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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杜甫詩 原文解釋 2>
두보 : 712~770 자는 자미(子美)이고, 호는 소릉야노(少陵野老)이다.
명문가 집안으로 본적은 후베이성 샹양(襄陽)이다.
시성(詩聖)이라고 부르고, 그의 시를 ‘시사(詩史)’라고 일컫는다.
그는 약 1천5백여 수의 시를 남겼는데, 대부분 『두공부집(杜工部集)』에 실려 있다.
<詩題別 順序-가나다순 452수> 冬日洛城北~上皇西巡
101.동일낙성북알현원황제묘(冬日洛城北謁玄元皇帝廟) 겨울날 낙성 북에서 현원황제의 묘를 참배하다
配極玄都閟(배극현도비) : 북극성을 짝하여 노자의 무덤은 닫혀있고
憑高禁籞長(빙고금어장) : 높은 곳에 의지한 금원의 울타리가 기다랗다.
守祧嚴具禮(수조엄구례) : 묘를 관리하는 사람은 엄숙히 예를 갖추고
掌節鎭非常(장절진비상) : 부절을 관장하는 사람은 급한 일을 처리한다.
碧瓦初寒外(벽와초한외) : 푸른 기와는 첫 추위 밖에 있고
金莖一氣旁(금경일기방) : 구리 기둥은 우주의 한 기운 옆에 있었다.
山河扶繡戶(산하부수호) : 산하는 아름답게 수놓은 문을 부축하고
日月近雕梁(일월근조량) : 해와 달은 조각한 대들보에 가까이 닿아있다.
仙李蟠根大(선리반근대) : 신선의 자두나무는 서린 뿌리가 크고
猗蘭奕葉光(의난혁섭광) : 부드러운 난초의 큰 잎이 빛난다.
世家遺舊史(세가유구사) : 세가는 옛 역사책에는 빠져있으나
道德付今王(도덕부금왕) : 도덕경은 지금의 왕에게 전하여졌다.
畫手看前輩(화수간전배) : 화가 중에서 앞선 사람을 보니
吳生遠擅場(오생원천장) : 오도자가 그 세계에서 멀리 홀로 뛰어났다.
森羅移地軸(삼나이지축) : 울창하게 늘어서 지축을 옮긴 것 같고
妙絶動宮牆(묘절동궁장) : 절묘하게 뛰어나 궁궐과 담장이 생동하였다.
五聖聯龍袞(오성련룡곤) : 다섯 성인은 곤룡포를 나란히 그려 있고
千官列雁行(천관렬안항) : 모든 관리들은 기러기 떼처럼 늘어서 있었다.
冕旒俱秀發(면류구수발) : 면류관은 모두 뛰어나게 빛나고
旌旆盡飛揚(정패진비양) : 밭쳐든 깃발은 모두가 휘날리고 있었다.
翠柏深留景(취백심류경) : 겨울 푸른 잣나무는 짙게 빛을 남기고
紅梨逈得霜(홍리형득상) : 겨울 붉은 배나무는 멀리 서리를 맞아있었다.
風箏吹玉柱(풍쟁취옥주) : 풍경은 옥 같은 기둥에 울려오고
露井凍銀床(노정동은상) : 노천의 우물은 쇠 난간이 얼어있었다.
身退卑周室(신퇴비주실) : 몸을 낮추어 주나라에서는 낮은 관리였지만
經傳拱漢皇(경전공한황) : 경전을 전하여 한나라 황제가 공손히 받았다.
谷神如不死(곡신여부사) : 신을 길러 만약 죽기 않았다면
養拙更何鄕(양졸경하향) : 졸박함을 길으며 다시 어느 땅에 있을까.
102.동일유회이백(冬日有懷李白) 겨울날 이백을 그리워하다
寂寞書齋裏(적막서재리) : 적막한 서재 안에서
終朝獨爾思(종조독이사) : 아침이 다 가도록 홀로 그대를 생각하네.
更尋嘉樹傳(갱심가수전) : 아름다운 나무에 대해 쓴 좌전(左傳)을 다시 살펴보고
不忘角弓詩(불망각궁시) : 각궁시(角弓詩)를 잊지 못한다오.
短褐風霜入(단갈풍상입) : 짧고 거친 베옷으로 바람과 서리 스며드는데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 : 그대는 아직 환단(還丹)을 만들지 못했나 보네.
未因乘興去(미인승흥거) : 기분 내키는 대로 그대 있는 곳으로 떠나지 못하니
空有鹿門期(공유록문기) : 부질없이 녹문(鹿門)의 기약만 남아 있네.
* 爾 : 너, 그대. * 嘉樹傳 : 아름다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실려 있는 춘추좌전(春秋左傳). 춘추시대 진(晉)의 한선자(韓宣子)가 노(魯)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소공(昭公)이 베푼 잔치에서 형제국은 서로 친애해야 한다는 뜻으로 <각궁> 시를 읊었고, 연회가 끝나자 계무자(季武子)의 집에서 주연을 베풀었는데 계씨의 집에 아름다운 나무(嘉樹)가 있어 이를 읊으니, 계무자는 각궁 시와 가수를 칭송한 글을 잊지 말아 달라고 하였다.<春秋左傳·昭公二年>
* 角弓詩 : 시경(詩經) 소아(小雅) 어조지십(魚藻之什)에 실려 있는 <각궁(角弓)> 시로 “형제와 인척은 서로 멀리하지 말라(兄弟昏姻, 無胥遠矣.)”는 구절이 있다. 두보가 이백에게 형제와 같이 생각하여 서로 잊지 말자는 뜻.
* 短褐 : 짧고 거친 베옷. 裋褐(수갈)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으며 수갈은 헤진 좁고 짧은 옷을 말한다.
* 還丹日月遲 : 환단을 이루는데 세월이 더디 가고 있다. 還丹(환단)은 《廣宏明集(광굉명집)》에, “丹砂(단사)를 태워 수은(水銀)을 만들고, 수은을 되돌려 丹砂(단사)를 만들기 때문에 還丹(환단)이라고 한다.[燒丹成水銀 還水銀成丹 故曰還丹]”라고 하였다. 본초강목에는 단사를 오래 먹은 자는 신명을 통하고 늙지 않으며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고 하였다. 이백이 도교에 심취하여 도교에 입문하였으나 시간만 보내고 있음을 말한다. 두보의 시 <贈李白(증이백)>에도 기술하였다.
