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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화] 박혜경 - 시놉시스
유리화 (가제)
박혜경
1. 제작 : (주)이김프로덕션
2. 형식 : 미니시리즈 20부작
3. 극본 : 박혜경
4. 연출 : 이창순
5. 기획의도
‘멀리 사는 친척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그 속담이 무색할 만큼 가까운 이웃나라에 살면서도 그 어느나라보다 서로에 대한 편견과 불신의 골이 깊다. 영어는 아무 거리낌 없이 쓰면서도 일본어 한 마디에 민감한 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2004년 현재, 글로벌시대를 맞아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최근의 한류열풍은 한, 일 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서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나라의 문화가 화합하고 상생할 때 그 폭발력은 엄청날 것이다. 이제 누군가는 나서서 서로에 대한 편견과 이질감을 극복하고 두 나라의 가교(架橋)역할을 해야한다. 이 드라마는 그런 시대적 요구로부터 출발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는 네 남녀의 치열한 삶과 사랑, 신분과 국경, 운명마저도 초월하는 인간애(人間愛)를 통해 양국이 오랜 불신과 편견의 시간을 극복하고 서로 화해하고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6. 등장인물
한동주 (韓東周, 일본이름 모리시타 류이치)-이완
남, 12세/ 27세
한국의 보육원에서 일본으로 입양된 후 일본인으로 귀화했다.
현재 일본 아주(亞洲)호텔 후계자이자 아시아팀장
감정보다 논리가 앞서고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대화로 최선책을 이끌어내는 젠틀 하고 유연한 인물, 가난에 대해서라면 그도 할말 깨나 있지만 악착같이 사는 건 재미없다. 유머도 있고 삶을 즐길 줄도 알고 오너로서의 위대함과 남자로서의 달콤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운명’이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운명’이란 달리 말하면 자신의 삶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건데 -특히 감당하지 못할 일을 저질러놓고 합리화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처럼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고아의 입장에서는 더욱...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삶은 자신이 통제해야하고 그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상식적으로 살아왔고 상식적으로 살아갈 것이다. 연애도 사업 하듯 한다. 계획을 세우고 비전을 제시하고 필요한 경우에 정확하게 감동시키고...고아로 자라 입양됐지만 자신을 입양해 이렇게 특별한 인생을 허락해 준 양부모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으면서도 자기를 버린 부모를 원망해 본 적 없고 자신을 밀어내기만하는 세상을 향해 핏대 한 번 세워본 적 없다. 선천적으로 유연한 인물이다. 보육원에서 만난 친구 기태와는 피붙이 이상의 형제애를 나눈다. 그의 짧은 생에서 첫 번째 사건은 기태를 만난 것, 두 번째 사건은 은채를 만난 것이었다. 은채를 만나고 처음으로 사람이 의, 식, 주를 전투하듯이 아니라 즐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은채의 모든 것을 가슴에 담는다. 은채의 집 앞을 지날 때 나오던 피아노소리 ‘엘리제를 위하여’, 은채의 카메라, 은채의 꿈 -여행을 갔을 때 은채가 잡지를 보며 바닷가에 만들고 싶다던 리조트, 아이들과 가족들이 한 데 어울릴 수 있는 공간-출세하고 싶다거나 부자가 되고 싶기보다는 은채의 꿈을 이뤄주는 평범한 남자로 살고 싶었지만 갑자기 일본에 입양되면서 은채와는 헤어진다.
성인이 되어 한국에 있는 호텔과의 협력 건을 타진하기위해 사회적 강자가 되어 한국에 돌아온다. 부유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약혼자가 있고, 이만하면 신(神)도 시기할 정도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 친구이던 기태를 만나 은채와의 결혼소식을 들었을 때도 진심으로 축복해 줄 수 있었다. 한국에 오피스텔을 얻었지만 기태는 언제부터 일본 사람 다 됐느냐며 한국에 온 이상 굳이 자기네 집에서 묵어야한다고 우긴다. 우격다짐으로 기태를 따라 들어간 기태의 집에서 동주는 은채를 만난다. 그리고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은채가 일본에서 얼마 전 운명적으로 한 번 스친 여자임을 알게 되고, 은채가 사회적 약자로서 힘겹게 살고 있고, 기태가 자신의 마지막 선물을 은채에게 전해주지 않은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기태가 부당하게 은채의 청춘을 저당잡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왠지 뜨거운 것이 목젖을 타고 치밀어 오르는 것을 발견한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오래전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정반대로, 즐기는 법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전투적으로 밥 먹고, 일하고, 살아가는 그녀! 오직 생존이 삶의 목적이 돼 버린 그녀를 보며 오래전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녀가 들려줬던 꿈 이야기를 떠올린다. 지금의 은채모습과 도저히 매치가 안 되는 모습이다. 동주는 기태에게 은채와 함께 일하겠다고 동의를 구하고 은채의 어렸을 적 꿈을 이뤄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주체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모든 일을 처리해왔던 그는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고 그녀가 기태 옆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 자신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에는 운명이라는 게 있다는 것,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한 여자를 지켜주는 남자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기태와 맞서게 된다.
신은채(여, 12세, 26세)
전문대 홍보학과졸, 사진작가 지망생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막의 선인장처럼 내팽개쳐진 채 전투적으로 살아간다. 알고 보니, 인생은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었다. 아무리 독한 일을 당해도 하룻밤 자고 나면 잊어버리고, 공짜 밝히고 생활력강하다.
하지만 아직은 순수하고 꿈을 잃지 않고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언젠가는 자신의 사진집을 꼭 낼 거다. 사람들의 얼굴이 아닌, 손을 찍은 사진집!
유복한 유년기를 보내면서 같은 반에 있는 보육원 친구 동주와 기태를 만났다. 가난을 모르고 자라던 그녀는 그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축복받았는지를 알았고 그들을 통해 인간적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아빠가 보내주신 카메라가 보물 제 1호, 그 카메라에 동주와 기태의 모습을 담으며 동주, 기태와 삼총사가 된다. 동주와는 친구이상의 소울 메이트 (soul mate)같은 감정을 느끼지만 그 감정의 실체를 깨닫기도 전에 안타깝게 헤어진다. 동주가 일본에 입양이 결정되던 날, 15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객기어린 약속을 했지만 밤잠을 설쳤었다. 동주가 떠나던 날, 일본에서 온 전화 한 통화 때문에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 한 채 자신이 아끼는 카메라를 선물로 줬다. 그 카메라를 곁에 두고 동주가 외롭지 않기를 바랬다. 그런데 동주가 떠나자마자 자기네 집도 서울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영영 연락이 끊겨버렸다. 성인이 되고나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번번히 사기를 당하면서도 계속 사업에 손대는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다. 물질에 대한 엄마의 왜곡된 탐욕 때문에 중학생 때부터 학생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 하면서 조금씩 지쳐간다. 엄마가 가만히만 있으면 자기가 벌어오는 돈으로 두 사람 생활비는 될 텐데, 끊임없이 새 사업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바람에 늘 통장잔고는 마이너스다. 그 뒷감당을 해 내면서 어쩔 수 없이 기태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빚을 지고 그의 그늘에서 청춘을 보내게 되었다. 딱히 기태가 싫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허함이 있다. 그녀의 인생에서 휴식 같았던 짧은 일본여행에서 류이치를 만난 후 한국에서 동주를 재회하고 류이치가 동주임을 알고 나서 마구 흔들린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기태에게 자신의 존재가 전부인 것을 알기 때문에...동주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다고 할 만한 약혼녀가 있기 때문에...모든 레이다가 동주에게 가 있지만 안 그런 척, 모르는 척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른다. 입은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행동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자기 얼굴만 가릴 수 있을 뿐 넓은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는 것을...기태를 통해 들어온 동주의 일거리를 맡아서 함께 일하면서 행복하고 불안하고 아프고 혼란스럽다. 자신의 흔들림을 감지한 기태로부터 뜨거운 사랑고백을 받고 블라우스가 찢기는 다급한 상황으로까지 몰리지만 끝내 기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태와 동주의 사랑 안에서 방황하지만 결국 동주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사랑에 적극적인 인물이 되어간다. 마지막 순간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동주를 살린 양아버지였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방황한다.
