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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4년, 한국불교의 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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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퇴휴)에서 실시한 ‘2044년, 한국불교의 미래’는 가까운 미래, 구체적으로는 2044년 경의 한국불교와 조계종의 모습을 예측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즉 1994년 종단개혁으로부터 50년이 지난 2044년에 이르렀을 때 한국불교는 어떠한 될 것인지 가늠해보자는 것이 글의 목적이라고 하겠다.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현 종단이 당시의 개혁 정신을 어떻게 실천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과 아울러 종단을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 및 현상들이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 것인지에 관한 고민을 함께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종단의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이슈에 대한 사부대중의 사고의 폭을 확대하여 한국불교의 현재와 미래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코자 하였다. 이 글을 구성하면서 종단현황통계와 국가통계 등 공신력과 전문성을 고려해 선정한 각종 선행 자료를 종합 분석하여 한국불교의 미래상을 예측하였다. 향후 한국불교가 직면할 몇 가지의 큰 변화의 흐름은 각각 한국사회 종교지형, 종단 출가자 수 및 연령구조, 종단 재정, 종무행정체계 및 종단 조직구조, 그리고 미래 사찰의 역할 변화 등 총 여섯 개의 주제로 나뉘어 제시되고 있다. 다만 불교미래사회연구소의 이번 예측은 어디까지나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가상의 미래 중 하나의 모습을 제시해본 것으로서, 본 연구소와는 다른 방향의 예측 또한 얼마든지 가능함을 주지해둔다.
1. 2044년, 한국 최대종교의 지위는 천주교가 차지할 것이다.
1980년대 이후 기독교의 주목할 만한 교세 확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최대의 종교는 불교이다. 통계청에서 매 10년마다 발표하는 한국의 종교 인구 통계수치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불교를 믿는다고 응답한 인구수는 총인구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어, 18%의 개신교와 11%의 천주교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향후 30년 후에도 이러한 현상이 유지될 수 있는지 그 추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종교별 신자 수 추이> (단위 : 천명)
통계청 종교인구조사 자료에 나타난 1985년과 2005년까지 존재하는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각 종교의 향후 인구 증감을 추산하였다. 그 추세예측의 근거 자료인 3대 종교 신자수 데이터는 1985년, 1995년, 2005년의 단 3차년도에 불과해 여기서 추출한 미래상이 갖는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자료로서의 통계청 발표 수치 사용에 있어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예측의 부정확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으로, 그래프를 해석할 때는 다른 간섭 요인 없이 지난 20년간의 증감 추세가 계속된다는 매우 제한적인 가정 하에 종교별 추세선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의 종교별 신자수 변화는 대단히 핵심적인 부분으로 양 시점 간 불교는 답보상태를 보이고, 개신교는 감소하는 데 반해 천주교는 상승함을 알 수 있다. 1985년부터 1995년 사이 나타나는 모든 종교 그래프의 상승 국면이 10년 만에 이러한 양상으로 전환된 것은 곧 불교와 개신교가 감소세를 맞이한 와중에 천주교는 유일하게 교세가 커지게 됨을 뜻한다. 천주교의 인구수가 그만큼 빠르게 증가해 2044년 경이 되면 3대 종교 중 신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한국 최대 종교가 되리라는 정도는 충분히 추론해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천주교의 증가율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는데, 그림에 표시된 천주교의 미래 추세선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0여년 뒤이자 종단 개혁 50주년을 맞이하는 2044년 무렵, 즉 그래프 상의 2045년이 되면 천주교의 신자수는 2,500만명에 육박하게 될 것이다. 이는 추계 총인구 4,450만명의 56%에 달하는 규모이며, 종교를 가진 인구 전체 가운데서는 82%나 되는 거대한 수치이다. 기실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2018년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게 됨을 감안하면 천주교 신자가 꾸준히 늘어나기만 한다는 예측 자체는 비현실적이라고 할지라도, 천주교의 인구수가 그만큼 빠르게 증가해 2044년 경이 되면 3대 종교 중 신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한국 최대 종교가 되리라는 정도는 충분히 추론해낼 수 있을 것이다.
