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남동기님! 어제와 오늘의 내 생활을 전해봅니다. 그러면 혹 더 친근해질지 몰라서...
친정엄마를 찾아서....
웬 남자가 친정엄마라고 표현하니 좀 어색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정도 주중에 이런 여행을 하니 꼭 딸이 친정가는 정겨움으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2009년 6월18일! "나의 일기"
어느덧 영감나이가 된 듯 조금 일찍 잠들었다 하면 왜 그리 일찍 일어나지는지 어김없이 5시30분쯤 일어났다. 30분쯤 신문을읽고 6시부터 TV 뉴우스를보다 몸 씻고 식사하고 매일 그렇듯 7시에 출발 전주에서 남원으로 62Km 라디오와 CD판 가곡을 번갈아 들으며 4년여 동안 줄기차게 다니던 낯익은 그 길을 계절이 다르고 때가 다르니 또 다른 생각을 하며 출근했다.
학교생활은 매일 거의 똑 같다. 학교 한바퀴 돌고 홈페이지 나이스 결재내용등을 살피고 나면 9시쯤 간부회의 오전 중 결재서루 올라오면 살펴본 후 점심을 먹고 눈을 좀 쉬게 한 뒤 책을 읽다가 사람들 왔다 갔다 하니 접어두어야 했다.
오늘은 이번 토요일(20일) 밤에 26년 전 시골 면소재지 중학교에서 1년근무했는데 그 때3학년의 제자들이 43살쯤 됐나?
옛 선생님을 모시고 싶다해서 매주 토요일은 시골의 연노하신 어머님(94세 - 건강하심)과 밤새 옛이야기 수십 번 들 은거 또 들으며 지내는데 앞당겨 가기로 마음먹었다. 퇴근시간 오후 4시30분! 방향이 달라졌다. 전주-완주-임실-남원에서 이젠 남원-순창-임실-정읍으로....순창을 지나 험한 고갯길을 넘어가는데 핸드폰 벨이 울렸다.
예감이 이상타 했더니 다짜고짜 교장이나고 한 뒤 학생이 다른 학생한테 맞았는데 선생님이 직접 병원에 안 데리고 가고 저들끼리만 보냈다고 노발대발! 선생님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일방적으로 전화하고 끊어버리고 내가 전화해서 학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참 미안한 일이고 내용을 잘 살펴보고 내일 잘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또 맘대로 끊어버리며 하는 말, 교육청홈페이지에 올린다. 청와대에 올린다. 한번 두 번 있는 일도 아니지만 나이가 몇인지는 몰라도 컴퓨터왕국이어서 좋긴 한데 왠지 씁쓸했다.
1시간 30분쯤 차를 몰아 정읍의 농협하나로 마트에 들려 카트를 가지고 오늘은 또 어머님의 마음에 드실 무엇을 살까?
하고 망설이며 지하로 내려간 후 거의 비슷하지만 매밀묵, 작은 두부, 콩나물, 수박, 참외, 고추, 생태1마리, 조기한축(20마리) 알사탕2봉지, 꽃소금 등을 사고 나니 6만5천원이란다.
계산대에서 계산하다 봉지하나 주문하니 50원이란다.
1000원짜리 내려는데 어디선가 여기 있어요 하며 웬 남루한 옷차림의 초라한 젊은이가 50원을 내민다.
아! 네가 어쩐 일이지? 하고 예, 인력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마음이 아파오는 순간 계산대에서 싸인하는 사이 어디로 가고 없어졌다.
웬걸, 마음이 찡하고 걱정이되어 내 차에 짐을 싣고 여동생(58살)께 전화했다. 팥죽을 주문해두라고 어머님께서 새알새미죽을 이따금 잘 드시니까..
.한 참후 식당주인이 전화를 안받는다고 함께 가자고 해서 데리고 갔다.
다섯 살이나 된 외손자를 데리고 왔는데 이건 어리광이 장난이 아니다.
