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블 피시...
그야말로 충격적인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아직 이렇게 적나라한 책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 나라에서도 청소년 폭력, 흡연도 이 정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Rumble-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다의 뜻, Fish- 사람이란 뜻도 있으니 주인공 러스티 등을 말하는 속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또 이런 뜻도 있어요. ->태국버들붕어, 이 녀석들은 수컷끼리 만나면 한 마리만 남을 때까지 싸운다네요.
그러니까 1인자가 되기 위해 싸우고 또 싸우는 청소년을 말하는 뜻이기도 하지요.
<S. E. 힌턴, 동산사, 7,500원>
한 번도 부모의 사랑이나 관심을 받은 적이 없는 14살 러스티가 오직 우상으로 닮고 싶어하는 이는, 바로 마을을 주먹으로 평정한 자신의 형입니다.
형은 멋있고, 무언가 꿈꾸는 듯한 행동을 하는 일반 폭력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가정의 따뜻함을 알기 이전에 거리의 거친 삶부터 먼저 배운 러스티의 살아가는 목적은 오직 거리의 절대강자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 그에게 형은 말합니다. '음주, 흡연은 되지만 마약은 절대 안 된다'고..
러스티가 아주 어렸을 적,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렸어요.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나중에 형이 캘리포니아에 가서 어머니를 만났다고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들 형제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따뜻한 가정을 원하지만 그건 절대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경찰은 형제의 주변을 맴돌며 감시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날 형은 애완동물 가게를 따고 들어가 갇혀 있는 동물들을 다 풀어주었지요. 그러다,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형은 죽고 말지요.
그리고 러스티 또한 소년원으로 보내집니다.
읽는 동안 내내 마음이 아프고, 떨리고...읽고나서도 똑같은 느낌의 이 책......
우리 나라에는 이런 일이 없을까요?
천만에! 분명히 있을 겁니다. 단지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이번 학교에서 6학년을 두 번 가르치면서 '나쁜 아이들'이라는 책을 구상중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나쁜 아이들'은, 집안은 유복하지만 부모의 간섭과 강요에 내몰리는 아이들이
학교와 밖에서 벌이는 사건들을 써보자는 것이었지요.
가정에서는 천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 왜 밖에 나오면 악마가 되는 것일까?
나쁜 아이들의 구상은 그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나쁜 아이들을 만든 것은 좋은 어른들에 의해서라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너무 온실 속에 갇혀서 편안하게 글을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쁜 아이들'을 좀더 깊이, 좀더 리얼하게 쓰기 위해서 고민 좀 해보아야겠단 생각입니다.
첫댓글 청량학교같은 분위기에서는 사실 그렇게 엄청나게 나쁜 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런데 동산사는 이런 류를 좋아하나 봐요. 전에 <나비 날다>도 그렇고... 그 출판사의 다른 책들도 문제작들일 듯 싶은 예감이...
동산사 책이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참 괜찮아요. 그게 우리 나라 작가들의 책이 아니라는 게 섭섭한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