* 乘興 : 흥이 나다. 기분이 내키다. * 鹿門期 : 녹문산에 은거 하자는 기약. 동한의 방덕공(龐德公)이 현산의 남쪽에 지내면서 성안에 들어가지 않고 형주자사(荊州刺史) 유표(劉表)의 추천 역시 여러 차례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녹문산에서 은거하며 삶을 마쳤다. <후한서 逸民列傳(일민열전) 龐公傳(방공전)〉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천보(天寶) 4년(745)에 두보가 34세 때 지은 시로, 천보(天寶) 3년(744) 두보(杜甫)는 처음 이백(李白)을 알게 되어 이백과 함께 제주(斉州:지금의 산동성 일대)를 유람하고 있다가 이백은 제주(斉州)에서 도사(道士) 고여귀(高如貴)에게 입문하였고 두보는 제주사마(斉州司馬)로 부임하였다. 겨울날 홀로 앉아 이백을 생각하며 이백을 따라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가지 못하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경과 춘추좌전의 각궁 시와 가수(嘉樹)를 인용하여 읊은 시이다.
103.동제공등자은사탑(同諸公登慈恩寺塔) 제공의 <등자은사탑> 시에 화답하여
高標跨蒼穹(고표과창궁) : 높은 탑 끝이 하늘에 걸터앉고
烈風無時休(렬풍무시휴) : 매서운 바람 쉼 없이 불어온다.
自非曠士懷(자비광사회) : 나 스스로는 광달한 선비가 아니라
登茲翻百憂(등자번백우) : 이곳에 오르니 온갖 근심이 번을 친다.
方知象敎力(방지상교력) : 이제야 불교의 용력을 알아
足可追冥搜(족가추명수) : 유심한 경지를 찾을 수 있어라.
仰穿龍蛇窟(앙천룡사굴) : 위로 옥 같고 뱀 같은 구불한 길을 지나
始出枝橕幽(시출지탱유) : 비로소 지탱목의 어둑한 곳을 벗어나왔다.
七星在北戶(칠성재배호) : 북두칠성은 북쪽 문에 있고
河漢聲西流(하한성서류) : 은하수는 서쪽으로 흐르며 소리를 낸다.
羲和鞭白日(희화편백일) : 해를 맡은 신은 밝은 해를 채찍질하고
少昊行淸秋(소호항청추) : 가을을 관장하는 신은 밝은 가을을 운행한다.
秦山忽破碎(진산홀파쇄) : 진산은 홀연히 조각나 부서지고
涇渭不可求(경위부가구) : 경수와 위수는 찾을 수가 없도다.
俯視但一氣(부시단일기) : 굽어보니 다만 하나의 기운일 뿐
焉能辯皇州(언능변황주) : 어찌 황제 계신 장안을 구별할 수 있을까?
廻首叫虞舜(회수규우순) : 고개 돌려 우나라 순임금을 부르니
蒼梧雲正愁(창오운정수) : 창오 땅의 구름은 이제 근심스러워진다.
惜哉瑤池飮(석재요지음) : 애석 하여라! 요지의 술자리
日晏崑崙丘(일안곤륜구) : 곤륜산 언덕에 해가 저문다.
黃鵠去不息(황곡거부식) : 황곡은 떠나 쉬지 않는데
哀鳴何所投(애명하소투) : 애처롭게 울면서 어디에 투숙하나.
君看隨陽雁(군간수양안) : 그대는 보시게나, 햇볕 좇는 기러기들
各有稻粱謀(각유도량모) : 제각기 식량 찾는 지혜가 있는 것을.
103.등고(登高) 높은 곳에 올라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 바람은 빠르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휘파람 소리 애달파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 물가는 맑고 모래는 깨끗한데 새는 날아 돌아온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 끝없이 펼쳐진 낙목에선 나뭇잎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내) 다함이 없이 흐르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간다.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 만 리 먼 곳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태) : 한평생 병 많은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 어려움과 고통에 귀밑머리 다 희어지고
潦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 늙고 쇠약한 몸이라 새로이 탁주마저 끊어야한다네.
104.동지(冬至) 동짓날
年年至日長為客(연년지일장위객) : 해마다 동짓날은 늘 나그네 신세이니
忽忽窮愁泥殺人(홀홀궁수니살인) : 문득 궁핍한 시름이 죽일 듯 달라붙네.
江上形容吾獨老(강상형용오독로) : 강가 사람의 얼굴은 나 홀로 늙었고
天邊風俗自相親(천변풍속자상친) : 하늘의 풍속은 자기들끼리 가까이 하네.
杖藜雪後臨丹壑(장려설후림단학) : 명아주 지팡이 짚고 눈 온 후 깊은 골짜기에 오르나니
鳴玉朝來散紫宸(명옥조래산자신) : 조정에서는 패옥(佩玉)을 울리며 조회하고 자신궁에서 헤어지겠지.
心折此時無一寸(심절차시무일촌) : 이러한 때에 있을 곳 한 치도 없어 내 마음 꺾이니
路迷何處見三秦(노미하처견삼진) : 어느 곳으로 가야 장안을 볼 수 있을지 길을 잃었네.
* 至日 : 冬至(동지). 24절후(節侯)의 하나. 양력 12월 21-22일 무렵에 해당하고 음력으로는 동짓달(11월)에 들며 밤이 가장 길다. * 長 : 늘. 항상. * 忽忽 : 문득. * 窮愁 : 궁핍을 겪는 근심.
* 泥殺人 : 죽일 듯 달라붙다. 泥(니)는 진흙으로 달라붙다는 뜻. * 形容 : 용모. 생긴 꼴.
* 天邊 : 하늘가. 아득히 먼 곳. * 杖藜 : 명아주 뿌리 지팡이. * 丹壑 : 붉은 흙 골짜기.
* 鳴玉 : 패옥(佩玉)을 울리는 소리. 玉은 패옥(佩玉)으로 옛날 관료들이 허리띠에 달던 장식품이다.
* 紫宸 : 자신궁(紫宸宮). 당나라 때의 궁전이름. * 心折 : 마음이 꺽임.
