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鷄龍山) - 2006년 1월 15일(일)
04:30시 기상
오늘은 지난번 오서산 갈때보다 더일찍 일어난다 왜냐하면 오서산은 일정이 내려와서 점심
을 먹지만 이번 계룡산은 시산제와 함께 산에서 점심을 먹기 때문에 그리고 추운 산에서
일반 도시락을 먹기엔 불편할 것 같아 김밥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물론 준비는 내가 아닌 우리 짝궁이 준비한다 화날 땐 엄청 무섭지만 이렇게 잘해줄 때가 더많으니 데리고 사는게 아닐까???)
오서산 산행후 준비한 만주벌판과 러시아에서나 쓰는 모자와 스키장갑을 가지고
집을 나서는데 날씨가 포근하면서 약간 흐려 상쾌한 기분으로 새벽택시와 함께 고래등 도착시각이 지난번보다 20분 늦은 06:40시
다소 늦어서 바로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도 사무실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오서산때보다는 많은 사람이다 07:11시에 버스가 출발하는데
참가인원이 47명이란다 정원에서 2명초과
버스안에서 새 임원진 소개와 참가한 회원 소개가 이어지고
버스는 안산을 빠져나와 군포I.C를 영동고속도 → 경부고속도 → 천안논산고속도를 달리며
정안I.C에서 돌아나와 허름한 주유소(휴게소)에서 1번 쉬고 공주시내를 외곽으로 비껴서
계룡면사무소, 넓은 계룡저수지를 지나니 도착지 갑사(甲寺)가 나오네
시각이 09:11 정확히 2시간소요
갑사 주차장에서 내리니 이때도 버스는 우리버스 1대뿐 오서산 상담마을 주차장에 비하면 크고 상점도 많지만 반대편쪽 동학사주차장에 비하면 조용하고 수수한 갑사주차장
시산제 제수를 꾸리고 이계필산악대장님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매 시각이 09:20
이 마을이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십수년만에 오르는 계룡산을 다소 흐린 날씨와 함께 걸어올라 가다보니 진짜 갑사(甲寺)가 나오고 갑사를 지나자마자 연천봉 방향으로 우회하여
연천봉코스를 오르는데 급경사인지라 벗어진 대머리와 시원한 이마에선 땀이 눈으로 흐르니
시야가 가리고 그첨저첨 쉬면서, 땀도 닦고, 물도 먹고, 찍어주는 사진도 찍히고
급경사가진 등산로를 올라올라 연천봉 아래 기점에 닿으니 내가 선두그룹에 포함되고
후진이 오는 걸 기다리는 동안 739고지 연천봉에 산악대장님과 서너분이랑 동운암이라는
암자 옆을 지나서 다녀오는데 연천봉에선 전망이 계룡저수지를 비롯 산과 들의 아름다운
형상을 볼 수 있다던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100M앞도 안보이네
오서산에선 눈보라에, 그리고 2004년 가본 금강산 만물상에선 비 때문에, 오늘 계룡산에선
흐린 안개 때문에 전망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였고
연천봉 아래 기점에서 산악대장님은 선두그룹과 함께 먼저출발하고 나는 남아있던 우리
회원일행과 내가 가지고 온 간식(빵, 떡)과 배급해준 간식(김밥, 귤, 사과, 달걀, 떡)을
나누어 먹고
756M의 관음봉을 향하여 간식을 같이 먹던 회원들을 남기고 홀로 출발한 이유는
내가 일찍 도착하였기에 쉬는 시간이 길어져서 이빨이 위아래로 부딪힐 정도로 추웠기 때문
이니 그 일행들은 이해해주셩???(이미영, 권경옥, 허지순님)
추워서 뛰다시피하여 관음봉 밑에 접근하니 정소영前총무님이 길을 안내해주셔서
관음봉향하고 관음봉을 보니 바위가 우뚝솟은 곳에 관음봉이라는 조그만 팻말만
관음봉과 그옆 팔각정에서 우리 일행을 찾으니 아무도 없고
