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는 쏘코트라로 돌아간다.
견치호와 연다정이 통제소 사령실에서 업무 숙지에 열심이다.
이 일이 끝나면 내일 아침에 제주군도로 갈 예정이다. 휴가를 함께 보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제주군도라고 하는 것은 지각 변동으로 반도가 이동할 때 제주섬도 이동을 하면서 대마도와 붙어버리고 주변에 대륙붕이 솟아올라 하나의 군도를 이룬것이다. 그후 기후변화 때문에 열대식물군이 늘어나서 열대밀림 같은 환경이 조성되었고, 한국 정부에서 남극과 교환 조건으로 국제사회에 기증하여 다국적 관광지가 되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은 이유는 인근 바다속에 태평양 심해에만 서식하는 <뉴트라 크라> 가 대거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이것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이다. 그 식물은 수명이 이억오천만년이나 된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긴 생명체인데, 계속적인 세포증식 방법으로 노화가 일어나지 않아 계속 살아 있는 것이다.
<견치호>와<연다정>
두 사람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로벗을 훈련 시키는 힘든 과제다.
지하 챔버에 저장중인 로벗들은 원자력 추진 인공지능 로켓형인데, 원자 추진체를 부착하면 약 2만년 정도의 우주 항해가 가능하도록 설계 되어 있다. 쏠라 씨스템 밖의 우주에 생명체가 사는 행성 탐사용으로 싸움보다는 외계인과의 교신, 접근, 의사소통등의 기술을 습득 시키는 훈련이다.
우주로 향하는 원대한 계획은 앞으로 닥쳐올 빙하기에 대비, 다른 행성으로 이주 하기위하여 실시하는 과학적 프로젝트이다.
백만개의 로벗을 우주로 보내는 일, 코리아 코스모 폴리탄 통제소의 비밀 계획 그 핵심에 <견치호>가 서게 된다.
그렇다면 이 로벗을 인솔하고 우주 여행을 떠나는 총책으로 ,<견치호>가 유력하다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일,,,,,,,
어쩌면 삶의 과정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애정행각, 여자의 성을 타고나 얄궂은 운명속에 성전환, 남성화 하고, 조직생활을 거쳐, 여기까지 도착한 그, 인간으로서는 가장 야멸찬 운명을 지니고 살아온 그는-------
생애 단 한번, 그리고 마지막
아-, 애처럽고 측은한
그러나
그 흔적 영원히 남을 사랑 하나
지금 그 봉오리 피어나느니
가을 단풍 질 철에 어이-
그 사랑 길 것을 바랄 까.
<견치호> 그는 누구라 해야 하는가, <연다정>과 함께 코스모스 길을 따라 길게 뻗은 페이브먼트, 아스팔트 새로 포장한 고속도로, 그 길을 달려가는 복고풍의 세단, 훼라리 2011년식, 에어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린 두 사람은 승용차를 타고 호텔 <로즈>로 향하고 있다. 오른 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왼쪽으로는 멀리 한라봉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 우리 저 휴게소에서 쉬면 어때 ? ” 견치호
“ 응 그래요, 나, 아이스크림,, ” 연다정
“ 날씨 끝내준다 ”
“ 그러게 역시 우리는 행운아야 ”
치호가 매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동안 다정은 전망대에 올라가 망원경을 본다.
바다가 보인다. 속이 시원해 질 만큼 화면 가득한 바다. 얼른 방향을 휴게소 마당으로 돌려 치호를 찾는다. 눈앞으로 확 다가온다. 입술이 클로즈업 된다. 김이 무럭 무럭 나는-- 아무튼 뜨거운 그 무엇, 그 무엇이 그녀의 입술에 닿는다.
여기는 호텔 <로즈 >
밖에는 가로등이 졸고, 남태평양의 다습한 바람이 어두운 골목을 휘감고 돌며 호텔 창문을
기웃 거린다. 우리도 몰래 방안을 들여다 보자.
넓은 그리고 럭셔리한 침대 풍만한 여체, 비너스, 아무렇게 내던져진 듯한 그 육체의 향연, 그런데 이게 왠일, 왜 이 넓은 야망의 늪지대에 저 늘씬한 여체뿐인가. ?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견치호의 상상의 나래일 뿐이니까.
그날 밤
하나는 조금 전 그 침대에, 다른 하나는 그 옆방에서 개기 월식하듯 까만 밤을 보낸다.
그리고 아침은 한정식으로 간단히, 그게 이들의 레파토리다.
그런데
인간의 상상은 그 한계가 있다.
여기에 상상이 현실로 펼쳐지는 슬픈 멜로드라마가 연출되고 있음을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다. 바로 옆방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엔카> 와 <헤라 >
모쓰 박사에게 서약을 한다, 죽어도 좋다는, 죽어도 좋아---사랑
“ 준비를 하는 동안 어디든 여행해도 좋아, 2주간의 시간을 준다 ”
“ 우리 제주에 가요 ” 헤라가 유도한다.
“ 그러지 ”
여행을 하려면 <엔카>의 의상이 원만해야 한다. 창 넓은 모자로 얼굴을 가리면, 그리고 넓고 짙은 썬그라스가 커버해 줄 것이다. 풍성한 상의가 몸을 가리고. 특수 제작한 구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엔카>의 의상 컨셉이다.
아무튼 이 둘도 제주를 향하고, 그날 밤 같은 호텔 <로즈 >에 여장을 푼다.
비극은 찬란하지만 밤에 태어난다. 로즈호텔 805호실,,,,
한 여인이 흘리는 눈물은 온통 침대를 적시고 강물이 되어 흘러 저 우주의 먼 바다로 흘러간다.
“ 엔카” 헤라의 음성, 강렬한 힘이 그녀를 압박한다.
“ 미안해, 우리의 의지는 아니잖아,, ? ” 엔카도 운다.
“ 아-, 안아줘요 ”
“ 같이 죽자. 함께 저 멀리 우주로 가자 ”
“ 안돼요, 이를 악 물고 참아요 ”
“ 당신이 죽으면 핑코도 죽어요 ”
헤라의 바램이 강렬하다. 개가 사람이 된다. 그리고 그 후손이 대대로 인간 일등급으로 산다. 더 이상의 동물 가혹행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죽음은 의미가 있다.
둘은 온밤을 불살라 혼을 태운다. 그리고 조용히 새벽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