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신체 검사를 하니 요산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통풍 약을 먹어야 하나요?
통풍이란 잘 알려져 있듯이 요산이라는 몸의 노폐물이 정상적으로 배설되지 못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요산은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많은 음식, 특히 육류, 동물의 내장, 어떤 종류의 생선 등이 몸속에서 소화되면서 나오는 분해 산물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음식물에서 섭취된 요산은 핏속을 돌다가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통풍 환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말해서 체질적 소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상적으로 요산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음식이 소화되면서 나오는 요산은 계속 핏 속을 떠돌고 어느 한계가 되면 피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몸의 여러 장기에 쌓이게 됩니다. 가장 먼저 쌓이는 곳이 바로 관절이고 이렇게 관절 안에 요산이 쌓이게 되면 어떤 계기에서 심한 관절염 발작이 나타나는 통풍성 관절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통풍이라는 진단은 단순히 핏속에 요산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내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상 요산 수치의 상한선 - 대개 남자는 7, 여자는 6으로 잡습니다. -을 넘는 사람 들 중 통풍 환자는 10%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 열 명 중 실제 통풍 환자는 한 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통풍으로 진단받으려면 요산 수치가 높은 것 뿐 아니라 통풍에 합당한 임상 증상을 보여야 합니다. 다만 요산 수치가 8 이상 올라가 있는 경우, 한번이라도 이유없이 관절이 아팠던 경우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풍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통풍 증상의 발생은 대개 고요산 혈증을 처음 발견한 후 20년 내지 30년이 경과하면서 생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2. 통풍 때문에 관절이 아픈 경우에는 다른 관절염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가장 중요한 차이는 관절이 아플 때는 몹시 아프다가 일단 가라앉고 나면 씻은 듯이 낫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가 엄지 발가락입니다. 다음으로 발등, 복숭아뼈 부근, 무릎 등의 순서이고 손가락이나 팔에는 흔히 생기지는 않습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한 번에 한 군데 이상이 아픈 경우가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왼쪽 엄지 발가락이 아프다가 다음번에는 오른쪽 엄지 발가락이 아프고 , 이런 식으로 번갈아 아픈 것이 특징이고 같은 부위가 연달아 발작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그 정도는 몹시 심한 것이 보통이어서 흔히 이불도 올려 놓기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아픈 부위가 탱탱하게 붓고 붉게 달아오르고 열이 나는 것도 흔합니다. 다른 관절염과는 달리 속전 속결의 형태가 많아 아프기 시작한 후 몇 시간 안에 그 아픔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며칠 안으로 깨끗이 낫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는 경우에는 급성 관절염에서 만성 관절염의 형태로 바뀌는 경우도 많아 항시 관절이 아프고 한번에 여러 군데의 관절이 아프게 되고 변형이 오게 됩니다.
3. 통풍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설명한 바 있지만 음식물 등에서 나오는 노폐물인 요산이 몸 밖으로 잘 배설되지 않고 몸 속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요산을 배설시키는데는 몇 가지 효소들이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하는데 통풍 환자들에서는 이들 효소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성향은 다분히 유전적으로 결정됩니다.
한편 통풍 발작을 유발시키는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오랫동안 고요산 혈증이 있어 체내에 요산이 축적되어 있는 환자에서 과음을 한다든지 고기를 한번에 많이 먹는 경우 - 우리 나라의 회식 문화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 단시간에 요산 배출이 많아지면서 포화 상태가 되어 발작이 생기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이외에도 수술을 받는다든지 병원에 입원한다든지 하는 스트레스 상태에서도 발작이 흔히 생길 수 있습니다.
4. 관절염 이외의 통풍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오랫동안 요산 수치가 높게 있었던 환자들은 몸에 멍울이 생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것을 '통풍성 결절'이라는 의학 용어로 부르는데 가장 잘 생기는 부위가 귓바퀴입니다. 이외 팔꿈치, 발뒤꿈치, 복숭아뼈 등에서도 흔히 관찰이 되고 심하게 팽창되는 경우 저절로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안에는 새하얀 비지와 같은 것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노폐물로 축적된 통풍 결정들입니다.
