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 어느 pc방.. 컴퓨터 하는것도 한계가 있구. 누워서 자구 싶다.
화장실에서 세수도 하구. 양치질도 하구. 4시쯤 pc방을 나왔다.
아직 해는 안 떴다. 항구의 벤치에 짐을 내려놓고 아침해를 기다렸다.
추워서 있는 옷 껴입구. 다리는 가디언으로 덮구.
가끔씩 지나다니는 인간들이 불안하다.
그 새벽에 빈병 줍는다며 내 앞 검정 비닐 봉투를 뒤적거리는 아주머니, 자전거를 타고 몇번씩 왔다갔다 하는 아저씨. 수상하다. 저쪽에서는 남녀 몇명이 술주정인지. 무슨 애기를 하는지. 암튼 누군가의 목소리가 안심이 된다. 앗.. 남녀 몇명이 어느새 없어졌다.
지나가는 술 취한 아저씨.. 무슨 보따리를 잔뜩 들고 내 옆에 앉는다. 다른 빈자리도 많은데 불안하다. 말을 건다. 여기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혼자 왔냐구. 자기는 저기 무슨 비치에서 묵는단다.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술 한잔 했는데 애기 좀 하잖다. 아! 짜증난다. 그냥 혼자 놔두지 왠 날파리들이 이리 꼬이는지. 이럴때는 안면몰수하는게 좋다. 무시하자. 난 당신이 거기 있는지 모른다. 혼자 떠들어라. 난 죽어도 애기 안한다. 날 벙어리로 알아듣던지. 왜 애기를 안하느냐며. 이런데 있으면 위험하다구. 자기가 여기 있어서 날 보호해 주고 있다나. 자기가 나이가 많다고 상대 안하는거냐며. 잘 있으라며 짐을 주섬주섬 들고 가버린다. 휴~ 말안하기 작전 성공했다.
몇분뒤 너덜너덜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한 놈이 어슬렁 거린다. 왔다갔다 동태를 살핀뒤 나에게 다가와 "혼자 왔어요? 어디서 왔어요?" 아! 또 짜증난다. 도대체 가만히 두지를 않네. 더이상 참지 못하구. 짐을 챙겨 내가 자리를 피했다. 갈데가 없다. 밤에 봐두었던 장승포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까지 따라오지는 않겠지. 성당문이 잠겨있지 않아 다행이다. 딱딱한 의자에 누워야 하나. 애구! 성당이라도 열심히 다녔으면 하나님께 덜 미안할 것을.. 입구의 유년부 방을 여니 소파가 보인다. 이게 웬 떡이냐. 딱딱한 의자보다는 쿠션있는 쇼파가 어디더냐... 몇시간만 누워있다 나가자. 혹시라도 신부님이 새벽일찍 들어오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으로 눈을 붙인다. 이해해 주시겠지. 청소년 쉼터를 제공한다는데. 내가 청소년은 아니지만 지금은 오갈때 없는 처지라.
6시30분에 일어나 화장실서 세수를 하고. 뿌해진 렌즈를 닦는다. 애구! 잘 보인다. 해가 떴구나. 이제는 안심해도 되겠다. 날이 밝았는데 더이상 추근대지는 않겠지. 문을 연 식당에서 충무김밥 1인분을 사구. 지심도행 첫배는 8시란다. 아직 1시간이 남았다. 근처 항구를 한바퀴 돌았다. 모범 택시 아저씨 어디 갈거냐며 자꾸 타란다. 애구! 아저씨.. 저 지금 산책중인데요. 벌써부터 외도, 해금강 배편 승객들은 줄을 쫙 서있다. 울 나라에도 아직까지 외도 안가본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새삼 확인한다. 편의점인지 수퍼인지.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할머니 혼자 왔냐구. 이제 다 구경했냐구 한다. 애구! 이제 시작할려고 하는데요.
배에는 아가씨 둘.. 아빠와 아들, 부부한쌍.. 나 이렇게 7명이군..
