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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욕지도 느티나무펜션 원문보기 글쓴이: 약우
아내가 한 열흘 전부터 이번주 월요일(2/18일) 월차내고 같이 어디 좀 가자고 합니다.
겨울을 반쯤 보내고 나니 아내가 세상사 별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더니 흥미거리를 찾아낸 모양입니다.
"어디 가고 싶은데?"
"욕지도 가자."
"욕지도가 어딘데?"
"통영에서 배타고 가는데 풍광이 끝내준다는데..."
남해쪽 여행 경험이 별로 없는 우리 부부는 새로운 여행을 기대하며 쉽게 합의해 버립니다.
기다림은 설렘을 낳는지 금요일 귀가 후 토요일 기상이 방학을 기다리는 마음이 설렘을 넘어 조급하기만 합니다.
토요일날 기상이가 봄방학하기 무섭게 낚아채 길을 떠나봅니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애마를 올립니다.
잘 닦인 고속도로가 우리를 통영까지 신속하게 날라줍니다.
편도 400키로. 거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경부선을 타고내려가 대전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갈아탑니다.
중간에 이름모를 터널도 지나고...
대진-통영간 고속도로는 주말에도 차가 한산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여정의 정중앙, 200km지점의 금산 인삼랜드에서 서두름을 달래봅니다.
인삼랜드는 우리 한상(큰 넘)이가 진주에서 유학생활할 때, 방문차 몇 번 지나본 기억이 있는 곳이어서 더욱 기억에 새롭습니다.
이 휴게소에서는 인삼보다는 인삼사탕이 더 많이 팔립니다. 당연한건가???
암만 즐거운 여행이라도 가족의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운전에 임하는 자세가 표정으로 나타납니다.
"전방 시선 집중!"
장수 방화동 야영장도 가까이 지나고...
영호남을 연결하는 88올림픽고속도로 분기점을 지납니다.
지리산의 한 고장, 함양.
날씨는 청명하여 여행 기분을 돋구워 줍니다.
여행하는 2박3일 내내 햇살이 따뜻하여 우리 여행을 축복해 주는 듯 하였으나, 나중에 뜻하지 않게 액땜하게 될 줄이야...
1차 목적지인 통영이 머지 않았습니다.
통영까지 26km 팻말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듯 반갑습니다.
드디어 통영에 도착했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로 17,000원을 냈습니다.
통영과 거제가 이웃임을 알려주 듯 표지판도 나란히 서서 여행자를 맞습니다.
당초 통영과 욕지도를 기획했던 단초는 아내가 우연히 본 어느 블로그의 후기였습니다.
일년에 몇번씩 통영을 거쳐 욕지도를 찾는다는 후기의 주인공은 우리에게도 오라고 손짓하였습니다.
남해여행의 초보인 우리 가족은 그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여행은 볼거리, 먹거리, 행할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의 여행담은 우리에게 등불이 되었습니다.
그가 추천한 숙소, 강구안에 위치한 '나폴리모텔'입니다.
힘들게 왔으니 체력을 보충해야겠죠1
모텔에서 10미터 걸어가니 중앙시장의 활기찬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맘에 드는 물고기을 고르느라 분주합니다.
... ... ...
우리 가족의 저녁 식사가 된 우럭, 도미, 광어.
2만원어치입니다.
바로 옆의 식당에 가서 저녁 만찬을 즐깁니다.
이 곳의 대표 소주는 무학소주의 '화이트'란 넘입니다.
식당안의 모든 테이블에서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을 마시는 분은 못 봤습니다.
우럭과 숭어. 이 넘은 3만원이라는데...
저녁먹고 방에 들어 와 창가에 서서 야경을 찍어봅니다.
고깃배와 현란한 네온싸인이 한복에 구두같은 느낌을 줍니다.
불룩한 배도 달랠 겸 술도 깰 겸 통영의 밤거리를 구경나왔습니다.
통영의 명물, 거북선 앞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한 장 부탁했습니다.
강구안의 고깃배들 앞에서 한 컷.
밤이라 다소 춥지만 여행 분위기에 취해 표정이 밝습니다.
충무교 아래 해저터널.
1932년 일제에 의해 완공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라는데.
통영 운하 건설 중 사람 통행 목적으로 터널을 만들었다는데, 왜 다리를 안 만들고 터널을 뚫었는지?
통영운하의 야경.
뒤에 보이는 다리가 통영대교입니다.
강구안에서 충무교까지 걸어서 다녀오니 아내가 차 한잔을 그리워합니다.
커피를 기다리며 우선 따뜻한 물 한잔으로 손을 녹입니다.
통영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다음 날 삼덕항에서 욕지도행 페리호에 배를 실었습니다.
욕지도는 섬 전체가 훌륭한 등산코스여서 그런지 이 날도 2대의 산악회 버스가 따라 갑니다.
또한 섬 일주도로는 21km의 길이인데 마라톤 매니아들의 훈련지로 많이 찾는다 합니다.