징징짜면 들어주고 오히려 동생은 아이치닥거리에 여넘이없고 어머니께서 식사준비하여 저녁을 맛있게 먹고 모기약도 뿌리고 청소도하고 밤을 얘기꽃으로 수놓으며 보내다 늦게야 잠이 들었다. 아침 5시30분 또 일어나진다.
어머님께 아침 안 먹고 남원가면 아주 잘 먹는다고 해놓고 정읍시내로 와서 40년 전통의 충남집의 쑥국해장국으로 식사하고 6시쯤 출발해서 정읍- 임실- 순창-남원의 하늘 중에 도착하여 이를 닦고 하루일과를 시작하니 걱정하다 뵙고 온 어머님의 건강한 모습이 마음이 놓여 날씨가 무더워도 기분이 시원했다.
또 아이들이 교장선생님! 에어컨 틀어주세요! 하는데 내가 미리 그렇게 해줄걸. 미안한 마음이 들어 3교시부터 시원하게 작동시켜주었더니 참 좋아하는 것을 보고 각 관공서를 가면 선풍기는 사라지고 모두다 에어컨이 돌아간다는 것에 아직도 꿈나무들이 자라는 학교현장의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참! 아까 그 50원의 젊은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내가 담임을 했고 특별지도를 해도 알았다고도 조금 후엔 금방 기억을 못하는 여러 가지로 좀 부족했는데 그 사연도 중요한 시기에 엄마의 빛 때문에 여동생 둘과 큰집에서 아빠랑 생활했던 일 그래도 여동생들은 아주 잘나가고 있는데…….또한 내가 그 아이를 중3때 내반에 데려다 담임을 또 했지,
그 후로 세월이 흘러 결혼도 했는데 그 젊은이의 아버님은 나를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하셨던 은사님이시고 선생님은 아들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하시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오늘은 전화를 했다 저녁에 은사님 식사 대접한다고...그러나 아들 얘기는 안해야겠다.
내 마음도 못내 아쉬우니까 언제 찾아서 맛있는 거 사주고 정신적 물질적 힘이되는게 없나 생각해볼까한다.
험한 세상에서 사람은 열 번 된다고 꼭 건강하고 새로운 멋진 삶을 살아가는 그 제자가 되길 바란다. 이젠 어언 퇴근시간이 가까이 온다.
6월19일 오후 3시 40분! 남원-임실-완주-전주로 가야지 다람쥐마냥..하하 숙남동기친구님! 건투를 빕니다.
첫댓글 바쁜 시간, 우린 그 시간 속에서 부대끼며 살갑게 살아가는 바, 아마 삶이란 시간의 틈에 들어간 놈인가 봐, 노모챙기라 친척 챙기라 은사, 제자 챙기라 이런 삶 속에 세월이 녹아들어가나봐글 속에 녹아있는 삶을 보면서 날 돌아본다
유교장의 고향이 정읍이라 우리 아저씨(좀 이상하긴 하지만) 동향이기도 하지만 중학교 동문이라 어쩐지 또다른 감회 -초강에서 익산으로 기차 통학한 이야기는 백번도 더 들은 이야기지만 지겹지가 않았거든요.그리고 우리 아이들 데리고 정읍 산소에 가면 성지 순례 간다고 다들 웃곤 합니다.정읍의 그 정겨운 산야들이 거의 내고향 같은 느낌으로 다가 오는 순간입니다. 노모님의 여름 건강 항상 챙기십시오.
건강히 가족과 잘 지내섰으리라 생각합니다. 봄 여름다 가고 이젠 내일 모래 글피 곧 가을이내요. 또 정읍초광의 자연풍경을 보러 오실까? 저는 9월1일자로 전주효자동에 있는 전주 효정중학교로 자리를 옮깁니다. 항상 좋은일만 가정에 있기를 바랍니다.
축하 드립니다. 추석엔 하도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성지순례를 못할 것 같고 내장사 단풍이 좋을 때 그곳으로 가면 꼭 전화드릴게요.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