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의 한류화, 어떻게 이룰 수 있다 보십니까?”
김지환 작가에게 첫번째로 던진 질문이다.
“한국적인 소재, 한국적인 색,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는 한국인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라고 김 작가는 말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것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흔히 쓰는 말이 아닌가 싶다.그런데 정작 한국의 세계화는 우리의 것, 한국 전통의 미(美)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업작가로 오로지 한국에 머물며 그림만을 그려 온 김지환(Kim, Chi-Hwan) 작가는 “한국미술의 한류화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림이 먼저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국그림의 세계화, 가장 충실한 것은 우리의 것, 한국적인 전통의 미, 자기의 고전적인 것을 살려야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전통의 것을 모두 지워버리고 서구화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한다.
“화가가 한국에서만 죽어라 하고 그림을 그려도 인정을 못받고 나가서 해외 미술계에서 인정받고 한국에 들어오면 인정받는 한국인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그림이 세계화 되려면 한국 내에서 그림을 그려 인정을 받도록 해야죠. 그런데 화가로 성공하려면 국내에서만 그림을 그리면 안되고 프랑스로 미국으로 나가 그림공부도 하고 경력도 많이 쌓아야 한다는 이런 인식이 너무 강해요.”
김지환 작가의 말을 들어보니 한국미술의 한류화,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인식에 먼저 큰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김지환 화백은 어떤 작가인가?
먼저 그의 프로필을 보았다. 중학교 때부터 부모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출하면서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그는 현재 60대 중반으로 50년 넘게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그런 화가 출신 치고는 화려하지가 않다. 본인도 인정한다. 하지만 김 작가의 화풍은 분명 특별함이 있고, 화가로서의 열정이 베여있다.
그는 40대 중반 큰 변화를 겪는다. 젊은 시절 한창 그림을 그릴 때는 잘 그린다 생각했던 그는 자기만의 특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회의와 매너리즘에 빠져 방황을 하게 된다. 배낭 하나를 달랑 메고 그는 여행을 떠난다.
가을이다. 첫 출발지는 문경 철길, 황야에 쫙 뻗어있는 녹슨 철길을 보고 “아름답다!”는 감탄과 함께 철길을 따라 걷다보니, 정착하게 된 곳은 태백산 승부역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 철암역을 종점으로 하는 탄광촌. 이곳은 철길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왠지 나가기가 싫었다고 한다. 수평선과 맞닿아 있는 철길을 보면서 사람도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철길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야 끝까지 간다. 똑같이 가야 영원히 간다는 인생철학도 갖게 되었다.
탄광촌에 머문 김 작가는 철길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다. 붓 대신 나이프(쇠칼)로 유화를 그리며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간다. 이때가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10년간의 시간이다. 탄광촌 폐가를 화실로 사용했다.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었는데, 어느날 동해로 라면을 사러 간 사이에 폐가가 불에 홀라당 타버린다. 동시에 그가 10년간 그렸던 그림 200점도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다행히 철도청 후원으로 서울역 역사(驛舍)에서 전시회를 갖기 위해 추려낸 그림 100점이 남아있었다.
누군가가 폐가에 일부러 불을 냈다는 것이 김 작가의 말이다. 폐가이지만 어차피 내 집이 아닌 남의 집이었기에 누구한테 따져 물을 수도 없었다. 인생무상인가!
김 작가는 또다시 여행을 떠난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한계령, 앞에 펼쳐진 설악산을 보며 그는 山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를 느끼게 된다.
지금 김 작가는 설악산 시리즈 30점을 완성하는 단계에 와 있다. 푸른 청청한 용아장성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공정률 80%라고 하다.
“저는 돈 벌 욕심은 없습니다. 담배값 정도, 그림 물감 댈 정도의 비용, 내 그림으로 인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림값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그림을 진정으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만족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43-8 번 지하실이 그가 온종일 그림을 그리는 ‘청담화실’이다. 독신으로 오로지 그림 그리기에만 빠져 살아온 그의 삶은 외모에서부터 확연히 나타난다.
기자는 다시 물었다. “한국미술이 세계화가 되고 한류화가 되려면 한국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하셨는데. 한국적인 그림은 무엇입니까?”
