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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227 (월)
- 바람의 세기 = 풍력계급(風力階級) : 바람 ④
- 아름다운 우리말 (5) - 문화, 여행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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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아인학당>의 150번째 이야기가 되었고 시작한지도 3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보려고 했습니다만, 절반 가까이가 식물이야기라서
조금 그렇기는 한데, 저에게는 재미있지만 여러분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니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되려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계획으로는 앞으로도
식물이야기가 주류를 이룰 예정이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마치 교과서처럼 객관적인 내용을 올려왔는데, 몇 번을 주관적인
수필 등으로 바꾸려다 너무 주제넘은 것으로 보여서 그만두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재의 형식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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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벌벌 떨다가 보니 어느덧 봄이 부리나케 달려와서는 여인들이 오늘은 무슨 옷을
입어야하나 하는 걱정이 많아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또한 해도 많이 길어져서 이제 곧 춘분(春分)이 오고 또 꽃도 피겠습니다.
들에는 냉이와 달래와 쑥 등등 봄나물들이 한창 고개를 내밀고 있고, 또 춥고 긴 겨울 내내
움츠리고 봄을 기다렸던 나무들의 꽃눈과 잎눈 등 새 눈들이 잔뜩 부풀어 터질듯 합니다.
새벽에 날이 밝아오는 동쪽하늘에서 볼 수 있다고 하여 “샛별”이라고도 부르는
“금성(金星)”은 여름날이면 초저녁에 서쪽하늘 아래쪽에서 아름답게 반짝이고,
새벽에는 동쪽하늘 낮은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별은 겨울이 되면서 초저녁에는 차츰 남서쪽으로 옮기며 조금 높게
올라가서 한겨울에는 남서쪽 하늘 거의 6부~7부 능선쯤에서 떠오르고,
새벽에는 북동쪽의 약간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샛바람”이라고 하지요. ---
그런데 다시 봄이 오고 있으려니 “금성”은 초저녁에 서쪽하늘 낮은 곳으로,
새벽에는 동쪽하늘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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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모습을 닮은 지형 >
아래 사진은 “전남 무안군 몽탄면을 지나는 영산강”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남쪽은 온통 들판이고, 북쪽은 산 만 있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 본 사진은 다른 분의 것을 빌려온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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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바람”에는 무척 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방향에 따른 이름인 “샛바람”, “하늬바람”, “갈바람”,
“마파람”, “앞바람”, “된바람”, “뒤울이”, “높바람”, “높새바람”, “마칼바람”
그리고 “풴” 등등 이외에도 무척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바람이야기”를
너무 오래 하다 보니까 너무나 지루해서 몇 가지 바람이름만 늘어놓고
상세한 설명은 언젠가 다음으로 미룹니다.
- 그리고 오늘 본론으로 올리는 내용은 “바람의 강도(强度)에 따른 분류” 즉,
<풍력계급(風力階級) = Wind Force Scale>에 대한 것인데,
다음에는 <열대성저기압(熱帶性低氣壓) = 태풍(颱風)> 대하여도
간략히 말씀드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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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다른 바람의 이름들
- 무역풍(貿易風 = Trade Winds)
- 극동풍(極東風 = Polar Easterlies)
- 편서풍(偏西風 = Westerlies)
- 계절풍(季節風) = 몬순(Monsoon)
- 국지풍(局地風) = 지방풍(地方風) = Local Wind
- 내륙풍(內陸風 = Land Breeze)
- 해풍(海風 = Sea Breeze)
- 산악풍(山岳風 = Mountain Breeze)
- 곡풍(谷風 = Valley Breeze)
- 제트기류(Jet Streams)
- 지균풍(地均風) = 지형풍(地衡風) = Geostrophic Wind
- 경도풍(經度風 = Gradient Wind)
- 선형풍(旋衡風 = Cyclostrophic Wind)
- 돌개바람(Dust Devils) = 순간돌풍(瞬間突風 = Microbursts)
= 회오리바람(=회리바람 = Whirlwind) = 선풍(旋風) = 표풍(飄風) = 표풍(飇風)
= 표풍(飆風)
* “토네이도(Tornadoes)”, “용오름”
- 열대성폭풍(熱帶性暴風) = 열대성저기압(熱帶性低氣壓) = 구풍(颶風) = 태풍(颱風)
⇒ 타이푼(Typhoon), 사이클론(Cyclone), 허리케인(Hurricane), 윌리윌리(Willy-willy)
- 그리고 “꽃샘바람” 등등 또 그 밖의 바람의 이름들......
