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만든 암호화폐는 인류의 화폐 역사를 바꾸는 경제 혁명의 출발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인류문명을 한 걸음 진보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1. 강요화폐 (fiat currency)
법정화폐는 국가가 금의 보유량과 상관 없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고, 국민들은 국가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지도자의 정책 실패나 인기에 영합해서 방만하게 돈을 쓴다면 재정적자에 빠지게 되고, 이에 부족한 돈을 찍어내 적자를 메우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은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내고 양적완화를 실행한 바 있으며, 최근 코로나 사태로 많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막대한 돈을 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법정화폐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2. 암호화폐(비트코인)의 등장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금융위기 때인 2008.10월 메일에서 ‘조작이 불가능하고,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거래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통화 시스템과 이를 구현하는 기술’에 대한 논문을 공개하였다. 사용할 화폐 이름은 Bitcoin, 컴퓨터의 정보 저장 단위인 Bit와 동전을 뜻하는 Coin을 붙였다. 2009.1월 최초로 비트코인을 만든 후 완벽하게 탈중앙화된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화폐 발행은 국가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로 민주주의 발전과 상관없이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로 인해 개인과 기업이 필요한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가나 중앙은행, 감독기관의 규제와 상관 없이 참여 주체가 만들어 내는 화폐 권력이 탄생된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으며, 화폐로 인정하고 각종 거래에 참여한다.
3. 탈중앙화 시스템을 위한 필수 요소
- 블록체인(데이터베이스)
- 프로토콜(규칙)
- 토큰(암호화폐)
4. 토큰(암호화폐)의 특징
- 탈중앙화 앱을 사용하기 위한 권리다.
- 서비스 공급자는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다.
- 가격은 시장의 공급/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5. 비트코인의 생성
블록을 생성해 내는데 성공한 누군가에게 한 묶음의 새로운 비트코인을 시간당 6번 정도씩 생성해서 배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채굴(Mining)이라고 하며, 사용자가 코인 묶음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은 정해진 목표값 이하의 해시를 만들어 내는 확률과 같으며, 묶음당 생성된 양은 50BTC를 넘지 않는다. 변동분은 21만 코인이 될 때마다 1/2씩 감소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총 발행량이 2100만을 넘지 않게 된다. 네트워크의 생성 노드들은 전부 그들의 후보 블록을 만들기 위한 암호화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경쟁한다. 노드가 정답을 찾으면 네트워크 내 나머지 노드에게 알리고, 새로운 비트코인 묶음을 요구한다. 새로이 해결된 블록(solved-block)을 받은 노드들은 그것을 허가하기 전에 인증 후 체인에 추가한다.
* 노드(Node): 시스템 내 네트워크 참여자
6. 비트코인이 기존 화폐보다 좋은 점
• 정부가 내 돈을 건드릴 수 없다.
거래소를 통한 간접적인 접근 제한은 가능하나, 기존 화폐에 비하면 높은 자율성이 보장된다.
•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
계좌 없이 스마트폰만 소지한 사람이 많은데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그들도 거래가 가능하다.
• 수수료가 낮다.
은행의 이체 수수료나 카드사의 거래 수수료에 비하면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
7. 비트코인의 단점
• 가격이 너무 빨리 바뀐다.
• 처리 속도가 느려 결제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 결제 후 취소가 불가능하고, 비밀번호를 잊으면 돈을 찾기 쉽지 않다.
• 비트코인을 쓰려고 거쳐야 하는 거래소나 지갑은 해킹 위험이 있다.
• 프라이버시가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 운영 주체가 없어서 업데이트가 쉽지 않다.
•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든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한 나라의 전력량이 사용되기도 한다.
• 소수 채굴자들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8. 블록체인
공공거래 장부로, 암호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한 형태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이터 기록 리스트로서 분산 노드의 운영자에 의한 임의조작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형태에 기반한다. 개방형의 경우 일정 기간의 거래를 블록화해서 체인처럼 연결하는데, 앞 블록 내용을 뒤 블록이 봉인하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다수 노드가 동일한 거래 이력을 동기화하여 신뢰성을 담보한다.