2층에서는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짐을 들고 올라갔다. 여자 두명. 모자에 선글라스에 나들이 가네. 배 직원인지.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역시나 이쁜것들은 어디서든 다 챙겨준다니깐.. 25분만에 지심도 도착. 나갈려는 사람들은 꽤 많다. 오토바이에 경운기처럼 짐을 실을 수 있게 만든 일명 딸딸이.. 이게 여기서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언덕배기를 올라 파라솔이 마련된 휴게소에 짐을 내려놓고 화장실이 급해 잠깐 실례.. 앉아계신 마을분께 어디서부터 섬을 관광해야 할지 물어본다. 오른쪽으로 가면 헬기장과 절벽이 나온다구. 무슨 포대랑, 땅굴도 있다고 했는데 못 봤다. 절벽은 혼자서는 위험하니깐 내려가지 말라구. 오른쪽으로는 평지가 있다나. 내려오는 중간에 자기네 집이 있으니 커피 한잔 달라고 하면 아주마가 줄거라구. 짐을 맡겼놓고 오른쪽으로 출발..
정말이지. 날씨가 너무 좋다. 저기 절벽 밑으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구. 무서워서 가까이 가서 보지를 못하겠다. 경치 한번 좋다. 흑흑. 저기 절벽까지 어떻게 내려갔을까.. 난 엄두도 안난다. 오른쪽으로 섬을 한바퀴 돌려고 했다. 그러나 길이 나있지 않았다. 풀을 헤치며 가다 대나무 밭을 발견했다. 그러나 길이 없다. 비탈길 밑으로는 낭떠리지구. 죽지 않기 위해 나무가지를 붙잡구 올라왔다. 아아~ 아저씨가 길이 안 나있다구 가지 말라고 한게 여기인가 보다. 웬 철조망도 보이구. 반대편에는 과학연구소라는데.. 문을 잠가놓으면 어쩌라는건지. 아~ 나는 쥐덫에 걸린 사람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이대로 죽을수는 없는법.. 다리는 온통 풀에 베이구. 상처 투성이구. 한쪽다리로 철망 하나를 밟고 윗쪽철망은 최대한 손을 이용해 벌리구. 간신히 빠져나왔다. 등이 좀 긁히기는 했지만.. 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이번에는 밑으로.. 이번에는 그물망이 내 앞길을 막고 있었다. 아~ 이건 군사훈련을 받으러 온것도 아니구. 우선 한쪽 다리로 넘구. 나머지 한다리까정.. 가운데서 낑겨가지고 좀 아프기는 했지만.. 휴~ 살았다. 사람들을 보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섬에 혼자 와가지고 이대로 없어지면 누가 날 찾겠는가? 애구. 어찌나 무서웠던지.. 아까 파라솔 밑에서 보았던 아저씨를 본 것이다. 아저씨가 말한 집도.. 아저씨.. 저 죽다가 살아났어요. 엉엉.. 철조망까정 보구. 간신히 내려왔다구. 거기 길도 없는데 왜 올라갔냐구. 암튼 왔으니깐 다행이라며 물 한잔 먹으면서 튓마루에서 쉬다가 가라구.
그래도 한손에 카메라와 여기저기 찢어진 봉다리안의 충무김밥.. 이제는 먹어야지. 아! 이집에서 민박하는 아저씨들이 와서 전복죽인지 이것도 먹으라고 건네준다. 자기네들이 잡아서 끊인거라구. 맛있다. 애구! 팔, 다리를 보니 모기들이 엄청 물었네. 살겠다구. 내려오느라 물린지도 몰랐는데.. 모기약까정 바르라고 주구. 좀 있으면 부인과 애들이 온다며 여기서 하루 묵고 가라고 한다. 해수욕도 하구. 소라, 석화, 멍게를 딸거라며. 흑흑. 맘 착한 아저씨 두분을 만나 1박 하기로 결정..
