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동역자들의 기도 속에서 캄보디아 땅을 밟을 수 있는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있는 타끄라단 마을에서 깐차나부리 시내까지 약 80km, 깐차나부리에서 방콕까지 약130km, 그리고 방콕에서 가장 가까운 비자클리어 도시(아란야프랏테 태국 동부)까지 260km의 길을 하루 종일 달려서 갔습니다. 하목사님께서 새벽 일찍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일러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도 있고 해서 평상시 아침의 시간대로 움직였더니 여간 고생길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선배님의 조언은 귀담아 들어야만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아란야프랏테 국경도시는 태국 동쪽에 있기 때문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가야만 했고, 워낙 더운 나라여서 하늘위의 태양열과 도로위의 지열까지 합해지니 아무리 차창문을 열어놓아도 견디기 힘든 더위와의 싸움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우리 주위의 모든 차들은 이 무더위 속에서도 차창문을 다 닫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은 차이가 나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태국에서 이제 막 90일을 갓 지낸 신출내기 선교사가 캄보디아에서 3시간 정도 지내면서 느끼는 차이점입니다. 양쪽 나라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저의 눈에 가장 크게 느껴졌던 차이점은 두 나라의 영적분위기였습니다. 태국은 개인 가정은 물론이고 학교, 관공서, 도로, 상점 할 것 없이 모든 곳에 부처상 내지는 ‘스’의 사진이라든가 개인우상 제단이 온통 깔려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한다거나 목걸이에 달고 다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태국 사람들의 목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목걸이가 있는데, 그 목걸이를 자세히 보면 부처상이나 유명한 스의 사진입니다. 그 유명한 스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미신 속에서 목걸이을 부적처럼 달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비록 도로는 비포장 도로였고, 생활수준은 태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영적 상태는 오히려 태국보다 훨씬 부유한 캄보디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캄보디아의 국경도시 ‘포이펫’를 둘러보고 싶어서 ‘뚝뚝이’를 빌렸습니다. 우선 근처의 학교를 가보았습니다. 캄보디아의 미래를 책임 질 어린 꿈나무들을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결같이 밝은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겨 주었고, 서로가 언어가 전혀 안 통하는 시간들이었지만, 우리를 놀라게 하는 한 단어를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저스’ 예수님의 이름이었습니다. 태국은 아직까지 ‘지저스’ 혹은 ‘프라짜우’, ‘프라예수’라고 말해도 전혀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지저스’를 외쳐대었습니다. 더욱이 그 학교는 그 도시에서 가장 큰 사원 안에 있는(아마도 그 사원에서 운영하는 듯한 학교 같아 보였습니다)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구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감동의 순간을 뒤로 하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국경선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십자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십자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보니 C.H.O(Cambodian Hope Organization)라는 교회공동체였습니다. 그곳의 책임자인 ‘촘노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투른 영어로 이 교회가 침례교인지 아니면 장로교에 속해 있는지를 물어 보았으나 제 발음이 안 좋은지 아니면 그 분이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지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을 통해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일 예배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이고 그 도시 ‘포이펫’에 적어도 7개의 교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주 중에는 20여개의 셀조직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장로교 인지, 침례교인지 아니면 다른 이단종파에 속해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주의 십자가 아래에 모이는 사람들이 100여명이 되며, 그 자그마한 국경도시 포이펫에 7개의 교회가 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만났던 아이들의 입에서 ‘지저스’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캄보디아는 킬링필드가 아니라 성령필드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태국과 같은 불교 문화권이고, 같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지만, 캄보디아는 달랐습니다. 킬링필드의 피의 역사와 낙후된 경제 사정은 오히려 그들에게 큰 복이었습니다. 반면에 서구 열강들이 앞 다투어 아시아를 식민지화 할 때도 식민지의 아픈 역사를 겪지 아니하고 인니반도에서 안정된 경제를 과시하며 지내는 태국은 캄보디아에 임한 복이 그리 많지 않은 것입니다.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롬8:18
아~! 주님~! 언제 이 땅 태국을 회복시키시렵니까?

태국의 국경도시 아란야프랏테로 가는 도로에서

캄보디아로 들어가는 관문( 이 문을 지나면 캄보디아 국경도시 ‘포이펫’이 나옵니다)

캄보디아 ‘뚝뚝이’ 그리고 운전사 ‘쏨’과 함께

캄보디아의 비포장 도로(사진의 도로는 양호한 상태입니다)

사원에 있는 학교 열악한 교실 환경

해맑은 얼굴의 캄보디아 아이들

팔라라이 교회의 책임자 ‘촘노인’과 함께(노인은 사람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