탈중앙 암호화폐의 노드는 부분 또는 전체의 블록체인을 가지고 있어 중앙 집중형 데이터베이스를 가질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그 자체가 거래장부인 동시에 수표, 영수증, 약속어음 등 거래증서이다. 암호화폐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에 의한 시간표시 거래를 블록체인에 추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작업증명(proof-of-work), 소유증명(proof-of-stake) 같은 다양한 표시 방법을 사용한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처럼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인프라에 해당하는 기반 기술이다. 숨겨진 인프라 구조에 따라 누가 이익을 가져가고 어떤 사람이 위험에 노출되는지 사전에 결정된다. 이런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사회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9. 블록체인의 유형
<개방형>
비트코인의 작업증명처럼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불특정 다수의 모든 참여자에게 전달돼 검증되고 블록의 형태로 엮어진다. 이 블록들이 시간순서대로 연결된 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은 이 블록체인의 최신 버전을 가장 먼저 만들어 낸 참여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이는 자유로운 경쟁과 그에 따른 보상을 기반으로 탈중앙화의 유기적 생태계로 요약된다. 인터넷만 있다면 정부나 은행의 검증 없이 누구와도 100%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패러다임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단점은, 모든 참여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구축되기 때문에 과도한 시간이 소요되고 금전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술과 속도로는 인터넷뱅킹이나 페이 서비스 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폐쇄형>
네트워크 참여가 특정 주체로 제한된다. 대표적 사례가 리플(Ripple)의 네트워크이다. 리플에 의해 네트워크 허용을 부여받은 소수의 대표들이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원장을 관리한다. 리플은 비트코인의 가장 큰 걸림돌인 속도를 보완한 네트워크로서, 특정 소수가 거래 내역을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네트워크 구조의 변경이 용이한 편이며, 특정 주체에 의해 발행이 이루어져 화폐의 가격 변동도 개방형에 비해 낮다. 다만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철학에서는 벗어나 있다. 네트워크 관리 주체가 중앙화된 만큼 해킹에 취약하다.
10. 알트코인 (alternative coin)
- 비트코인의 대안으로 도입된 암호화폐 -
1) 이더리움 (Ethereum)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으로 비탈릭 부테린이 만들었다. 비트코인에서 사용된 블록체인을 이용해 세계의 모든 사용자들이 보유한 컴퓨팅 자원을 기반으로 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상통화, SNS, 크라우드 펀딩, 주식발행, 부동산계약, 전자투표, 게임 등의 다양한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구동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분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라고 부르며, 콘트랙트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사용자가 작성하고 이것이 블록체인에 심어져 동작되기 때문에 Smart Contracts Platform이라고도 한다. 상대방의 확인 및 상호 신뢰가 어려운 디지털 환경에서 파기할 수 없는 강력한 계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이더리움의 가치가 있다. 비트코인이 가상통화만 다루는 반면, 이더리움은 앱도 다룰 수 있다. 이더(Ether, ETH)라고 하는 독자적 화폐단위를 갖고 있는데, 시스템에 참여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 대가로 이더를 지불한다.
* Smart Contract: 거래 당사자 간의 계약을 프로그램 코드로 체결해 이행을 강제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계약서비스
2) 리브라 (Libra)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로, 목표는 글로벌 플랫폼 구축이다. 폐쇄형 블록체인을 채택하고 있고, 은행 예금과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코인을 발행할 예정인데 채권형 ETF의 구조와 유사하다. 폐쇄형 중앙화 블록체인의 형태로 발표한 배경은 페이스북을 위시한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빠르고 유연하게 대중에게 흡수시키기 위함이다. 가격 안정성을 지닌 stable coin의 형태로 개발되는데, 초기 모델에서는 소수 대표만이 투자자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의 투자 자금은 은행 예금이나 채권으로 리브라 리저브에 보관되고, 이를 바탕으로 코인이 발행되는 구조이다. 페이스북의 독점력 확대에 대한 경계로 여론은 좋지 않으며, 각국의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들은 리브라가 각국의 통화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자금세탁이나 마약거래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시행에 부정적이다.
3) 리플 (Ripple)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토콜 겸 암호화폐로, 단위는 XRP이다. 웹 개발자인 라이언 푸거가 2004년 전 세계 은행 간 실시간 자금 송금을 위한 서비스로 개발한 Ripple Pay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2년 오픈코인(Open Coin)이라는 회사가 설립된 이후 암호화폐를 발행하였다. 금융거래를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실시간 일괄 정산시스템과 환전/송금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리플 프로토콜의 경우 P2P로 환전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개기관이 필요하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국제 간 결제가 가능하다.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 집중화된 발행/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리스크가 한쪽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채굴(Mining)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며, 참가자들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거래가 승인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신 프로토콜에 따라 코인 양이 1,000억 개로 한정되어 있고,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이미 블록체인 기술은 상당히 진보했고, 이를 각종 시스템에 적용하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술이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면 각종 거래가 공개되고 중간의 불필요한 유통 과정이 사라짐으로써 생산자-소비자 및 시스템 참여자 간 직거래가 활성화되어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산업혁명과 인터넷이 인류 사회에 큰 변혁을 일으켰듯이 수 년내 블록체인과 이에 기반한 암호화폐를 통해 크게 변화된 사회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