박기태(남, 12/27)
동명호텔의 숨겨진 아들, 대학원에 적만 두고 바람처럼 살고 있다.
심각한 건 딱 질색이다.
오토바이를 타며 스피드를 즐기고 하루하루를 지구 최후의 날인 듯 나름대로 치열하게 산다. 단순하고 다혈질이며 계산할 줄 모르고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모 아니면 도, 좌향좌 아니면 우향우,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나간다. 그의 인생에 타협은 없다. 생각난 건 밀어붙이고 밀어붙여서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고아로 태어난 세상이 싫었다.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고아라는 이유로 놀림 받고 왠지 주눅들어야하고 죄인 취급을 받아야했다. 돈을 벌어 세상에 복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갖고 싶을 만큼 욕심이 나는 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갖고 싶은 것을 만났다. 은채라는...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순결하고 예쁘고 정의롭고, 내숭덩어리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뭔가가 다른 여자아이였다. 그 여자 옆에서라면 자기도 뭔가 괜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니, 그 여자를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릴 땐 어서 커서 보육원을 나가야지, 보육원만 나가면 아무도 내가 고아인 줄 모르겠지, 빨리 어른이 되길 바라며 살았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나서도 행복해지지 않았다. 그의 등에 주홍글씨처럼 새겨진 출생의 비루함은 나이를 먹지도 않았다. 그런 그에게 은채는 전부였다. 힘들 땐 친구였고, 외로울 땐 애인이었고, 아플 땐 약이었다. 현실에서 힘들면 힘들수록 그에게 은채는 위로가 되었다. 은채는 친구이기 전에 여자였고 여자이기 전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였다. 아버지가 그렇게 부자이면서도, 엄마가 그렇게 유명한 배우이면서도 자신들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해 자신을 버렸다는 것,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에게 비굴하게 갖은 명분을 갖다대며 붙어있는 엄마를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보육원에 있을 때는 부모를 찾으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부모를 찾고 나서 더욱 큰 혼란에 빠진다. 부모로부터 사랑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그도 그런 사랑밖에는 할 수가 없다. 은채가 자기에게 갖고 있는 감정이 우정과 동정과 연민과 모성애일지언정,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채를 놓아줄 수가 없다. 그런 그녀가 자기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것만 해도 힘든데 다시 만난 동주에게 눈길을 준다. 그래서 싫다는 동주에게 부담을 줘가며 자기네 집에 데리고 들어왔다. 지금의 자신이 동주보다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하기에 사랑에 더욱 적극적이 된다. 하지만 단순한 배낭여행 족이라고 생각했던 동주가 아버지 회사인 동명호텔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주호텔의 후계자인 것을 알고 특유의 승부근성이 발동한다. 노력해야하는 사랑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깨닫지만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재벌회장의 후계자 자격으로 가질 수 있는 모든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 동주와 은채에게 복수하기위해 그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점에서 엄마의 인생을 그대로 유전 받았다. ‘사랑해’라는 말 한 마디를 듣기위해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그래서 미련은 없다.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떠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준다.
사카이 요시에(여, 20대 초반)
동주의 약혼녀, 아주호텔 마케팅담당
쿨하다. 지적이고 세련된 재원으로 전형적인 일본 상류층 엘리트다. 겉으로 보면 교양 있고 상식적이고 논리적이지만 류이치(동주)와 단 둘이 있을 때는 애교도 부리고 사랑도 확인받고 싶어 하는 이십대 초반 보통여자다. 단정한 겸손함을 한 꺼풀만 벗겨보면 보이지 않는 프라이드와 겸손함으로 커버된 자신감이 있다. 외유내강의 타입.
도쿄에서 태어나 유명 사립재단의 유치원부터 초, 중, 고를 졸업, 도쿄여대 미대 재학중 류이치(동주)의 유학과 함께 도미, 힐러리가 나왔다는 웰즐리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중 귀국했다. 공부를 마치지 않았지만 류이치의 귀국에 맞추느라 자신의 공부를 일단 뒤로 접을만큼 류이치의 존재가 크다. 웰즐리의 학칙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좌우명이 가진자의 의무라 생각, 늘 실천하려 애쓰며 살 만큼 의식도 있다. 살면서 어떤 상황, 어떤 인물앞에서도 주눅이라는게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마찬 가지 이유로 어떤 상황, 어떤 인물앞에서건 편해본 적도 없다. 그런 요시에에게 류이치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집안끼리의 오랜 친분으로 소녀시절, 막 입양된 류이치를 만나는 집안 모임에서 요시에는 늘 그랬듯 생과일 쥬스를 먹고 있었다. 아무도 요시에에게 뭘 갖다 줄까 묻지 않았다. 요시에가 딸기쥬스가 먹고 싶다고 어쩌다 한 번 말하면 비서들은 요시에가 딸기쥬스를 좋아한다고 단정했다. 그리고 그 날부터 냉장고에는 딸기가 가득찼고 몇 년동안 딸기쥬스만 나오는 게 요시에의 생활이었다. 속으로는 콜라를 먹고 싶었지만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고 점잖은 자리에서 말 할수도 없었다. 그 날 요시에가 정원을 산책할 때 류이치가 얼음을 탄 콜라를 갖다 주면서 서툰 일본말로 농담했다. ‘계속 나를 보길래 나한테 관심있는 줄 알았지, 나를 안 보는 건 콜라를 놓고나서 알았고...콜라하고 라이벌하긴 싫은데...’ 누구도 몰랐던 요시에의 갈증을 첫눈에 알아낸 류이치...그 날 부터였다. 류이치가 요시에에게 세상의 전부가 된 것은...