* 三秦 : 장안을 말한다. 삼진은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관중 지역으로 옛날에 진(秦)나라였다. ≪史記(사기)≫ 〈秦始皇本紀(진시황본기)〉에 “〈項籍(항적)〉이 진(秦)을 멸망시킨 후 그 땅을 각기 나누어 셋으로 만들고, 옹왕(雍王), 새왕(塞王), 적왕(翟王)이라 이름하고는 삼진(三秦)이라 불렀다.[滅秦之後 各分其地爲三 名曰雍王塞王翟王 號曰三秦]”고 하였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의 56세 때 기주(蘷州: 지금의 四川省)에서 동짓날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었다.
동짓날 홀로 있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조정에서의 동짓날 행사를 생각하고 장안을 멀리서라도 바라보려고 산에 오르며 가고 싶은 마음을 읊은 시이다.
105.두견행(杜鵑行) 두견의 노래
君不見昔日蜀天子(군불견석일촉천자) :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옛날 촉나라 망제가
化作杜鵑似老烏(화작두견사로오) : 두견새로 변하여 늙은 까마귀와 같음을.
寄巢生子不自啄(기소생자부자탁) : 남의 둥지에 새끼를 낳았으나 스스로 먹이지를 못하여
群鳥至今與哺雛(군조지금여포추) : 지금도 여러 새들이 새끼들을 기르고 있네.
雖同君臣有舊禮(수동군신유구례) : 비록 임금과 신하가 같다 해도 오래된 예절이 있으나
骨肉滿眼身羈孤(골육만안신기고) : 골육들 눈에 가득한데 몸은 외롭게 떠도네.
業工竄伏深樹裡(업공찬복심수리) : 두견새 새끼는 깊은 숲속에 숨어서
四月五月偏號呼(사월오월편호호) : 사월 오월인데도 울기만 한다네.
其聲哀痛口流血(기성애통구류혈) : 그 소리는 애통하고 입에는 피를 흘리니
所訴何事常區區(소소하사상구구) : 무슨 일을 호소하기에 항상 구구한가.
爾豈摧殘始發憤(이기최잔시발분) : 너는 어찌하여 꺽여 억눌려 이제야 발분하는가
羞帶羽翮傷形愚(수대우핵상형우) : 새의 날개를 달고 부끄러워 어리석음을 상심하네.
蒼天變化誰料得(창천변화수료득) : 푸른 하늘이 변화를 누가 알 수 있겠는가
萬事反覆何所無(만사반복하소무) : 만사가 반복됨이 어찌 이유가 없겠는가.
萬事反覆何所無(만사반복하소무) : 만사가 반복됨이 어찌 이유가 없겠는가.
豈憶當殿群臣趨(기억당전군신추) : 궁궐에서 신하들이 따르던 것을 어찌 기억하겠는가?
두보가 촉나라 왕 망제의 혼이 화하여 된 새인 두견새가 된 것을 비유하여 사람으로서 왕위를 넘겨주고 유폐된 당 현종을 존경하지 않음은 새만도 못하다는 내용이다.
당(唐) 현종 천보(天寶) 14년(755)에 안록산(安祿山)이 낙양(洛陽)을 함락시키고 다음해에 장안(長安)을 함락시키니, 현종(玄宗)은 촉(蜀)땅으로 파천하였고 태자가 영무(靈武)에서 즉위하였다. 당시 현종이 안사의 난 이후 숙종에게 억지로 왕위를 넘겨주고 유폐된 상황을 두견새에 비유하여 애통해 한 것이다.
* 哺雛 : 새끼를 먹이다. * 業工 : 두견새의 새끼. * 區區 : 제각기 다름. 떳떳하지 못하고 구차스러움
* 摧殘 : 꺾어서 손상을 입히다. 또는 꺾여서 손상을 입다.
* 羞帶羽翮 : 새의 날개를 달다. 관료의 허리 띠를 찬 것이 부끄럽다.
* 當殿 : 지금의 조정. * 群臣趨 : 관료들이 따르는 것
두견(杜鵑)은, 두견이 또는 두견새라고도 하는 뻐꾸기과의 새이다. 뻐꾸기와 마찬가지로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을 한다. 몸길이는 약 25㎝이고 등은 회색을 띤 파란색이고, 아래가슴과 배는 흰색 바탕에 암갈색 가로줄무늬가 있다. 한국에서는 여름에 볼 수 있는 새로, 단독으로 생활하며 나뭇가지에 앉아 있을 때가 많고, 산중턱 또는 우거진 숲속에 숨어 결코 노출되지 않아 그 정체를 찾아볼 수가 없다. 날 때에는 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날고, 이때 꼬리를 길게 수평으로 유지한다. 번식기인 4월-8월에 계속해서 울어대는데 그 최성기는 5-6월이다. 자기가 직접 둥지를 틀지 않고 휘파람새·굴뚝새·산솔새·검은지빠귀·촉새 등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새가 기르도록 내맡긴다. 알은 짙은 밤색의 타원형이다. 산란기는 6월~8월까지로 한 개의 알을 낳는데 다른 새의 둥지에 있는 알을 밖으로 밀어 떨어뜨리거나, 부리로 물어 떨어뜨린 후, 자기의 알을 산란한다. 부화 직후의 새끼는 깃털이 전혀 없으며 부화 뒤 2-3일 사이에 다른 새의 알이나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둥지를 차지해서 다른 새로부터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두견이는 주로 곤충의 성충·유충·알을 먹고 자란다. 대한민국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위키백과>
두견새설화[杜鵑─說話]
중국 촉(蜀)나라 망제(望帝)의 혼이 두견새가 되었다는 동물 유래담.
