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으로! 역사속으로! ① 무진고성 - 청풍쉼터 - 경렬사
주 40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가족단위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먼 곳으로 떠나기에는 왠지 부담스러운 요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북구지역 역사 유적지와 체험 장소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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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라는 말이 한 치의 부족함 없이 딱 들어맞는 요즘, 광주는 불구덩이다. 언제 어디서나 시원한 얼음냉수 한 사발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무더운 여름과 여행은 어찌 보면 맞는 구석이 없다. 애인의 손길도 부담스러울 만치 더운 날 집을 떠나 여행이라니.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푸르른 녹음을 찾아 벌써 저만치 떠나 있다.
그렇다면 바람이 안내하는 대로 길을 나서보자. 가능하다면 피크닉 가방에 샌드위치와 김밥 몇 줄, 그리고 돗자리를 챙기면 더욱 좋겠다.
무등산으로 향한다. 매미 울음소리 더욱 가까워지는 걸 보니 산의 초입에 들어 선 것을 느낀다. 휴가철인 요즘 동해안이네, 제주도네 하는 여행은 못하는 소시민들의 휴가지인 덕에 무등산은 여느 때 보다 붐빈다.
#무진고성
광주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전망대를 지나 100m 정도 올라가다보면 양 옆으로 높게 쌓여진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무진고성. 이곳은 전망대보다 한 단계 더 아름답게 광주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신라하대부터 축성됐다는 무진고성은 당시 광주를 무진주라 불렀던 데 연유해 무진고성이라 불리웠다. 둘레 3500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금은 옛 모습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일부 복원된 성벽만 길을 사이에 두고 200m 정도 남아 있다.
무진고성은 일반인보다 등산객의 이용이 잦은데 지산유원지에서 시작해 장원봉, 무진고성, 군왕봉, 각화저수지까지 연결돼 있어 2시간 가량의 등산 코스로 적합하다.
#청풍쉼터
무진고성을 지나 10여분 산림욕을 하며 달려가면 4수원지와 13,800㎡의 청풍쉼터가 눈앞에 펼쳐진다.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가/ 바위와 바위를 돌고 돌아/ 물과 물/ 산과 산이/ 곳곳마다 절경이네’<김삿갓>
김삿갓이 청풍쉼터를 지나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흠뻑 취해 시 한수를 지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김삿갓의 시 ‘금강산’과 달리 청풍쉼터에서 소나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대신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많다.
지난 1991년 만들어진 청풍쉼터는 넓은 잔디밭과 쉼터, 그리고 맞은편에 고요하게 흐르고 있는 4수원지를 바라보며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적격이다. 식사 후 졸졸졸 흐르는 개울가를 따라 마련된 500m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충민사·경렬사
다시 화암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오르면 전상의 장군을 모신 사당인 충민사에 갈 수 있다. 청풍쉼터에서 망월동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정지 장군의 충의를 기리는 경렬사에 이른다. 경렬사에 가는 길목은 참 아름답다. 은행나무와 무궁화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5분정도 달리면 경렬사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부터는 도보로 경렬사 사당에 다다라야 하는데 가는 동안에 산 속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를 권한다. 도심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뻐꾸기, 종달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터다. 경렬사는 사당보다 주변 소나무 쉼터가 운치를 더한다<사진 맨 위>.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에는 솔방울이 맺혀 있고 은은하게 퍼지는 소나무 향은 온 몸의 피로를 씻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