요시에는 결혼을 앞두고 생애 최고 행복을 맛보며 류이치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다. 속으로는 류이치가 유럽쪽이 아닌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커리어도 쌓고 류이치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알겸 따라 들어왔다.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이상하다. 곧 결혼할 사인데 자신의 오피스텔을 두고 기태라는 친구 집에서 지내는가하면, 굳이 요시에를 호텔에서 묵게한다. 그녀가 알던 류이치는 자로잰 듯 정확했고 상식을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류이치가 한 여자앞에서 흔들린다. 단 한번도 타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았던 류이치의 입에서는 입만 열면 요시에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자신이 알고있던 명품처럼 완벽한 남자, 류이치, 그는 어디로 갔을까?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신의 것을 빼앗겨 보지 않았고 남의 것을 뺏아본 적도 없는 요시에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 게다가 류이치마저 자신의 감정에 혼돈스러워하는 것을 알고 그녀답게 모른 척하고 일본으로 들어오려한다. 한번쯤 그럴수 있다. 그는 한국인이고 여기는 한국이다.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 자기한테 무릎을 꿇는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됐다고, 자신을 용서해달라고...그러나 요시에는 그를 보내줄 수가 없다.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 머리로는 ‘쿨하게’ 보내줘야하는데 가슴으로는 ‘독하게’ 잡고싶다. 재벌인 아버지덕에 너무 늦은 나이에 생애 첫 좌절을 만난 요시에는 이 상황을 극복해야할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류이치! 그동안 당신한테 속았어. 일본에서의 당신은 신사였어... 그런데...내가 잘 못 알았어, 한국에서의 당신...신사가 아니고 남자야. 그런데 어쩌지...난 남자인 당신이 더 좋은데...’
김대봉(남, 13/28)
동주와 기태의 동네, 학교선배.
동명호텔 지하의 나이트클럽 ‘시저스’지배인
처세의 달인, 자수성가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편법에 익숙한 타고난 장사꾼. 마음 먹은 일은 꼭 해내고,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으로 만든다.
맨 손으로 극장과 주류도매업, 종합상가를 일군 지역유지의 삼대독자로 물주노릇을 하며 학교짱으로 군림하던 어린 시절, 공부는 뒷전이고 동네 똘마니들사이에서 하는 보스노릇에 길들여져 심심할 때면 재미삼아 지역유지인 아버지가 좋은 뜻으로 지어 마을에 기증한 다리를 똘마니들과 점거하고 ‘통행세’명목으로 푼돈을 뜯기도한다. 보육원에 살고있는 동주, 기태와는 천적이다. 공부를 죽기살기로 해도 성적은 동주한테 밀리고 싸움을 죽기살기로 해도 싸움은 기태한테 밀리기 때문. 서울에서 내려온 은채에게 관심의 표시로 통행세를 받으려다 모욕을 당하고 은채가 앙숙인 동주, 기태와 어울리자 비겁한 방법으로 기태를 혼내준다. 동주가 일본으로 입양되고나서 기태를 손 봐주려 잔뜩 벼르던 중 유명영화배우인 생모가 기태를 데려가버리자 그들과 제대로 붙어보지 못 한 아쉬움이 가슴한 켠에 있다.
성인이 된 후, 대박의 꿈에 젖어 이것저것 손 대지만 부모가 남겨준 부동산만 처분하고 더는 팔 것도 없어진다. 나이트클럽에서 싸움이 붙은 기태를 도와준 일로 기태와 조우, 그의 배경이 만만찮은 것을 알고 접근한다. 기태아버지가 회장인 동명호텔의 지하 나이트크럽 운영권을 딸 목적으로 어릴 때의 오기를 접고 기태의 수족노릇을 한다. 타고난 처세술은 여전해 기태의 일을 하다가 박회장의 눈에 들어 박회장의 험한 일에도 나서 해결사 노릇을 하고있다. 박회장과 기태의 사이가 나쁜 것을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부자사이를 악화시킨다. 왠지 기태가 싫다. 처음 봤을 때부터 이유도 없이 그냥 싫었다. 기태가 한평생 좋아하는 은채는 대봉에게도 한 때 첫사랑이었고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인간인 기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다. 물론 겉으로는 그렇게 입바른 소리를 하는 대신,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부추키곤하지만...고향선배라는 명목으로 평생 기태의 발목을 붙드는 인물이다.
박회장 (남, 50대 후반)
동명호텔회장, 기태의 생부
표정으로 절대 패를 읽히지 않는 포커페이스, 사별한 본부인과의 사이에 현재 미국에서 유학중인 1남을 두고 있으며 기태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번도 입 밖에 낸 적이 없다.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알면서 모른척 하는건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재벌 2세로 제황적 권리, 수많은 여성편력을 갖고있다. 밖에서는 할 짓을 다 하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있다고 믿는다. 아내와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외도를 절절히 삭이는 아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절대 외방자식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 그 부분은 철저하게 관리하는데 진주가 임신했다고 찾아오자 처절하게 돌려보낸다. 그것이 진주에 대한 마지막 호의라고 믿었다. 어차피 책임지지 못 할거, 자기 인생을 살기를 바랬다. 그러나 진주는 고집스레 아이를 낳았고 자신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내가 죽고 진주가 안방마님이 될 욕심으로 다시 접근하자 가끔씩 진주네 집을 찾으면서도 어떤 언질도 주지 않는다. 진주네 집에서 때로 기태를 마주치지만 짐작하면서도 단 한번도 그의 생부가 누구냐고 묻지 않음으로써 기태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준다. 미국에 유학중인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위해 기태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자신의 적자이던 아들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급사하자 한 순간 무너진다. 그런 박회장앞에 진주가 보란 듯이 기태를 데리고 나타나자 입장이 하루아침에 바뀐다.
차진주(여, 40대)
기태의 생모, 영화배우출신 사업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있다.
미모와 카리스마, 타고난 경영수완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고있지만 자신이 이루지 못한 신분상승의 꿈을 기태를 통해 이루고자 끊임없이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
탤런트로서 주가를 올리던 시절, 유부남이던 박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아내와 이혼하고 자신에게 안방을 내 준다던 박회장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에게 진심이라는 것은 있을 줄 알았다. 기태를 임신하고 찾아간 진주에게 박회장은 어차피 그 아이 낳을 것도 아니지 않냐며 계산기 두드리지 말라고 수표를 내민다.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증오는 애정의 다른 얼굴이라고 했던가? 여리디 여렸던 진주는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랑과 배신을 통해 독해진다. 진주는 사랑이 끝난 남자의 아이를 낳고 복수하듯 보육원에 버린다. 그리고 박회장의 아내가 병사하자 기회가 왔다고 생각, 보육원에 맡겨둔 기태를 찾아와 못 이룬 신분상승의 꿈을 향해 돌진한다. 자신의 이 몸부림이 끝까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태를 위해서라고 합리화하지만 진심으로 기태를 위하는 것이 뭔지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어있다.
신재만 (일본이름 모리시타 야스오, 남 50대 후반)
은채의 생부, 동주의 양아버지
일본 아주(亞洲)호텔 회장
성실함으로 똘똘 뭉친 외곬수, 좋은 아빠, 착한 남편으로 한 평생을 살고싶었다.
