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擊壤詩에 云하되 富貴를 如將智力求인데 仲尼도 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
(격양시 운 부귀 여장지력구 중니 연소합봉후 세인 불
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니라
해청천의 공사신심반야수)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의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공자의 자)는 젊은 시절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 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밤중에 근심하게 하느니라.”고 하였다.
⋇ 擊壤詩(격양시) : 송나라 때 소옹(邵雍)이 지은 격양집(擊壤集)에 실려 있는 시를 말함.
⋇ 合(합할 합) : “마땅히”로 해석.
⋇ 不解(불해) : 알지 못하다. 해독하지 못하다.
⋇ 半夜(반야) : 한 밤중. 야반(夜半).
(해설)
天時(천시), 地時(지시), 人時(인시) 세 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병법에서의 이야기가 아니고 흔히 말하는 한나라를 세우거나 한나라의 존폐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주로 전쟁에서의 최후결전)일 경우에 주로 인용됩니다. 이중 하나라도 결여되어 있다면 성공할 수가 없다 하지만 때로는 맞지 않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러나 성공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단점을 지니게 됩니다.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하였습니다. 정성을 다한 일은 그만큼 생명력을 지니게 되며 그 효과도 큽니다. 반면에 대충 하거나 성의 없이 한 것들은 쉽게 허물어지거나 효과도 없어 모래성 같은 운명에 처하고 맙니다.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일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신분제도가 혹독하리만치 철저했던 봉건사회에서도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하면서 신분의 벽을 타파하기 위해 체제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였지요. 성공하면 영웅이요 실패하면 역적이라 乾坤一擲(건곤일척)의 승부에 몸을 던진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의 카스트로제도는 아직도 사회를 지배하고, 영국도 상류사회의 학교진학의 잔재가 남아 있으며, 우리나라도 士農工商(사농공상)과 천민으로 된 신분 차별이 엄격하여 출세한다함이 바로 관료로 나감을 뜻할 정도로 그 뿌리는 매우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많이 희석되었지요. 선진국의 조건 중에 하나로 직업의 다양성을 드는데 적어도 4~5만종의 직업을 보유할 때 선진국이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직업의 수가 19,000 여개 정도라 하니 곧 선진국에 돌입하게 되겠지요. 직업의 수에서.
사람의 능력도 개발하고 닦아야 발전되며 빛을 발하지만 그를 인정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일도 어렵다.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고 그를 100% 활용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산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역사는 만약에 란 단서를 붙일 때 더욱 흥미롭고 재미가 있다고 하지요.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결정적인 순간이 지나고 나면 과연 그때에 다른 결정을 하였으면 어떠한 결과가 났을까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지요. 성공적이건 실패한 경우건 간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매사 마다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어려서는 장래에 무엇이 될 것인가? 꿈을 갖게 되는데 될 수 있으면 크게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게 되는 경우처럼 크면 클수록 쏟은 노력의 대가는 무언가 결실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靑雲(청운)이니 野望(야망)이니 하며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청운의 꿈을 품고 길을 나선다.” 비장기가 다분하지만 그만큼 중요하기에 새기도록 한 것이겠지요.
사람들이 원하는 부귀는 과연 어떻게 얻고 또 유지하는가? 작은 재물은 자신이 노력하면 이룰 수 있지만 커다란 재물은 본디 정하여진 사람만이 가능하다하고 그를 지키고 유지하기가 더 어렵고 힘들다 하지요. 귀하게 된다함은 성공한다거나 신분제도가 있던 때에는 귀족에 속한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가치기준이 다양해진 현대에 와서는 어느 한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거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노벨상이나 각종 유명한 상을 수상하는 경우와 인류를 위한 봉사와 헌신을 하여 평화와 자유를 수호 내지는 빛나게 하여 존경받을 업적을 남기신 분들이리라.
