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 적당히 구색 갖춘 그렇고 그런 문화원 정도겠거니 생각했다가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된 문화원의 전문적이고 폭넓은 규모에 깜짝 놀라고, 이 공간이 한 부부의 땀과 열정으로 일궈졌다는 사실을 알면 또 한 번 놀란다.
중남미문화원은 30여년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에서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 홍갑표 부부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들 부부는 1993년 공직에서 은퇴 후 그 간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중남미에 대한 열정을 모아 문화원을 설립하게 됐다.
우리가 흔히 중남미 또는 라틴아메리카로 부르는 지역은 미주대륙에서 북미의 캐나다, 미국을 제외한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해역 및 남미대륙의 제국들을 말한다. 1994년 개관한 중남미박물관은 아즈테카, 잉카문명 등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남미 각국의 찬란했던 고대 문화유산과 역사, 생활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외국문화관련 박물관이자 아시아권에서도 유일한 중남미 전문박물관이다. 그런 만큼 토기, 석기 및 목기, 가면, 민속공예품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고 각종 영상물과 전문서적도 갖춰져 있다.
박물관 중앙홀은 천장에 금빛 태양상이 떠 있어 문화원 전체를 밝게 해준다. 주변으로는 채광창이 있어 중앙 바닥의 식물들이 자라는 데 필요한 빛을 제공하게 설계됐다. 또 분수대가 여름에는 열기를 식혀준다. 무엇보다 분수대는 잔잔한 라틴음악과 어울려 문화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홀을 둘러가면서 4면의 벽에는 성화와 성물들 그리고 조각품들이 있고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놓여 있다.
박물관에 이어 1997년 개관한 미술관은 중남미 현대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중남미 18개국이 서울에 상주공간을 개설하고 있으나 한국에는 그들을 위한 전시장소가 마땅치 않다. 상업성이 없는 작품이라고 판단해 좋은 공간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중남미의 화가들에게 공간을 빌려주고, 동시에 주한 중남미 공관들의 전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술관을 97년 9월 개관했다.
2001년 11월 문을 연 조각공원은 중남미 12개국(멕시코, 베네주엘라, 브라질,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포르투갈) 작가들의 우수한 조각작품들과 인디오풍의 인디헤나 형상들의 조각품이 함께 전시돼 있다. 코요아칸 대문을 들어서면 산책로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국내에도 애호가가 많은 멕시코 작가 빅토르 구티에레즈의 청동조각 ‘카르멘-빛과 희망’을 비롯해 파라과이 작가 코키루이즈의 돌조각 등이 눈길을 끈다.
남편이 중남미 대사 시절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현재의 박물관 유물 대부분을 사들였던 부인 홍갑표(중남미문화원 이사장) 씨의 오랜 꿈과 남다른 열정이 엮어낸 결실이다. 홍 이사장은 야외 조각공원의 설계도까지 직접 그렸는가 하면 3년여 계속된 작업기간 내내 2,000여평의 야산을 직접 오르내리며 현장을 누볐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 부부는 '박물관-미술관-야외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결실을 엮어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삶과 꿈이 일궈낸, 아름다운 공간이다. 031-962-9291/7171
박물관에는 민속공예품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중남미 전통음식을 맛보세요 예약을 하면 주중 점심시간동안 빠에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스페인에서 전래된 이 음식은 오늘날 스페인뿐 아니라 중남미 각국에 널리 퍼져 있는데, 중남미문화원에서는 빠에야 조리법 강의를 통해 음식문화도 전파하고 있다. 월~토,공휴일 12:00~14:00(하루 전 예약) 점심식사 후 빠에야 요리강좌가 있으며 일요일은 차와 음료만 가능하다.
따꼬(Tacos)는 멕시코 전통 대중음식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이다. 옥수수 전병인 '또르띠야'(Tortilla)에다 소고기,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 등을 잘게 썰어 양파, 파인애플 등과 섞은 후 멕시코 양념(Salsa Mexicana : 메콤한 맛)을 곁들여 먹는다. 또 다른 것으로 '께사디야'(Quesadilla)로 치즈를 녹여 곁들여 먹기도 한다. (단, 따꼬 음식은 날씨관계로 4월에서 10월말까지만 한다)
조각공원의 코요아칸 대문을 들어서면 산책로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가는 요령 구파발 방향에서 통일로 방면 직진->대자 3거리에서 의정부 방면으로 우회전(39번 국도)->간촌에서 죄회전 300m->훼미리마트 골목으로 진입 후 이정표 참조.
혹은 행주대교-39번 도로(의정부 방향)-벽제고가 못미쳐 우측길로 진입-1번 국도(통일로-문산,봉일천 방향)로 좌회전 약 1km에 필리핀참전비 앞 신호등에서 우회전-65번 도로에서 3km- 좌측 방향에 문화원 위치.
강변북로 이용 시 능곡, 고양시청으로 빠져 39번 국도 의정부 방면으로 약 20km 직진, 벽제역 지나 현대APT 앞으로 좌회전한 후 약 1km 직진해 화성아파트 뒤에서 좌회전하면 약 300m 우측에 문화원이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로 나와 좌석버스 158-1, 158-3, 33, 332, 757번 이용한다. 고양동 시장에서 하차해 마을버스 1006번을 타면 문화원 앞에 내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