2. 노쇠해지는 조계종 -30년 후 종단의 신규 출가자 수는 20여 명까지 떨어진다 성직자 수 감소 및 종교의 쇠락 현상에서는 한국 불교도 자유롭지 않다. 조계종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출가를 희망하는 인원의 수가 꾸준히 적어지는 추세이며, 이러한 감소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2044년 경에는 출가자 수가 현저히 하락할 것이며, 이는 종단 행자교육원 수료자 현황을 통해 실증적인 수치 결과로 제시될 수 있다. <조계종 출가자 수 변화> (단위 : 명)
2044년 조계종단의 출가자 수는 비교적 간단히 구할 수 있다. 부드러운 지수함수 형태를 띠는 그래프의 실선은 매년 일정 비율로 출가자 수가 감소함을 의미하는데, 2000년에서 2009년까지의 행자교육원 현황 데이터의 평균 증감율을 보면 출가자 수 연 평균 감소 비율이 7% 정도가 된다. 결국 이는 2009년으로부터 35년 뒤인 2044년의 출가자 수는 약 21명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이 든 승려의 비율은 현재의 두 배가 된다 승가집단에 새롭게 유입되는 출가자들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조계종단의 노령화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뒤 조계종의 노년층 인구비율을 보면, 2004년에서 2008년까지의 종단 통계자료가 밝히고 있는 전체 승려 가운데 65세 이상 승려의 비율은 2008년 기준 12.3%로, 일반적 인구기준에 의하면 종단은 이미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에 가까워지는 상태이다. 다음으로 2044년의 전체 승려 중 65세 이상 승려의 비율을 계산하여 2008년과 비교해볼 수 있겠는데, 이를 위해서는 2044년의 전체 승려 수와 65세 이상 승려 수를 각각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종단 통계 데이터가 존재하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5년간 65세 이상 승려는 연 평균 약 134명씩 증가하였으므로 2008년부터 기산해서 36년 후인 2044년의 노년층 승려 수는 6,500여 명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도출한 2044년의 예측치를 통해 전체 승려 중 65세 이상 승려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7%로 나타난다. 이는 2008년 12%의 세 배를 초과하는 수치로서, 전체 승려의 연 평균 증가율보다 65세 이상 승려의 증가율이 더욱 높아져 2044년 즈음에 이르면 세납 65세가 넘은 노스님의 인구비율이 현재의 세 배가 됨을 의미한다.
-승려노후복지의 근간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종단 고령화 현상에 뒤따르는 문제로는 우선 인력 부족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조계종의 등록사찰은 매년 2% 가량 늘어나는 중이고 사회복지시설도 근래 약 10% 정도 증설되고 있으며 그 외 총무원 산하기관 및 단체 등이 늘어나고 있다. 그에 수반해 상임 교역직 승려의 수요 또한 증가하게 될 것인데, 종단 구성원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일할 수 있는 젊은 승려의 수가 오히려 줄어들면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수급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처럼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노년층의 부양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종단은 지난 10월부터 승려노후복지제도를 시작해 세납 65세 이상 스님들의 의료?요양비 지원을 시행하고 있는바, 2044년에 이르면 젊은 승려 약 1.7명(63.1%)이 나이 든 승려 1명(36.9%)을 부양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즉 모든 승려의 생활비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2044년에는 승려 한 사람이 벌어들인 수입의 이 넘는 금액을 65세 이상 승려의 노후복지에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그러므로 노후복지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종단 집행부가 지출해야 하는 금액은 점점 증가하여 결국 재정적 근간 자체가 흔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3. 퇴보하는 종단 재정 -2044년 경 종단 예산은 현재의 71%가 된다 일상적 종무행정과 각종 불사, 수익사업 등 종단의 기본적 재원확보에 대한 문제에 대한 예측이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후, 종단 개혁 50주년을 맞는 2044년 조계종 중앙종단의 예산 규모 및 재정 상황은 어떻게 될까? 종단 개혁이 있었던 1995년 이후 조계종단의 예산은 등락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전반적으로는 소폭의 성장세를 기록, 2010년부터는 예산 총액이 3백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는 물가 상승의 속도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폭에 지나지 않으며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감소 중이라고 말할 수 있어, 2044년이 되면 종단 예산의 실제 규모는 현재의 7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된다. -분담금수입과 총 예산의 관계는? 이와 같은 예측에 이르는 추론의 과정은 우선 종단 세입 예산의 미래 예상 금액을 가늠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미래의 예산 규모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매년 예산 변동 추이와 거기서 추출해낸 특정한 추세를 시계열 대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연도별 조계종 예산 총액> (단위 : 백만원)
