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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및 체험 후기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접근성 무용공연 <빨래방: 쌉소리(터치투어)> & 성신여대역 돈카와츠 400시간 숙성 돈가스
업무상 업무적으로 접하게 된 일감 중 하나였다. 무슨 촉각 카드를 만들 거라고 했다.
교정을 보고 촉각 디자인을 검수하며 든 생각은 이랬다.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접근성 무용공연을 하는가 보다. 그런데 무슨 무용 공연이길래 제목이 <빨래방: 쌉소리>일까? 뜬금포도 아니고, 빨래방은 왜 나오지? 쌉소리는 또 무슨 뜻이고? 오타 아니겠지? 🧐
그렇다. 일하다 보면, 감성이 다 사망 진단서 접수받는다.
여차저차한 곡절 끝에 일감을 출력 제작으로 넘기고 한숨 돌렸을 때 경영지원팀 담당자분이 알려주었다. 주최 측에서 공연 모니터링을 제안해 왔다고. 🥳
🥰 잠시 인터넷 폭풍 검색의 시간을 가진 뒤, 동행자(우리 아빠)와 일정 조율을 한 후, 냉큼 티켓을 감사히 받았다. 이건 문화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는 찬스 아닌가~! ㅋㅋ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10길 17
단체(예술가)/공연명: 이가영 안무가 빨래방: 쌉소리
시간: 8월 5일 토 오후 3시, 7시 8월 6일 일 오후 4시 지하 2층 소극장(1층 로비에서 엘리베이터 이용)
* 우리 티켓은 일요일
접근성: 로비 촉각전시(2시 30분부터), 터치투어(3시부터 30분간), 공연(4시) 음성해설, 촉각카드(일러스트 엄지 작가)
주차 공간: 유료 주차장 사용 가능
* 공연 및 터치투어 신청하면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접근성 공연 Pd님이 안내 문자를 주신다.
🌌 다른 접근성 공연 시리즈 정보 🎭
극단 신작로 - 이영석 연출 - 새빨간 스피도 - 8월 11일 금~8월 20일 일 평일 8시 주말 3시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 음성해설, 자막해설, 수어통역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 2023 봄 작가, 겨울 무대 낭독공연 - 8월 16일 수~8월 20일 일 오후 3시, 7시 30분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 자막해설
여기는 당연히, 극장 - 구자혜 연출 -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 8월 26일 토~9월 3일 일 평일 8시, 주말 4시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 음성해설, 자막해설, 수어통역
극단 Y - 강윤지 연출 - 오르막길의 평화맨션 - 9월 8일 금~9월 17일 일 평일 8시, 주말 4시 -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 자막해설, 수어통역
🩷 로비에서 촉각 전시 중
시각장애 관객을 위해 배리어프리 공연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
🐱 드럼 세탁기 모형이라든가, 해변을 형상화하고, 타일이나 계단 등 무대 구성을 최대한 살렸다.
👩🦯 덕분에 공연 스토리가 대략적으로 파악되는 효과 뿜뿜!
🐣 막간을 이용해 티켓 사진 찍고!
공연은 오후 4시 시작이지만 터치투어 신청하면 1시간 일찍 가야 한다.
👉 무대에 직접 올라가서 공연 소품 등을 체험할 수 있고, 그렇게 공연의 이해도와 몰입도도 상승!
<빨래방: 쌉소리>는 현대무용극이다.
🔎 현대무용이란? 📑
무용의 한 갈래로 19세기 말 미국과 유럽에서 태동하기 시작했다. 발레적이고 형식에 치우친, 설명적인 춤 전통에 대한 저항 의지를 담았다. 🩰
💃 ‘현대무용’이란 정의는 20세기에 부여된 것이다. 유명한 인물로는, 일명 맨발의 이사도라, 이사도라 덩컨이 있다.
👯♀️ 현대무용은 직접적인 현대의, 즉 오늘날의 관심사, 세태, 문화 등을 다룬다. 발레의 우아한 움직임,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단아함 등도 동작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
🪩 그 외에도 연극적인 드라마, 조명과 영상 기법 등도 무용 장치의 한 요소로 사용한다. 꼭 극장 무대가 아니더라도 거리에서 공연하는 현대무용도 있다.
* 출처는 인터넷 백과사전 ㅎㅎ
공연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터치투어도 열심히 구경하느라 사진 찍을 틈이 없다. 그 점이 상당히 아쉽!
대신 무대를 촉각화해 만든 촉각카드를 찍었다. 총 5장으로, 음성해설을 들으며 촉각카드를 함께 촉지하는 식으로 무용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각각의 촉각카드 뒷면에는 QR코드도 있다. 핸드폰으로 QR코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촉각카드는 공연 후에 기념품 비슷한 물품처럼 가지고 갈 수 있다. 공연 여운을 즐기라는 뜻일까?
👩🦯 이거 내가 교정했다. 검수도 봤다. 우리 출판사 디자인 선생님이 UV점형 작업하느라 고생했다. 🩷
이렇게 여기서 보니, 감회가 참 새롭구나!