아침에 전화주신 고불고님께 너무나 죄송. 통영에 출장왔다가 안내해준다고 했는데. 종원님도 꼭 안내받으라구 몇번이나 전화했는데. 흑흑.. 제가 길을 잃는 바람에 고생을 해서리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기 때문에.. 형제분이라는 두분은 오리발과 스노쿨링을 가지고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아이들은 튜브와 구명조끼로 신나게 놀구. 아주머니 두분은 햇빛에 탈것을 염려해 긴바지에 모자에 수건까정 두르고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고~ 이쁜이라는 갈색 푸들까정.. 애들의 장난에 물속에서 허우적꺼리며 나오구. 나도 여기까정 왔는데 바닷물에 한번 담가봐야지. 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애구.. 파도가 세다. 몇번씩 몸이 튕겨져 나가구. 그래도 부산 바닷물보다는 덜 짜다. 난 정말 짠물이 싫어. 눈에 들어가면 따가워서 눈을 뜰 수가 없다. 아아~~ 우리의 아저씨 1시간 뒤 석화와 멍게들을 한보따리 잡아오셨으니.. 너무 멋져라.. 아주머니와 난 돌로 석화를 깨 열심히 먹어댔으니.. 이건 꼭 굴처럼 맛있네. 주위 사람들이 모여들어 몇분께 드리고. 나이 어린 두커플.. 신기하다는 듯.. 남자친구를 구박하기 이르구. 나도 저거 잡아줘.. 우리의 스노쿨링을 가지고 바닷속으로 들어갔으나 아무것도 안 보인다며.. 불쌍한 것들.. 여자친구는 장어 한마리 잡을때마다 뽀뽀 하나씩 해준다고 난리인데.. 아무나 하는게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는 남자들..
바위에 앉아 잡아온 석화를 칼로 오려 오리발 위에 놓고 멍게는 껍질을 홀렁 벗긴후 조각내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구. 빈 껍질은 소주잔으로 쓰였으니.. 아아~~ 천연 해산물을 안주삼아 몇 잔씩 잔이 오가구. 남은건 이따가 밤에 구이해먹자구. 수심 5미터내지 7미터는 들어가야 보인다고 한다. 한사람은 바위에 붙은 석화를 칼로 쪼개구. 다른 한사람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위에서 누르고. 간간히 숨쉬러 위로 올라오구. 이거 하나 캐는데 5분씩 걸린다구. 그렇구나.. 아저씨들이 고생하시고 잡아온 걸 우리는 허겁지겁 먹어됐으니. 샤워를 하구. 난 술 석잔에 뻗어가지고 마루에서 이불 덮구 한숨 자구. 아저씨들은 바둑을 두구. 일어나서 저녁먹구. 물고기 잡으러 간다구. 긴바지도 빌려주구. 모기약을 잔뜩 바르구. 배 타는 입구의 둑에 앉아 지렁이를 미끼삼아 낚시대를 던지니 쑥쑥 잡히네.. 야광찌가 움직이면 잡아당기란다. 한명씩 돌아가며 잡는데 내가 손에 쥐었을땐 왜 그렇게 안 잡히던지. 모기는 물지.. 가렵지. 낚시대는 놓고 싶은데. 한마리씩 잡아야 한다며.. 들고 있으라고 하지. 30분간을 그렇고 있었는데 다른쪽도 안 잡히기는 마찬가지. 아마도 물고기들이 다 가버렸나보다. 1시간 사이 6마리 잡음.. 반짝이는 플라크톤이 신기하기만 하구. 배가 지나가면 더 멋있다는데..
올라가서 석쇠에 물고기를 올려놓고 굽구. 주인아저씨.. 아줌마, 아저씨.. 이집에서 묵고 있는 다른 아저씨. 아주마들. 다 모여 앉아 술한잔씩 오고 가구. 낼은 주인아저씨를 따라 작살로 물고기를 잡는다는데. 물이 7홉, 8홉때는 그냥 건져 오르기만 하면 된다구. 튓마루에 누으면 달빛에 비추는 그림자가 한폭의 그림 같다며 이곳에 집을 지어놓고 한동안 아내와 마루에서 자기만 했다고. 석화구이가 시작돼구. 예전 조개구이가 생각나구. 지글지글.. 몇등분을해서 자르구. 초고추장에 지지면 더 맛있다구. 꼭 떡볶이처럼 쫄아야 맛있다며.. 주인아저씨와 의형제를 맺고 자주 오신단다. 담에 꼭 이집에서 민박하라구. 안주가 떨어짐에 술자리를 정리하구. 언덕위 달을 보러 올라가니 이런 야경이 따로 없는지라. 달빛에 출렁이는 파도.. 아~ 내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후레쉬가 터지면 이 느낌이 안 나는것을.. 그냥 혼자 간직하련다. 그리고 잔디밭에 누워 별을 보니 우와!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별은 처음 보네 그려..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일.. 반짝반짝 무수히 많은 별들.. 이럴 줄 알았으면 별자리 연구나 해놓을 것을..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이으면 뭔가 나올터인테. 밤하늘 별도 내가슴에 꼭 찍어 간직해두고. 다음에는 누군가와 꼭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든다. 아저씨들은 야외 마루에서. 아줌마들과 아이들은 거실에서.. 난 주인내외 옆방에서. 두사람이 자기에 충분한 황토방이란다. 맘대로 문을 못 여는게 아쉽웠지만..