또 콩팥에도 요산이 잘 모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돌을 만들어 결석을 일으키기도 하고 콩팥 조직의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고혈압과 통풍성 신장병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5. 통풍은 어떻게 진단받나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요산 수치만 높은 것으로는 진단이 되지 않고 통풍에 걸맞는 관절 증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치료가 결정되는 확진은 증상만으로도 부족하고 반드시 아팠던 관절이나 몸의 멍울 등에서 통풍성 결정이 나와야 합니다. 통풍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관절염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통풍은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일생동안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할 때에는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관절이 아플 때 병원을 찾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 편법적으로 쓰는 방법이 콜히친이라는 약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콜히친은 백혈구의 기능을 떨어 뜨려 염증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약인데 통풍 발작 시 복용하면 신속히 통증과 염증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여타의 관절염에서는 콜히친이 효과를 갖지 않고 비교적 통풍에서만 특이적으로 효과를 갖기 때문에 관절이 아플 때 콜히친을 써보아 효과를 보이면 통풍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콜히친 효과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어서 일부의 관절염에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되도록 아플 때 병원을 찾고 관절 천자 검사를 하는 것이 최선의 진단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6. 통풍은 식이 요법으로 조절해야 한다는데...
효과적인 약들이 많이 나오기 전에는 체내 요산을 높이는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통풍에 대한 유일한 치료였습니다. 그러나 약들이 나오면서는 통풍의 치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철저한 채식을 지키고 식이를 조절해도 체내 요산 수치는 1 정도가 떨어질 뿐이지만 요산 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 요산 수치는 3-4 정도는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식사는 비교적 자유롭게 하면서 약물 치료로 요산수치를 조절하려는 경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실 가장 고치기 어려운 것이 식사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산 수치가 10 이상으로 극심하게 높고 요산 강하제를 충분히 써도 정상 수치가 되지 않는 환자들에서는 식이 요법의 병행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7. 통풍의 치료에 쓰는 약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통풍 환자들이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통풍 발작을 가라앉히는 약, 그리고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이 그것입니다.
통풍 발작을 가라 앉히는 대표적인 약물은 콜히친입니다. 콜히친은 비교적 통풍 발작에 특이하게 그리고 매우 효과적으로 듣기 때문에 때로는 통풍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콜히친을 주어 보아 관절통에 효과가 있는지를 보면서 콜히친에 듣는 경우 통풍으로 진단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콜히친은 발작이 시작되는 즉시 사용해야 하고 발작이 시작된 후 48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0.6mg 짜리 한 알을 한 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되 통증이 가라앉거나 부작용으로 설사가 나면 멈춥니다. 그리고 여덟 알을 먹어도 가라앉지 않는 경우에도 더 먹지 않고 중단합니다. 콜히친은 효과적인 약이기는 하나 과량 복용하면 부작용들이 많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계의 약으로 대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증 억제제는 발작이 있는 경우에 쓰고 발작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 예를 들면 새로 요산 강하제를 복용하면서 요산 수치의 변동폭이 커지는 시기에도 발작의 예방을 위해 함께 쓰입니다.
요산 수치를 강하시키는 약에는 다시 두 종류가 있습니다. 소변으로 요산 배설을 늘리는 약과 요산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약입니다. 일반적으로 요산 배설을 늘리는 약은 젊은 환자, 그리고 콩팥 기능이 정상이고 요산 부하가 그리 크지 않은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 알로퓨리놀(자이로릴)입니다. 통풍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요산 강하제를 복용하면서 통풍 수치를 정상 범위까지 떨어뜨리도록 해야 합니다.
