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더위를 이기기 위해 찜질방으로 갔다.
일상 문화 프로그램으로 피서를 알차게 보내고자 여러 고민 끝에 찜질방으로 가기로 했다.
날짜는 8월 둘째 주 토요일로 정하고, 자원봉사자들 구하는 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있어서 다행이였다.
삼각동 태우 스파랜드. 오후 2시까지 우리 일행은 모이기로 했었다.
23명의 대식구가 모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장애인 11명과 자원봉사자 12명.
모이기로 한 시간을 잘못 알고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사람들과 늦은 출발로 바삐 달려오는 사람들......
나는 후자쪽으로 콜택시가 도착 시간보다 30분 늦게 예약했고 1시간 늦게 도착했다.
도착해 보니 카운터에 센터장님과 자원봉사자 한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미안한 마음으로 목욕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찜질방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올라가보니 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우리 식구들이 몇명 보였다.
인사를 하고,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식구들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했다.
하나둘씩 목욕탕에서 올라오고 간식과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리고나서 각자 찜질을 하기 위해 온찜질, 냉찜질을 찾아 나섰다.
안마기가 저쪽 끝에 있어 안마기에 올랐다.
센터장님이 동전을 넣어주시고, 한 명씩 안마기에 올려서 30분정도 안마를 받았다.
나와 내 남자친구와 다른 식구들도 안마를 받으면서 시원함을 느꼈다.
역시 찜질방에 있는 안마기는 시원했다.
내 남자친구는 처음이라 모든게 신기했나 보다.
그리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는 냉방으로 들어갔다.
냉방 안에서 우리 식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여기 오셨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우리는 참 당황스러웠다.
그냥 찜질하고 싶어서 왔어요 라는 말에 조금 의아해 하는 사람들...
그러면서 둘이 연인이라는 질문도 들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잘 어울린다는 사람들의 말에 우리는 조금 부끄럽기도 했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센터장님이 "너 여기서 데이트 하냐?"라는 말에 "네 여기서 데이트 해요."
센터장님은 "너희는 안 춥냐? 얼른 나가자."라며 우리를 데리고 나오셨다.
좀 아쉬운 마음이였지만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왔다.
나와보니 식구들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하고 들으면서 우리는 사람 사는 냄새를 맡았다.
이제 이야기를 하다보니 서로 갈 시간이 다 되었다.
단체사진을 찍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그 찜질방은 여성 목욕탕이 이층이였기 때문에 카운터에 연락해서 이층으로 내려달라고 했다.
내려가서 목욕을 대충하고 일층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남자분들이 먼저 내려와있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아무도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봉사자하고 이야기를 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는 동안 남자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콜택시가 오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잘가라는 인사를 하고 나는 그곳을 나섰다.
그 냉방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서로 소통하는 것이 장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찜질방에 갔다 오는 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것들을 결정짓게 되었다.
나에게는 뜻깊은 피서였다.
첫댓글 미완성글인것 같구만
아녀요 수영인 완성 글을 기록하였죠
우리가 미와성인 프로그램을 했을뿐(프로그램+진행+소개+등등을 안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