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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류와 같은 오로지 사대, 무조건 숭미/친미/찬미들이 싸질러 놓은 아주
고약한 선입견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서양 백인은 무작정/무조건 크다는
허위 정보다. 여기서 크다는 것은 뭐.. 여러 신체부위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나
일단 조선일보류의 숭미 앵무새들 톤을 빌리자면 키가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거 직접 겪어보면 완전 날조된 허구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가 없다.
조선일보류의 세뇌가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
내 키는 173센티가 되고 싶은 172센티다. 그런데 동서양 여러 나라를 다녀봐도
키가 그리 작은 축에 들지는 않는다. 결코 내 개인의 바램이 아니라 대체로
객관적으로 말하건데 평균키에 가깝다. 다만, 북유럽계 친구들은 대체로 크다.
아니 상당히 크다. 도대체 뭘 먹고 키가 그렇게 쑥쑥 자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네덜란드로부터 대략 시작하는 북유럽 사람들을 제외하고 보면
인종불문하고 다 고만고만(?) 또는 나만하다. (예전 모 직장 다닐 때, 네덜란드
대학 모학과 학생들이 견학온 적이 있는데 난 첨에 농구팀이 온 줄 알았다.)
대신 몸의 근육질 내지 두께만큼은 아무래도 서양 흑/백인들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 대체로 이들은 뼈대가 굵고 따라서 몸집도 크고 근육량이 많으며
결과적으로 힘이 좋은 편이다. 약간 덧붙이자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는 특이하게
큰 그러니까 190센티가 넘는 선의 사람들이 우리네 보다는 더 흔하게 보인다.
아마 이들이 가지는 외형적 높이 때문에 조선일보류들은 서양사람들은 막연히
키가 크다는 인식을 퍼뜨려왔을 것 같다. 뭐, 옛날 우리 아버지/어머니때 분들이
명백하게 좀 작았던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의 성인용 초보 태권도 수련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미국에서의
태권도에서는 노소 불문하고 기본 품새 대강 익히자마자 대련의 장에 내던져(!)졌다.
물론 마우스 피스를 포함하는 모든 안전장비는 다 갖추고.
당시 도장의 멤버들은 대체로 네 종류의 인종으로 분류될 수 있다. 나를 포함하여
베트남, 중국을 망라하는 동아시아계, 우리와 겉모습이 대단히 비슷한 사람들이
드문드문 섞인 남미계, 순발력과 유연성에 절로 감탄이 나오는 아프리카계,
그리고 텍사스 근대사의 주류인 유럽계. 참고로 우리 사범님이 멕시코계
미국인이었는데 키는 193센티 정도였다.
(다시 강조하지만 태권도 전미 챔피언 역임. 체급은 정확하게 모르고..^^)
앞서 말했듯이 특이하게 큰 몇 명만 제외하면 다들 키는 고만고만이었다. 근데
몸집으로는 아시아계가 제일 가느다란 편이었고, 그 다음으로 아프리카계였다.
남미계는 몽골족 원류의 피를 간직한 듯한 옆집 동생/형처럼 보이는 친구들을
빼면 대부분 유럽 정착민들과의 혼혈인데 이 때문인지 몸통들이 대체로 굵었다.
애꿎은 인디언을 몰아내고 텍사스에 처음 정착한 유럽계 이민들은 처음에 독일쪽
출신들이 많았다고 한다. 독일 사람들도 인종적으로 한 키에 한 덩치한다. 로마의
게르만 용병이 괜히 나왔을라고.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후손이 된 상당수 텍사스
백인들이 대체로 몸집이 크다. 그리고 게중에 특이하게 큰 친구들이 있다.
2미터 언저리에 육박하는 거한들. 나는 이 모든 종류의 사람들과 다 한번씩은
대련을 겨루어 보았다.
네이비씰과의 대련을 먼저 복기해 보자. 당시 40대 초의 이 양반은 성씨로
미루어보아 스코틀랜드 어디쯤이 조상땅일 것이다. 네이비씰은 키는 딱
나만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작았는데 덩치는 정말이지 무슨 곰을 보는 듯했다.
