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위스터〉에서 주인공 조는 토네이도에 아버지가 날아가는 것을 목격한 후 토네이도 내부의 풍속과 기온, 압력 등을 알아내는 연구를 시작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토네이도의 형성과 실체를 밝혀 지금보다 더 정확한 예보로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인공은 토네이도 계측기 「도로시」를 토네이도 중심에 밀어 넣고 그 속으로 들어가서 온몸으로 강풍을 견뎌 내며 쇠파이프를 꼭 잡고 몸을 묶어 의지한 채 강도 5급 토네이도의 중심에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러한 토네이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토네이도란?
토네이도
많은 사람들이 토네이도와 용오름을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용오름은 ‘격렬한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기둥 또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적란운 밑에서 지면 또는 해면까지 닿아있는 현상’으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전래된 우리나라 고유의 용어입니다.
기상학적으로는 육지에서 발생되는 용오름을 랜드스파우트(landspout), 해상에서 발생되는 용오름을 워터스파우트(waterspout)로 구분하지만, 미국 중부 대평원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에 대해서는 랜드스파우트(landspout)라는 용어보다 토네이도(tornado)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토네이도는 미국 중부 대평원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인도, 이탈리아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육지에 용오름이 가끔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바다에서 용오름이 심심치 않게 관측되고, 육지에서도 용오름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가끔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발생한 용오름으로 인해 해안가의 민가에 물고기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용오름은 조건만 갖추어진다면 지구상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기상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용오름은 적란운의 발달과정에서 관측되지만, 태풍의 상륙 시에도 발생합니다. 또 복잡한 지형을 갖는 해안 근처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확실한 것은 미국 중부 대평원에서 발달하는 대규모의 강력한 토네이도에 비하면, 바다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은 규모나 강도면에서 훨씬 약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 중부 대평원이 강력한 토네이도의 발생이 가능한 기상학적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오름의 발생 원인
용오름
그렇다면 용오름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용오름을 발생시키는 모체는 급격히 발달하는 적란운입니다. 적란운이 급격히 발달하기 위하여 대기가 극히 불안정하여 대류가 활발한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지면이나 해수면 온도가 대기의 온도보다도 훨씬 높고 대기 하층이 습하고 대기 상층이 차고 건조할 때 일어나기 쉽습니다.
예컨대 동해의 해수 온도가 높고 상층에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 경우 또는 여름 낮 동안의 열대 해상에서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거대 적란운은 넓이가 수십 km 정도나 되며 높이는 10km 이상으로 발달합니다. 적란운 속에서는 강한 상승 기류에 의해 수증기가 응결될 때 나오는 열이 구름 속의 공기를 데워 주므로 가벼워진 공기의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됩니다. 거대 적란운 내부의 공기는 상승하면서 회전을 하고, 회전하고 있는 공기는 거대 적란운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계속적인 공기의 상승은 더 많은 수증기를 응결시키고 그 때 발생하는 열에 의하여 상승은 가속되고 회전은 급격하게 빨라져 적란운 하층에는 지름 수 km의 용오름 회전 모체가 형성됩니다.
미국 중부 대평원은 캐나다 극지역으로부터 차고 건조한 대륙성 한대 기단과 멕시코 만으로부터 덥고 습한 열대 해양성 기단이 만나는 곳입니다. 이 두기단이 만나게 되면 차고 건조한 대륙성 한대 기단의 밀도가 크기 때문에 덥고 습한 해양성 기단 밑으로 급하게 파고들어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 냅니다. 상승 기류에 의해 습도가 높은 해양성 기단은 상승하는 동안 빠른 속도로 적란운을 형성하고 이 적란운이 발달하면서 더욱 강력한 상승 기류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승 기류가 발달하는 곳의 지표부근 기압은 100hpa로 주변의 약 에 해당하며 초강력 진공청소기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것이 영화 〈트위스터〉에 나오는 토네이도의 생성 과정입니다. 이러한 토네이도의 중심은 초속 100m가 넘는 속도로 지상의 모든 것을 빨아올리기 때문에 이 속에서 안전장비 없이 사람이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먼저 사람의 피부가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할 뿐더러 초속 100m가 넘는 속도로 날아다니는 주변의 물체들을 피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대 적란운의 존재만으로 용오름이 발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용오름을 일으킬만한 소용돌이의 씨앗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동해 연안이나 울릉도의 경우 태백산맥 또는 섬을 넘으며 복잡한 지형의 영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나 기류의 흐트러짐을 만들어 용오름의 발달을 돕는 것입니다. 넓은 대양의 한가운데에서는 기류의 요란이 적어 용오름이 잘 발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용오름이 비교적 자주 발생하지 않는 것은 한반도 상공의 대기가 평균적으로 그렇게 불안정한 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네이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발생 원인과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토네이도의 예보를 위해서는 토네이도의 내부뿐만 아니라 토네이도 발생 전후의 모든 대기에 대한 정밀한 관측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이시각에 들러 다읽지는 못했고...감사요
강력한 자연의 위력.. 놀라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