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대개 아버지의 상을 당해서 입는 참최복(斬최服)에는 대나 무 지팡이를 짚고, 어머니의 상을 당해서 입는 자최복에는 오동(桐)이나 버들(柳)로 된 지팡이를 짚습니다. 부모의 상을 당하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지극한 슬픔으로 음식을 전폐하고 오로지 호천 망극할 따름입니다. 때문에 건강을 상하고 몸을 지탱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또한 지극한 효자는 병을 얻는 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몸을 의지해 장례절차를 마치려면 지팡이를 짚지 않으면 그만큼 슬픔이 지극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아버지의 상에 대나무(竹) 지팡이를 짚는 것은
⑴ 아버지는 아들의 하늘이고, 하늘은 둥근데 대나무는 안팎이 둥글어 하늘을 상징하고,
⑵ 대나무 안팎으로 마디가 있는바 슬픔 또한 안팎이 찢어지듯이 아프며,
⑶ 대나무는 四시절 푸른 바 아들이 아버지를 위함이 춥고 더움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며,
⑷ 밑동이 아래로 가게 짚는 까닭은 나무의 서있는 이치를 따름이니 부모의 죽음이 자식에게 큰 슬픔이 되는 것도 이치입니다.
어머니의 상에 오동나무(桐) 지팡이를 짚는 것은
⑴ 桐은 같다는 뜻의 同자와 음이 같아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아버지의 죽음과 같다는 뜻이고,
⑵ 오동나무는 겉에 마디가 없는바 한 가정에는 어른이 둘일 수 없고 어머니는 아버지 다음이므로 마디없는 나무를 쓰며,
⑶ 밑동을 四각으로 깎는 까닭은 어머니는 땅이고, 땅은 각(角 天圓地方)졌다는 상징입니다.
오동나무가 없으면 버드나무(柳)로 대신 쓰는 까닭은 한가지라는 뜻의 類자와 같은 음 이므로 오동나무의 경우와 같은 뜻입니다.
한국 전례원 예절 100문 100답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