전한 말기의 양웅(揚雄)이 지은 《촉왕본기(蜀王本紀)》와 동진의 상거(常璩)가 지은 《화양국지 (華陽國志)》〈촉지(蜀志)〉 권3 등에 전하는 설화이다. 중국 촉나라 왕인 망제의 혼이 두견새가 되었다는 내용의 전래민담으로 전하는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옛 중국의 촉(蜀, 지금의 쓰촨성)에 이름은 두우(杜宇), 제호(帝號)는 망제(望帝)라고 불린 왕이 있었다. 어느 날 망제가 문산(汶山)이라는 산 밑을 지날 때 산 밑을 흐르는 강에 빠져 죽은 시체 하나가 떠내려오더니 망제 앞에서 눈을 뜨고 살아나는 것이었다. 망제가 이상히 생각하고 그에게 물으니 "저는 형주(刑州) 땅에 사는 별령(鱉靈)으로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졌는데 어찌해서 흐르는 물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망제는 하늘이 자신에게 어진 사람을 보내 준 것이라고 생각해 별령에게 집과 벼슬을 내리고 장가도 들게 해 주었다. 망제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마음도 약했다. 정승자리에 오른 별령은 은연중 불측한 마음을 품고 대신과 하인들을 모두 자기 심복으로 만든 다음 정권을 마음대로 휘둘렀다.
때마침 별령에게는 천하절색인 딸이 있었는데, 그는 이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망제는 크게 기뻐하여 국사를 모두 장인인 별령에게 맡기고 밤낮으로 미인과 소일하며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별령은 여러 대신과 짜고 망제를 나라 밖으로 몰아내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하루아침에 나라를 빼앗기고 타국으로 쫓겨난 망제는 촉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온종일 울기만 했다.
마침내 망제는 울다가 지쳐서 죽었는데, 한 맺힌 그의 영혼은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돌아가고 싶다는 뜻)를 부르짖으며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고 한다. 훗날 사람들은 이 두견새를 망제의 죽은 넋이 화해서 된 새라 하여 '촉혼(蜀魂)'이라 불렀으며, 원조(怨鳥)·두우(杜宇)·귀촉도(歸蜀途)·망제혼(望帝魂)이라고도 불렀다.
106.두위댁수세(杜位宅守歲)(751年) 두위(杜位) 집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守歲阿戎家(수세아융가) : 아우 집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는데
椒盤已頌花(초반이송화) : 椒酒 담긴 쟁반에 이미 椒花頌 오르네.
盍簪喧櫪馬(합잠훤력마) : 친구들 모이니 마구간 말들 시끄럽고
列炬散林鴉(열거산림아) : 횃불 늘어놓으니 숲속 까마귀 흩어지네.
四十明朝過(사십명조과) : 나이 사십도 내일 아침이면 지나고
飛騰暮景斜(비등모경사) : 날던 기세도 저녁볕에 기우네.
誰能更拘束(수능경구속) : 누가 다시 나를 속박 할 수 있으랴
爛醉是生涯(난취시생애) : 잔뜩 취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 守歲 : 섣달 그믐날 밤 등촉을 밝히고 밤을 새는 풍속. * 阿戎 : 두위杜位, 杜甫의 아우, 晉과 宋지역의 아우 별칭.
* 椒盤 : 초음주(椒飮酒)를 담은 쟁반. 山椒頌(산초송)은 새해 축사를 말함. 산초로 만든 초주椒酒는 도소주屠蘇酒라고도 하는데 설날에 임금이나 어버이 에게 세배를 드리며 장수를 비는 뜻으로 드리는 술.
* 列炬 : 횃불을 늘어 놓은 광경. 杜位의 동서인 李林甫는 당시 재상의 반열에 올랐으니 합잠이나 열거는 대단한 권세를 말하고 있음. * 飛騰暮景斜 : 吳均의 시 景斜不可駐(기울어가는 햇빛은 멈추지를 않네.) 와 비슷한 내용임. * 蘭醉 : 만취.
107.득사제소식(得舍弟消息) 동생 소식을 듣고
風吹紫荊樹(풍취자형수) : 바람은 자색 가시나무로 불어오고
色與春庭暮(색여춘정모) : 햇빛은 봄과 뜰에 저물어간다.
花落辭故枝(화락사고지) : 꽃은 떨어져 가지에서 지지만
風回反無處(풍회반무처) : 바람이 마땅히 돌아갈 곳 없구나.
骨肉恩書重(골육은서중) : 가족 생각에 편지는 더욱 그립고
漂泊難相遇(표박난상우) : 이리저리 떠도니 만나기 어려워라.
猶有淚成河(유유루성하) : 눈물이 나 냇물을 이루니
經天復東注(경천부동주) : 하늘을 지나 다시 동으로 흘러가는구나.
*등고(登高)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無邊落木簫簫下 무변낙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 휘파람이 슬프니, 물가 맑고 흰 모래에 물새 날아 돌아오네.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장강은 끊임없이 흘러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艱難苦恨繁霜鬋 간난고한번상전 燎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만 리에 가을을 슬퍼하여 늘 나그네 되니, 한평생 많은 병에 혼자 대에 오르네.
온갖 고통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 많아져, 횃불 거꾸로 끄듯 술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109.등루(登樓) 누대에 올라서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누상객심) : 꽃 핀 높은 누대에 서니 나그네 마음 아프고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 만방에 어려움 많아 이곳에 올라본다.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내천지) : 금강의 봄빛은 천지에 내려오고
玉壘浮雲變古今(옥누부운변고금) 옥루산 뜬구름 고금으로 변하는구나.
北極朝庭終不改(배극조정종부개) : 북극성처럼 영원한 우리나라 끝내 망하지 않으니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 서산 토번족 도둑들은 결코 침략하지 말라.
可憐后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 가련한 후주도 종묘사직을 지켰나니
日暮聊爲梁父吟(일모료위량부음) : 해 저무는 이 때 애오라지 양보곡을 읊어본다.
110.등악양루(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 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 친붕무일자 로병유고주 융마관산북 빙헌체사류)
옛부터 들어온 동정호,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네. 오나라 초나라는 동남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물에 떠 있네.
친구는 편지 한 자 없고, 늙고 병든 몸 외로운 배 한 척뿐. 관문 북쪽은 전쟁중이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네.
111.등연주성루(登兗州城樓) 연주성에 올라
東郡趨庭日(동군추정일) :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 뜨락 처음 가던 날
南樓縱目初(남누종목초) : 남루서 눈 가는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
孤嶂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
荒城魯殿餘(황성노전여) :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
從來多古意(종내다고의) :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
臨眺獨躊躇(임조독주저) :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
* 東郡 : 산동성 연주를 동군이라 했음. * 趨庭 : 부친 곁에 가르침을 받는다는 뜻 (논어에 공자의 아들伯魚가 뜰을 총총거름 중 공자에게 불리어 시. 서경을 배우라는 분부를 받음.)
