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 위안화 SDR(특별인출권) 구성통화 채택
미국 달러화, 유로화에 이어 3대 기축통화 부상.
아직은 미국 달러화와 통화패권 경쟁하기에는 역부족.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 대립이 통화전쟁의 이면?
(관련내용)(한국경제 2015.12.1.)중국은 IMF(국제통화기금)의 직전 SDR(특별인출권) 구성통화 심사 때인 2010년 위안화를 편입시키려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재수’ 끝에 성공(2015.11.30)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경제 및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0년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과 비슷했지만 2013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국제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에는 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8월엔 2.79%까지 상승해 일본 엔화(2.76%)를 제치고 세계 4위 결제 통화로 도약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위안화의 SDR 편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이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금융시장 폐쇄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럽 국가들이 위안화의 SDR 편입에도 지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지난 8월 위안화의 기준환율을 산정할 때 시장환율을 적극 반영하는 쪽으로 환율 제도를 개혁했고, 은행 간 채권시장에 해외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각종 금융 개혁·개방 정책을 실행에 옮겼다.
위안화가 SDR 구성통화로 편입됐다는 것은 세계 각국이 유사시를 대비해 보유하는 ‘준비자산 통화’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중국 국채를 비롯해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중략)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미국(달러화)의 고민이 컷을 것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울타리 밖에서 컨트롤하기에는 너무 커버린 중국(위안화)의 실체를 인정한 결과로 풀이 됩니다.
또 한편으론 중국 스스로의 노력을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이 IMF(국제통화기금의) SDR(특별인출권)구성 기축통화에 편입된 것은 유럽의 주요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미국에 대해서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응해 중국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한데 이어, 미니 IMF를 설립하겠다는 벼랑끝 전술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달러화)과 중국(위안화)의 통화전쟁 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대립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세계사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화사상에 충실한 패권지향국입니다. 그리고 불과 1세기 전에는 제국주의(자본주의)에 수탈을 당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이에 반동해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한 '중화인민공화국'입니다. 아직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전인대 연설의 중심논리는 '사회주의 국가 완성을 통한 완전한 공산주의의 실현'입니다.
이 같은 중국의 시각이 말해 주듯이 미국주도의 달러 패권주의에는 철저히 견제하는 입장입니다. 특히 미국이 주기적으로 달러를 통해 일으키는 글로벌 통화위기와 이에 수반한 양털깎기(완전히 죽이지 않고 털만 깎음)는 전략적인 미국의 음모로 보고 있습니다.(쑨홍빈이 쓴 화폐전쟁이 중국의 기본 시각).
중국은 그동안 일본(엔화)이 프라자합의(1985)를 통해 미국(달러화)에 굴복하고,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는 것을 똑똑히 봐 왔으며,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루블화)가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수시로 통화위기에 노출되어 설움을 당하는 것을 옆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좌파정권(노동당)인 브라질(헤알화)의 최근 통화위기도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의 이질적인 통화제도인 관리변동환율제(=국가관리제)를 IMF회원국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요구가 지속될 경우, 5년후 IMF를 탈퇴해 중국 주도의 미니 IMF를 다시 만드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투표 등 정상적일 방법으로 IMF회원국을 중국편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미국의 위상에 비해 아직은 너무 초라하기 때문입니다.
금번 중국의 IMF(국제통화기금) SDR(특별인출권)구성 기축통화 편입은 편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야생마인 중국을 IMF(국제통화기금) 체제에 편입시켜 컨트롤 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과 중국경제성장률의 하드랜딩(급속한 하락)은 미국경제에 유리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중국경제성장률이 급속히 하락 할 경우 미국 달러화의 최대 채권국과 수요국인 중국이 대규모로 달러 매각에 나설 경우 미국의 글로벌 통화전략에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한편 중국의 입장에서는 위안화가 IMF(국제통화기금)의 5대 기축통화(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가 되면서 중국 국채에 대한 수요증가 및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경제성장률의 하드랜딩(급속한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종합해보면 위안화의 IMF(국제통화기금) SDR기축통화 편입은 우리나라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우선 투자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중국 주식시장에는 중립적(파생상품이 비대해진 양방향 증시에서 현물을 밀어 올릴 동인 약함)이나,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왜냐하면 글로벌 투자에 있어 우리나라 대체시장인 중국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우리나라 증시에서 투자비중을 낮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출환경도 다소 불리해질 전망입니다.
중국 정부가 달러 대비 위안화의 기준환율 결정시 시장환율의 적극반영 이라는 미명 하에,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위안화 절하카드를 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우리나라는 너무 큰 글로벌 양대 축에 끼여 있어 균형외교의 시험대에 지속적으로 서고 있습니다.
2015.12.2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