* “회오리바람(회리바람)”과 “열대성저기압(태풍)”에 대하여는
나중에 별도로 다시 다룰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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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람의 강도(强度) = 풍력계급(風力階級) = Wind Force Scale
가. 풍속(風速)의 측정
- “바람의 강도”는 곧 “바람의 빠르기”와 같은 뜻인데, 이를 나타내는 “풍속(風速)”을
측정하는 국제표준은 매 10분마다 관측한 평균치를 말합니다.
- 또한 (0 ~ 360)의 방향을 매 10도 간격으로 측정합니다.
- 그리고 바람의 강도는 “Knot", "Mile per Hour”, “Meter per Second(MPS)"
또는 “Kilometer per Hour(km/h)" 등으로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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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풍력계급(風力階級 = Wind Force Scale)이 만들어진 경위
- 오늘 소개해 드리는 “풍력계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19세기 영국의 해군 중령 “보퍼트(Beaufort)”라는 사람이 바다에서의
바람의 강도에 대하여 고안한 것을 육지에서도 적용하여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 이는 통상 “보퍼트 스케일(Beaufort Scale)”이라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Beaufort Wind Force Scale”입니다.
- “보퍼트 스케일”은 연기가 똑바로 올라가는 <고요한 상태를 0>으로 하고,
<태풍에 동반된 심한 폭풍을 12>로 하여 13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 미국기상청은 1955년 위의 등급에 추가로 (13~17)의 계급을 추가하였는데,
그 내용은 생략합니다.
- 지금은 이 계급이 전문 기상학자들에게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풍속을 측정하는 보다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 대부분 대치되었지만,
넓은 지역의 바람특성을 측정하는 데는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풍속계가 없는 곳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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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퍼트” = Sir Francis Beaufort (1774~1857)
이 분은 나중에 영국의 해군 총사령관이 되었고 귀족 작위도 받았는데,
해군 중령시절인 1805년에 이 바람의 계급을 고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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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풍력계급(風力階級 = Wind Force Scale)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계급을 나타내는 바람의 이름이 당초에는 영어로
만들어졌는데, 이를 무척 멋있고 예쁜 우리말로 만들어 붙인 사람이
어느 분인지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감탄합니다.
- 다음에 “풍력계급”을 소개하는데, 이는 지상 10미터에서 측정한 것으로
단위는 "초속(秒速) = meter/second = m/s“입니다.
(1) 풍력계급 “0”
- 이름 : 고요 (Calm)
- 풍속 : 0.0~0.2 m/s (1 km/hour 미만)
- 지상 : 연기가 똑바로 올라간다.
- 바다 : 수면이 잔잔하다. (파도높이 = 0)
(2) 풍력계급 “1”
- 이름 : 실바람 (Light Air)
- 풍속 : 0.3~1.5 m/s (1~5 km/hour)
- 지상 : 연기가 풀려서 올라간다.
=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고 바람개비도 돌지 않으나,
연기가 날리는 모양으로 바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바다 : 물고기 모양의 잔물결이 일어난다. (파도높이 0.1m 정도)
(3) 풍력계급 “2”
- 이름 : 남실바람 (Light Breeze)
- 풍속 : 1.6~3.3 m/s (6~11 km/hour)
- 지상 : 바람이 얼굴에 느껴지고 나뭇잎이 살랑거리며 풍향계가 움직이고
바람개비가 약하게 돈다.
- 바다 : 해면은 잔물결이 뚜렷이 일어난다. (파도높이 0.2m 정도)
(4) 풍력계급 “3”
- 이름 : 산들바람 (Gentle Breeze)
- 풍속 : 3.4~5.4 m/s (12~19 km/hour)
- 지상 : 나뭇잎과 잔가지가 일정하게 쉴 새 없이 흔들리고 깃발이 가볍게 나부낀다.
- 바다 : 해면은 군데군데 흰 물결이 생긴다. (파도높이 0.6m 정도)
(5) 풍력계급 “4”
- 이름 : 건들바람 (Moderate Breeze)
- 풍속 : 5.5~7.9 m/s (20~28 km/hour)
- 지상 : 먼지가 일어나고 종이 조각이 흐트러지며 나무의 잔가지가 흔들린다.
- 바다 : 물결의 파장이 길어지고 흰 물결이 많아진다. (파도높이 1m 정도)
(6) 풍력계급 “5”
- 이름 : 흔들바람 (Fresh Breeze)
- 풍속 : 8.0~10.7 m/s (29~38 km/hour)
- 지상 :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린다.