특히 내 허벅지만한 그 팔뚝. 네이비씰과는 초반부터 인연이 있어서, 비록
급수로는 그가 항상 한 급 앞서 나갔지만, 약속 대련 연습이나 타격 연습 때 자주
마주쳤다. 그 때 익히 봤던 이 사람의 약점 즉, 튀어나온 배 때문에 발차기는 거의
펭귄에 가깝다는 사실이 첫 대련에서 내 뇌리를 스쳤다.
현대 태권도 룰에 따른 포인트로 보자면 내가 더 많이 쌓았을 것이다. 거의 열 살
위인 이 형님을 대상으로 나는 주위를 뱅뱅 돌며 발차기를 톡톡 날렸으니까. 근데
네이비씰도 씰로서의 한가락이 있는지라 팔의 움직임은 빠른 편이었다. 가끔
그가 나의 차기를 팔로 막아 버릴 때면 그 느낌이 뭐랄까.. 새끼줄 감긴 고목을
차는 듯한 즉, 오히려 내 정강이나 발등이 더 아픈 그런 아픔이 찾아왔다.
정말 통뼈였다.
아시는 분 다 알지만 태권도에서는 몸통에 대한 정권가격은 허용된다. 어느날,
네이비씰과의 대련에서 그가 내지르는 정권을 가슴 정면으로 받아내게 되었다.
곰이 날리는 그 묵직한 그러나 동시에 느린, 허벅지 끝에 달린 머리통만한 주먹을
보면서 나는 그 찰라 동안 여러 저울질을 했다. 막아볼까? 아냐 팔 부러지겠다.
(나는 나중에 어떤 아리따운 분의 발차기에 왼손 새끼 손가락에 금이 가는
불상사도 겪는다. 정말이지, 기타와 영영 이별하는줄만 알았다.)
그냥 피해 볼까? 아니 이미 늦었다. 에라, 결국 주먹인데 뭐. 한 번 맞아주자.
다음 순간, 마치 대장간 해머가 가슴에 내리박히는 듯한 충격이 그 탄탄한 보호대를
사뿐히 통과해서 전해졌다. 숨이 턱 막혔다. 물론, 보호대 위로 맞았으므로 한동안
숨을 못 쉬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한 마디로 깜짝 놀래버렸다. 사람 주먹의 힘이
저 정도나? 지금 생각해 보면 밥샙의 눈먼 주먹에 맞고 기절하는 무사시가 충분히
이해 간다. 몸통 두꺼운데다 팔도 굵고 주먹도 큰 사람은 소위 말하는 기본 파워가
있는 법이다.
네이비씰의 발차기는 아주 쉽게 막을 수 있었다. 아시아계를 제외한 다른 세 대륙의
사람들은 발차기만은 높낮이를 떠나 대체로 느렸다. 전편에서 말했듯이 어릴 때부터
보고 들은 것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네이비씰의 발차기는 가끔씩 이연걸이 황비홍
씨리즈에서 잘 보여줬던, 올라오기도 전에 미리 발바닥으로 눌러버리기 수준으로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보였고 또한 느렸다. 그가 발차기를 날리려고 할 때면
그의 온 몸이 이미 ‘나 발차기 날려. 그러니까, 너 거기 기다려.’라는 식으로 사전
예고를 한 탓도 크다.
키는 나만하고 대신 몸통은 두꺼운 사람들과의 대련은 대체로 이와 비슷했다.
다리가 날리는 차기보다 정작 주먹이 던지는 치기가 충격이 훨씬 더 큰 참 희한한
상대들이었다. 덩치가 크면 두개골도 두꺼워지는지, 프라이드류 선수들은 거의
맨주먹에 가까운 그런, 더구나 선수수준의 주먹질로 서로 어떻게 생명유지를 하는지
참 궁금하기도 하다. (아리따운 분의 빗나가는 발차기에 턱을 살짝 스쳤을 때도
10여분 정도 어질어질했었는데.)
