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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도 한철(전도서3장) | |
때와 기한이 있고 목적이 있으니 염병 지랄을 하던 폭염도 오장육보를 뒤집던 장마도 제풀에 지쳐서 때가 되니 뭔가 뜻을 이루고 저만큼 물러갔나보다.
제 스스로 그랬겠나! 뭔가 그것 때문에 그 지랄을 다 했겠지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빙하가 녹아지고 화산이 터지고 지진이 일어나고 폭동이 일어나고 지구촌 곳곳이 온통 몸살이다.
불판에 산 낙지 비틀 듯 십년을 감수하며 죽지 못해 한 고비를 넘긴 지긋지긋한 폭염과 장마 구멍 난 주머니 사정에 바라만 보아야 했던 에어컨 차라리 수탉을 매달아 자동 부채질하며 원시의 토굴로나 들어가볼까!
어찌할 줄 몰라 서성거리다 한 철이 가는가 보다 최첨단 부귀영화를 누리던 솔로몬 왕도 이런 때가 왜 없었겠나! 그러니 헛되고 헛될 수밖에―
화로 같은 폭염에 강철 같은 젊음을 열정으로 달구어 |
보습을 만들고 이제는 들녘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칠순이 가까오니 바라보는 눈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이 별나구나!
들창에 누렁 잎이 보이고 들녘에 황금빛이 보일 듯 말 듯, 가는 시간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나보다.
마음이 급해진다. 메뚜기도 한철인데 허리가 꼿꼿할 때 사지가 말짱 할 때 두 눈이 총총할 때 열정이 뜨거울 때 그동안 그렸던 청사진들 이제 겨우 기초를 놓았으니 부지런히 벽돌을 놓아야겠구나!
어제는 모두 열어 제처도 뒤척이며 잠 못 이뤘는데 오늘은 모두 닫고 장마에 곰팡 난 이불이라도 꺼내 덮어야겠으니 계절의 변덕이 칼날 같구나! 내 인생의 계절도............
유례없던 폭염과 장마도 황금들판을 만들려고 그랬겠지? 내 인생 뒤안길을 돌아본다. 폭염과 한파가 칼날처럼 뒤바뀌며 달구고 내리치고 자르고 구부리며 쟁기를 만들었으니 들판을 갈아보자!
9월 첫 주일 말씀을 묵상하며 김윤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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