육지를 두고 배는 포말을 날리며 떠납니다.
우리가 선상에서 풍경을 즐기는 동안, 아내는 춥다고 나오지 않고 차안에서 게으름을 피웁니다.
브이자를 그려 자기가 보고 있음을 알립니다.
심심한지 결국 차에서 나와 아들껴안고 활짝 웃습니다.
아들넘은 올해로 고2가 되는데도 엄마에겐 아직 귀엽기만한 모양입니다.
올해 생일 선물로 기상이가 사준 털모자를 쓰고 바람의 추위를 막아봅니다.
하늘에서는 무리에서 떨어진 갈매기가 우릴 따르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파도를 가르는 모습에서 페리호의 위용을 짐작해 봅니다.
아내가 쌀과자로 갈매기를 유혹해 보지만 새우깡에 길들여진 저넘들은 싹 무시해 버리고 맙니다.
조나단 리빙스턴처럼 멀리 보고자 높이 나는 것일까?
육지가 멀어질 때 까지 갈매기떼는 손님보내 듯 우리를 배웅나왔습니다.
욕지도가 가까이 보이면서 배가 하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숙박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주변의 작은 섬이 잘 보이는 언덕에서 아들 어께를 두르고...
어린 넘이 언제 컸는지 제임스딘처럼 포즈를 취해봅니다.
손님이 오니 주인맞 듯 환영 인사를 하는 주인집 귀염둥이.
든든한 넘, '누리'
조형물도 강아지.
펜션의 상징, 느티나무 앞에서.
펜션 이름이 그래서 '느티나무펜션'인가 봅니다.
아이는 나이가 들수록 똥폼만 늡니다.
욕지도에 해군부대가 있는데 해군병이 전역 후 가장 그리워 한다는 이 곳, 한양식당.
신선한 해물로 끓인 국물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짬뽕국물의 생명은 해물의 신선도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메뉴판.
유동마을에서 바닷가 쪽으로 산을 넘어 가면 있는 '신에덴동산'입니다.
KBS 인간극장에도 나왔다는데. 암에 걸린 딸과 어머니, 모녀 둘이서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신앙의 힘과 자연치유력으로 병을 이긴 듯...
교회다니시는 분은 한번쯤 다녀오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 ... ...
집안에서 하늘이 보이도록 지은 투명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붉은 흙 쪽으로 또 다른 건물을 짓는다 합니다.
산을 내려가며...
에데동산을 내려가면 유동마을이 있으며, 유동마을에는 '유동교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도는 십여명의 마을 할머니가 대부분인 시골의 아주 작은 교회입니다.
일요일 아침에 아내따라 회개하고 왔습니다...^^
유동마을 앞바다가 따듯한 햇살의 영향인지 그리 차갑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로 내려가면서 산 중턱에 홀로 자리잡은 가옥.
욕지도는 어디에 자리잡든 그 곳이 바로 휴양지였습니다.
한상이가 한 두살이던 때. 강원도 동해에 살던 그 시절에 바다낚시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오면 싱싱한 회도 먹을 겸 동해바다를 즐길 겸해서 가끔 아내와 함께 낚시를 나갔었습니다.
아내는 그 때도 갯바위에서 대나무 낚시만으로 우럭이나 놀래미를 제법 건져 올려 나를 즐겁케 하였습니다.
그 이후 거의 20년 만에 욕지도의 행할거리로 낚시를 나갔습니다.
입석마을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한 어부의 배를 타고 유료낚시터로 갑니다.
한 사람당 만원.
천원짜리 줄낚시와 밑밥으로 쓰이는 크릴을 준비하고서...
배에서 이동하는 사이 두 모자는 잠시 햇살에 눈을 감습니다.
배에서 맞는 바닷바람을 막아주고 햇살에 얼굴이 탈까해서 내 모자를 씌여주니 아내는 몹시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여기에서 저는 낚시배에서 서둘러 내리다가 발을 좌대에 미처 딛지 못하고 얼굴로 착지하는 액땜을 하게 되었습니다.
눈탱이가 밤탱이 되고, 코피터지고, 이빨이 흔들려 음식을 씹지도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올해 더 큰 사고를 예방했다는 액땜으로 치부할 수 밖에는 달리 위로할 수 없었습니다...ㅠㅠ
좌대 바로 옆에는 위로 그물이 덮힌 가두리 양식장이 있는데 도미와 우럭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오늘 만일 고기를 못잡으면 주인아저씨께 얘기해서 몇 마리 부탁할까 생각했지만
뜻밖에 조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실력을 발휘한 것이지요.
아내는 다친 나를 살피느라 뒤늦게 조업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제법 씨알이 굵은 우럭을 낚아 올립니다.
우럭 한마리가 아내의 표정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곳에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아들 넘도 아지, 고등어, 날개달린 사진 속의 물고기도 잡아올리고 흐뭇해 합니다.
아지라는 물고기입니다.
