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공정하다는 착각
저자 : 마이클 샌델
출판사 : 와이즈베리
선정자 : 크로
모임일 : 2021-03-22 (월) 오후 8시
장소 : ZOOM 화상회의
작성자 : 여름숲
참석자 : 가을햇볕, 여름숲, 크로
- 코로나 방역에 동참하여 ZOOM을 통한 화상회의로 진행하였습니다.
위 내용은 전 작성자 크로님의 글에서 긁어왔습니다. 좋은 형식인듯 ㅎㅎㅎ
크로
이 책은 모니터링 하고 있었지만 저자 마이클 샌델이 정치철학을 다루고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잠시 미루어 두었었는데..현대사회를 지배하는 핵심적 이념적 힘의 논리인 능력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 어떻게 얘기를 풀어갈까 궁금하여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또한 이 저자가 늘 만족도 높은 저작물을 내 놓아서 실패확률이 낮기도 해 선뜻 선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논리도 정확하고 논리의 전개가 어렵지 않고 명확하게 철학적 얘기지만 현실과 접목하여 잘 풀어내고 있다.
나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공리주의적 생각이 강한 사람이었는데 저자는 효율성을 떠나 본질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에 대해 설파하여 인상 깊었다.
현실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가지고 있다. 물론 미국의 문제점을 얘기하지만 이 주제는 전세계적인 문제들이다. 부의 양극화와 학력에 다른 직업의 양극화 등 미국현실에 대해서 의미있는 얘기들이 많다. 물론 우리나라도 미국적 정치시스템을 따라가므로 당연히 우리에게도 적응되는 문제들이다.
다만 책의 앞부분에 능력주의의 히스토리를 얘기하며 기독교적 근간을 풀어내는 부분들은 지루한 면이 있었다. 청교도주의와 개신교에서의 능력주의 접목은 지루했으나 나머지 부분들은 현실에서 적용되고 이슈화되는 것들을 철학적, 이론적 배경으로 잘 설명해서 참 좋았던 책이다.
능력주의는 너무 막강한 논리라서 반박이 쉽지 않으나 보상을 너무 과하게 얻고 있고 현대사회의 자유로운 경제시스템에서 몰리는 부를 조금 분배해야 하지 않느냐 정도의 문제의식 정도를 갖기 마련인데 철학적으로 능력에 따라 배분은 근거가 없다고 논리를 펴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다. 사회구조가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공공선을 이루어야 하는데 그것을 능력주의가 파괴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에게 모욕을 주고 서로 간에 통합불가한 간격을 만드는 본질적 문제에 대해서 잘 짚고 있다. 능력주의가 본질적으로 사회시스템에서 단지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정책이 잘되어 부의 분배가 잘되어도 사회에 역할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엄청난 모욕을 느끼게 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맥을 잘 짚었다.
가을햇볕
샌델의 책은 이해되고 맞는 말이고 공감되지만 읽기가 힘든 건 번역의 문제인지 이해력 부족인지 모르겠다. 능력주의 시대에 운이나 행운, 복불복을 거론하는 것은 웃기지만 타고난 재능보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운에 의해 많은 것이 정해지는 걸로 보이고 책의 그런 부분들에 많은 공감이 됐다. 예컨대 내 선택의 문제도 있겠지만 대기업에 들어가 계속 근속하는 것과 작게 내 사업을 하는 것은 거기서 상황별로 선택의 순간에 어떤 운이 주어지는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않는가. 그러므로 운이라는 것이 있기에 겸손한 마음을 갖고 행동해야 함을 공감한다.
저자는 미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현실과도 같다.
p262 세습 특권 귀족제는 능력주의 엘리트층에게 자리를 내주었으며, 그들은 지금 그들이 내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특권을 갖고, 이를 확고부동하게 하려 못질을 해댄다.
이 문장을 보며 여말선초에 신진사대부가 권문세가를 몰아내고 조선을 세우며 자신들의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어가는 것이 떠오르며 역시 역사는 돌고 돌며, 누구나 다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화를 다룬 책 힐빌리의 노래가 있다. 미국에서 화이트 트레쉬 = 레드넥 = 힐빌리로 대변되는 미국 저소득층의 자녀가 가족의 사랑과 지지를 얻어 성공하게 되는 모습을 그리는데 마이클 샌덜의 이 책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압축판 아닌가 싶어 거론한다.
결론적으로 부의 양극화와 학력격차는 해결책 자체가 없지 않은가 싶어 안타깝고 사회가 불평등하고 능력주의가 고조될수록 학력주의는 악순환되는 걸로 보인다.