참, 독자들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다시 말하는데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 소개할 모든
대련 무용담(?)은 주로 기껏해야 빨간띠 이하들끼리의 토닥거림이라는 사실. 글로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자꾸 이소룡에 이입시키려 하는데, 어디까지나
태권도 1단 문턱에서 그만두었던 30대 늦깎이 얼치기의 경험담임을 다시금
상기합시다~!
이제 사망유희로 넘어가 보자.
노르웨이라는 나라가 너무 추워서 그랬는지, 여하튼 이 20대 초반의 노르웨이
친구는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추운 나라 노르웨이에서 더운 땅
텍사스를 찾아 왔다. 그는 키가 198센티였다. 미국서는 영국과 더불어 뭔 배짱인지
여하튼 국제표준 단위가 아니라 영국식 단위를 쓴다. 그래서 이 친구는 자기 키를
미국식에 따라 6피트6인치로 소개했는데 이게 198센티미터에 해당한다.
노르웨이 친구는 전반적 체형이 코미디언 이윤석씨 비슷했다. 172센티면서도 마른
축에 드는 나를 그냥 아래 위로만 잡아 당긴 듯한 그런 체형이었다. 노르웨이
사람이므로 얼굴의 굴곡은 이윤석씨보다 더 뚜렷했지만 사람좋은 표정 역시
이윤석의 그것을 쏙 닮았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노르웨이 이윤석이 나보다
몇 달이나 늦게 태권도에 입문했다는 것.
처음 대련을 하기 위해 마주섰을 때 이 친구의 가랑이가 좀 신경쓰였다. 안 그래도
큰 키인데 북유럽 백인 특유의 긴 다리와 팔을 가졌으니 가랑이가 언뜻 내 가슴
근처에 오지 않나 싶을 정도로 다리가 길었다. 하지만 뭐 왕초보니까 어떠랴 싶었다.
난 자동적으로 이소룡의 사망유희를 떠올렸다. (사실은 영화 전편이 아니라 압둘
자바가 나오는 하일라이트만 봤을 뿐이지만.)
대련 시작 전부터 이윤석은 상당히 긴장하는 눈치였다. 그의 생애 첫
대련이었으니까. 상대는 비록 상당히 아래로 내려다보이기는 하나, 태권도의
본고장에서 왔다는 눈매 더럽게 생긴 나이 미상의 한국 남자. 나는 대련이
시작되자마자 기선 제압을 위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돌려차기는, 혹시 모르실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하자면, 이소룡의 그 멋진 뒤돌려차기(회축차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차는 즉, 오른발 뒷발을 몸 앞으로 회전시키면서 차는 그 동작이다.
더 정확한 이름으로 하자면 앞돌려 차기랄까.
지금부터 슬로우 모션. 오른손잡이인 나는 대체로 오른발을 뒤에 두고 대련을 했다.
오른발 뒷발을 박차면서 왼발 앞발을 축으로 삼았다. 다리가 워낙 긴 상대라 몸통이
내 머리 높이에서 보이기는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초보일 뿐이다. 한번 질러보자.
나의 오른발이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노르웨이 이윤석의 몸통으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그 때, 이윤석은 나를 향해 있던 오른 주먹을 내지른다. 그는 왼손잡이 자세로 서
있었다. 아마 본능적으로 손을 내뻗고 있을 것이다. 오냐, 너는 내게 걸렸다
생각하며 나는 마지막 타격을 위해 오른발을 마저 회전시킨다. 동시에 그의
오른손은 내 몸통을 향해 날아온다. 한 순간 뒤, 나는 땅에 엎어졌다. 그의 오른손은
내 몸통을 가격했고, 동시에 나의 오른발은 그의 겨드랑이 훨씬 아래를 지나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원래부터 돌려차기 중심이 불안정했던 나는 간단하게 뒤로 엎어진
것이다.
