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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천하제일의 공차(貢茶) | ||||||||||||||||||||||||||||||||||||
몽정차에 버금가는 자쟁차 명성이 자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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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촉(蜀) 땅이었던 사천(四川)에서 몽정차(蒙頂茶)가 중국 전역으로 그 명성을 드날리며 전파되어갈 때, 강남(江南)의 양선(陽羨)과 고저(顧渚)에서는 ‘자쟁차(紫箏茶)’의 명성이 일시에 전국을 강타하였다. 북송(北宋) 때의 채관부(蔡寬夫)가 지은《시화(詩話)》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당조(唐朝)의 차품(茶品)은 비록 종류가 많으나, 역시 촉차(蜀茶)를 중히 여기었다. 그러나 오직 호주(湖州)의 ‘자쟁차’만이 입공(入貢)하였다. 매년 청명(淸明)일에 공차(貢茶)가 도착하면, 먼저 종묘에 바치고, 그런 후에 측근 신하들에게 나누어 하사하였다. 자쟁은 고저에서 생산되는데, (고저는) 호주(湖州)와 상주(常州)의 경계 사이에 있다.”
이 기록으로 그 당시 자쟁차의 명성이 어떠했는가를 가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쟁차(紫箏茶)’는 절강성 장흥현(長興縣) 고저산(顧渚山)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고저자쟁(顧渚紫箏)’ 혹은 ‘호주자쟁(湖州紫箏)’이라고도 하며, 위의 시화(詩話)에서 소개됐듯이 중국의 유명한 공차(貢茶) 중에서도 상등품에 속한다. 절강 장흥의 ‘고저산’은 현재의 강소성 의흥의 차산지와 맞물려서 경계를 이루고 있어, 두 지역은 서로 생산하는 차를 분별하기 위해 각각 ‘자쟁차(紫箏茶)’와 ‘양선차(陽羨茶)’로 구분하여 내놓았다. 그러나 모두 진품 중의 진품들이다. 하지만 장흥의 ‘자쟁차’는 의흥의 양선차보다 그 품질이 더욱 우수하기 때문에 조정으로 바치는 공차(貢茶)의 양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당 대종(代宗) 대력(大歷) 5년(770년)에 호주자사(湖州刺史)는 공차의 수량을 체계적으로 늘리기 위해 아예 ‘고저산’ 옆 호두암(虎頭岩)이란 곳에 ‘공다원(貢茶院)’을 설치하고 직접 관리를 파견하여 차의 생산을 철저히 감시토록 하였다. 덕종(德宗) 건중(建中) 2년(781년)에 이르자 ‘자쟁차’의 진공(進貢) 수량은 무려 최고 3000여 근에 달하였다. 그러다 당 무종(武宗) 회창(會昌) 연간(841~846년)에 이르자 진공 양은 더욱 증가하여 무려 1만 8천근에 달하였다. 호주자사는 공차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입춘이 지나면 곧 산으로 들어가 곡우 때까지 있다가 공차(貢茶)가 다 만들어진 후에야 산에서 내려왔다. 즉 차를 따고, 만들고, 운반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공정을 감시 감독하였던 것이다.
황실에서는 또한 매년 처음 1진으로 오는 공차는 반드시 청명절 10일 전에 출발, 육로로 말을 몰아 신속히 운송하여 청명절 전에 경성인 장안(長安)에 도착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래서 이를 일러 일명 ‘급정차(急程茶)’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이는 황실에서 청명절 종묘제사 때를 맞추어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절강 장흥에서 장안까지는 거리가 무려 4천리나 되니, 당대의 교통 조건을 고려해 볼 때 10일 안에 차를 운송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당나라 때 ‘자쟁차’의 제작은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들 때 까지 고저산은 차를 따고 만드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인산인해를 이루어 마치 대보름 축제같이 시끌벅적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당시 ‘고저산’ 골짜기에서 차를 만드는 제다공인(製茶工人)들이 무려 1000 여명, 찻잎을 따는 채다공(采茶工)들이 3만 여명에 달했으며, 이들 총3만 1천여 명이 모두 꼬박 한 달을 매달려 일해야 비로소 ‘고저차’의 모든 공정을 마칠 수가 있었다고 한다.