* 南樓 : 연주 남문루(嶽雲樓) * 終目 : 마음 것 보다 * 初 : 때 * 海岱(해대) : 중국동해와 태산
* 靑徐 : 청주와 서주 * 孤嶂 : 우뚝 솟은 봉우리 * 秦碑 : 진황송덕비(李斯의 비문)
* 魯殿 : 노恭王이 지은 靈光殿 * 臨眺 : 높은데서 내려다봄
이시는 두보 29 세 때 부친을 모시고 있으면서 청년의 꿈이 한참 피어날 때 지은 것으로 5 언시 중 가장 초기의 것으로 무르익은 맛은 없으나 장년에 나타날 웅대한 기개가 보인다.
112.막상의항(莫相疑行)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읊은 노래
男兒生無所成頭皓白(남아생무소성두호백) : 남아로 태어나 이룬 것 없이 머리만 희어지니
牙齒欲落真可惜(아치욕락진가석) : 치아가 빠지려 해 참으로 애석하네.
憶獻三賦蓬萊宮(억헌삼부봉래궁) : 저 옛날 봉래궁(蓬萊宮)에 세 대예부(大禮賦) 바쳤던 일 생각하니
自怪一日聲輝赫(자괴일일성휘혁) : 하루아침에 명성이 빛남 스스로 괴이하게 여겼노라.
集賢學士如堵牆(집현학사여도장) : 집현전(集賢殿)의 학사들 담처럼 둘러서서
觀我落筆中書堂(관아락필중서당) : 내가 중서당(中書堂)에서 붓 들어 글 쓰는 것 구경하였네.
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지난날에는 아름다운 문장 임금을 감동시켰는데
此日饑寒趨路旁(차일기한추로방) : 오늘날에는 굶주리고 헐벗으며 길가로 쫓겨 다닌다네.
晚將末契托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만년에 말석이라도 젊은 그대에게 의탁하려 하나
當面輸心背面笑(당면수심배면소) : 얼굴을 마주해서는 마음 주다가도 얼굴 돌리면 비웃네.
寄謝悠悠世上兒(기사유유세상아) : 수많은 세상의 아이들에게 말하노니
不爭好惡莫相疑(부쟁호오막상의) : 좋아하고 싫어함 다투지 않으려니 의심하지 말아다오.
이 시는 《杜少陵集(두소릉집)》 14권에 실려 있는 바, 마지막 구인 ‘不爭好惡莫相疑(부쟁호오막상의)’의 세 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삼은 것이며 경박한 연소배(年少輩)들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안록산(安祿山)의 난을 겪은 후 두보는 성도(成都)에 와서 살면서 성도윤(成都尹) 엄무(嚴武)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영태(永泰) 원년(元年:765) 엄무가 죽자, 5월에 30여세의 곽영예(郭英乂)가 성도윤이 되었다. 공은 곽영예와 알던 사이였으나 뜻이 서로 맞지 않아 마침내 성도(成都)의 초당(草堂)을 떠났는데, 이 시는 이때 지은 것이다.
* 莫相疑 : 서로 의심하지 말라.
* 蓬萊宮 : 당나라 장안에 있던 궁전의 이름. 원래는 대명궁(大明宮)이었는데 고종(高宗) 때 이 이름으로 고쳤다 한다.
* 三大禮賦 : 세 편의 부(賦)로 〈朝獻太淸宮賦(조헌태청궁부)〉, 〈朝享太廟賦(조향태묘부)〉, 有事於南郊賦(유사어남교부)〉이다.
천보(天寶) 11년(752) 두보의 나이 42세 되던 해에 성대하게 제전(祭典)이 베풀어졌을 때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본인의 가세(家世), 학문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고 등용을 희망하였다. 현종(玄宗)은 두보의 글을 높이 평가한 나머지 재상에게 그를 집현전으로 불러들여 시험을 치르도록 하였다. 그 뒤 두보에게 하서현위(河西縣尉)를 제수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우위솔부주조참군(右衛率府冑曹參軍:무기고 관리)으로 임명하였다.
* 朝獻 : 제례(祭禮) 의절(儀節)의 하나이다. * 往時文彩動人主 : 명왕(明皇) 천보년간(天寶年間)에 태청궁(太淸宮)에 조헌(朝獻)하고 종묘에 제향하고 교제(郊祭)를 올리니, 두보(杜甫)가 이 때에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현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 堵牆 : 담. * 晩將末契託年少 : 말계(末契)는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과 교분을 맺는 일을 이르며 연소(年少)는 곽영의(郭英義)를 가리킨다.
113.만(晩) 황혼
杖藜尋巷晩(장려심항만) : 지팡이 짚고 저녁 골목을 찾아 나선다.
炙背近牆暄(적배근장훤) : 따스한 담장에 기대어 햇볕에 등을 쪼인다.
人見幽居僻(인견유거벽) : 사람들은 궁벽하게 산다 말하겠지만
吾知拙養尊(오지졸양존) : 나는 겸손함의 심성 키움이 존귀함을 안다.
朝廷問府主(조정문부주) : 조정의 일은 태수에게 묻고
耕稼學山村(경가학산촌) : 농사일은 산촌의 농부에게 배우리.
歸翼飛棲定(귀익비처정) : 저녁에 돌아오는 새도 보금자리에 들고
寒燈亦閉門(한등역폐문) : 가물대는 등불 비치는 집에서도 문을 닫는다.
* 杖藜 : 지팡이에 의지함 * 巷晩 : 늦은 저녁 길목 * 炙背 : 등을 쪼임 * 牆暄 : 담장이 온화하다
* 幽居僻 : 궁벽하게 산다. 속세를 떠나 그윽하고 외딴곳에 묻혀 삶 * 拙養 : 겸손함을 키움
* 棲定 : 보금자리를 정함
114.만모(晩暮) 해질 무렵
耒陽馳尺素(뇌양치척소) : 뇌양 현령 섭씨 편지 보내와
見訪荒江渺(견방황강묘) : 거친 강물 아득한 곳을 찾아왔다.
義士烈女家(의사렬녀가) : 그대는 의사(義士)와 열녀의 집안
風流吾賢紹(풍류오현소) : 풍류를 내 어진 친구 그대이었소.