종단의 연도별 예산 총액 추이에서는 약 10년의 단위를 상정했을 때 소폭의 증가를 보이기도 하나, 어떤 유형화된 추세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즉 2003~2004년도의 경우 시설건립, 대규모 행사 등 종단차원의 거대 불사가 추진되는 시기에 대규모 재원의 투입으로 예산 총액이 일시적으로 대폭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계종 일반회계 세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분담금수입 추이로 들어가 보면, 그 액수에 거의 변동이 없이 매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도별 조계종 분담금수입> (단위 : 백만원)
현 종법령에 의해 규정된 분담금 납부 체계는 종단 내 각 주체의 이해관계 대립 및 종법령 개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고 예상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금액이 자연 인상되는 정률구조 또한 아니다. 따라서 다른 변동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2044년의 분담금수입은 현재와 동일한 16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2044년의 종단 예산 총액은 대체로 2010년 세입 총예산 348억원을 분담금수입 160억원과 나머지수입 188억원으로 양분하고 이 188억원에 34년분의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2044년 예산의 대체적 규모를 산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지난 10년간의 물가상승률 평균값을 구하면 약 3%가 되는데, 앞으로도 매년 평균 3%씩의 물가 상승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 2010년을 기점으로 34년 후인 2044년의 물가는 약 2.73배가 된다. 즉 2010년에 100원이 갖는 가치는 물가가 2.73배 상승한 2044년에는 약 37원 가량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34년 뒤의 종단 총예산을 구해보자. 2044년 예산 총액은 약 673억원(160억원+188억원×2.73)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673억원의 실질 가치를 보면, 2044년의 종단 예산 총액 673억원을 2010년 시점으로 환산하면 그 금액은 약 247억원이 된다. 이는 당초 2010년 예산 348억원의 71% 수준으로서, 실제 가치를 따지자면 100억원 가량이 오히려 감소한 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미래의 예산 변동과 물가상승을 예측해본 결과, 종단 재정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은 34년의 시간이 지난 2044년이 되면 명목 예산은 현재의 2배 가까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실질 예산은 줄어들 것이 예상된다. 실질 가용재원 감소로 인한 사업여건의 축소 및 사찰 간 양극화 심화 세입 예산 중 분담금수입을 제외한 나머지수입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증가한다면, 즉 종단 수익사업이 잘 운영되어 앞으로 크게 성장한다면 그에 따른 세수 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회계 세입의 4%에 불과한 사업수입이 향후 빠른 성장세를 보일 확률은 지금으로서는 낮아 보인다. 결국 현재의 세입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2044년 경에는 조계종 중앙종단의 재정 운용 범위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운영비를 포함한 필수 고정경비는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며, 그에 따라 자체사업 여건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중앙종단의 재정 운용폭이 축소되면서 중앙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각 단위사찰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신도 및 재가불자의 후원?참여로 자체재정을 꾸릴 능력이 있는 사찰과 그렇지 않은 사찰 간에 극심한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4. 정체된 종무행정시스템 -종단 정보화 기술은 웹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종단의 정보화 사업은 1996년의 중앙종무기관 근거리통신망(LAN) 구축을 기점으로 1997년에는 종무행정 표준화 작업 및 전산화에 착수하여 이듬해 10여 종의 중앙종무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지방종무행정프로그램인 ‘가람지기’의 개발?