고저(顧渚)의 자쟁차(紫箏茶)는 그 품질이 매우 우수하여 당대(唐代)시인 전기(錢起)는 ‘여조영다연(與趙營茶宴)’이란 시에서 “대나무 숲 아래서 자쟁차(紫箏茶)를 대하고 보니 말이 필요 없네, 도사들이 류하산(流霞山) 선주(仙酒)에 취한 것보다 훨씬 뛰어나네.”라고 하여 자쟁(紫箏)이 류하산(流霞山)의 선주(仙酒)보다 훨씬 뛰어남을 과찬하였다. 그리고 당시에 호주(湖州)와 상주(常州) 관부에서는 고저산 위에다가 두 고을(州)의 경계에 ‘경회정(境會亭)’을 설치하고 매년 차계절만 되면 두 고을의 관원들이 이곳에 모여 ‘햇차[新茶)]를 맛보곤 하였다. 당대 대시인이었던 백거이(白居易)가 소주(蘇州)의 관리로 있을 때, ‘경회정’다연에 보냈던 한 수의 시에는 그때의 상황이 잘 묘사되어있다. “멀리 밤중에 다산(茶山)에서 경회(境會) 다연(茶宴)하는 소리 들리네, 진주·비취 아름다이 단장한 여인들의 노랫소리와 반주소리 온몸을 휘감네. 차반(茶盤) 아래는 비록 두 고을의 경계로 나누어지지만, 등불아래에선 두 고을의 사람들 너나없이 모두 한 가족처럼 차를 마시네. 아리따운 아가씨들 연이어 춤을 추니 어느 누가 더 잘 추나? ‘자쟁차’와 ‘양선차’는 또 어느 것이 더 맛있을까? 지금쯤 ‘경회정’에선 다연이 열리고 있건만, 나는 북당(北堂) 창가에서 치료할 약이나 기다리고 있으니 절로 한탄스럽구나.”
이 시는 당시 ‘경회정’에서의 다연이 성황(盛況)을 이루고 있던 당시 상황을 잘 묘술(描述)했을 뿐만 아니라, 낙마(落馬)로 허리를 다쳐 '경회정'다연에 참가할 기회를 잃어버린 안타까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고저차(顧渚茶)는 당나라 광덕(廣德) 연간(763~764년)에서부터 명나라 홍무 8년에 파공(罷貢)될 때까지 전후 600여 년 동안이나 진공되었던 차이다.
‘자쟁차’는 당나라 때, 증기로 살청(殺靑)한 후, 빻아서 치는 과정을 거쳐 연자로 밀어서 압착하여 병차(餠茶)로 만들었다. 송대(宋代)에는 증청(蒸靑)하여 연고차(硏膏茶)로 만든 후, 틀에 넣고 압착하여 용단차(龍團茶)로 만들었다. 명나라 초, 홍무 연간에는 ‘용단차’로 만드는 대신 홍초(烘炒)류의 아차(芽茶)의 형태로 만들어 공차(貢茶)하였다. 이때부터 차의 형태는 크게 변하게 되어, 찻잎과 차싹의 크기에 따라 ‘자쟁(紫箏)’・ ‘기아(旗芽)’・ ‘작설’ 등의 품급으로 나누어 졌으며, 제다(製茶) 면에 있어서도 ‘증기살청’에서 솥에서 덖어내는 ‘부초살청(釜炒殺靑)’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다가 명말・청초에 이르자 ‘자쟁차’는 점차적으로 사라져, 20세기 40년대에 이르러서는 아예 ‘고저산’ 지역의 차밭들 태반이 황폐화되고 방치되었다. 따라서 ‘자쟁차’의 생산 또한 멈추게 되었으며 그 방법 또한 실전되었다. 70년대 말에 이르러 ‘자쟁명차’를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절강성 장흥현 정부는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자쟁차’의 제다법의 발굴과 연구에 전력투구하여 마침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고저자쟁의 선엽(鮮葉)은 지극히 여리고 부드러워 차싹과 잎이 막 전개되는 ‘일아일엽초전(一芽一葉初展)’이나 ‘일아일엽(一芽一葉)’을 표준으로 삼는다. 500그램의 마른 찻잎을 덖는데 드는 차싹・잎은 무려 3만 6천여 개나 된다. 선엽(鮮葉:생잎)을 따와서 5~6시간을 펼쳐놓아 수분함량이 72%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맑은 향이 날 때 덖어서 만든다. 가공공정은 살청(殺靑)・초건정형(初乾整形)・홍배(烘焙)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살청은 솥 속에서 진행하며 살청이 골고루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살청한 찻잎은 솥에서 꺼낸 후 펼쳐서 식히어 다시 솥에 넣고 덖으며 형태를 잡아야 한다. 끝으로 불에 쬐어 말리는 홍건(烘乾)을 하게 되는데, 함수량이 5%정도에 이르면 불에서 내리어 약간 펼쳐서 식힌 후 포장하면 모든 게 끝난다.
이 차는 ‘반초홍(半炒烘)’ 유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솥에서 덖어내는 부초(釜炒)법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또 불에 쬐어 말리는 홍배(烘焙)법도 함께 사용하여, 외형이 견실하고 또 비교적 완정(完整)하다. 향기가 진하며 탕색이 깨끗하고 맑다. 차 맛은 상큼하고 순후하며 회감하는 맛이 아주 좋다. 1979년에 고저 자쟁차를 회복하기 위한 제다를 시도한 이래로 서서히 그 명성을 회복하여 정부 부급(部級)과 성급(省級)에서 우수한 품질의 명차로 판명 받았다. 박영환/중국사천대학 객좌교수 |
첫댓글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79&aid=0000056717
현재의 중국차 대부분이 중금속 덩어리라고 합니다....납이 주성분...조심해서 마셔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