 저 센스~~크흑.......ㅠ.ㅠ
잠이 덜 깬 눈으로 터덜터덜 찾아가는 곳은 성요한 교회.
이번엔 성지순례다.
이렇게 예쁜 집에서 커피한잔 했으면 좋겠다~~~~~~~~~~~
하는 눈초리로 오빠를 그윽히 바라보니~~
오빠는 한 30미터쯤 앞에서 혼자 씩씩거리며 언덕을 올라가고 있다.
말을말자.........ㅡ,.ㅡ;;
이 동네 정말 왜케 예쁜거야~~
유럽의 어느 시골마을처럼 예쁜집들이 군데군데 숨어있는 셀축.,
성요한 교회를 가기전 예전 로마시대의 교회건물에 모스크를 만들어 놓은 모스크도 지난다.
계속 언덕을 오르는 중.
헉헉.숨차라...........
강아지 한마리가 우리를 따라 길을 오르는중.
어떡하지.......오늘은 먹을게 없는데..........미안 멍멍아~~~~
1인당 5리라 씩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여기도 반짝이는 돌길들이 우리를 반긴다.
유적지가 문을 닫을 시간이어서인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아마도 우리 두 사람만 이 곳에 있는가 보다.
물결치듯 아름다운 무늬를 가지고 있는 대리석 기둥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의 표식이 새겨져 있고...
아치와 기둥의 조화로운 모습은 석양에 짙어지는 노을의 빛깔 만큼이나 아름답다.
이 곳은 예전에 세례를 주던 장소.
밑으로는 계단이 나져있고, 그 곳에 들어가 세례를 주고 세례를 받고 했던것 같다.
이 곳이 세례 요한의 머리무덤이있는 곳.
위엄있게 꾸며져 있는 이 곳에는
세례 요한의 머리 무덤임을 알 수 있도록 비문이 새겨져 있다.
정말 이런 무늬는 어떻게 새겨 놓았을까......
마치 돌이 아니라 지점토나 찰흙으로 빚어 놓은듯 하고...
성요한 교회의 위치가 높은곳에 위치를 하고 있어서인지 셀축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교회 구경을 다 마치고 시내로 돌아오니 거리엔 가로등이 하나둘 켜져간다.
배가 고파진 우리가 찾아온 식당.
낮에 케밥을 먹었던 터라 케밥은 별로 생각에 없어서 이번엔 서양음식을 먹어보자고 찾아왔다.
오빠도 나랑 여행다니더니 메뉴고를땐 세 배쯤 더 진지해진다.ㅋㅇ...........
시작은 터키의 어느집에서나 나오는 에크멕.
메인 요리는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보기에는 맛나 보이는데, 우리가 식당을 잘못 선택했나보다.
스테이크는 질기고 스파게티는 맛이없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보니 아침에 같이 에페스 유적을 보러갔던 한국분들과 또 다른 한국분들이
함께 모여 와인을 놓고 이야기 꽃이 한창이다.
우리도 살짝껴서 같이 즐겁게 이야기를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자리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