<빨래방: 쌉소리’는 빨래방이 주요 무대.
👉 현대인들이 자주, 주기적으로 가는 공간이 ‘빨래방’이라고 한다. 일종의 상징적인 공간.
‘쌉’은 인싸 용어로 여러 단어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접두어.
그럼 ‘쌉소리’란?
👉 일명 삽질하는 소리, 헛소리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거 직역하면 ...... ‘빨래방에서의 삽질하는 소리’가 되는 거야? 허얼~! 나 맞게 해석했냐. 🐶
* 공연 내용 요약 - 스포 포함 주의!
💃 무대 구성은 좌석 기준으로 오른쪽은 빨래방, 중앙은 공터 비슷한 공간, 왼쪽은 지하철을 나타냈다.
빨래방은 분홍색 세탁기와 샹들리에가 인상적이다. 샹들리에는 오르락 내리락이 가능하고, 크리스탈 전등 사이에 막대 사탕이 꽂혀 있다. 지하철은 열차 특유의 창문과 형광등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무대 중앙에서 살짝 왼쪽에는 뚜껑 문이 있는데, 출연진이 그 문으로 무대에 등장하거나 퇴장하기도 한다.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도 뒤쪽에 있는데, 4명의 출연진(웰컴 요정들과 벨보이, 해바라기족)이 이용한다.
초반은 무대 전체가 어둡고, 카트를 끌고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먼저 보권 댄서가 등장한다.
🛍️ 그의 소품은 빨간 여행용 가방인데, 중국집 배달용으로 쓰는 그것이다.
안에는 총 3단 구성으로, 위쪽은 빨간 캔 콜라, 두 번째 칸은 빨간 말보로 담배, 아래쪽은 빨간 타이레놀 상자들이 각 맞춰 줄줄이 정리되어 있다.
어떤 의미일까? 빨간색은 열정, 상처, 격한 감정, 불안 등을 상징하는데. ❤️
두통약은 현대인의 고질적인 스트레스를, 담배는 그로 인한 중독이나 회피를, 콜라는 글쎄, 갑갑한 속을 위한 걸까?
다음으로 가영 댄서가 카트를 끌고 등장한다. 역시 3단 구성으로 빨래 용품 등이 담겨 있다. 차림은 회사원 복장이다.
👩🦯 아래서부터 무지개떡처럼 층층이 놓인 색색의 수건들, 둘째 칸에는 액체세제, 위에 칸에는 가루세재와 꽃이 심겨져 있고 두 개가 서로 겹쳐진 화분이 있다.
잠시 후, 가영 댄서가 빨래방 입장한다. 겹쳐진 화분 중 하나를 들어서 거기에 액체세제(딸기 우유), 가루세제(시리얼)을 넣고 섞는다. 그리고 그걸 먹는다.
화분에서 꽃을 팍 뽑는데, 아래가 스푼이다. 그걸로 화분에 흙을 시식한다. 사실 흙 아니고 흙설탕이다.
👩🦯 소품이 무척 참신하다. 흙을 먹는 건 흙수저, 즉 소시민의 상징일까?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다음 순간 지하철 씬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안무를 시작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동작은 아름답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일상에 지친 것 같다는 점.
🌌 이건 음성해설과 동행인의 설명, 촉각전시 등 참고하자. 설명 불가!
춤이 끝난 뒤 가영 댄서의 동작이 멈춘다. 시간이 멈춘 것을 표현한 것 같다. 음성해설이 그랬다.
그리고 보권 댄서의 시점으로 전환, 그의 심경을 춤과 영상으로 보여준다.
세탁기에서 뜬금없이 벨보이가 나오는 부분이 재미있고 신기했다. 여행의 욕구를 암시하는 걸까? 🏖️
🔎 여행을 떠나고 있으면서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는 독백을 담은 음성해설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가영 댄서는 회사원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의상을 즉석 체인지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대 뒤로 사라지고, 동시에 빔프로젝트가 켜진다. 무대 밖으로 나간 모습이 비춰진다. 무대 공간을 벗어나는 시도일까?
🐼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보며 잠드는 모습
그리고 화면 바뀌면서 어딘가 이국적인 해변가에서 산뜻하게 휴가를 보내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저기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일까? 아니면 제주도의 어느 바닷가? 🏖️
🤩 세련된 팻션 선글래스와 코코넛 주스가 딱 휴가 박항스, 비록 현실 아닌 꿈속인 것 같지만, 그래도......
그러다 무대의 보권 댄서가 빨래방을 이용하며, 책 읽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가 파란 탁구공을 세탁기에 넣고, 그 공은 스크린 속 가영 댄서의 머리로 쏟아진다.
그 순간, 놀랍게도 영상과 무대가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게 된다.