... ... ...
오늘 약 2시간 동안의 조황입니다.
아내가 5마리, 아들이 4마리, 제가 3마리해서 총 12마리 잡았는데, 낚시터 주인께서 적다고 느끼셨는지 큰 우럭 2마리를 배 창고에서 건져 주셨습니다.
펜션 주인 아저씨가 잡아 온 고기를 능숙하게 손질해 주십니다.
회는 손질한 후 약 30분간 숙성 처리하고,
구이용으로는 소금을 뿌린 후 식초물에 담가 숙성을 시켰습니다.
고등어와 우럭, 아지로 회를 준비했습니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회로 먹기 힘들다는데... 처음 먹어 본 고등어 회는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이빨이 다쳐 잘 씹지 못하는 저는 어쩔수 없이 고등어만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술마시는데는 지장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떠나기에 앞서 펜션에서 포즈를 잡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낚시매니아였는데, 이 곳에 왔다가 풍광에 취해 자리잡으신지 오년이라 합니다.
아이가 없어 부부 둘이서 생활하는데 자연을 닮아 그런지 마음이 너그러운 분이었습니다.
욕지도 항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덕동마을.
도동마을입니다.
욕지도에서는 어디에서나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가두리 양식장으로 인해 서울에서도 싱싱한 회를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섬 일주도로를 따라 달립니다.
욕지도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섬을 둘러보는 중에 욕지도항 바로 앞의 아주 작은 초미니 섬에 집 한채 달랑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어서...
여기가 우리가 조업한 유료낚시터입니다.
고수가 아닌 다음에야 비용이 들더라도 이런 곳에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드디어 욕지도 섬을 떠났습니다.
차 안에 앉아 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어느 블로거가 소개한 통영여객터미널 앞의 '미주해물뚝배기'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습니다만,
무슨 사정이 있는지 문을 닫아 맛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는 다음 여행으로 기회를 미루어두고 대타로 들른 통영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뚱보할매김밥집'입니다.
충무할매깁밥.
무척 먹고 싶었는데 사고 후유증으로 먹진 못하고 아내와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맛있었다 합니다...ㅠㅠ
약 60년전, 김밥 변질을 막기 위해 밥과 반찬을 분리하여 만들게 된 게 충무깁밥의 효시라는 설명입니다.
뚱보할매김밥집과 이웃하여 경쟁을 하는 또 다른 원조집.
어느 음식이나 원조 싸움이 치열합니다.
사실 원조가 중요한게 아니라 발전된 맛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 * * *
역시 여행은 피서철이 아닌 조용한 시기가 제 맛이라는 경험을 다시 되새기며
이번 한적한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피서철에 다녀왔다면 이런 즐거움이 없었겠지요.
이번에 못 다 본 통영과 욕지도의 나머지는 다음 차례로 남겨두었습니다.
그 곳에 앞으로 몇 번은 더 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아무리 바빠도 분기에 한번 정도는 캠핑이 아닌 가족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가족이 즐거워 하고, 특히 아내가 즐거워하는 만큼 우리집 분위기도 더욱 즐거워질 것이기에...^^
샘이 나도록 좋아보입니다. 약우님 코스는 아니지만 올해 청산도를 가 보려 하는데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청산도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거리와 시간이 부담이 되서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다녀오셔서 꼭 후기 올려주세요...^^
잘다녀오셨습니까? 몸은 어찌 괜찮은신지요. 욕지도는 이모부가 초등학교 선생을 하고 있어 저 또한 가고 싶은 곳인데. 욕지도 고구마도 유명하잖아요. 하여간 형수님하고 잘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가제트, 아기가 좀 더 크면 아내와 함께 다녀오는게 어떠신가? 마침 이모부도 계신다하니... 방학 때 학교 운동장에서 고구마 구워 먹으며 캠핑하면 좋겠네!..ㅎㅎ
해군시절 즐거운 추억이 있는 욕지도. 작은섬들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었는데, 캬~ 약우님 후기 넘 잘봤습니다. 저도 시간내서 떠야야 겠네요.
욕지도에서 군생활하셨군요! 감회가 새롭웠겠네요. 욕지도에서 군생활하신 분들 가끔 욕지도가 그리워 들른다던데... 떠나보시죠!
먼길다녀오셨네요...저도 올해는 아래지역으로 나들이를 좀 해볼까 계획중입니다....행복합니다.
간혹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가고 싶을 때가 있나 봅니다. 계획세워 함 가 보시길...^^
아들아이, 딸아이가 기상이 나이가 되었을때 아빠엄마 여행가는데 따라가려 할지 모르겠네요... 약우님 가족이 부럽기만 합니다.
어릴 때부터 훈련시켰는데 안 따라갈까요? 벌써부터 땡겨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요...^^
저와 와이프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통영이었는데...약우님 덕분에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올 봄에 한 번 가려고합니다^^
통영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하시면 기분이 만땅...^^ 꼭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