좀전 크로님이 언급하신 능력주의 역사적 기원을 얘기한 기독교적 기반에 대한 역사적인 얘기들은 오히려 지루하기보단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여름숲
가독성이 좋지를 못하여 정성들에 읽게 된 책이다. 읽으며 내용은 좋아서 하나하나 체크 메모 하며 읽게 되고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고 메모를 하다 보니 일관된 흐름이 보인다. 기독교적 베이스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여 이후 벌어지는 많은 사료들과 인용하에서 동어반복을 통해 일관되게 쌓아가는 불평등과 막혀버린 계층간 이동, 학력주의가 개인 100%의 능력이 아닌 학력주의로 성취한 그 개인에게 오만함을 주고, 저학력을 가졌지만 100% 그들의 책임이 아닌 이들에게 모욕을 주는 것들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처음부터 계속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흐름이 있다. 스카이캐슬로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만연해 있는 문제를 극단적으로 표현해준 드라마인데 우리 집의 일로 가깝게 다가오는 경험을 했다. 고등학생인 조카에게 고액의 과외를 시켜 대학을 보내려는 모습을 보며 그 아이가 그런 과정을 거쳐 가지게 되는 학력수준은 그 아이의 능력인가 타고난 숟가락 색깔의 문제인가가 마음에 걸려들었다.
타고난 부와 배경이 그 사람만의 것이 아니듯 잘 못사는 것도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는 최소한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마이클 샌델의 입장이고 해결책도 대학학위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도 공공선을 위한 기여를 했다면 그 사람의 기여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한 예로 마틴 루터 킹이 청소부들의 파업 연설에서 청소부들이 쓰레기를 열심히 줍지 않으면 전염병이 창궐한다. 그러므로 청소부의 노동과 의사의 노동은 똑같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공동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들의 노동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줘야 한다고 한다. 그 사상에 공감을 한다.
사회가 극한의 대립의 길로 가는 세상에서 마이클 샌델은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꾸준히 소리쳐 주는 스피커의 역할이다.
이건 불공정해 네가 많이 가졌지만 이건 네 것이 아니고 너 혼자 이룬거 아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과정 안에 넌 잠시 조금 더 가졌을 뿐이야라고 제어를 걸어주고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도 이건 네 잘못이 아니고 운이 없었을 뿐이야라고 계속 얘기해주는 스피커로서의 역할은 정의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를 거쳐 이 책에서 공동체의 선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으로 좋아지리라는 생각은 못하지만 극단으로 양극화되는 사회에서 그 간극을 잡고 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간단한 소감을 올렸더니 인상적인 댓글이 있어 소개한다.
“인간 세상엔 정의란 없다.
나에게 정의란 누군가에게는 고통일 수도 있으니“
그리고 저의 답글로 마무리 합니다.
“아픈말이지만 기꺼이 감내해야 할 고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전세계 인구수만큼의 정의를 가지면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하고싶은 얘기가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크로님 추가 발언이 있었습니다
사고실험을 한다고 가정합시다.
절대적 판별자가 있어서 어떤 사람의 운을 모두 공제하고 실제 노력으로 성취한 성취의 지수만을 평가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성취지수 100으로 100에 대한 대가를 가져가는 자가 있고, 성취지수10을 이룬 사람은 10만큼의 대가를 가져간다면 논리적 이론적으로 정당하지만
10을 가져가는 사람이 나 10만 가져가는 거 못 받아들여 라고 한다면 그10을 가져가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 마이클 샌델의 주장에서 내가 받아들인 바이다.
우리가 함께 얘기했던 칼 폴라니의 저서 중 완벽한 자본주의가 구현된 적이 없다 완벽한 자본주의가 구현되는 순간 자본주의는 붕괴되고 그것은 사회의 자기보호가 발동된 모습이다. 사회가 견딜 수 있는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고 모든 문제는 타협이 가능하다. 그런 이치로 물론 법으로 정당한 판결을 받았음에도 박근혜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들의 뜻도 존중해 정치적 타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으윽... 동의할 수 없습니다.. by 여름숲 물론 제동의와 무관하게 받아드신 바+생각이시겠지만)
햇볕 : 좋은 것과 옳은 것이 있다면 좋은 것보다 옳은 것을 우선해야 한다.
여름숲 : 경제나 사회가 너무 엘리트주의로 흐르며 너무 과잉대표화 되는 것이 문제다
국회의원 300명 중 왜 그리 검사 변호사 판사가 그리 많은 것인가 법 기술자가 있으면 되는 거지 국민의 직업군을 실제로 대표할 구성비로 국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햇볕: 지역구 없애고 비례대표 500명 가즈아~~~
와와 옳소오오오~~~~~
첫댓글 능력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능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마이클 샌델의 조근조근한 이야기.
'기회의 평등 = 공정하다'는 명제가 운과 능력(or 재능)과 결부되면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이클 샌델의 일관된 이야기.
좋은 재능을 타고 났거나, 때마침 내가 가진 재능이 시장에서 환영받는 운을 타고 났다면 절대 겸손할 것. 그리고 사회에서 도움받은 것에 대해 환급할 것.
수고하셨어요^^
p37 '나의 성공은 내 스스로 해낸 것' 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준다. 그리고 만약 입시에 실패하면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자기 자신의 잘못'이라는 인식도 심어주게 된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지나친 부담이다. 시민적 감수성에도 유해하다. 우리가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사람 또는 자기충족적이 사람으로 볼수록 감사와 겸손을 배우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런 감성이 없다면 공동선에 대한 배려도 힘들어지게 된다.
이부분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