🌺 동시에 영상은 패이드아웃된다. 무대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면서 해변가 장면이 빔프로젝트로 나오고, 일명 웰컴 요정들이 생글방글 생긋빙긋 웃으면서 하와이안 댄서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그때부터 신나는 춤 시작!
💖 의상이 하늘하늘, 발은 맨발, 머리에 화관 쓰고 손목에는 꽃팔찌도 했다. 터치투어를 하면서 만져봤다. 역시 휴가는 좋은 것이여!
🎆🎇 그 후, 불꽃놀이 소리를 마지막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빨래방으로 돌아온 가영 댄서, 서핑보드를 들고 왔는데, 빨래가 종료되고 그 서핑보드는 다림질용 판이 된다.
🌻🌻 그때 갑자기 녹색 쫄쫄이 의상과 머리에는 해바라기 꽃을 장착한 일명 해바라기족이 계단에서 등장한다. 이 부분, 차림새 덕인지 객석에서 웃음이 퐁퐁! 🌻🌻
해바라기는 성공, 일편단심, 명예 등을 상징한다고 음성해설에서 그러더라. 그럼 해바라기족은 현대인의 성공 욕구를 암시하는 걸까? 아니면 언젠가는 성공하리라는 희망?
🌌 가영 댄서의 춤이 해바라기족을 배경으로 이어진다. 잠시 힐링을 하고 돌아와 춤을 추는데, 그때는 활기차고 밝고 아무튼 음악이 그러니까, 춤도 쾌활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림질을 하며 다시 기운이 방전되어 간다. 다림질은 지루한 일상을 상징하는 걸까?
이때 영상에서는 빨래방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무대의 실제 모습과 영상으로 보여지는 표정의 갭이 감상 포인트
🔎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 내면 모습을 드러내는 장치일까?
마지막으로 영상에서 보건 댄서가 빨래방에 들어온다. 그 순간, 타인을 의식해 신경 쓰는 가영 댄서, 곧이어 빨래 챙겨서 퇴장하게 된다.
그 후 영상 종료되고, 보건 댄서의 공간으로 무대 이어진다. 그는 하얀 정장 차림이다. 초반과 달리 모든 게 다 하얗다.
🐑 하얀 수건, 하얀 양말, 하얀 스프레이 등등.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
음성해설에서 인공적인 하얀색이라고 하던데, 하얀색은 순종, 순응, 무기력, 순수함 등을 상징하는데 말이지.
혹시 열정이 다 표백되어 날아간 현대인을 의미하는 건 아니겠지? 가영 댄서와 동일하게 사탕도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당 충전하고 다시 열정을 회복하지 않을까? 🍭
🔎 이 장면에서 공연 끝나는데, 제2의 또 다른 현대인의 일상이 이어지는 것을 표현한 게 아닐까?
터치투어 참여한 사람들에게만 나눠주는 배지 🩷
극장이 파이프 구조물이 특징인데, 그걸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 전체적으로 뭔가 심오한 공연이었다. 현대무용은 역시 심오하구나! 아니, 예술은 역시 심오한 것이구나!
그래도 음성해설과 촉각카드 등의 가이드, 그리고 터치투어가 있어서 제법 괜찮게 이런저런 걸 머리에 담고 상상할 수 있었던 무용공연이었다. 🎭
아니었으면 그냥 음악만 듣고 왔을 텐데 말이지.
단지, 음성해설에서 공연 소품의 의미나, 동작의 주제, 혹은 배역 역할의 상징성 등을 간다단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관객에게 상상의 여지나 해석의 자유를 주는 것도 좋지만, 가끔 아는 게 없어서 영 감을 못 잡는 수도 있으니까.
🛖 🍲🍴 🍾🎂
기왕 나왔으니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는 좀 그랬다.
그래서 맛집으로 이동했다. 400시간 숙성한 고기로 만든다는 돈가스 먹으러.
성신여대역 돈카와치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로24길 9 1층
* 사이트 예약 가능하고, 메뉴 주문은 테이블마다 구비된 키오스크로 할 수 있다.
가성비 좋은 맛집이라고 하는 인터넷 평가가 정확했다.
샐러드가 아주 풍성하다. 참깨 소스가 달큰하고, 양배추랑 새싹은 신선했다.
식전 카레도 좀 주는데, 카레가 아주 대박이었다. 딱 내 취향~
돈가스 나오기 전에 갑자기 소형 절구와 절구꽁이가 서빙된다.
안에는 깨가 들어 있다.
이걸 곱게 찧고 빻고 갈아서 소스에 뿌려 먹는 거란다.
이런 거 은근 소소하게 재미있다. 메뉴 기다리며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요소!
나는 치즈 돈가스, 아빠는 안심 새우 돈가스를 주문했다.
고기가 아주 부드러웠다. 여태 먹어본 돈가스 중 최고~
먹다가 집에 있는 우리 엄마 생각나서 포장해 귀가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첫댓글 현대무용, 나에겐 난해한 장르.
사전 설명이나 해설이 있었으면 작품의 성격과
의도를 이해하기 쉬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