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민통선은 고추모종 심기가 한창입니다.
민통선 가는 길목의 모종상회에서 청양고추, 매운고추, 주키니호박, 수세미, 오이,
가지, 수박, 참외, 토마토, 방울토마토 등을 샀습니다.
그 외에도 갖가지 모종들이 유혹을 하지만 애써 외면하고 구입한 아이들이나
잘 키워보자고 의지를 불태웁니다.
길옆 젖소농장에 들러서 우분 거름을 5포대 담습니다.
농장주님에게 들은 바로는 젖소의 유방이 럭비공처럼 생긴 넘이 가장 생산량이 많다네요.
동행한 허안드레아와 정회장님의 셋째 아들이 작년 들깨 타작이후 처음 만나서
밀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고추모종을 토요일날 심기로 했었는데, 모종이 하루 빨리 배달되어서 전날 다 심었고,
오늘은 고추 지지대 말뚝을 박는 날입니다.
고추 모종이 모두 2,000포기인데 말뚝은 3포기마다 박아야 하니
약 700개를 작업해야 합니다.
1시간 정도 작업후에 새참이 필요합니다.
노동후에는 막걸리의 뱃심이 아주 끝내주지요.
해병대 형님이 포기한 밭에 어제 오늘 작업한 내용입니다.
잡초와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으로 비닐을 깔았고, 헛골에는 신문용지를 덮었습니다.
물론 거름은 우분(소똥)을 넉넉히 깔아주었지요.
회장님의 아드님은 혼자서도 말뚝박기를 얼마나 잘 하는지...
집을 짓듯이 정성들여 지지대를 하나하나 열심히 설치합니다.
말뚝 하나에 나무 해머를 5~10번 내려쳐야하니 갈수록 진이 빠집니다.
회장님이 챙겨온 새참은 민통선 고유의 농주입니다.
술 한잔에 김치 조각을 손으로 집어 먹으니 맛도 맛이지만 정감이 넘쳐납니다.
네버엔딩스토리 영화의 정용주감독이 바로 옆 배과수원집 아들이네요.
과수원의 방풍망 설치작업을 도우러 왔다가 새참을 함께 합니다.
말뚝과 고추심기 작업을 모두 끝내고 오늘은 정회장님댁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역시 농주와 함께 신토불이 민통선표 밥상에 배만 불러갑니다.
때아닌 양미리찜이 고소합니다.
떼어낸 스텐레스 문짝을 다시 결합시키고 나서 농활을 마쳤습니다.
바오로 어르신에게서 얻은 가지와 청양고추 모종을 정성스럽게 잘 심었습니다.
보통 고추 100포기, 청양고추 20포기면 올 여름은 넉넉할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