일가친척도 없이 조실부모했지만 타고난 성실함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힘겹게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무역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세상에 부러운 것도 없었다. 결혼을 결사반대하던 처가식구들 보란 듯이 잘 살고 싶었다. 일본에 근무하게 된 것도 가족을 위해 좀 더 빨리 자리를 잡으려는 욕심 때문에 자원하게 된 것이었다. 딸 은채가 여섯 살 때였다. 처음 1, 2년은 두고온 딸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지만 그럴수록 악착같이 몸 사리지 않고 일했고 인정받았다. 차츰 능력을 인정받고 고국에 송금하는 생활비가 늘어나면서 욕심도 늘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는 자기자신에 스스로 놀라며 손 대는 일마다 성공했다. 유통, 무역, 부동산...나중에 자신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란 것을 알게됐다. 업무 관계로 만나 친해진 일본여성 유미가 암암리에 도와준 결과였다. 유미가 유명 호텔재벌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부터 외곬수인 그에게도 야심이 생겼다. 유미는 그에게 결혼했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 역시 한국에 가족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가진것의 전부를 한국의 가족에게 보내는 것으로 한국의 가족을 정리했고 일본인으로 귀화, 처가의 사업을 물려받으며 철저하게 일본인으로 살았다. 결혼 후 아내 유미는 아이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지만 내심 숨겨진 과거가 있는 그는 오히려 그런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산다. 단 한번도 그의 뜻을 거역해 본 적이 없는 아내 유미가 자신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한국아이를 입양해 왔을 때 내심 경악했지만, 그는 화를 낼 수 조차 없었다. 한국에서 일본을 배타하듯이 일본역시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이 아닌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남편의 정체성을 찾아주기위해 힘든 결정을 한 유미의 용기가 고마웠기 때문이다. 동주는 그렇게 모리시타 가문에 들어왔다. 한국에 버리고 온 딸 은채에게 속죄하듯 정성을 다 해 동주를 키웠고 동주는 단 한번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무엇보다도 그런 동주가 유미를 위해서 고마웠다.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 준 여자...모든 것이 완전범죄같았던 그의 인생은 며느리를 맞는 상견례자리, 생의 절정에서 대가를 치르게된다. 자신의 과거 때문에 그토록 모질게 반대했던 한국 며느리감이 실은 딸이라는 것, 예전의 고운 모습은 간 곳이 없는 시장판 아줌마같은 한영숙의 모습에 뒤늦은 회한에 젖는다.
모리시타 유미(여, 50대 중반)
동주의 양어머니
유서깊은 명문가의 외동딸로 일반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안에 독선생을 두고 철저하게 사생활을 통제당하며 키워졌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만의 시각을 갖게 되었고 왠만한 남자 이상의 배포와 식견이 생기게 되었다. 아버지가 경영하는 호텔 미술관에서 땀냄새가 흠뻑 나는 신재만을 처음 만났다. 자신이 꼭 구입해야하는 작품이 한 점 있는데 그 작품을 유미가 먼저 예약했으니 자신에게 양보해달라는 요지였다. 아무 실권도 없던 유미는 재미삼아 그 일로 시간을 끌었고 자신의 스케줄을 그가 다 알고서 쫓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유미는 그가 성실하고 순수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그 후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유미는 자신의 마음을 거두는 대신 한국어를 배웠다.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고집을 꺾을수는 없었다. 그와 결혼해 살면서 꼭 그를 닮은 아이를 낳아 자기처럼 닫힌 공간이 아닌 트인 데서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가끔씩 남편이 공원같은 데서 지나가는 여자아이들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입양을 결심했고, 기왕이면 남편의 뿌리가 있는 남편의 고향에서 아이를 입양해오고 싶었다. 당연히 일본아이를 입양할 줄 알았던 남편은 처음에 입양된 아이가 한국의 아이이자 놀랐지만 유미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을 거절하지는 않았다. 동주를 키운 일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치있는 일이었다. 동주가 요시에와의 약혼을 순순히 받아들였을 때 진심으로 고마웠고 그 약혼을 엎으면서까지 결혼할 한국여자가 있다는 소리에 남편은 결사반대했지만, 끝까지 동주의 편이 되어준다. 진정한 사랑의 완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한영숙(여, 30대 초반/ 50대 초반)
은채의 엄마
꽃꽂이, 요리, 살림도 잘 하고 하나 있는 딸 은채에게 예쁜 옷 입혀 함께 외출하기를 즐기는 천상 여자, 세상물정 모르고 돈은 벌어본 적도 없고 쓰는 재주밖에 없다. 무역회사에 다니며 일본에 근무하다가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이 넉넉하게 보내주는 돈을 모아 재테크 삼아 남편의 고향마을에 괜찮은 집을 사 이사를 온다. 남편이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 새 집의 나무하나까지 남편의 취향대로 꾸며 놓은 그녀는 남편에게 귀국을 종용하는데 귀국을 차일피일 미루던 남편은 어느 날 거액의 돈을 보내온다. 그제서야 이상한 낌새를 챈 그녀가 일본에 전화를 해 보지만 이미 남편의 일본 전화번호도 주소도 바뀌어있다. 남편이 자신들을 버린 댓가로 거액의 돈을 보내줬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몇 년이 걸린 그녀! 아빠의 안부를 묻는 은채에게도 아빠가 죽었다고 말하는데 몇 년이 걸린다. 정신이 든 그녀는 세상에 믿을 건 돈 밖에 없다고 생각, 전 재산을 정리해 서울로 온다. 남편의 빈자리를 보상받듯 모든 에너지를 딸 은채에게 쏟아붓는 그녀! 은채를 잘 키우기위해 전 재산을 투자해 미용실을 차리지만 미용실은 여섯 달도 안 돼 망하고 그 때부터 손 대는 것마다 망해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은채를 위해 벌인 일 때문에 은채가 중학생때부터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만든다. 은채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은채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끊임없이 감당도 못 할 사업을 벌여 은채를 지치게한다. 명분은 은채를 위해서지만 실은 아직도 남편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 한 채 몰입할 뭔가가 필요해서인지도 모른다. 재력을 갖춘 기태를 은채가 등한시하자 사람을 믿는거보다 돈을 믿는게 낫다며 은근히 부추킨다. 후에 은채가 결혼상대자로 데려온 동주의 사람됨과 재력을 보고 만족해하지만 어쩐지 일본에서 왔다는 점이 찝찝하던 차에 상견례자리에 나타난 재만을 보고는 경악한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세상물정에 어둡고, 처절하면서도 코믹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는 인물.
이하경 (일본이름 가오리, 여, 26세)
일본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있는 은채의 친구
은채의 친구이자 요시에의 수행비서
중성적이고 솔직하고 의리빼면 시체다.
디자인 공부는 그냥 폼 날거 같아서 하는거고, 꿈은 따로있다. 능력있는 남자 만나 한평생 웰빙족으로 럭셔리하게 사는 것!