상대가 초보건 고수건 그건 나중 문제였다. 순간적으로 너무 쪽팔렸던 것은 내
다리가 그의 팔 아래를 그냥 통과했다는 사실이다. 아니, 이 녀석은 허영만의
무당 거미라도 되나? 무슨 팔이 이렇게 길어?
이윤석도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의 팔이 내 다리보다 길다는 사실을. 그 뒤부터
주먹을 휘휘 내뻗기만 했다. 나는 당연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고. 잠시 중지.
사범님은 내게 그의 주위를 돌 것을 코치했다. 원래 키가 더 큰 상대와는 그렇게
맞붙는다고 한다. 동시에 사범님은 그에게는 당신은 아직 초보이니 손 보다는 발
동작에 신경쓰라고 한다. 다시 재개.
나는 그의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이윤석은 이제 손을 내지르기 보다 내 발이
올라가려 할 때마다 그의 다리 한 쪽을 무슨 학다리 접듯이 주욱 접어 올린다.
다리가 워낙 길어서 대퇴부로 그의 상체가 다 가려버린다. 왕초보 키다리와 초보
숏다리의 대련은 그냥 그렇게 미적미적 끝이 나 버렸다.
두번째 압둘 자바는 나보다 두 급수를 앞서 나가던 또다른 198센티였다. 이 친구는
키도 키지만 전체 몸매가 상당히 균형잡혀 있었다. 다리가 무척 긴 차승원씨 같은
느낌이었다. 사범님은 내게 똑같은 코치를 했다. 주위를 돌아라. 하지만 아무리 돌면
뭐하나. 빈 틈이 있어야지.
장다리는 덩치로 보나, 키로 보나, 급수로 보나 도저히 자기 상대가 되지 못할
나임을 알기에 내게 그리 세게 덤비지는 않았다. 대신 중간중간 앞차기 방식으로
그 긴 다리를 주욱 내질렀는데 여기 걸려서 뒤로 넘어지는 그 자존심 뭉개지는
소리는 내 다리보다 더 긴 팔에 튕겨나가는 쪽팔림에 못지 않았다.
최홍만과 밥샙의 경기를 보면 최홍만이 주욱 내지르는 앞차기에 밥샙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는 장면이 있다. 밥샙아, 나는 니 맘 안다. 딴 거 다 떠나서 그거
참 억울하고 열받고 쪽팔리는 것임을.
압둘 자바들에게 판판이 밀리는 내가 못내 딱했던지 마침내 193센티의 전미
챔피언인 4단 사범님이 친히 지도에 나섰다. 영광이었다. 우리는 마주 섰다. 사실,
진짜로 대련 내지 시합이었다면 나는 지금 여기서 글쓰고 있지 못할 것이다.
대신, 사범님은 공격의 루트를 미리 알려주었다.
이번에는 내가 너의 오른쪽 옆구리를 찰 거야. 그러니까 오른팔을 이렇게 주먹쥐고
착 내리면서 막으라구. 오케이?
옛써. 나는 오랜 세월의 교련교육 덕분에 기합 하나는 도장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완전 코메디 속 심형래가 된 기분이었다. 이 사람이 분명 자기 오른발을 이렇게
내민다고 했다. 그래, 눈에 보인단 말이야. 오른발 앞발이 내게 오고 있어.
그럼 이렇.. 뻥! ..게 오른손을? 나의 어느 쪽을 그의 어느 쪽이 공격할 것이라고
미리 얘기를 다 듣고, 두 눈 퍼렇게 뜨고 방어준비를 하는데도 그의 발은 나의 손에
앞서 내 몸통을 차고 이미 지나갔다.
시나리오대로면 그의 발이 날아오고, 내가 팔을 내려 막고, 그 위로 퍽 이런 소리가
나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의 발이 어느새 내 몸통 보호대 위로 매우 경쾌한 뻥
소리를 낸 후 돌아가는 시점에서야 내 팔이 움직였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예외
없었다. 발차기-팔방어-퍽이 아니라 항상 발차기-뻥-팔방어 이런 순서였다. 이런
경우는 사실 겪는 그 순간에도 전혀 쪽팔림이 아니라 영광이자 경탄이었다.
