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란 원래는 graffito 라는 라틴어로서 기둥이나 벽에 긁어서 그린 고대의 그림이나 문자를 칭하는 말입니다. 뒤에 'o'를 빼고 -ti 를 붙이면 화장실등에 되어있는 낙서를 가리키는 말이 되는데요, 미국 슬럼가 등지에서 갱스터들에 의해 점점 발전되어 지금에 이르러서는 Street art 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Tagger
태거란 말은 그래피티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로 통하고 있습니다. Tag 란 단어에 '~하는 사람'이란 뜻의 접미사인 '-er'을 붙여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Tag이란 정가표, 꼬리표 등 뭔가 부수적으로 붙는 것을 총칭하는 단어인데요, 그래피티하고 나서 한켠에 자신의 심볼마크를 남기는 것을 태그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사인이죠. 이 태그의 디자인도 꽤나 중요시 됩니다.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태거에겐 태그가 자신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그래피티 해보기
가~아장 기본적인 그래피티 작업의 형태는 '도안짜기 => 스케치=> 배경=> 글자안에 색칠=> 검은색이나 진회색같은 어두운 톤의 색으로 아웃라인 따기 => 하이라이트 넣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의 도안을 짜는 공책을 '블랙북'이라고 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태클을 걸어주시길... 여튼 블랙북에 매일 스케치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하는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막막한게 사실이죠. 그럴 땐 유명태거들의 작품들을 참고하는것도 괜찮습니다. 어느정도 감이 잡히기전까지 도움받는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초안 스케치 도구는 무엇을 쓰든 상관없습니다. 샤프가 편한 사람은 샤프로 하고, 사인펜이 좋으면 사인펜으로 하고. 색칠 해 보는것도 마찬가지죠. 태거들은 마커를 애용합니다. (비쌉니다, 마커...=.,=) 본인같은 경우는 만화를 그리기 때문에 펜으로 형태를 잡고 그걸 스캔해 포토샵에서 색칠을 해봅니다. 물론 본인의 능력으로 표현이 가능한 정도까지만 효과를 줍니다...
연습장에다 스케치만 해서는 그래피티가 아니죠. 이제 실전을 위한 준비를 해봅시다. 스케치에 설정된 색으로 락카도 사고 사정이 되시면 건강을 위해 방독면도 하나 사시구요. 락카는 굉장히 몸에 안좋답니다. -방독면은 소방용품을 취급하는 곳에서 팝니다. 부산은 토성동 토성초등학교 근처를 잘 뒤져보면 나옵니다. 가격은 17000원에서 5만원 정도. 방진마스크라고 3500원짜리가 있는데 그건 말 그대로 먼지만 막아주고 락카의 가스는 그대~로 통과시킵디다...(ㅡ.,ㅡ;)
자, 이젠 벽만 구하면 되는군요. 마땅한 벽만 구하면 그래피티의 반은 했다고 보셔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초보태거에게 벽 구하기란 힘든 일입니다. 이것은 오랜 시간의 발품과 평소 벽만 보면 관찰(?)하는 습관이 없으면 하늘에서 떨어질 기회만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기다리진 마시길...) 일단 연습이니까 굳이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벽일 필요는 없겠죠? 적당한거 한놈으로 골라봅시다.
자, 이제 천신만고끝에 이차저차해서 벽을 구하셨으면 첫단계인 스케치를 해야죠? 스케치는 남은 락카로 아무색이나 해도 괜찮지만 굳이 선택하라면 '미색'이 적당합니다. 처음 벽을 앞에 두면 좀 막막합니다. 이 도대체 우째 스케치를 할꼬? 정답은 막가~ 입니다.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스케치는 윗 그림에 묻히는 것. 조금 삐져나간다고 큰일나지는 않죠. 스케치 할때는 종종 뒤로 물러서서 자신이 의도한대로 그려지고 있는지를 체크합니다. 벽에 가까이 붙어서 그림을 그리다보면 자신이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를 알 수 가 없으니까요.
스케치도 끝냈으면 이제 칠을 해야죠. 먼저 글자 안쪽을 하신 다음에 배경 칠하면서 삐져나간 부분을 덮으시면 됩니다. 만약 배경이 좀더 글자 안쪽으로 삐져들어올 일이 많다 싶으면 순서를 바꾸셔도 상관없습니다. 편한대로 하세요.
칠하기까지 끝났으면 이제 아웃라인 따기를 할 차례군요. 사실 초보에겐 이 부분이 제일 고역입니다. -저 역시 아직 그렇고.- 칠하는거야 삐져나가도 덮어주면 그만이지만 아웃라인은 우짜라고? 결론은 최대한 안삐져나가게 해야한다는 겁니다.(;;) 무책임합니까? 무책임해도 어쩔수 없습니다. 밑에 그려진 걸로 수정해도 되지만 이미 다 그려놓은거 다시 수정할려면 꽤나 고역일 겁니다. 오로지 꾸준한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아!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꾸준히 연습하셔서 아웃라인 따기에 성공하셨으면 하이라이트를 넣어봅시다. 글자에 명암의 각 단계를 넣어서 입체감을 줄 수 도 있지만 그건 먼훗날 해보기로 하고 빛만 넣어봅시다. 먼저 어느 지점에서 빛이 비춰지는지를 설정하세요. 왼쪽위? 아니면 오른쪽위? 여기서는 왼쪽위로 해봅시다. 왼쪽위에서 빛이 비춰진다고 생각하고 글자를 한 물체로 본다면 빛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만 빛나겠죠? 그 부분만 흰색 락카로 선을 그어줍니다. 이건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고 작품들을 참고하세요. 이렇게 하면 명암의 각 단계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입체감이 살아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진짜진짜 마지막, 빛이 산란되는 효과를 해볼까요? 여러분 어릴때 빛나는 별 그려보신 기억이 있으시죠? 그걸 상상하고 그리시면 됩니다. 이것 역시 작품 참조. 말로 설명하자면 흰색 락카로 긴 십자 긋고, 그것과 어긋나게 작은 엑스 긋고, 그 중앙에 대고 락카를 멀리서 몇번 길게 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