昨見狄相孫(작견적상손) : 어제는 적상공의 손자를 보았는데
許公人倫表(허공인륜표) : 공을 인륜의 사표라고 인정하였소.
前朝翰林後(전조한림후) : 전 왕조의 한림학자 자손인데
屈跡縣邑小(굴적현읍소) : 이 작은 고을에 몸을 굽히고 있소
知我礙湍濤(지아애단도) : 내가 큰 물살에 시달림을 알면서도
半旬獲浩溔(반순획호요) : 닷새 동안이나 홍수를 만났다오.
孤舟增鬱鬱(고주증울울) : 외로운 배에서 답답함은 더해가고
僻路殊悄悄(벽노수초초) : 궁벽한 길에서는 특별히 초초했다오.
側驚猿猱捷(측경원노첩) : 곁의 원수이들 날래게 돌아다니고
仰羨鸛鶴矯(앙선관학교) : 황새들이 높이 날아감을 선망 했었다오.
禮過宰肥羊(례과재비양) : 예우가 살찐 양을 대접하는 것보다 더했고
愁當置淸醥(수당치청표) : 근심을 당하여도 맑은 술을 차려주었소.
麾下殺元戎(휘하살원융) : 휘하에서는 장수를 죽이고
湖邊有飛旐(호변유비조) : 호숫가에는 죽은 최관의 명정이 날린다오.
方行郴岸靜(방항침안정) : 바야흐로 침주의 땅이 안전하여 가려하니
未話長沙擾(미화장사요) : 장사지방의 소란함은 말하지 않겠소.
人非西諭蜀(인비서유촉) : 서쪽으로 초나라 회유하지 못할 사람이니
興在北坑趙(흥재배갱조) : 생각에 북쪽 조를 구덩이에 넣어 있게 하오.
崔師乞已至(최사걸이지) : 최시어가 청한 구원군은 이미 와있고
澧卒用矜少(례졸용긍소) : 풍주의 병졸은 적지만 자랑할 만 하오.
問罪消息眞(문죄소식진) : 반군의 죄를 묻는 소식은 진실이니
開顔憩亭沼(개안게정소) : 얼굴 주름을 펴고 역마을 늪에서 쉬고 있소.
* 驛마을(亭마을) : 양강도 혜산시 검산동 소재지의 서쪽에 있는 마을.
115.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 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
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
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
遲廻度隴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
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
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
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
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 불을 물으니
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
116.만성 이수(漫成 二首)/만성(漫成) 별 생각 없이 짓다
其一
野日荒荒白(야일황황백) : 들녘의 해는 흐릿하고
春流泯泯清(춘류민민청) : 흐르는 봄물은 맑디맑네.
渚蒲隨地有(저포수지유) : 물가의 부들은 땅을 좇아 이어지니
村徑逐門成(촌경축문성) : 마을 가는 길로 문을 만들었네.
只作披衣慣(지작피의관) : 시 짓느라 옷을 갖추어 입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常從漉酒生(상종록주생) : 항상 술을 거르는 곳을 쫓아가 산다.
眼前無俗物(안전무속물) : 눈앞에 아무런 속물도 없는데
多病也身輕(다병야신경) : 병이 많으니 몸도 야위어간다.
* 荒荒 : 멀어서 희미하다. 흐릿하고 뿌연 모양. * 泯泯 : 물이 맑은 모양. 넓고 큰 모양.
* 渚蒲 : 물가 습지에 자라는 부들. * 村徑 : 시골의 좁은 길.
* 漉酒 : 술을 거름. 도연명이 술을 좋아해 술을 거를 때는 갈건을 사용하였다는 말을 인용함.
* 漉酒用葛巾(녹주용갈건) 술 거를 때에는 갈건(葛巾) 사용하였다오. 왕홍(王弘)이 고을의 장수로 하여금 가서 문안하게 하였더니, 도잠(陶潛)은 술이 익자 마침내 머리에 썼던 갈건(葛巾)으로 술을 거르고 다시 갈건을 머리에 썼다. 贈鄭溧陽(희증정율양) - 李白(이백)
* 眼前 : 眼邊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其二
江皋已仲春(강고이중춘) : 강 언덕에는 이미 봄이 한창이고
花下複清晨(화하복청신) : 꽃 아래에는 새로움을 거듭하네.
仰面貪看鳥(앙면탐간조) : 얼굴을 들어 새 보는 것 탐하다
回頭錯應人(회두착응인) : 머리 돌려 사람에게 응답하지 못하였네.
讀書難字過(독서난자과) : 글을 읽음에 어려운 글자는 지나치고
對酒滿壺頻(대주만호빈) : 술을 마주하면 술병 채워놓기를 자주 한다.
近識峨眉老(근식아미로) : 근래에 아미산(峨眉山)의 노인을 알게 되니
知予懶是真(지여나시진) : 나의 게으름이 정말임을 알았다네.
* 江皋 : 강 언덕.
* 仲春 : 음력 2월. 봄은 삼춘으로 불리우며 조춘(早春:1월), 중춘(仲春:2월), 만춘(晩春:3월)로 나눈다.
* 峨眉老 : 아미산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노인. 아미산은 사천성(四川省) 아미현(峨眉縣)에 있는 높은 산이며 도교와 불교의 성지로 은자(隱者)들이 많은 곳이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상원(上元) 2년(761) 봄 두보의 나이 50세 때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渓)의 초당(草堂)에서 지은 시이다.
초당에서의 생활하는 모습을 독백하듯이 읊은 시이며, 1수에서는 봄날의 정경과 자신의 건강이 나빠짐을 읊었으며, 2수에서 마을로 나가 봄 구경을 하고 술을 탐하며 은둔생활을 하는 모습을 읊었다. 동일 제목인 만성1절(漫成一絕=만성1수)은 766년에 지었다.
118.만출좌액(晩出左掖) 늦게 문하성을 나서며
晝刻傳呼淺(화각전호천) : 낮 시각 알리는 소리 나지막이 들리고
春旗簇仗齊(춘기주장제) : 봄 깃발 가지런히 모여 있다
退朝花底散(퇴조하저산) : 조회 물러나와 꽃 아래서 각자 흩어지고
歸院柳邊迷(귀원류변미) : 문하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드나무 가에서 헤맨다.
