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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권하는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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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똑같은 디자인과 컬러의 현관문을 열면 어느 집에나 보이는 대문만 한 벽걸이 TV와 아트월 대신 책꽂이가 설치되고, 소파가 있던 자리에는 책상이 놓인 풍경. 사르륵 책장 넘기는 소리가 집 안 분위기를 한층 운치 있게 만든다. |
몇 해 전부터 거실 TV를 없애는 것이 중요한 인테리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던 예전의 모습을 재연하긴 쉽지 않겠지만, TV만 보느라 서로의 얼굴은 보기 힘든 세태에서 벗어나 함께 책 읽으며 이야기 나눌 공간으로 거실을 바꾸자는 캠페인은 많은 가정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나온 것이 바로 거실의 서재화.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가족 서재를 생각한다면 거실만 한 장소가 없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집에서 비중 있게 생각하는 TV를 감추는 것! 인테리어 전문 업체인 한성아이디의 남창희 실장은 거실의 변화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라고 충고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집 구조는 거실이 가장 중심이고, 그중에서도 TV가 있는 벽면이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가 되죠. 이 부분을 어떻게 꾸미는가에 따라 집 안 분위기가 달라지는 만큼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컨셉트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 때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한쪽 벽에 책꽂이를 설치하는 것. 깔끔한 스타일로 마무리하고 싶다면 책이 꽂힌 면이 보이지 않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TV 아트월 부분에 책장을 배치한 다음 행어 슬라이딩 도어(파티션)로 포인트를 주면 미적인 효과와 실용성을 두루 갖출 수 있다. 슬라이딩 도어의 한 면을 포인트 컬러나 패턴으로 꾸미면 거실의 포인트 인테리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서재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책을 꽂을 수 있는 충분한 깊이가 필요하다. 만약 좁은 공간을 이렇게 꾸민다면 벽이 두꺼워져 시각적으로 더욱 좁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지 않고 오픈형 책장으로 내추럴한 분위기의 서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깔끔한 인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처럼 책의 종류와 사이즈대로 구분하기 어렵다면 컬러와 사이즈별로 책을 꽂는 방법이 있다. 또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의 손이 닿기 쉬운 아래칸에는 어린이 책을, 윗부분에는 어른을 위한 책을 두자. 책장을 100% 책으로 채우기보다 중간 중간 비워두고 소품으로 장식해 포인트를 주면 좀 더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거실의 양쪽 벽 모두 책이 빼곡하게 수납된 서재는 마치 서점이나 도서관처럼 분위기가 딱딱할 수밖에 없다. 한쪽 벽을 책장으로 장식했다면 다른 쪽 벽은 장식을 최소화하고 티 테이블이나 책상, 독서용 램프 등을 두어 책 읽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부엌도 근사한 서재가 될 수 있다!
커피 광고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책 읽는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주방을 서재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주부를 위한 전용 서재라면 주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 한 면에 책꽂이를 설치하고 다이닝 테이블이나 아일랜드 식탁을 책상처럼 활용하면 된다. 마치 작가의 작업실처럼 꾸민 부엌 한 면은 스타일리시한 주방으로서의 면모도 갖출 수 있다. 짙은 우드 톤보다 내추럴한 컬러나 포인트 컬러의 서재 가구와 소품 등을 매치해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는 것도 주방 서재를 꾸미는 데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다.
공간을 확장해 부엌과 연결된 뒷베란다나 다용도실을 서재로 꾸미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책 읽을 장소와 멀어진다는 점에서 가족 전체를 위한 서재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부엌에 서재를 꾸미고 싶다면 책을 꺼내고 읽는 동선이 너무 길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 5 확장한 베란다와 이어진 내력벽을 활용해 작은 서재로 꾸미면 공간 활용도를 좀 더 높일 수 있다. 오픈 공간이라면 선반과 책상 높이 등을 고려해 가구를 짜 넣으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2, 4 한쪽 벽에 책꽂이를 설치하고 그 앞에 슬라이딩 도어를 두면 책꽂이가 보이지 않아 정돈된 인상을 준다. 슬라이딩 도어를 포인트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면 집이 넓어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3 집 안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서재 가구 선택이 중요하다. 아이 방은 파스텔 톤이나 화이트 가구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6 주부를 위한 서재로는 부엌도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가구와 어울리는 서재 가구로 나만의 스타일이 살아 있는 주방 서재를 만들어보자.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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