"자연성릉"을 타는 행렬을 보니 저만치 우리 일행 여자분 2분이
(몸부림계 나은순, 김현미?님)
반가운 심정으로 뒤를 따른다 자연성릉은 길이 좁아 줄을서서 기다리다 곳이 종종
이때 "한공 산악회 후진 후진"(정확히는 한공 산악회 도로빠꾸 도로빠꾸)
하는 정소영前총무님의 목소리
연유인 즉, 선두와의 무전교신에서 우리가 선두보다 앞서 있는 것이었다 선두는 관음봉밑
팔각정이란다 선두보다 앞서버린 일행은 6명인데 여자셋, 남자셋이다
(나는 항시 여자를 먼저 레이디Lady 풔스트 first 신사는 숙녀를 위하기 때문)
여자셋은 위에서 언급한 몸부림계 2분, 오사장님 따님 1분
남자셋은 정소영님, 오사장님, 그리고 나 이삿갓
선두그룹이 올때까지 기다리란다
못된 성격에 계속가고 싶지만 단체행동에서 그럴수야 없지
기다리는 동안 6명이 또 간식을 먹는다 아까 먹다 남은 것을 나누어서 주고받고
사실 새벽5시에 아침밥을 먹었었으니 배도 고플 때가 되고도 남았다
이때 시각은 11:35 장소는 계룡산 자연성릉
날씨만 흐리지않았어도 경치가 기가막힐텐데 아쉬운 마음이 스치는데 높은 산이라 그런지
매우 춥다
얼마안가 선두그룹이 도착하고 그중 한분께서 선두그룹은 팔각정에서 양주1잔씩 하고오셨
다면서 씨바스리갈을 뚜껑에 1잔씩주신다 다들 단숨에 입에 털어넣고 자연성릉 중간 출발
간식과 씨바스리갈 1잔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니 발걸음이 부드럽다
자연성릉코스는 좁고, 계단길, 바위솟은 사잇길, 바윗길 등이 길게길게 이어지는데
구름과 안개에 의해 시야가 멀리 보이질않으므로
좌우상하 경치가 매우 뛰어날 것 같다는 예상만 해본다
이렇게 가고 또 가고 또 가다보니 삼불봉이 나온다 삼불봉은 부처님상 3개가 서있는 형상
이라서리 삼불봉이라는데 고양이가 한 마리 등산객들이 버리거나 남긴 음식을 찾아 삼불봉
밑을 서성이는 것이 아닌가 산아래에서 올라왔는지 아니면 이 높은 산에서 사는지
이 계룡산은 확실히 옛부터 도를 닦는 산이 맞긴 맞나보다
연천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 등 모두 도를 닦는 것과 관련이 된다 하긴 이산 이름없는
계곡엔 지금도 무속인들의 도를 닦거나 기도를 드리거나 하다가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
에게 쫓고 쫓기고 한다는데
이곳 삼불봉에서 나는 좀도 쉬기로 했다 약간 지쳤기에 시각도 12:30경으로 3시간의 산행
이다
이때 제일 후미에서 산행지도를 맡는 박종태산악부대장님이 오신걸 보니 우리의 모든 일행
이 삼불봉까지는 도착한 것이다
가지고온 찹쌀떡중 남은 3개를 박종태님 1개, 여자총무(공주)님 1개, 그리고 나 1개 나누어
먹는다
이제는 남매탑을 향해 출발 거의다 도착하여 돌계단을 내려오니 비석이 놓여있어 한자반 한글반인 글씨를 열심히 찾아 읽는다
십수년전 왔을때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옆에 절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남매탑 도착시각이 대충 13:00시
먼저온 팀들이 시산제 준비를 다해놓으셨고 강사장님의 우렁찬 사회로 시산제가 시작되는데
그 우렁찬 목소리는 온산을 울린다
따르는 술잔, 절하는 사람, 돼지머리 입과 귀에는 만원짜리 배추잎들이 춤을추고
우리 와이프는 만원짜리 1장을 100만원 수표쓰듯 돈꺼낼줄 모르는데 여기 우리 여자회원님
들은 잘도 꺼내신다 아마도 사업가의 자질이 있으시기에 그러시리라
시산제를 끝내고, 막걸리와 소주와 함께하는 점심을 먹고, 단체사진을 찍고, 아니 강사장님
표현으로 사진을 박고
동학사로 내려오는데 좌로 가면 주차장이요! 우로 가면 동학사라!