- 바다 : 호수와 바다에서 잔물결이 일어난다. (파도높이 2m 정도)
(7) 풍력계급 “6”
- 이름 : 된바람 (Strong Breeze)
- 풍속 : 10.8~13.8 m/s (39~49 km/hour)
- 지상 :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깃줄에서 소리가 나며, 우산을 쓰기가 어렵다.
- 바다 : 해면은 큰 물결이 일기 시작한다. (파도높이 3m 정도)
(8) 풍력계급 “7”
- 이름 : 센바람 (Near Gale)
- 풍속 : 13.9~17.1 m/s (50~61 km/hour)
- 지상 : 큰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바람을 향해 걷기가 힘들다.
- 바다 : 파도가 점점 거칠게 일어나 물마루가 부서진다. (파도높이 4m 정도)
(9) 풍력계급 “8”
- 이름 : 큰바람 (Gale)
- 풍속 : 17.2~20.7 m/s (62~74 km/hour)
- 지상 : 나무의 잔가지가 꺾이고, 걷기가 힘들다.
- 바다 : 파도가 점점 거칠게 일어나 물마루가 부서진다. (파도높이 5.5m 정도)
(10) 풍력계급 “9”
- 이름 : 큰센바람 (Strong Gale)
- 풍속 : 20.8~24.4 m/s (75~88 km/hour)
- 지상 : 굴뚝 뚜껑이 날아가고, 지붕의 기와가 벗겨지고, 슬레이트가 날아가는 등
약간의 건물피해가 일어난다.
- 바다 : 풍랑이 높아지고 물보라가 소용돌이친다. (파도높이 7m 정도)
(11) 풍력계급 “10”
- 이름 : 노대바람 (Storm)
- 풍속 : 24.5~28.4 m/s (89~102 km/hour)
- 지상 : 내륙에서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데, 나무가 뽑히고 건물피해가 상당히 크다.
- 바다 : 바다는 물거품으로 온통 하얗게 보인다. (파도높이 9m 정도)
(12) 풍력계급 “11”
- 이름 : 왕바람 (Violent Storm)
- 풍속 : 28.5~32.6 m/s (103~117 km/hour)
- 지상 : 내륙에서는 경험하기 힘들만큼 몹시 거칠고 거센 바람으로, 나무가 뿌리 채
뽑히고, 차가 넘어지며 건물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아주 크고 광범위하다.
- 바다 :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가 일어나며 시계(視界)가 제한된다,
(파도높이 11.5m 정도)
(13) 풍력계급 “12”
- 이름 : 싹쓸바람 (Hurricane)
- 풍속 : 32.7 m/s 이상 (118 km/hour 이상)
- 지상 :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엄청난 피해를 일으킨다.
- 바다 : 해상은 물거품과 물보라로 덮여 온통 하얗게 되고, 지척을 분간하지 못하며,
피해가 아주 크다. (파도높이 14m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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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계급별 바다의 모습 >
- 아래 사진들은 빌려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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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시듯이 “풍력계급”에 따른 “우리말 이름”이 무척 재미있고 아름다운데,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이름들 중에서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등은 풍력계급과는 관계없이 비교적 자주 쓰이는데, 다른 이름들은
별로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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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에서의 빠르기 ]
“바람의 빠르기”를 이야기하다 보니, 음악에서도 빠르기에 대한 표현이 있는데 아시는지요?
대개 서양음악에서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은 잘 아시는데, 우리음악에서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은 잘 모르시더군요......
음악에서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은 매우 많습니다만,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양음악에서의 빠르기 : 템포(Tempo)라고 말합니다.