핏속의 요산 농도가 정상치로 회복이 된 후에는 더 이상 신체 조직에 요산 결정이 침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침착이 된 요산 결정들이 녹아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요산 수치가 떨어지면서 혈중 요산의 급격한 변동이 있는 경우에도 통풍 발작이 잘 유발되기 때문에 요산 수치 조절 시기에는 앞서 말한 발작을 가라앉히는 약을 함께 예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환자마다 처음 요산 수치, 통풍이 있었던 기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기가 다 같지는 않고 또 요산 강하제의 복용량도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풍 진단의 초기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요산 수치를 재면서 약을 맞추어 나가야 합니다. 일단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안정적이 되는 경우에는 발작 예방약은 끊고 요산 강하제만을 복용합니다. 요산 강하제를 쓸 때 알아 두셔야 할 가장 중요한 점 두가지가 있습니다.
통풍은 일종의 체질입니다.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다가 벗으면 다시 눈이 좋아지지는 않는 것처럼 통풍 환자가 약을 먹고 통풍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 왔다해서 약을 끊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약을 안 먹으면 바로 요산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통풍약은 평생을 복용해야 합니다. 또 요산 강하제는 통풍 발작이 생길 때에는 통증 억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수중에 요산 강하제를 잔뜩 쥐고 있다가 통증이 오면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8. 식사는 어떻게 조절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식이 요법을 철저히 지켜 스님처럼 채식만 해도 요산 수치는 1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약을 쓰는 경우 3-4정도는 쉽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근래의 통풍 치료 경향은 약을 중요시하고 식이는 비교적 자유롭게 하도록 합니다. 식습관처럼 고치기 어려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시간에 요산을 올릴 수 있는 행위, 술을 먹으면서 고기를 다량 구어 먹든지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요산 강하제를 충분히 쓰는 데도 요산 수치가 완전히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는 환자에서도 식이 요법을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풍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적응되는 식이 요법의 원칙은 다음의 네가지입니다..
1) 과체중인 경우 체중을 감량하십시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자체가 통풍을 악화시키지는 않지만 통풍의 합병증으로 잘 오는 고혈압, 고지질 혈증, 신장병 등이 모두 과체중과 연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단식을 하지는 않도록 하십시오. 너무 단시일에 체중을 빼거나 굶거나 하면 요산 수치가 증가되면서 일시적으로 통풍 발작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2) 기호품의 섭취는 그렇게 제한되지 않습니다.. 차 종류와 커피는 요산 수치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에 드셔도 상관없습니다. 술도 적당량이라면 괜챦습니다. 적당량은 맥주로 따지면 한 병, 와인이라면 한 잔, 소주라면 소주잔 한 두 개 정도입니다. 그러나 만취할 정도의 과다한 알콜 섭취는 바로 요산 수치 상승으로 이어져 관절 발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신장에 돌이 생긴 경우에는 하루에 2리터 이상의 물, 혹은 알콜이 들지 않은 음료수를 마시고 소변을 여덟 번 이상 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니다.
4) 요산 수치가 약만으로 조절이 안되는 경우에는 요산 수치를 높이는 식품을 피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요산은 동물의 몸 안에 존재하는 핵산이 부서지면서 과량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살코기나 내장은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부 생선에서도 핵산이 다량으로 함유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그러나 약으로 수치가 잘 조절되는 환자들은 이런 음식을 조금씩은 드셔도 상관이 없습니다.
요산을 많이 만드는 음식 육 류 - 간, 선지, 육즙, 내장 살코기는 핏물을 잘 뺀 수육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 류 - 정어리, 멸치, 청어, 생선 알 조개류 - 거의 모든 종류의 조개에는 핵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9. 통풍은 수술로 고칠수는 없나요?
모든 전신 관절염들이 그렇듯 통풍도 수술로 고치는 병이 아닙니다. 다만 관절의 파괴가 심한 경우 관절을 고정한다든지 하면 기능 장애와 통증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피부의 통풍 결정이 아주 크고 단단하게 생겨 심한 불편을 주고 균 감염이 되고 하는 경우에도 수술로 신속히 제거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통풍의 근본적인 치료는 약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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