보급, 그리고 중앙종단과 지역 각급사찰의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후로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프로그램의 개선?보완 등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개발 초기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웹 기술의 발전단계 상으로는 대체로 웹 1.0 단계에 해당한다. -주류 정보통신환경과 종단 사이 격차는 10년 여기서 웹 1.0이란 웹 2.0이 유행하기 이전인 1990년대의 월드 와이드 웹 상태를 일컫는 용어이다. 웹 1.0의 기본 개념은 디렉토리 검색으로서, 사용자들은 해당 카테고리를 통해 웹사이트 운영자가 체계적으로 분류해 제공하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바, 이는 일방향성과 폐쇄성을 특징으로 하게 된다. 이에 비해 웹 2.0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지게 된다. 결국 웹 2.0 기반의 인터넷 환경은 정보의 소유자나 독점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 중심 시스템이다. 그리고 2011년 바로 지금, 정보통신환경을 대표하는 웹 2.0과 조계종단의 현 정보화 수준인 웹 1.0 사이에는 10년이 넘는 물리적 시간의 격차는 물론 기술적·문화적·세대적인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 -시대에 뒤처진 행정시스템이 종단 노후화를 부추긴다 물론 미래의 종단 정보화 기술이 웹 1.0 단계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리라고 볼 수는 없다. 정보통신환경의 대세에 따라 사용자 참여시스템이 자리 잡고 모바일 기술도 도입되는 등 점차 웹 2.0 환경으로 옮겨갈 것이다. 웹 기술의 발전은 기존 기술들 간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된다. 따라서 종무행정시스템의 기술적 성숙을 위한 특단의 조치나 노력 없이 종단이 현재 상황에 안주한다면, 10년 넘게 뒤져 있는 주류 정보통신환경과 종단 사이의 기술적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질 것이며 지금으로부터 30여년 후인 2044년 경에는 그 격차가 웹 기술 상 두 세대 이상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는 단순히 행정시스템의 후진성에서 끝나지 않는다. 종무시스템이란 궁극적으로는 종단의 행정 처리 체계라는 차원을 넘어 각 교구와 사찰, 승가와 재가 등 모든 종단 구성원 간의 소통구조로서 기능하게 되는데, 구세대 기술 표준에 멈춰 있는 소통 방식으로는 청년층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가장 먼저 수용하고 향유하는 계층인 20대 안팎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두 세대 이상 뒤진 기술 소통구조를 가진 조계종은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할 것이며, 청년 신도의 유입이 끊긴 채로 30여년이 흐른 후 우리 종단은 심각한 인력 부족?노화 현상에 시달리는 집단으로 점차 쇠퇴해갈 것이 예상된다.
5. 종단 조직구조의 변화 -종단의 조직구조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하면서 변해왔다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시초는 1910년대 30본산 연합사무소로 출발한 종단 조직은 1929년 종헌 제정과 함께 기초적인 3권 분립의 모습을 띠게 되었고, 이후 종정 중심 형태와 총무원장 중심 형태를 오가면서 권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리고 1994년에 있었던 종단 개혁체제를 통해 교구자치의 시대가 열리고 조계종단의 중앙조직은 마침내 오늘날과 같은 구조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근 백년간의 종단 중앙조직구조 변천은 그 흐름을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짚어낼 수 있는 어떤 변화의 방향성은 존재하니 그것은 바로 입법?행정?사법의 분권화 및 견제체계의 확립이다. 이는 현대 국가제도의 발전방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집단 구성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조화롭게 통합하는 합리적인 제도에 대한 시대적 요청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이라고 하겠다. 결국 종단개혁으로 확립된 현재의 중앙조직구조도 30여년이 지난 후에는 다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변화는 장기적으로 종단 구성원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이 가능하다. -중앙종회의 의석수는 100여석까지 늘어날 것이며, 종회의원의 특권이 축소되고, 재가전문가의 참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종단 중앙조직 가운데 제도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부문으로는 중앙종회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현재 중앙종회의 교구 의석수는 51석으로 직할교구 4석과 제12교구 3석을 제외한 나머지 교구에는 일괄적으로 2석이 배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재적승 비례에 맞지 않아 참정권과 대의제의 일반원칙에 벗어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왔으며 법규위원회에서도 이미 의원정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진바 이 부분에 대한 조정이 머지않은 장래에 있을 것은 확실시된다. 