- 아다지오(Adagio) = 아주 느리게
- 안단테(Andante) = 느리게
- 안단티노(Andantino) = 조금 느리게
- 모데라토(Moderato) = 보통 빠르게
- 알레그레토(Allegretto) = 조금 빠르게
- 알레그로(Allegro) = 빠르게
- 프레스토(Presto) = 매우 빠르게
* 피아니시모(pp = Pianissimo = 매우 여리게) /
피아노(p = Piano = 여리게) /
메조피아노(mp = Mezzopiano = 조금 여리게) /
메조포르테(mf = Mezzoforte = 조금 세게) /
포르테(f = Forte = 세게) /
포르티시모(ff = Fortissimo = 매우 세게)
---- 이상은 <셈-여림>을 나타내는 말로 <빠르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2) 우리 음악에서의 빠르기 : 장단(長短)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진양조 = 아주 느리게
- 중모리 = 중간정도로 빠르게
- 중중모리 = 조금 빠르게
- 자진모리 = 매우 빠르게
- 휘모리 = 아주 빠르게
* 이 이외에도 “엇모리”, 엇중모리“, ”굿거리“ 등등의 각 빠르기의 중간정도 또는
다른 표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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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풍력계급(風力階級)>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이어서 바람이야기로는
<싹쓸바람=태풍(颱風)>에 대하여 올릴 계획이었으나, 너무 지루하고
또 이제 꽃피는 봄이 오고 있으므로, 다음에는 지난번에 미처 마치지 못한
”가로수이야기“를 마저 올려 마무리하고, 그 다음 여름이 오기 전에
”바람이야기“를 한 번 더 계속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웃고 즐기는 가운데 벌써 삼년여 150회 강의가 되셨네요. 카페의 품격을 높여 주시는 학장님께 모두를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바람의 세기는 배웠는데 상응하는 우리 말 바람들이 재미있습니다. 굳이 그리 대응 하는라 만든 말 인지요? 궁금합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기님과 여러분의 관심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 제가 고맙습니다. 풍력계급에 대응하는 우리말을 만든 과정을 알아보려 했으나 저도 요즘 좀 바쁘고 번거로워서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몇 몇 바람의 이름들은 풍력계급과는 별 관계없이 자주 쓰이지요. 바람도 별 생각없이 쓰면 그리 복잡하지 않은 말인 듯 보이나 속으로 깊이 들어가려니 점점 어려워지고 복잡해집니다.
네, 시간이 있으실때 차차 알아보셔서 다시 배움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장님! 산~들바람이 산~들분다 달 밝은 가을밤에 달 밝은 가을밤에 ............. 바람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줄은... 150회 그렇게 많이 강의하셨나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참ㅇㅅ 클래식을 마시면서 이야기 해야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만간에 한번 만나뵙지요.
즐겁게 보내시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어느 하나도 간단하게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만, 바람이야기만 해도 깊숙이 들어가는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이야기는 그만 두고 일반적인 이야기만으로도 100회는 넘어야 할 것으로 압니다. 사실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이해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느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혹시나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조금 정리하고 있습니다.
학장님, 공부 잘하고 있슴다. 넘 고맙고요. 그런데 바람 중에 春一番(하루이치방)도 있네요. 일본에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어느날 비가 우당탕 오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을 말하는데 이후로는 봄이 온다고 합니다.
역시 이 사장님이십니다. 일본은 바람이 많으니 "하루이치방"이라는 말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봄에 바람이 많이 불고 또 부르는 이름도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꽃샘바람"이 무척 멋있게 만든 말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에 비가 올 때마다 기온이 올라가고 가을에는 비가 올 때마다 기온이 떨어진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오늘낼 비가 온다는데 그 후에 잠시 춥다지만 봄이 더욱 성큼 다가오겠지요.
그렇게도 춥더니 요샌 비 끝에도 움츠려지네요. 겨울이 가기 싫어선가요? 며칠전 일본에서 온 동창생이 일본에선 2월 중순에 벌써 하루이치방이 있었다네요. 요즘 일본은 후꾸시마 원전 후유증으로 봄이와도 봄 같지 않다고들 한대요. 그야말로 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이라네요. 올해도 우에노 벗꽃놀이가 취소되지나 않을까---걱정(?)
중국 4대 미인(美人) 중의하나인 왕소군(王召君)이 읊은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에서 전해져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의 세태가 그렇치 않은지요? 우리말에 "틀리다"와 "다르다"는 분명히 다른 뜻인데도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의 어려움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중국의 4대 미인은 시대 순으로 우미인(항우의 애인), 왕소군(흉노의 선우에 시집간 미인), 초선(여포의 첩), 그리고 양귀비(당 현종의 후궁)라고 하는데 그 중에 왕소군은 발이 커 중국인의 미인의 기준 중 발이 작아야 한다는 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시집가서 딸 하나를 두었다고 합니다. 몽고고원 추운데서 남쪽 고향을 그리워 하며 읊은 그 시를 이해할 만합니다.
재작년 내몽고에 갔더니 마침 그 곳에 왕소군의 묘와 기념관이 있더군요. 무척 묘한 기분으로 참배(?)를 하고 둘러보면서 참으로 멋진 여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현대화한 장식들이라도 그 속에서 왕소군의 멋진 기개와 아름다움을 느꼈었습니다. 중국을 수십번 다니며 무척 많이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속 한 쪽으로는 참으로 이상한 사람들이야! 하는 느낌이 또 한번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며 감상하며 감동을 느끼든,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든, 어쨋든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