명품이나 성형수술, 유행하는 스타일등 속물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보통 이십대 여자, 은채와는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났다. 명품을 사기위해 아르바이트를 두루 섭렵하던 하경은 궁한 티 안 내던 어느 날 은채가 두고 간 물건을 전해주기위해 쫓아가다가 은채가 차비를 아끼기위해 집까지 걸어가는 것을 보고 알게 모르게 은채를 도와준다. 유학에서 돌아온 후 호텔의 아는 선배에게 이력서를 제출하러 갔다가 마침 그 자리에서 요시에를 도와준 것이 인연이 돼 전공과 상관없이 오직 일본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요시에의 수행비서가 된다. 처음에는 요시에가 명품을 휘감은 것이 부럽고, 재벌 애인이 있어 평생 럭셔리한 웰빙족의 삶이 보장된 것을 부러워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요시에가 류이치의 흔들림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현장을 덮치라고 요시에를 부추켜 류이치가 여자를 만나는 현장에 나가게된다. 상대가 둘도 없는 친구 은채인 것을 알고 놀라지만, 은채가 누군가를 오랜 세월 그리워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 대상이 동주라는 것을 알고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요시에에게 사표를 쓴다. 그러나 요시에는 사표를 반려하고
자기에게도 하경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한다. 요시에와 은채의 곁에서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은채에게 상처도 주지만, 마지막 순간 은채에게 용기를 준다.
자신이 요시에의 비서인지라 동주의 대리인인 상채와 티격태격하며 친해진다.
정상채 (남, 30대 초반)
동명호텔 경영본부팀 팀장
아주호텔과의 제휴프로젝트 실무자로 동주의 업무파트너.
과묵하고 동주가 조언을 구할 때 이외에는 절대 나서는 법이 없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인수업무, 채권관리등 굵직굵직한 업무를 보다가 동명호텔에 스카웃 된 실력자, 동주에게 호텔의 내부사정과 앞으로의 사업계획, 비전등을 브리핑하며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업무를 맡았다. 자연스럽게 동주의 사생활까지도 알게 되는데 거짓말을 하지 못 하는 동주를 위해 요시에에게 동주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는등 동주의 편에서 일하다가 나중에 호텔일에 개입하게되는 기태에게 오해를 받기도한다.
7. 줄거리
동주와 기태는 한 지방도시의 보육원에 사는 형제같은 친구다.
두 사람은 물과 불처럼, 햇빛과 바람처럼 다르지만 같은 상처를 가졌기에 모든 것을 나눌수 있다. 꿈, 희망, 좌절, 남 몰래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까지도...
그런 두 사람앞에 어느날 서울서 전학온 은채가 나타난다. 은채는 나타나자마자 단박 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다. 대봉일행에게 쫓기는 동주와 기태를 구해주는 은채! 동네아이들이 두 사람을 고아라고 놀리자 은채가 말한다. ‘사람은 결국, 누구나 고아가된다.’고...동주와 기태는 첫눈에 그런 은채에게 필이 꽂힌다. 그 동네 아이들은 구경도 못 해본 멋진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은채는 두 사람에게 뭐든 첫경험의 대상이 된다. 두 사람이 생일초대를 처음으로 받은것도 은채로부터다. 지금까지는 아무도 그들을 초대해주지 않았다. 설렘과 떨림으로 은채의 생일파티에 간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놀란다. 은채가 큰 성 같은 집에 사는 공주라는 것 때문에...은채는 두 사람에게 ‘엘리제를 위하여’를 들려주고 이제 두 사람은 세상의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 동네에 같잖은 다리하나 만들어놓고 꼬박꼬박 통행세를 받는 대봉은 다리를 찍는 은채에게 모델료를 받으려다가 망신을 당한다. 어느 날 은채는 동주와 기태에게 사진을 찍으러가자고 한다. 바닷가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세 사람, 기태는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고 은채는 잡지를 뒤적이며 아이들과 가족들이 어울릴 수 있는 디즈니랜드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한다. 동주는 은채의 채근에도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은채는 타이머를 세팅해놓고 자기도 쫓아가 세 사람은 엽기사진 같은 사진을 찍는다. 그 날 오는길에 은채가 미끄러지면서 카메라를 놓치자 동시에 동주는 카메라를 받고 기태는 은채를 잡는다. 은채는 미끄러진 자신을 잡아준 기태는 아랑곳없이 카메라를 무사히 받아준 동주에게 고맙다며 이건 우리 아빠가 사 주신건데 내 보물 1호라고한다.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다리를 삔 은채를 동주와 기태는 서로 업겠다고 신경전을 벌인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공유했던 동주와 기태의 사이에는 차츰 균열이 인다. 동주와 기태는 은채 몰래 자신들중의 한 사람이 나중에 은채와 결혼하자고 약속한다. 정정당당한 방법으로...세 사람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비밀의식을 갖고 삼총사가 된다. ‘All for one, One for All'
어느 날, 세사람이 비밀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기태 혼자 기다리게된다. 같은 시간 동주와 은채가 우연히 만나 같이 비를 피하게되고 동주는 오카리나(흙으로 빚어 구워 만든 악기로 숲속의 새가 재잘거리듯 맑은 소리와 목가적인 음색이 나는 악기, 휴대하기에 편해 어린아이들이 목에 걸고 다니며 어디서나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 여기서는 동주 엄마의 유품으로 설정해도 될 듯...)라는 피리를 은채에게 불어준다. 동주는 은채에게 오카리나 부는 법을 가르치며 간절한 마음으로 이걸 불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동주와 은채는 둘 만의 같은 마음을 느낀다. 서로 말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그 날 동주와 은채는 자기도 모르게 기태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고-같이 있지 않았다고 서로 같은 장소를 댄다.- 기태는 두 사람의 거짓말을 알고는 난생 처음으로 동주에게 적대감을 느낀다.
세 사람에게 앙심을 품은 대봉은 기태를 자기 아버지가하는 종합상가에서 도둑으로 누명을 씌우고 기태는 그 일로 학교와 동네에서 지탄을 받게된다. 기태는 도둑질을 하지도 않았는데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진심을 매도하고 대봉의 말을 믿자 처절하게 반항하고 보육원의 총무에게 부당한 벌을 받는다. 격하게 울고 있는 기태의 눈물을 부드러운 손이 닦아주는데 일본서 온 유미다. 그런 유미에게서 엄마의 판타지를 느끼는 기태! 일본 재벌의 부인인 유미는 보육원 총무에게 남자아이 한 명을 입양하고 싶다고 말하고 기태가 그 말을 엿듣게 된다. 총무는 동주를 추천하고 기태는 은채의 일에다가 입양의 일이 겹쳐 동주에게 격한 감정을 갖게된다. 같은 시간 동주가 부는 오카리나소리를 듣고 동주를 찾아낸 유미는 동주에게 호감을 표현하고 기태는 이제 입양이 최고의 목표가 된다. 동주역시 유미의 방한목적을 알게 되고 기태의 마음을 알게 돼 두 사람 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은채역시 이 사실을 알고 두 사람 다 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 사람 사이는 예전같지않다. 동주는 오카리나를 불고 오카리나의 의미를 알고 있는 기태는 동주도 따라가고 싶어서 오카리나를 분다고 생각, 동주를 더욱 적대적으로 대한다. 보육원 총무가 동주에게 유미의 마음이 네게 있다고 언질을 준 날, 기태는 보육원을 가출할 결심을 하고 정말 떠나고 싶지 않은 동주는 유미에게 말한다.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고, 따라갈 수 없다고... 대신 기태를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유미가 기태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기태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데 총무가 반대한다. 기태는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기태역시 동주가 자신을 위해 양보한 것을 알고 동주를 데려가 달라고 유미에게 부탁한다. 동주의 엄마는 돌아가셨다고...결국 동주가 유미를 따라 가게된다. 세 사람은 15년 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에서 가장 높은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동주가 떠나기 전날 밤, 동주와 은채는 각자의 비밀장소에 나가지만 엇갈려 만나지 못한다. 다음날 아침, 은채가 동주가 떠나는 기차역에 나가기 직전, 일본에서 온 전화를 받은 은채모는 쓰러지고만다. 동주는 눈이 빠지게 은채를 기다리지만 은채는 오지 않고 기차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동주는 오카리나안에 일본주소를 적은 쪽지를 넣어 은채에게 전해달라고 기태에게 남기고 기태는 질투심을 느낀다. 동주가 가장 소중한 것을 자기가 아닌 은채에게 남겼기 때문...뒤늦게 기차역에 쫓아온 은채는 아슬아슬하게 카메라를 동주에게 주며 이걸로 꼭 사진찍어 보내라고 한다. 다시 만나기로 했던 약속 잊지 말라며...동주가 떠난 후 기태는 오카리나를 은채에게 전해주지 않는다. 기태가 착잡하게 돌아서는데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 진주가 고급차에서 내려 차문을 열어준다.
