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절을 보겠습니다.
4 나는 몹시 괴로워하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여러분에게 그 편지를 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을 마음 아프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고 있는지를 여러분에게 알려 주려고 한 것입니다.
이 본문에서 바울이 언급하는 편지는 고린도전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고린도를 처음으로 방문한 후에 고린도전서를 써서 보냈고, 그 다음에 두 번째로 고린도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 그러니까 두 번째 방문 때 어떤 사람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를 떠난 후에 눈물을 흘리면서 편지를 썼습니다. 바울은 그 편지를 디도의 손에 들려 보냈는데, 그 편지를 본 고린도 교우들이 다행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 이 편지를 보낸다는 뜻입니다. 5~8절을 보겠습니다.
5 누가 나를 마음 아프게 한 일이 있으면, 실은 나를 마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과장하지 않고 말하면, 어느 정도는 여러분 모두를 마음 아프게 한 것입니다.
6 여러분 대다수는 그러한 사람에게 이미 충분한 벌을 내렸습니다.
7 그러므로 여러분은 도리어 그를 용서해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지나친 슬픔에 짓눌리는 일이 없게 해야 합니다.
8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이 그에게 사랑을 나타내 보이기를 권합니다.
바울의 두 번째 편지를 읽고 나서, 고린도 교인들이 반대자의 모함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알고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벌을 내렸거나 배척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에게 합당한 벌을 내렸다면 이제는 용서해주어야 한다고 편지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본문 15~17절을 보겠습니다.
15 우리는 구원을 얻는 사람들에게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16 그러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가 되고, 구원을 얻는 사람에게는,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향기가 됩니다. 이런 일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17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팔아서 먹고 사는 장사꾼이 되었습니다마는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답게,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말합니다.
바울은 스스로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향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의 향기가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죽음의 냄새가 될 수도 있답니다. 반대자들을 향한 말입니다.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향기가 되고 반대하는 자들에게는 죽음의 냄새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팔아서 먹고 사는 장사꾼이 되었다고 한탄합니다. 당시에는 많은 유랑설교자들이 활동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그들은 사도들이 써주었다는 추천장들을 들고 나타나서 자신들의 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자신들의 생활비도 교회에 부담시켰는데, 바울이 이런 현상을 개탄하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해석합니다.
이쯤에서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본문에서 서기 50년대, 그러니까 복음서가 쓰여지기도 전에 고린도라는 지역의 한 초대교회에서 벌어지는 일그러진 모습들을 보고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설교를 하지만, 초대교회가 아니라 복음의 원형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우리가 이 본문을 통해서 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