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메밀꽃이 만개한 들판은 볼 수는 없었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잠시 소설속 허생원이 되어 그 길을 걸어 본다.
허생원이 젊었을 때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 몰래 개울가 방앗간에서 한 처녀와 밤을 새웠던 그날밤을 그려보면서 말이다.....!!
"쓸쓸하고 뒤틀린 반생"을 살아온 허생원의 단 하룻밤 사랑을 지켜보았던 그 물레방아는 그 자리에서 여전히 돌아 가고 있다.
허생원 일행이 당나귀를 타고서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 밤새 벌판과 산길을 가야했던 대화는 이제 자동차로 몇 분이면 가는데, 그 동안의 기억과 시간을 켜켜히 칸마다 간직한다는 듯 물레방아는 끊임없이돌아 간다.
뿐만 아니라 효석 문화제 기간동안 다양한 체험마당이 개설되어 있다.
잔치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인 "메밀음식 개발시연 및 시식회", "1930년대 봉평장터 재현" 그리고 "전통 민속놀이 한마당"에서는 윷놀이, 신발끌기, 널뛰기, 칠교놀이, 자치기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관광객이 직접 메밀국수 뽑기, 메밀전 부치기 등을 해 볼 수 있었고 당나귀 한 마리도 모델로 뽑혀와서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평창무이 예술관에서는 도자기 체험, 손도장찍기 체험 등이 준비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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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생가는 오래 전에 이미 헐리고 그 자리에 새집이 들어섰기 때문에 생가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그저 생가터라는 표지만 있을 뿐. 그럼에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집이 농가인 탓인지 마치 생가인 듯한 착각이 든다.
지금 살고 계신 분이 참 난감하시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하긴 지금은 시골 정취를 컨셉으로 하는 카페 마당처럼 앞 마당을 한껏 꾸며 놓았고, 덕분에 차와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바로 옆에서 성업을 이루고 있다. |
비록 생가도 아닌 생가터를 보존하고 근사한 문학관까지 개관할 정도인 이 봉평면에 효석문화마을은 어쩌면 주민 정서상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화마을은 지금도 봉평장이 열리는 장터와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충주집터를 알리는 비석에서 시작하여 가산공원 그리고 흥정천을 건너는 봉평교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양방 2차선의 다리인데, 축제를 즈음하여 이 다리 옆에 매년 전통적인 섶다리가 놓여진다.
강의 반은 돌 징검다리이고 나머지 반은 섶다리인데 흙과 소나무를 이용해 만든 섶다리는 푹신푹신한게 건너는 느낌이 매우 독특하다.
봉평교를 지나면 만나는 물레방앗간은 허생원이 평생 단 한번의 사랑을 나누었던 그 물레방앗간을 복원한 것이다.
초가지붕위에는 조롱박이 올라타고 방앗간 속에서는 예전에 사용되었던 수동 탈곡기도 볼 수 있다.
물레방앗간 옆에는 당나귀들을 키우는 우리가 있어서 예전 분위기를 한층 더 만들어 준다.
이왕이면 우리안에 있는 당나귀들이 좀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로 사용된 나무들을 갉아먹어서 혹시 배고픈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여름이 한풀 기가 꺽이면 이 일대 밭에 메밀꽃씨가 뿌려지고 메밀은 파종후 약 40일후에 개화를 해 9월 초에는 이내 하얀 꽃들이 피어 난다.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봉평에선 메밀꽃 잔치는 열린다.
찾아 가늘 길
중앙 고속도로로 들어가신 후에 남원주IC에서 영동 고속도로로 들어가시면 장평IC에서 봉평 방향으로 6번 국도를 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