불안함으로 일본에 도착한 동주! 동주네 집은 전형적인 일본가옥이다. 동주가 앞으로 살게될 모리시타 야스오(신재만)집의 문이 하나씩 열린다. 제일 마지막 방인 다다미방이 열리고 다구세트가 놓여있는 방에 야스오가 앉아있다. 작은 찻잔이 아닌 대접같은 찻잔을 마신 동주가 한모금 마시고 찻잔을 떼면 어른이 되어있다. 어른이 된 류이치(동주)에게 야스오는 한국호텔과의 제휴건을 맡기며 동명호텔이 제일 가능성이 높다고말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류이치의 아주호텔 입사후 첫 프로젝트니까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며 잘 해보라고 격려한다. 류이치가 방에서 나오자 유미와 요시에가 류이치를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이 골라놓은 양복과 넥타이를 입고 첫출근 해야한다고 우기고 있다. 유미가 요시에에게 결혼하면 네 맘대로 하라고, 아직은 내 아들이니 내 맘대로 입히겠다고 말하자 방에서 나온 야스오가 한마디 거들고 행복한 웃음이 흐른다. 모두가 잠든 밤, 동주는 회사에 가져갈 상자에 자신의 소지품들을 담다가 은채가 준 카메라를 본다. 그 카메라를 상자에 담는 동주! 그 위로 약속 잊지 말라던 은채의 마지막말이 겹쳐진다. 카메라 렌즈에 눈을 대 보는 동주.
한국의 한 종합쇼핑몰, 은채가 의류 카탈로그를 찍는 선배옆에서 어시스턴트를 하고있다. 정신없이 세팅되는 의류며 소품들, 빡빡한 촬영 스케줄속에서 사진작가의 잘못으로 촬영이 지연되지만 그 사진작가는 은채의 잘못으로 전가하며 모욕적으로 은채를 나무라고 은채는 억울한 마음에 이를 악물고 있다. 계단참에서 마른 빵을 먹으며 울지 않으려 이를 앙다무는 은채를 본 기태는 사진작가에게 바로 주먹이 날아가고 은채는 그 자리에서 잘린다. 은채는 기태에게 따지고 기태는 자기가 더 좋은 자리 알아봐 주겠다고 하지만 은채의 화는 풀리지 않는다. 제발 자기일에 이런 식으로 개입하지 말라고...기태는 그럼 더 찐하게 개입해야하냐며 스킨십을 시도하고 두 사람은 티격태격한다. 결국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은채의 화를 풀어주는 기태! 기태는 화가 풀린 은채에게 드라이브나 하자고 어디 가고 싶냐고 묻고 은채는 ‘서울에서 제일 높은 곳이 어딜까? 묻는다.’ 은채는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며 떨린다고 한다. 동주, 혹시 약속을 잊은 건 아닐까? 어떤 모습일까? 동주를 만날 기대에 젖는 은채! 기태는 동주의 마지막 선물을 은채에게 전하지 못한 죄로 동주를 기다리는 감회가 은채와는 또 다르다. 집에 온 기태는 혼자서 오카리나를 보며 죄책감에 젖고 은채는 동주의 오카리나를 생각하며 손으로 흉내를 내어보는데 전화가 온다. 일본에서 패션학교에 유학중인 친구 하경의 전화다. 하경은 비행기값을 벌기 위해 동대문 시장 물건과 일본 현지상인을 연결하는 보따리 장사를 하고있는데 포토그래퍼가 필요하니 당장 들어오라는 전화다. 날아갈 듯 기뻐하는 은채! 다시 전화가 걸려오자 은채는 기분좋게 받는데 부동산에서 온 전화다. 은채는 엄마가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전세금을 뺀 것을 알고 다리에 온 힘이 빠진다. 은채가 따지자 엄마는 걱정말라고 이번에는 대박이 확실하다며 너 이제 옥탑방에 사는 것도 끝이라고 자신만만해한다. 엄마와 싸우다가 제발 이러지말라며 자기 아무것도 안 바란다고 옛날 시절 그만 잊어버리자고 울어버리는 은채! 낮부터 고여있던 설움이 폭발하듯 눈물이 난다. 일본에 가져갈 가방을 싸던 은채는 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고는 동주를 생각한다.
일본에 온 은채는 정신없이 셔터를 누른다.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동대문 의류를 한국에서 공수해오는 일을 하는 하경이 아이디어를 내 카탈로그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이다. 상인 한 사람이 은채의 이름을 묻자 하경은 즉석에서 예명을 지어준다. 언제까지 어시스턴트만 할 거냐며...하경은 최대한 일을 몰아서 할 수 있게 배려해주고 은채에게는 하룻밤이 보너스로 남는다. 하경이 시내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나서지만 은채는 신경쓰지 말라며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은채가 나가자마자 한국에서 은채의 시간에 맞춰 나온 기태가 들어오지만 두 사람은 엇갈린다. 거리의 너무나 예쁜 크리스마스분위기에 감탄하며 거리풍경을 찍던 은채는 한 호텔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너무 예뻐 찍으면서 호텔로비로 들어선다. 호텔로비에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은채의 어깨를 누군가 친다. 돌아보면 평범한 캐주얼 차림의 류이치다. 류이치는 이 호텔 로비는 촬영금지니까 나가라고 말하고 은채는 간단한 일본어로 ‘장식이 너무나 멋지다’며 미소작전으로 때운다. 금방 나가야한다며 봐 주듯 지나가는 류이치! 은채가 나가려는데 어디선가 오카리나 소리가 들린다. 자기도 모르게 이끌려 계단을 올라가는 은채! 오카리나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로비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으로 올라간 은채는 셔터를 누르며 뒷걸음질 치다가 상자를 들고있던 요시에와 부딪힌다. 상자에서 쏟아져내리는 물건들, 상자에 들어있던 커피 때문에 요시에의 옷은 엉망이 된다. 그 물건들을 같이 담아주다가 책 한권을 집어드는 은채, 은채는 책에 삐죽 튀어나온 사진 한 장을 디밀어 넣어주며 미안하다고한다. 은채는 미안한 마음에 엔화를 꺼내들고 ‘드라이클리닝’이라고 말하며 돈을 요시에에게 억지로 쥐여주는데 나오던 류이치가 그 모습을 보고 은채를 오해한다. 돈을 다시 은채에게 돌려주며 요시에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한국어로 말하는 류이치! 류이치의 완강한 태도에 은채는 무안하고 요시에는 오히려 은채에게 미안하지만 그런 류이치가 싫지는 않은 눈치다. 은채가 정식으로 요시에에게 사과하자 류이치는 요시에를 에스코트해 상자를 들고 나가버린다. 어떤 참담함으로 류시에를 보는 은채! 자기옷도 엉망인데...은채는 애써 씩씩하게 호텔을 나온다.