아아~~ 눈을 뜨니 6시다. 5시 30분에 해가 떴다는데. 라면 먹으라고 부른다. 흑흑.. 자느라 일몰도 못보고. 일출도 못보고.. 내 동백꽃이 한창 이쁘게 피는 2월말~3월초에 다시 방문하리라. 참기름으로 닦아 놓은듯 반들반들 윤이 나는 동백잎들을 바라보며. 하룻밤 잠자리 2만원. 한끼 식사 5천원.. 아주머니께 계산하고 아침 8시 20분 배로 나왔다. 곧바로 장승포터미널에서 서울가는 표를 사서 올라왔다. 도착하니 4시.. 애구! 내가 다음번 갈 목적지를 잘 정했으면 더 있었을 텐테... 워낙에 숙박문제가 해결이 안되다보니. 올라오는중 걸려오는 종원님의 전화. 우일신님이 가족들하고 거제도로 휴가를 온다고 하루밤 더 있으란다. 올라가는 중인데. 난 왜 이렇게 자꾸 어긋나는걸까? 흑흑.. 다음해에는 전라도 여행을 해봐야겠다.
가장 충격적인 말.. 지심도에서 내가 죽을려고 혼자 왔다고 생각했단다. 우하하~~ 하긴 절벽도 많구. 혼자 빠져 죽은들 누가 날 찾겠는가? 그래서 하룻밤 자라고 붙잡았다구. 으흐흠.. 그런데 지켜보니 암 생각 없이 놀러온 사람 같다구. 정말이지 여자들이 혼자 다니기에는 너무 불편한 점이 많다. 사람들의 곱지 못한 시선이 그렇구. 혹시 제 왕따 아니냐는 등.. 밤이면 추근덕거리는 남자들 상대하기도 귀찮구. 거기다 잠자리와 차까지 없었으니 그 불편함은 오죽 했겠는가? 지금 내 어깨는 검을 띠를 이루며 검은 반점과 올록볼록 작은 물집이 나있다. 썬크림을 안바른 내 잘못이 크지. 다른 사람들이 보면 피서한번 잘 다녀온줄 알겠지만.. 흑흑.. 내 고생을 누가 알리오..
집에가서 잠 실컷자구. 비디오 보구. 이제야 눈떠서 돌아다니는 7마리 강아지랑 놀다가 텃밭에서 방울토마토 한바구니 따서 들고 왔지요. 이어지는 엄마의 구박. 혼자 뭐하러 다니냐구. 외도가 그렇게 좋으냐? 지금은 사람 많을것 같으니깐 담에 가봐야겠다. 아아~ 토요일 출근.. 월요일날부터 나오면 적응 못하고 일 못한다구. 토요일날 출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달 paper를 보니 전남 무안 회산지 연꽃바다가 멋있던데요. 8월말에서 9월초 사이에 축제기간이라는데.. 우와~ 넘 가고 싶습니다. 혹시 이 근처에 사시는분, 가보신분들.. 사진이라도 감상하고 싶어요. 아니되면 저라도 가서 직접 보고 와야겠습니다. 9월 첫째주 주말에..
아직 휴가 남으신분들..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갔다오신 분들은 좋았던 추억을 기억하며 열심히 일하시구요. 저의 이 괴물같은 팔뚝은 어찌해야 할지.. 이제 나시티 입기는 끝났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