따라서 1석당 평균 재적승수를 기준으로 각 교구별 적정 선거인단수를 결정하되 초과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일정 비율을 적용해 의석수를 가산하는 방식이 적용될 경우 교구 의석수는 현 51석 대비 10석 이상 늘어나게 될 것이다. 또한 종회 비구니 대표로 배정된 10석이 과연 적절한 수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는 바, 이는 향후 두 가지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약 이부승 간의 참정권 보장 격차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종단 내에 형성된다면 결국 종회 비구니 대표 의석수는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양성평등의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는 종단에 외부 사회의 비판과 변화 압력이 가해지게 될 것이며, 그러한 논쟁의 결과 중앙종회의 비구니 의석수는 현재의 2배까지 확대되는 방안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 중앙종회의 총 의석수 81석은 지금으로부터 30년 뒤에는 최대 100여석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해봄직 하다. 덧붙여 종회 분과위원회별로 재가 전문가들의 자문위원단이 설치?강화될 것이며 최근 강력한 시정 요구를 받고 있는 종회의원의 불징계권은 조만간 사실상 폐지의 수순을 밟아 회기 중 불체포특권 정도로 권한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집행부 3원 체제는 총무원 단일체제로 일원화된다 종단 조직구조에서 입법 부문에 이어 변화가 예견되는 또 다른 부문은 행정이다. 현재 조계종단의 중앙집행부는 총무원과 포교원, 교육원의 3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종무행정의 당연 분야인 포교와 교육이 총무원 소관에서 분리됨으로써 발생하는 예산 편성과 집행 주체의 불일치, 또한 거기서 기인하는 조직의 분산화 및 비효율성은 꾸준한 지적을 받아왔다. 통합과 역량 강화에 가치를 두고 행정부 조직 개편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30여년이 흐른 뒤에는 지금의 포교원과 교육원은 흡수 통합되어 총무원 산하 부처로서 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한편 총무원 내 행정조직과는 별도로 특수 목적조직이 다수 설립될 것이 예상된다. 종단에서 기 운영 중인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나 (재)아름다운 동행, 불교문화사업단, 승려복지회 등 이외에도 종단의 관심사업 분야를 전담하는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추가로 논의 중이다. 특히 수익사업은 종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각종 목적사업으로 인한 필요재원의 규모 역시 커지고 있는 바,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그러므로 종단은 재정확보의 방편으로서 장차 수익사업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기능은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다음으로 종단 사법 부문에서 일어날 변화로는 먼저 호계원의 3심제 도입과 판례기속원칙 확립을 들 수 있다. 그간 종단의 사법기관은 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형평의 원칙과 처벌 기준 명확성에 위배되는 경우가 많아 때때로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종무기관 간에 견제?균형의 원리와 종단의 자정기능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및 사법기능 강화에 대한 논의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이에 따라 향후 호계원의 심급제도는 현 초심-재심의 상위에 법률심으로서 제3심을 두고 형평성강화를 위한 판례기속원칙이 확립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종단의 사법기관과는 별개로, 종정기관에 속하는 법규위원회의 경우 위헌종법심사와 행정처분의 종헌?종법 위배여부 심판, 종무기관 간 권한쟁의심판이라는 현재의 기능 외에도 사부대중의 권익보호강화를 위한 종헌소원심사청구권 등이 새롭게 부여되며, 절차상 전문성담보를 위한 재가전문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교구자치의 범위가 보다 확대된다 종단의 교구자치제도는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성립해 대체로 발전의 궤적을 따라왔으며, 현재에도 교구법이 입안되는 등 교구자치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을 모두 종합하면, 결론적으로 미래 교구제도의 재편은 교구 관할권의 확립, 교구행정 전담기구 마련, 교구인사위원회 설치, 지역거점전략사찰 선정, 교구 차원의 독립적 사업조직 등 교구행정기능의 강화로 귀결될 것이다.