사무실에 들어온 류이치는 요이치가 들고온 상자를 정리하다가 혹시 이 안에 들어있는 카메라 못 봤냐고묻는다. 요시에는 못 쓰는 건줄 알고 버렸다고한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휴지통을 뒤집어엎는 류이치! 류이치의 표정을 보고 어쩔줄 모르던 요시에는 자기가 알아보겠다며 나가고 요시에가 나가자마자 류이치는 상자속의 책(은채가 집어서 넣어줬던)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본다. 어린 삼총사의 사진이다. 거리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던 은채는 벼룩시장을 발견하고 즐겁게 쇼핑을 한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본 요시에는 자신이 버린 카메라가 재활용 수거함을 거쳐 벼룩시장으로 나갔다는 것을 알고는 류이치에게 말 해준다. 벼룩시장으로 달려나가는 류이치...은채는 카메라 렌즈로 벼룩시장을 보다가 어느 순간 굳어진다. 벼룩시장 한 쪽에 자신이 류이치에게 준 것과 똑 같은 카메라가 나와있다. 은채가 그 카메라를 집어드는 순간 그녀의 손을 잡는 손, 류이치다. 은채는 얼른 계산을 하고 카메라를 집어넣고 류이치는 은채를 따라온다. 그 카메라, 자기한테 되팔라고...조금전과는 역전된 상황, 은채는 류이치에게 당한 것이 있어 대꾸도 않고 류이치는 자기가 어떻게 하면 그 카메라를 주겠냐고 묻는다. 여전히 은채가 고압적이자 류이치는 카메라가 든 은채의 가방을 뺏아들고 이번에는 은채가 쫓아다니는 신세가된다. 류이치는 당신이 여기 있는 동안 내가 일본관광을 책임지겠다. 만약,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 카메라를 나한테 되팔라며 앞장선다. 할 수 없이 끌려다니는 은채! 처음에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일본관광을 하며 조금씩 교감하고 두 사람은 거리에서 멋진 밤을 보내게된다. 동주는 은채에게 이름을 묻고 은채는 망설이다 자신의 예명을 말한다. 은채도 동주에게 이름을 묻지만 동주는 일본이름을 말해준다. 알아볼 듯 알아볼 듯 하면서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 하는 두 사람.
다음날 아침, 깜박 졸다가 일어난 동주는 옆자리가 비어있자 놀라는데 은채는 이미 가고없다. 은채가 간 자리에 남아있는 카메라...아직 남아있는 온기, 동주는 쫓아가지만 은채를 만나지 못한다. 숙소에 돌아온 은채는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란다. 기태가 하경과 함께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기태는 은채에게 의미있는 반지를 선물하고 선뜻 대답을 못 하는 은채에게 기태는 시간은 많이 있다고 천천히 생각하라고 한다. 기태와 은채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은채는 자기도모르게 어제 만난 류이치를 생각하고 있다. 일본서 돌아온 은채는 엄마가 벌인 사업이 잘못되어 살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가 되는데 자신을 바래주러 온 기태가 그 모습을 보게되고 이런 모습을 번번히 기태에게 보이는 맘이 편치않다.
서울, 세 사람이 만나기로 한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에서 제일 높은곳이 63빌딩 전망대냐, 남산타워냐를 놓고 따지던 기태, 은채는 둘이서 각자 한 곳에 가 있기로한다. 배낭여행차림의 동주는 은채가 있는곳에 먼저 갔다가 은채와 엇갈리고 기태가 기다리는 쪽으로 간다. 기태와 동주는 극적으로 만나고 기태는 싫다는 동주를 끌다시피 자기집으로 데려온다. 은채역시 도저히 기다리고만 있을수 없어 기태가 기다리는 장소로 가는데 기태는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한다. 동주는 기태에게 은채의 소식을 묻는데 기태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한다. 은채와는 곧 결혼할 거라고...진심으로 두 사람의 결혼소식에 축하를 보내는 동주! 기태는 동주의 약혼반지를 보고 동주는 자기도 역시 약혼했다며 곧 결혼할 거라고한다. 기태의 집으로 간 동주는 그곳에서 은채를 보고 놀란다. 은채역시 동주가 류이치라는 사실에 놀라고...
동주는 체류일정을 묻는 기태에게 동명호텔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간단하게 말하고 동명호텔이라는 소리에 기태의 표정은 굳는다. 집에 온 은채와 오피스텔에 돌아온 동주의 마음도 편치않다.
그 날 기태는 엄마 차진주가 박회장의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는 차진주와 격렬하게 언쟁을 벌인다. 한평생 그 자식의 그늘에서 살았으면서 아직도 그렇게 사느냐고...차진주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다가 따귀를 맞은 기태는 집을 뛰쳐나오고 만취한다. 만취한 기태는 은채를 찾아가고 동주역시 뭔가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은채에게 전화를 건다. 은채의 어머님께 인사를 드라고 싶다며 은채의 집을 물은 동주역시 은채를 찾아간다. 기태의 전화를 받은 은채가 나오자마자 기태가 격하게 앉고 골목길을 들어서다가 그 모습을 본 동주는 돌아선다. 동주는 은채한테 꼭 물어보고싶었다. 그렇게 기다렸는데...그렇게 기다렸는데 왜 편지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지...
동주는 자신을 접견 나온 정상채에게 당분간은 호텔 분위기도 익힐겸 편하게 스탭으로 일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어느 날 레스토랑에서 음식사진 어시스턴트를 하던 은채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폐부를 찌르는 아픔을 느낀다. 은채가 갈 곳이 없는 것을 안 동주는 어떻게든 도와주려하지만 기태의 눈치가 보이고 또한 요시에가 일본에서 들어온다. 요시에에게 마음을 붙이려 노력하는 동주는 요시에에게 더욱 잘 해주지만 마음의 빈 곳을 감당하지 못하고 은채역시 기태에게 마음 붙여보려하지만 눈에는 동주만 보인다. 동주는 기태에게 자세한 내막은 말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사진 일을 은채에게 맡기고 싶다고 한다. 쿨하게 대답하는 기태, 기태는 은채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동주에게 보여주라고 여유있게 말한다. 동주와 은채는 일을 같이 하면서 감정을 숨길 수 없게 되고 요시에는 동주가 이상한 점을 눈치챈다. 차진주는 박회장에게 기태의 취업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하고 그것을 본 기태는 차진주에게 지겹지도 않냐고 따진다. 차진주는 동명호텔이 일본하고 제휴건으로 바쁜 모양인데 너도 호텔 일에 관심을 가지라고한다. 그 소리를 한 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는 기태! 동주는 은채와 함께 어릴 때 사진여행을 떠났던 곳으로 떠나 은채에게 자신의 꿈을 펼쳐보라며 기회를 주고 은채는 갈등을 느낀다. 잊고 살았던 꿈이다. 자신조차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동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혼란스럽다. 요시에는 동주의 출장에 동행하며 여자만의 직감으로 동주와 은채의 눈빛을 알아보고 긴장한다.
