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전서 > 弘齋全書卷二十二 > 祭文四 > 조선의 22대 왕 정조의 문집
礪良府院君宋玹壽驪興府夫人閔氏墓致祭文
礪良墓失傳。爲壇於府夫人墓傍設祭。用肅廟癸巳故事也。府夫人墓。癸巳後又失傳。至今年。莊陵行義起之禮。而墓地之更尋。適在此時。事若不偶。命道伯竪短碣於神道。置守塚二戶。 九月丁酉。祇拜仙陵。聖后之思。迤及驪興。不須提起。萬事滄桑。聖祖敷恩。厚土回光。翩繽處彼。牛巒之原。爲竪短碑。且訪孱孫。礪良躋享。一抔何許。其來同歆。旣墠而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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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량부원군(礪良府院君) 송현수(宋玹壽)와 여흥부부인(驪興府夫人) 민씨(閔氏)의 묘에 대한 치제문
여량부원군의 묘는 실전(失傳)하였으므로 부부인의 묘 곁에 제단을 만들어 제사를 드렸으니, 숙종조 계사년(1713, 숙종39)의 고사를 쓴 것이다. 부부인의 묘는 계사년 후에 또 실전했는데, 금년에 장릉(莊陵)에 ①의기(義起)의 예를 행하기에 이르러 묘지를 다시 찾은 것이 마침 이때에 있었으니, 일이 우연하지 않은 듯하였다. 이에 관찰사에게 명하여 신도(神道)에 작은 비석을 세우고 묘를 지키는 집 두 가구를 두게 하였다.
구월 정유일에 / 九月丁酉
경건히 선릉을 참배했는데 / 祇拜仙陵
정순왕후(定順王后)에 대한 생각이 / 聖后之思
부부인에게까지 미쳤네 / 迤及驪興
굳이 이야기를 끌어낼 것 없으니 / 不須提起
만사가 덧없는 변화를 거듭했네 / 萬事滄桑
성조께서 은혜를 베푸시니 / 聖祖敷恩
후토에 광채가 돌아왔네 / 厚土回光
영령이 한가로이 노닌 곳 / 翩繽處彼
저 우만의 언덕일세 / 牛巒之原
이에 작은 비석을 세우고 / 爲竪短碑
또한 잔손을 찾았네 / 且訪孱孫
부원군을 받들어 제사드리니 / 礪良躋享
한 잔을 받으심이 어떠리오 / 一抔何許
이르러 함께 흠향하소서 / 其來同歆
이미 제단을 이루고 술을 드리네 / 旣墠而醑
① 의기(義起)의 예 : 규정된 예제(禮制)에는 없으나 부득이 의에 따라 일으키는 예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