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경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장>
독성보다 알레르기 반응이 문제 야기
'아나필락시스' 증상 발현시 응급처치 필요
전신증상 없으면 2차감염 예방이 최선
여름철에는 곤충(개미, 지네, 벌, 거미, 모기 등)들에 의하여 쏘이는 사례가 매우 많으며, 일부에서는 독성 작용(toxic reaction)이 유발되어 전신적인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곤충들에서는 독작용이 있는 곤충(전갈, 검정과부거미 등)이 없으므로 곤충에 쏘여도 독성분에 의한 직접적인 사망은 없으나, 알레르기 반응에 의하여 생명을 잃는 경우는 발생한다.
독성작용은 주로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것으로서 많은 곤충들 중에서도 벌(말벌, 꿀벌, 장수벌 등)과 개미에 의하여 주로 발생하며, 특히 알레르기 반응의 가장 심한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에 의하여 일부 환자는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의 15~23%는 알레르기 질환(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약물 혹은 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성 천식 등)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이 곤충에 쏘일 경우에는 정상인에 비하여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3~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원인 및 병태생리
곤충에 처음 물리면 체내에서 항체(주로 IgE)가 증가하며, 항체는 거식세포와 결합하여 체내에 존재하게 된다.
이후에 다시 곤충에 물리면 항원-항체반응이 발생하여 여러 가지 물질을 분비하여 전신적인 반응 혹은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다.
항원-항체반응에 의하여 분비되는 물질로는, 히스타민, SRS-A(slow reacting substance of anaphylaxis), ECF-A(eosinophil chemotactic factor of anaphylaxis)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일부 곤충의 독(venom)은 상기와 같은 항원-항체반응을 거치지 않고, 처음 쏘인 경우에도 전신적인 부작용이 발현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독성작용(toxic reaction) 혹은 아나필락토이드(anaphylactoid)라고도 한다.
임상증상 및 징후
쏘인 부위의 통증, 홍진(erythema), 부종, 소양증(가려움증) 등이 발현하지만, 쏘인 부위 주변의 조직에 많은 병변을 유발할 수도 있다.
즉, 입 주위를 쏘인 경우에는 기도부종에 의한 기도폐쇄가 발병할 수 있으며, 눈 주위 혹은 눈을 직접 쏘인 경우에는 백내장, 홍체손상, 수정체 염증 등이 유발된다<표 1>.
<표 1> 곤충에 쏘인 경우의 임상소견
분 류 |
발현 시기 |
소 견 |
국소병변 |
쏘인 직후 |
통증, 홍진(erythema), 부종, 소양증(가려움증) 등 |
주위병변 |
쏘인 직후 |
심한부종, 기도폐쇄, 백내장, 홍체손상, 수정체 염증, 녹내장, 관절염 등 |
독성반응 |
쏘인 직후 |
구토, 설사, 두통, 실신, 발열, 근수축, 혼미 등 |
전신반응 |
시간이내 |
두드러기, 흉통, 호흡곤란, 발열 및 오한, 설사, 복통, 의식장애, 사망 등 |
지연반응 |
10∼14일 후 |
발열, 쇠약감, 두통, 두드러기, 관절통, 임파선 비대 등 |
이외에도 전신적인 독성반응에 의한 증상이 발현할 수 있으며, 독성 반응에 의한 증상은 주로 소화기 증상이 발현하지만 24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실된다.
전신적인 반응 혹은 아나필락시스는 대부분 곤충에 물린 후 1시간 이내에 발현하며, 초기에는 안구 가려움, 안면홍조, 전신 두드러기 등으로 나타나다가 점차 흉통,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으로 진행하여 사망할 수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물린 후 10~14일 후에 증상이 발현하는 지연 반응(delayed reaction)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 단
곤충에 쏘이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는 경우에는 진단이 가능하지만, 쏘이는 상황이 목격되지 않는 경우에 꿀벌을 제외하고는 쏘인 부위에서 곤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꿀벌의 침에 쏘인 경우에는 쏘인 부위에서 벌침과 침낭(venom sac)을 발견할 수 있지만, 말벌들은 벌침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환부의 소견, 증상이 발생한 장소 및 환경, 전신 증상 등을 고려하여 곤충에 의한 쏘임을 진단해야 한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는 임상적 소견에 의하여 진단되는 것이므로, <표 2>의 소견 중에서 2개 이상의 계통과 관련된 증상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즉시 아나필락스에 관한 응급처치를 시행하여야 한다.