“오방색, 빨강, 노랑 파랑, 검정, 흰색, 즉 무속신앙색이라 하는데.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속신앙의 원색개념을 살린 그림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만의 색을 죽이고 그림을 그리고 있죠.”
분명 국가, 민족마다 전통적이면서 독특한 색이 있다. 오방색이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리는 독특한 색이라 본 것이다.
붓 대신 나이프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작업풍경 또한 독특하다. 그의 그림을 가까에서도 보기도 하고 한발 떨어져 보기도 해본다.
태백산 탄광촌 철길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탄광촌 노동자의 고된 삶이 투박하게 나타나면서도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철길이 아름답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 들고,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가까이 보면 거칠게 보이지만 좀 떨어져서 보면 산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 밀려온다.
김지환 작가는 그림을 여인에 비유한다.
“성형을 한 100% 완벽한 여인은 아름다움이 오래 가지 못해요, 오히려 완벽하지 못하지만 평범한 여인에게서 볼 때마다 정이 생기고 새로움이 있죠. 질리지 않습니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볼때마다 새로운 뭔가를 보고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훌륭한 화가는 사진과 같은 완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미완을 그려 사람들이 미(美)를 찾도록 해주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김지환 (金知煥) Kim ChiHwa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개인展
~ 은비령 - 아라 아트갤러리 초대展 '14,8
하늘세평 - 영원한 평행선 철길展 (문화역서울284 ‘12,10)
태백 가는 길展 - 동해, 태백. 철암갤러리 외 ('94 ~ '02. 3회)
그룹展
국내 중견작가 100인展 외 150여회
한국구상회화, 한국회화 위상展, 작은작품미술展외 다수'91~'15
해외展
(미주 뉴욕, LA,한인 이민100주년 기념 초대展.'01)
(캐나다 현대미술展 - 토론토 갤러리.'03)
(한국,독일 미술 교류展 - 뒤셀도르프 카스트시 '11)
(한국,중국,일본,싱가폴,) 초대작가 교류展, '98~'14
현재, 전업작가,작은작품미술,한국회화위상전,자문위원
전화 / 010-4250-5001 / E-mail / cjdeka55@naver.com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43-8 청담화실
■ 김지환 작가의 작업노트
영원한 평행선 “철길”을 통해 희망을 그리는 철길 작가 김지환
서로의 간격을 유지해야 만이 비로서 하나가되는 영원한 평행선 “철길” 시작도 끝도 없는 우리 인간 삶의 끝없는 이기적 욕심과 소유욕은 결코 부질없다는 것을 부여하며 작업,
짧은 밝음 - 그리고 긴 어둠만이 존재하는 그곳, 태백의 하늘은 말 그대로 하늘세평 이다,
물 도 땅도 까만 그곳과 이어주는 유일한 소통, 영원한 평행선 “철길”위에 미래 희망을
담은 그림. 작가 김지환은 “비록 내 한 작품이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잊혀가는 것에 대한 그곳이 작품으로나마 영원히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다,“
현재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세련된 작업 기법에 따라 많은 작가들이 소품과 재료를
사용하여 평면그림을 그려내고 있지만 작가 김지환의 작품기법은 오로지 캔버스위에
나이프와 물감만을 사용, 전통적인 나이프 그림만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비구상이 아닌
구상화를 붓이 아닌 나이프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독창적인 기법이다.
작가 김지환은 그림을 여성과 비유하면서 그린다.
첫째 / 화장 ( 민 낮 보다는 화장한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듯 그림 역시 채색선택. )
둘째 / 의복 ( 옷이 날개란 말이 있듯 평면그림의 경우 작품과 어울리는 액자선택 )
셋째 / 조명 ( 상황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듯 그림 역시 조명선택. )
붓만을 사용한 평면그림의 경우 세 번째 조명이 없어도 작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나이프 그림의 경우 세 번째 조명이 작품 질감 효과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새로운 것에 대한 경쟁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만이 대안이다."
작가 김지환의 작품은 항상 서민들의 꿈과 애환을 목격자로 그려놓는다.우리의 과거는
때로는 연민의 대상, 때로는 아쉬움의 대상으로 차창 밖의 풍경과 중첩된다.
그러나 그것은 체념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향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어긋나지 않기 위해 영원히 일정한 간격으로, 같은 길을 가는 철길처럼
시작과 끝이 같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염원하면서 작가 김지환의 작품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월간미술 아트매거진 인터뷰기사.

아트앤페어 송영민 대표와 김지환 작가

동포세계신문 김용필 편집장과 김지환 작가

태백산 탄광촌에서 지내면 그렸던 철길 ... 200점은 불에 타 소실되고 남아있는 100점 중 하나가 화실 벽에 걸려 있다.


작업중인 설악산 상아장성
▼ 아래 작품은 완성작으로 설악산 은비령



▶ 작품 이미지 제공= 아트앤페어 http://www.artnfa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