樓雪融城濕(루설융성습) : 누각의 눈이 녹아 성을 적시고
宮雲去殿低(궁운거전저) : 구름이 멀어지니 전각이 낮게 보이네.
避人焚諫草(피인분간초) : 사람을 피해 상소문 불태우고서
騎馬欲雞棲(기마욕계서) : 말에 오르니 닭이 홰에 오르려 하네.
* 758년 봄 좌습유로 있을 때 지은 작품
못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천지사방을 치달리는가? 우리는 언제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19.만행구호(晩行口號) 밤길을 가다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다
三川不可到(삼천불가도) : 삼천에는 가지 못하고 마는 것인가
歸路晩山稠(귀로만산조) : 집으로 가는 밤길에 산도 많은데
落雁浮寒水(낙안부한수) : 기러기는 찬물 위로 내려앉아 떠 있고
飢烏集戍樓(기오집수루) : 굶주린 까마귀는 수루 위에 모여 있네.
市朝今日異(시조금일이) : 저자와 조정이 지난날과 같지 않으니
喪亂幾時休(상란기시휴) : 난리는 어느 때나 멈추려는가?
遠愧梁江總(원괴양강총) : 양나라 때 강총을 생각하면 부끄럽구나.
還家尙黑頭(환가상흑두) : 집으로 돌아갔을 때도 머리칼이 검었다 하니
* 口號(구호): 고시에서 표제로 쓰던 용어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어 된 시를 가리킨다. ‘口占’과 유사한 뜻이다.
* 市朝(시조): 저자와 조정 또는 조정과 재야在野를 가리킨다. 명리名利를 다투는 곳을 가리킨다. 저자 또는 조정만을 가리키기도 한다.
* 喪亂(상란): 재난이나 정쟁을 만나 죽다. 시세나 정국이 혼란한 때를 가리킨다. 《시경詩經⋅대아大雅⋅운한雲漢》에서 ‘天降喪亂, 飢饉薦臻(하늘이 재난과 전란을 내려 / 몇 년씩 굶주림이 이어지고 있네)’이라고 했다.
* 三川은 두보의 가족이 머물러 있던 부주(鄜州)의 현(縣) 이름으로 물줄기 셋이 합해지는 곳이라 해서 생긴 지명일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세 물줄기는 화수(華水)와 흑수(黑水), 그리고 낙수(洛水)를 가리킨다. 현재 지명은 산시성(陕西省) 부현(富縣) 서남쪽에 있는 삼천역(三川驛)이다.
* 7,8 두 구절은 남조(南朝) 때 양(梁)과 진(陳), 그리고 수(隋)나라에서까지 벼슬을 살았던 강총(江總)의 일화를 인용한 것인데 세 왕조에서 벼슬을 살고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도 강총의 머리칼이 여전히 검었던 것을 부러워한 것이리라.
그러나 강총은 양나라에 이어 진(陳)나라에서도 높은 벼슬을 살면서 정무를 돌보지 않고 진후주(陳後主)와 함께 연회에만 골몰하며 진후주에게 염정시(艶情詩)를 써 올려 사람들이 그를 ‘압객(狎客)’이라 불렀던 망국의 시인이다.
120.만흥 구수(漫興 九首) 흥에 겨워
其一
眼見客愁愁不醒(안견객수수불성) : 나그네 시름 눈에 보여 시름에서 깨어나지 못하는데
無賴春色到江亭(무뢰춘색도강정) : 봄빛이 무뢰하게 강가 정자에 이르렀네.
即遣花開深造次(즉견화개심조차) : 그래서 꽃들이 성급히 깊은 곳에도 피게 하고
便覺鶯語太丁寧(변각앵어태정녕) : 문득 꾀꼬리가 큰 소리로 울게 당부하였으리.
* 漫興 : 즉흥(시). 저절로 일어나는 흥취. * 眼見 : 눈으로 보다. * 客愁 : 객지에서 느끼는 쓸쓸함.
* 無賴 :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함부로 행동함. * 造次 : 급작스럽다. 경솔하다.
* 江亭 : 강가 정자. 강은 탁금강(濯錦江)을 말하며 성도의 완화계라는 강의 별칭이다.
* 鶯語 : 꾀꼬리의 노래하는 소리. * 丁寧 : 재삼 부탁하다. 신신당부하다.
其二
手種桃李非無主(수종도리비무주) : 손수 심은 복숭아와 자두나무 주인이 없는 게 아니며
野老牆低還似家(야로장저환사가) : 시골 늙은이 집은 담장 낮아도 돌아오니 집과 같다네.
恰似春風相欺得(흡사춘풍상기득) : 흡사 봄바람이 서로 주인이라고 업신여기는 듯
夜來吹折數枝花(야래취절수지화) : 밤사이 불어와 꽃가지 몇 개 꺾어놓았네.
* 手種 : 손수 심었다 * 非無主 : 주인이 없지 않다. * 野老 : 들에 묻힌 노인 * 牆低 : 담장이 낮다
* 還是 : 역시 * 相斯得 : 나(相)를 얕보다. * 夜來 : 밤사이 * 數枝花 : 꽃가지
其三
熟知茅齋絕低小(숙지모재절저소) : 내 초가집이 아주 낮고 작음을 잘 알아
江上燕子故來頻(강상연자고래빈) : 강가의 제비가 자주 날아온다네.
銜泥點汙琴書內(함니점오금서내) : 진흙을 입에 물어와 거문고와 책 속을 더럽히고
更接飛蟲打著人(갱접비충타저인) : 더욱이 날벌레 잡는다고 내게 부딪친다네.
* 熟知 : 익히 알다. * 茅齋 : 초가집. 두보 초당을 말한다. * 燕子 : 제비. * 銜泥 : 진흙을 입에 물다.
* 點汙 : 더럽히다. 오염시키다. * 接飛蟲 : 날벌레를 잡다.
其四
二月已破三月來(이월이파삼월래) : 이월 이미 지나고 삼월이 왔네
漸老逢春能幾回(점로봉춘능기회) : 나날이 늙어가니 봄날을 몇 번이나 맞을까?
莫思身外無窮事(막사신외무궁사) : 몸 밖의 끝이 없는 일들은 생각하지 말고
且盡生前有限杯(차진생전유한배) : 우선 살아 있는 동안 많지 않은 술 마셔버리세.