우리는 동학사를 들리기로 하고 동학사를 갔는데
비구니절이라 아담스런 여승들의 자태와 발걸음, 손놀림들이 우리의 가슴을 편안히 해주고
동학사 밑 음식점은 맛있기로 유명하다 나도 갑사와 계룡산 산행은 십수년만에 왔지만
동학사는 몇 년전에 몇 번 와봤기에 파전, 빈대떡, 산채, 손두부 등등이 맛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던터라 파전2개와 동동주 1개를을 시키니 파전은 2개씩 놓인 2접시를 주는게 아닌
가 점심을 먹은지 얼마안되기에 조금시킨건데 장삿속이려니 하고
여기서 꼭 밝혀야 할 사실 하나
우리는 여기서 파전을 먹으면서 분명히 후미 산악부대장에게 하산길을 확인하고, 또한 밖을
주시하며 후미 일행들이 오는지를 꼼꼼히 체크하며 먹었음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먹고난후 버스에 도착해보니 먼저오신 우리 일행분들께서 너무 많이 기다리시는 관계로
심기가 불편하셨다는데 이점하나는 꼭 오해를 풀어주시기 바라오며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일
이 일어나지 않도록 명심하겠나이다
길가에 할머니에게서 우리 아이들에게 줄 간식거리 꽂감 10개를 7천원에 사서 배낭에 넣고
동학사 주차장에서 우리 버스를 올라타니 원망의 시선이 내얼굴울 때린다
역시나 동학사 주차장은 차도 많고, 상점도 많고, 음식점도 많고, 사람도 많고 아마 대전이
라는 대도시가 가까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런 끝에 버스가 안산을 향해 출발한 시각이 정확히 16:34
버스는 공주시 외곽을 돌아 다시 아침에 빠져나온 밤이 유명한 정안면 정안I.C로 들어간다
버스안에서 뒷풀이 장소가 당초 강남동태찜이었다가 고바우삼겹살집으로 우여곡절 끝에
바뀌게 되고 뒷풀이 사전행사라 할까 버스안에서의 오고가는 술잔은 술꾼과 청춘남여들의
기분을 흥하게 하기에 너무 충분하여 버스안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담배까지
다음 산행에선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밖을 보니 차가 엄청 막히는데 우리는 버스전용
차선으로 달리니 다행이다 지난 11월 고창 선운산 산행에서 돌아올땐 차가막혀 시간이 많
이 걸렸다고 하는데 서해안 고속도로는 버스전용차선이 없는게 흠인 것 같다
전용차선 덕분에 고래등에 도착한 시각이 정확히 19:08 ☞ 2시간 35분 소요
고바우삼겹살집에서 삼겹살과 김치와 소주를 먹고나서 밥까지 볶아먹었으니 오늘 낮에
계룡산에서 빠진 살이 그대로 다시 찌는 것 같다
權처녀의 생일이라 주위의 코치를 받은 金총각이 준비한 생일파티는 우리를 기쁘고 옛생각
이 나게 해주기에 충분했고
고바우 사장님께서 쏘신다는 노래방까지 참석하기에는 나는 도저히 무리라 생가되어 재빨리
빠져 나온다
현관에 도착하자마자 꽂감을 내어놓으니
와이프는 "그래요 조그마한 거라도 이렇게 사오니 좋으네요 애들도 좋아하고"라며 배낭을
건네받는다 만약에 노래방까지 따라 가서 술이 더취해서 왔더라면 나는 또 심히 당했을 것
이다. ∼끝.∼
첫댓글 이삿갓님! 글을 맛깔나게 참 잘 쓰시네요...알콩달콩하게 사는 모습도 좋고요...사람답게 잘 사시는 것같아 좋네요...글 잘 읽어씁니다...감사합니다...
...반장님 올만이네요... 우선 반갑습니다... 그리고 ... 졸작을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예전부터 알고있었지만 삿갓님의 잔잔하고 세심함에 다시한번 감동먹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