이야, 이래서 선수라고 하고 프로라고 하는구나.
나같은 일반인들은 근육의 물리적 움직임이 머리 속 사고 프로세스보다 턱없이
느리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주위에 혹시 선수 경력의 권투, 검도,
또는 태권도 등 스피드를 위주로 하는 격투기 출신이 있다면 비슷한 경험들을
한번씩 해보기 바란다. 눈에는 다 보이고, 내 머리는 분명 내 팔에 명령을 내리는데
실제 움직임은 상황 종료 후에 일어나는 그 황당하면서도 신기한 경험을.
* 고수들의 솜씨 중 또 하나 경탄스러운 것이 소리는 그렇게나 크고 경쾌하게 나는데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사실. 예전 총각 때 손바닥에 피날 정도로 검도를
(단 6개월 간..^^) 한 적이 있는데 환갑을 넘기신 6단 관장님이 죽도로 내 호면 위를
때리면 아주 경쾌한 탱~ 느낌이 나면서 고개는 뒤로 훽 제껴진다. 그럼에도 통증
등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경쾌/상쾌한 느낌. 반대로 같은 초보끼리 죽도들고 설치다
호면 위로 한 방 맞으면 손바닥으로 맨 정수리 맞는 듯한 묵직하면서 기분나쁜 그런
통증이 찾아왔다. 지니샘님 같은 분이 혹시 이걸 보신다면 도대체 어떻게
물리적으로 이런 현상이 가능한지 설명 좀 해주심 좋겠다.
다음 회에는 손가락뼈에 금 간 이야기 및 무리한 훈련(?)으로 인한 근육통 이야기를.
첫댓글 형님이 검도선수 출신이라 저하고 옥상에서 장난대련 같은걸 한번씩 하곤 했는데....저는 죽도를 갖고 형님은 작은 나무막대를 갖고 하곤 했지요...제가 제법 몸놀림이 빨라져 형님을 맞출정도 됐다고 생각하고 힘차게 내리쳤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져버리고 옆구리에 화끈한 통증이...이 인간이 자기가 맞을것 같으니까 본능적으로 선수 몸놀림이 나온겁니다....얼매나 아프던고....나는 아프다고 데굴데굴 뒹굴고 형님은 자기가 때려놓고도 자기가 더 놀라 어쩔줄을 모르고...형님과 저는 다섯살 차이나는데 제가 그때 중학교 일학년 형님이 고3 이었으니까 어린동생을 때려놓고 자기도 얼매나 놀랬을꼬...
그 담부터는 장난으로 하더라도 호구를 꼭 차고 했는데 호구차고 맞으면 하나도 안아픕니다....이게 고수들의 끊어치기와 관련이 있는것 같은데요....일명 스냅이라고 하는...정확하게 목표물의 타격지점만 짝~ 하고 때리고 되돌아가는 그런 타격말이죠....실제 태권도 선수들 샌드백 때리는걸 한번 봤는데 샌드백에서 짝짝 소리가 나는데도 샌드백은 별로 안움직이더군요...그걸 그냥 휘둘러 버리면 짝 소리가 아니라 퍽 소리가 나면서 샌드백이 그네처럼 움직이겠죠?
대득님이 형님으로부터 겪은 비슷한 경험을 저는 대학 신입생 때, 기숙사 건넛방 선배에게서 당해봤습니다. 권투선수 출신 선배였죠. 자기를 맘놓고 패보라고 하는데.. 나중에는 약이 바짝 오르더던데요. 정말 담배연기처럼 빠져나가더군요.
직장 고객중에서 나이트크럽 중간 오야붕정도 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는 20대중반쯤 몸은 근육질이 아니고 호리호리한 편인데 떡대들이 그 사람 앞에서는 전부 형님형님 하더군요.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뒤돌려차기로 정확하게 담배재만 털어버린다고..발로. 뭐 직접 본적이 없었지만 초끄네끼님의 글을 보니 진짜고수들은 어느정도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