동주는 은채에 의해 차갑기만 한 줄 알았던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정열을 발견한다. 동주는 자신의 감정보다도 기태 옆에서 행복해하지 않는 은채의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아니, 행복한 척 하는 은채의 모습이...은채역시 기태와의 길고 오랜 감정-아무리 자신을 다그쳐 봐도 절대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는-의 실체를 깨닫지만 무력하기만하다. 그런 은채의 감정을 느낀 기태는 은채 엄마에게 소원하던 가게를 차려주고 은채에게 독립할 때까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자기네집에 살게한다. 일방적으로 짐을 옮기는 기태...은채가 거절하자 기태는 동주때문이냐며, 너 혹시 동주한테 흔들리는 거 아니냐며 정공법을 쓰고 은채는 거절하지못하고 따라 들어간다. 동주와 은채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기태는 은채를 옆에 두고 감시하다시피하면서 오히려 외로움을 느끼고 점점 더 거칠어진다. 기태의 상처받은 모습을 같은 집에서 보게 된 은채는 사랑이 아닌 줄 알면서도 기태를 보듬는다. 기태는 나한테는 너 밖에 없다며 은채에게 부담을 준다.
어느 날, 은채는 기태의 방에서 오카리나를 발견하고 그 안에 동주가 쓴 편지와 주소를 본다. 은채는 기태를 다그치고 변명의 여지가 없어진 기태는 은채를 덮치려한다. 은채에게 자신의 마음을 더는 숨길 수 없어 기태의 집을 찾았던 동주는 기태가 은채를 덮치려는 장면을 보게되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오카리나를 기태가 빼돌렸다는 것, 은채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동주는 그 자리에서 앞 뒤 가리지 않고 은채의 손을 잡아끌고 나온다. 동주는 자신의 감정을 은채에게 고백하고 은채는 아무말하지 않지만 은채도 같은 마음인 것을 안다. 두 사람은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동주는 은채로 인해 자신에게도 열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은채역시 자신의 의지대로 사랑을 쟁취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서서히 변화된다. 동주와 은채 때문에 극도의 상실감에 젖어있던 기태는 일본 아주호텔에서 왔다는 실력자가 동주라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 기태는 박회장을 찾아가 호텔에서 일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미 대봉을 통해 기태가 호텔을 넘보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박회장은 나한테 아들은 미국에서 유학중인 아들 하나뿐이라며 모욕만 주고 쫓아낸다. 기태는 나오면서 당신한테 한 처음이자 마지막 한 부탁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유학중이던 박회장의 장남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즉사한다. 이제 박회장의 아들은 기태뿐이다. 차진주는 들뜬 마음을 누르며 오히려 박회장의 전화를 따돌린다. 몸이 단 박회장은 진주를 만나러 여러 번 사람을 보내지만 진주는 용건 있으면 직접 오라고 한다. 박회장은 손수 진주를 만나러오고 박회장은 진주에게 기태를 내일부터 출근시키라고 한다. 진주는 악에 받친다. 그동안 한 번도 기태아버지가 누구인지 묻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확신으로 기태가 아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요지다. 박회장은 천륜이 버린다고 버려지는 거냐면서 한 번도 기태를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고한다. 그 한마디에 삼십년 세월이 녹아내리는 진주! 동주와 은채에 대한 배신감을 못 삭이던 기태는 다음날부터 박회장의 회사에 출근하고 동주와 기태는 라이벌로 대면한다. 기태는 은채가 동주의 일을 하는 것을 알면서 자기의 일을 맡기고 세 사람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동주는 은채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요시에앞에 무릎을 꿇는다. 요시에는 기다리겠다고한다. 일본에서 동주부모가 사업상 한국에 나왔다가 은채를 보고자한다. 동주모는 은채에게 너무나 잘 해 주지만 동주부는 은채를 보고 어딘가 불편해한다. 동주부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은채의 말에 안심하는 눈치다. 은채는 동주모의 쇼핑을 도와주다가 동주모의 부탁으로 은채모에게 소개한다. 두 여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예비사돈으로 다정한 인상을 주고받는다. 상견례 날, 동주부를 본 은채모는 뛰쳐나간다. 은채모는 이 결혼을 반대하고 동주부는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동주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카메라가 자신이 일본에서 사서 은채에게 선물로 보내준 그 카메라라니...동주부는 은채모를 몰래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두 사람을 헤어지게하자고 한다. 이유도 모른 채 결혼반대를 당한 동주와 은채는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은채모는 찾아온 기태에게 은채의 짝은 기태라고하고 기태는 진실을 알게된다. 은채를 버린 아버지가 일본에서 꾸민 새 가정에 입양된 사람이 동주라는 것, 기태는 결정적인 순간에 이 사실을 발설해버리고 은채와 동주는 헤어진다. 동주부모는 동주를 일본에 데려가려하는데 동주는 일본에 들어가기 직전, 마음을 돌려 은채와의 사랑을 이루려한다. 동주와 은채의 사랑은 이제 국경도, 운명도 초월해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려한다. 은채와 동주는 자신들의 결혼식에 기태를 초대한다. 셋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All for one)기태는 질투심을 감당할 수 없어 대봉에게 동주에 대한 폭력을 사주한다. 대봉이 그토록 원하는 호텔 나이트클럽의 경영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은채와 동주의 결혼식 날, 기태의 사주를 받은 대봉은 동주를 납치하고, 마지막으로 은채와 동주에 대한 괴로움으로 힘들어하던 기태는 동주의 그 말을 기억한다. ‘우리 두 사람중 꼭 한 사람이 은채와 결혼하자, 대신, 정정당당하게...난 자신 있는데...너는?’ 그 때의 순수함을 기억해 낸 기태는 대봉에게 전화, 동주에 대한 폭력을 취소하지만 두 사람에게 묵은 감정이 있는 대봉은 동주를 이용, 기태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기태는 자기가 갈 테니 동주를 풀어달라고 하고 동주는 아무것도 모른 채 대봉의 창고를 빠져나와 결혼식장으로 간다. 동주와 은채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는 시간, 기태는 동주를 대신해 린치를 당하고 신체손상을 입는다.
결혼식을 끝낸 은채와 동주에게 기태의 피 묻은 오카리나가 배달되고 두 사람은 기태가 자신들을 위해 희생했음을 안다. 은채가 기태의 곁에 남으려하지만 기태의 마지막 자존심은 그것마저 거부하고 세 사람은 각자의 운명에 자신을 맡긴다.
끝.
첫댓글 오~ 이거 진짜 오랜만이네요^^
여기 나오는 ost 좋아했는데ㅎㅎ
잘보겠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