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의 남 형사로 우리에게 널리 기억되는 중견 탤런트 남성훈씨가 지난 18일 지병인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으로 별세했습니다. 그는 98년부터 투병생활을 해오다 최근 들어 병세가 악화돼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은 류머티스 관절염과 같은 일종의 자가(自家)면역성 질환입니다. 세균이나 외부의 이물질을 공격하는 임무를 띤 면역세포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엉뚱하게도 자신의 세포를 공격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그것이 관절이나 연골에 일어나면 류머티스 관절염이 되고, 신경세포에 일어나면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 또는 다발성 경화증이 됩니다.
병소가 신경계 여러 곳에 생기고, 손상받은 곳은 신경세포가 위축돼 죽는다고 해서 병명이 그렇게 붙었습니다.
주로 신경세포가 밀집된 뇌와 척수를 침범합니다.
대개 20~3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양인에게서 많이 발생되나 국내에서는 매우 희귀한 질병에 속합니다.
증상은 병이 생긴 곳의 신경기능이 상실돼, 시력장애, 걸음걸이 이상, 언어장애 등이 오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다가 재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료는 비정상적인 면역활동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입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러한 치료가 장기적으로는 병의 재발을 줄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난치병에 속합니다.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면역세포를 항암제 등으로 완전히 없앤 뒤, 시술 전에 미리 빼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잘못된 면역세포 생산라인을 완전히 갈아치워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입니다. 현재 미국 등에서 시술돼 좋은 결과를 얻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여의도성모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센터 등에서 이 같은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