6. 사원의 역할 -30년 후 사찰, 전통문화 시현(示現)과 명상 수련의 장으로 변해 문명의 발달과 도시의 팽창으로 불교와 유교에 기반한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적 추세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30여년 뒤에는 설이나 추석 등 일부 세시풍속을 제외한 음력 중심의 대다수 전통의례는 상당수 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따라 일반적으로 집에서 진행하는 각종 제사 역시 급격히 줄어들어 합동 제사(천도의식) 같은 형식을 통해 사찰이 그 역할을 대행하는 경우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 사찰에서는 제사뿐만 아니라 납골당을 운영하는 형태를 갖춤으로서 우리 사회의 장묘시설과 장례 문화를 담당하는 기능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앞으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특징으로 나타날 ‘명상의 대중화’를 이끌어갈 주체로서 사찰의 기능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정신적 귀의처를 찾는 현대인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 오늘날의 서구 사회가 보여주듯 30여년이 지난 이후에는 우리 사회 저변에도 수련기간이나 프로그램이 특화된 다양한 방식의 명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다. -사찰은 통폐합되고 음력 중심의 법회 문화가 사라진다 앞서 본 미래예측의 두 번째 단락 “노쇠해지는 조계종”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출가율의 급감과 본격적인 고령사회(Aged Society) 진입으로 인해 2044년 경 종단의 고령인구는 현재 고령인구(12.3%)의 세 배 가량(약 37%)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출가율은 떨어지지만 고령화로 인해 전체 승려 인구는 늘어날 것이며, 이는 사찰을 관리 운영할 수 있는 세대가 점차 사라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금 현재의 추세 상으로는 사찰의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나, 현실적으로 이 역시 일정한 시점이 되면 사설사암 위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향후에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및 대도시 주변 지역을 제외한 곳, 특히 농촌에 위치한 사찰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농 사찰 간 인수 합병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농촌의 사찰들은 수행 공간 및 전통 체험 시설 등 도시 사찰의 부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와 같은 과정 속에서 사찰의 전통적인 법회 문화 또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초하루, 관음재일, 지장재일과 같은 음력 중심의 법회가 사라지고, 각 가정에서 맞벌이가 지금보다 일반화되고 사찰의 기능도 기복 형태에서 명상 등 정신 휴식처로서의 역할로 바뀌어가면서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양력 중심의 법회 문화가 활성화될 것이다. -사찰의 조직 체계가 변화하면서 서비스 기능 위주가 된다 명상 수련, 봉사활동, 상조업무를 위시한 서비스 기능으로 사찰의 역할이 옮겨가면서 총무?기획?교무?재무?포교와 같은 현재 사찰의 근간을 이루는 조직 체계는 국가 행정 체계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대도시 중심으로 교구제도가 재편되고, 도시의 규모에 따라 교구가 분화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고, 각 지역별로 과거의 사암연합회 형태가 해체되어 조계종 지역연합회가 일반화될 것이다. -종교권력과 종교인(승려)의 자질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된다 본 미래예측에서 마지막으로 짚어볼 수 있는 기타 부문은 종교와 사회의 관계이다.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종교를 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종교인, 그 중에서도 승려들에 대한 소양과 자질 문제가 사회 이슈로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미래학자들의 다양한 의견 가운데서도 '토플러 협회(Toffler Associates)' 소속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30~40년 내에 일어날 주요 사회현상 중 하나로 여성지도자의 괄목할 증가와 종교계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꼽은 바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추세로 볼 때 이러한 미래 현상은 필연적인 과정으로 나타날 것이며, 특히 종교인 가운데 승려의 권력 지향적 행위와 자질 하락에 따른 사회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여지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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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지심귀명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