그러나 무명으로 헌신과 봉사를 실천하여 등불이었던 많은 선조들이 계셨기에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평화를 누리고 있다. 건전하고 청렴하며 모범적인 삶을 살아간 분들이 마을마다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또 그러한 유산을 소중하게 이어받는 전통이 살아 있는 한 건강하고 튼튼하며 건실한 기풍과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늘 빛을 발하리라. 주위를 들러보면 존경받고 우러러볼 이들이 많이 있다. 어른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그런 분들을 진정으로 존경하며 따르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 하겠다. 선진국은 많은 영웅을 만들어 후세들이 따르도록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또 기리는 행사를 철저하게 지키고 승화시키지 않습니까.
늦었다 할 때 시작함이 늦지 않는 것이라 했습니다. 지금 바로 실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눈 크게 뜨고서.
越班(월반)
우리의 전통 학교사회나 관직사회에서 남다른 천재적 재능을 가진 이가 있으면 이를 보다 더 큰 그릇으로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불이익을 주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를 落傷鷹(낙상매)라 했다.
성균관이나 四學(사학)에서 학생의 성적을 매길 때 大通(대통), 通(통), 略通(약통), 粗通(조통)으로 평가하고 논술은 上上-上中-上下-中上-中中-中下-下上-下中-下下 아홉 등급으로 평가했다. 헌데, 훌륭한 스승을 만나 학술이 大通(대통)이요 논술도 上上의 신동이 나왔을 때 월반 같은 특혜를 주지 않고 오히려 두어 등급을 내려 평가하는 불문율이 있었다 한다.
사나움을 생명으로 하는 鷹(매)는 새끼를 기를 때 먹이를 높이 띄운 채 떨어뜨린다. 그러면 깃 속에 새끼들은 이를 받아먹고자 위험한 모험을 하고 그중에는 깃 아래로 떨어져 낙상을 입는다. 어미가 노린 것이 바로 이 낙상이요, 역경을 이겨내야 하는 낙상매는 순탄하게 자란 매보다 사나워지기 때문이다. 기르고 가르치는 정이란 짐승이나 사람이나 다를 것이 없는데, 그 정을 누르고 새끼를 다치게 하여 장한 매로 길러낸 그 지혜를 우리 조상들은 학교교육에 도입한 것이다.
열여섯 살에 대과에 급제한 金宗瑞(김종서)는 신동이라 하여 출세가 빨라 형조판서까지 올랐다. 헌데, 당시 영의정으로 있던 황희정승은 김판서의 아주 미미한 실수에도 민감하게 불러 세워 호되게 꾸짖고 그의 종을 불러 대리로 볼기를 치고 옥에 가두곤 했다. 정승 孟思誠(맹사성)이 “관용하기 이를 데 없는 대감께서 그리 심하게 허물을 잡으시오”하고 민망해 하자 “큰 그릇으로 키우기 위한 방편이요.”했다. 이에 맹정승은 “낙상매구먼”하고 감탄했다. 신동 李德馨(이덕형)이 겨우 나이 30에 최고 學職(학직)인 大提學(대제학) 물망에 올랐는데, 점수 한 점이 모자라서 떨어졌다. 이외의 일인지라 좌중이 놀라자, 노정승 金貴榮(김귀영)이 “내가 한 짓이요, 어린 나이에 노숙한 사람보다 앞서가다 才氣(재기)가 손상될까 그랬소.”했다.
프랑스는 초-중-고교 11년간을 거치는 동안에 유급경험자가 3분의 2에 이르고, 독일은 13학년 동안 유급을 한 번도 하지 않는 수는 2할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처럼 유급은 다반사지만 월반은 1% 미만으로 거의 없다 시피하다. 유급은 학과 점수로 판정이 쉽지만 월반은 학과성적만으로 판정되는 것이 아니다. 성장하면서 터득하는 인간이해와 협조와 양보, 봉사, 리더십 같은 덕성의 성장 점수도 평가되기 때문이다.(이규태 코너 1995년)
山寺(산사) - 李達(이달) -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산 높이 지은 절간 백운 속에 쌓였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중들은 모르는지 널린 구름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온 손님 맞으려고 비로소 문을 여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노) 산 가득 송화 꽃만 누렇게 피었구나.
※ 掃(쓸 소), 壑(골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