<표 2> 아나필락시스의 진단 기준
계 통 |
임상증상 및 소견 |
심혈관 계통 |
혈압저하, 빈맥, 부정맥, 심근경색 등 |
호흡기 계통 |
호흡곤란, 애성(hoarseness), 기도폐쇄, 천명음 등 |
소화기 계통 |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등 |
피부 계통 |
홍조, 혈관부종, 가려움증, 두드러기, 혀 및 눈의 부종 등 |
치 료
국소병변에 대한 치료는 쏘인 부위를 비눗물로 깨끗이 씻어서 2차 감염을 방지하는 것이다.
특히 쏘인 부위에서 벌침이 관찰되면 벌침의 끝에 있는 독낭(venom sac)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신속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포셉이나 손으로 벌침을 잡아서 제거하는 경우에는 독낭이 터지면서 독이 상처로 더욱 유입될 수 있으므로 금해야 한다.
수술칼날(surgical blade)의 등 쪽을 피부에 45°각도로 위치시킨 후 수평으로 이동시키면서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벌침을 제거할 수도 있다.
전신적인 증상이 발현하면 기도를 유지하면서 에피네프린을 투여하고, 저혈압의 경우에는 수액을 투여하고 과량의 수액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도파민을 투여한다<표 3>.
<표 3> 곤충에 쏘인 경우의 치료
특히, 목소리가 변하거나(애성 혹은 쉰 목소리) 상기도 폐쇄의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기관삽관을 시행해야 한다.
경 과
쏘인 부위에 국소적인 증상만 있는 경우에는 증상에 따른 응급처치만 시행되면 추가적인 치료는 필요하지 않으며, 다만 쏘인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지 않는지 관찰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전신적인 증상이 발현한 경우에는 24시간 이상의 입원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의 경우에는 전신적인 증상이 발현하였다가 응급처치(에피네프린 투여 증)로 증상이 소실되는데, 초기의 증상이 발현한 이후의 약 8시간 이내에 다시 더욱 심하게 증상이 발현하는 경우가 있으며, 전체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20%에서 이러한 상황(bi-phasic phenomenon)이 발병한다<표4>.
<표 4> 아나필락시스의 중증도별 응급처치
▲ 경증의 응급처치(pruritis, urticaria, angioedema, mild wheezing, nausea, vomiting)
▷0.3-0.5 ml of epinephrine(1:1000) 피하주사, 증상 지속시 10-20분 후 반복 투여
▷증상 소실 후 diphenhydramine 50mg 경구로 투여(24시간 동안)
▲ 쇼크가 동반되지 않은 중증의 응급처치 (massive angioedema 등)
▷0.3-0.5ml of epinephrine(1:1000) 근육주사, 증상 지속시 10-20분 후 반복 투여
▷Diphenhydramine 50-100mg 정주, 증상 소실 후 diphenhydramine 50mg 경구(24시간)
▷Prednisone 10mg 6시간마다 경구 × 3일
▲ 쇼크가 동반된 중증의 응급처치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될 때까지 생리식염수 투여, 저혈압이 지속시 dopamine 정주
▷0.1-0.5mg of epinephrine(1:10,000) 정주한 후, 증상 지속시 10-20분후 반복 투여
▷Diphenhydramine 50-100mg 정주
▷Methyl-prednisolone 125mg 정주
▲ 에피네프린에 반응하지 않는 천식 증상의 응급처치
▷정맥로 확보 및 생리식염수 투여
▷Aminophylline 4-6mg/kg를 15분에 걸쳐서 정주한 후에 0.5mg/kg/hour로 지속적 투여(혈중 농도를 10-20 ug/ml로 유지)
▷필요시 기관삽관 등의 호흡처치
또한 전체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10%에서는 초기 증상이 발현한 이후의 24시간 이내에 다시 3차 알레르기 증상이 발현하는 tri-phasic phenomenon이 발현할 수 있으므로, 모든 전신증상의 환자들은 초기 증상 이후 24시간 이상 주의하여 관찰하여야 한다.
곤충들에 의하여 쏘이는 경우에 곤충들이 전파하는 바이러스, 리켓치아, 박테리아, 원생동물 등에 의한 감염이 추후에 발병할 수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횡문근융해(rhabdomyolisis), 신부전증, 신경염, 혈관염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진딧물(tick)에 쏘인 경우에는 수일 혹은 수주 후에 호흡기 증상, 순환기 증상, 신경계 증상, 비뇨기계 증상 등이 발현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첫댓글 겨울에 비박이 좋켓다 무서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