* 幾回 : 몇 번. * 莫思 : 생각하지 말라. 莫은 ~하지 말라. * 且(차) : 우선.
其五
腸斷春江欲盡頭(장단춘강욕진두) : 애끊는 봄 강은 봄날이 끝나려 하는데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어 꽃피는 물가에 서네.
顛狂柳絮隨風去(전광류서수풍거) : 미친 듯한 버들개지는 바람 따라 가버리고
輕薄桃花逐水流(경박도화축수류) : 경박한 복숭아꽃잎 물 따라 흘러가네.
* 腸斷 : 애끊다. 몹시 슬프다. * 春江 : 봄날의 탁금강(濯錦江). * 欲盡頭 : 한창 때가 지나려하다.
* 芳洲 :초당 앞의 중주(中洲). * 顛狂 : 미칠 지경이 되다. 미치다. * 柳絮 : 버들개지. 버드나무의 꽃.
其六
懶慢無堪不出村(나만무감불출촌) : 게으름을 이겨내지 못해 마을에 나가지 않고
呼兒日在掩柴門(호아일재엄시문) : 아이 불러 해 떠있어도 사립문 닫으라한다.
蒼苔濁酒林中靜(창태탁주림중정) : 푸른 이끼 위에서 탁주 마시니 숲은 고요한데
碧水春風野外昏(벽수춘풍야외혼) : 푸른 강에 봄바람 불고 들판은 어두워지네.
* 懶慢 : 게으름. 태만함. * 無堪 : 견뎌내지 못함. * 蒼苔 : 푸릇푸릇한 이끼. * 野外 : 들판.
其七
糝徑楊花鋪白氈(삼경양화포백전) : 버들개지가 쌀가루처럼 깔린 길은 흰 담요를 펼친 듯하고
點溪荷葉疊青錢(점계하엽첩청전) : 연잎 흩어져 있는 시내에는 푸른 동전을 포개놓은 듯하네.
筍根稚子無人見(순근치자무인견) : 죽순의 뿌리는 거들떠보는 사람 없고
沙上鳧雛傍母眠(사상부추방모면) : 모래 위의 오리 새끼는 어미 곁에서 잠이 드네.
* 糝徑楊花 : 버들개지가 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길. 糝은 쌀가루. * 鋪白氈 : 흰 담요.
* 點溪荷葉 : 연잎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개울. * 青錢 : 푸른빛 동전.
* 筍根雉子 : 죽순의 뿌리. 稚子(치자)는 죽순의 별명. * 鳧雛 : 오리 새끼.
其八
舍西柔桑葉可拈(사서유상엽가념) : 집 서쪽에 부드러운 뽕잎은 손으로 집을 만하고
江畔細麥復纖纖(강반세맥부섬섬) : 강변의 가는 보리 다시 가냘프고 여려졌네.
人生幾何春已夏(인생기하춘이하) : 인생 그 얼마인가! 봄은 이미 여름 되니
不放香醪如蜜甜(불방향료여밀첨) : 꿀처럼 향기로운 술잔 놓지 않으리.
* 柔桑 : 어린 뽕잎. * 拈 : (손가락으로) 집다. 집어 들다. * 細麥 : 가는 보리. 잔 보리.
* 纖纖 : 가늘고 긴 모양. 가냘프고 여림. * 人生幾何 : 인생이 그 얼마인가?
* 香醪 : 향기로운 술(탁주, 막걸리). * 蜜甜 : 꿀같이 달다.
其九
隔戶楊柳弱嫋嫋(격호양류약뇨뇨) : 사립문 사이에 버드나무 부드러워 하늘거리니
恰似十五女兒腰(흡사십오녀아요) : 마치 열다섯 살 계집아이의 허리 같구나.
誰謂朝來不作意(수위조래부작의) : 그 누가 아침이 오는 것을 마음 쓰지 않는다고 말했나?
狂風挽斷最長條(광풍만단최장조) : 사나운 바람이 가장 긴 가지를 끌어당겨 끊어버리겠구나.
* 嫋嫋 : 간들간들 가냘픈 모양. 하늘하늘. * 朝來 : 아침이 오다. 세월이 흘러감을 뜻한다.
* 不作意 : 마음을 쓰지 않다. 작의는 고의(故意). * 挽斷 : 잡아당겨 끊다. 挽은 잡아당기다.
* 이 시는 전당시에 실려 있으며 당 상원 2년(761) 봄 두보의 나이 50세 때 성도 완화계의 초당에서 지었다. 두보는 당시 기근으로 벼슬을 버리고 촉으로 들어와 초당을 짓고 곤궁한 생활을 하였다.
121.망두솔사(望兜率寺) 도솔사를 바라보며
樹密當山徑(수밀당산경) : 산길은 울창한 나무사이로 나있고
江深隔寺門(강심격사문) : 절문은 깊은 강에서 떨어져있네.
霏霏雲氣重(비비운기중) : 짙은 구름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閃閃浪花翻(섬섬랑화번) : 꽃잎 날려 물결에 반짝이는 구나.
不復知天大(불복지천대) : 하늘이 크다는 것 다시 알지 못하고
空餘見佛尊(공여견불존) : 부처의 존귀함 보았다는 것만 그저 남았네.
時應淸盥罷(시응청관파) : 수시로 응당 맑은 물로 손 씻고 나서
隨喜給孤園(수희급고원) : 급고독원을 찾아보리.
* 給孤園 : 祇樹給孤獨園의 준말로 寺院의 별칭이다.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은 고대 중인도의 교살라국 사위성의 남쪽에 자리했던 승원(僧園)의 이름.
* 당 현종 천보 원년(742년) 고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 두보는 자립한다. 하지만 그 후에도 그는 즐겨 절을 찾아 스님들을 방문하고 법을 구하고 선을 닦았다. 전해지는 두보의 시 1400 수 가운데 불교 사찰과 관련된 제목이나 선을 논하고 불법을 이야기한 작품이 약 50편에 달한다.
122.망악(望嶽) 대종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 齊魯靑未了 造化鐘神秀 陰陽割昏曉 湯胸生層雲 決眥入歸鳥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대종부여하 제노청미료 조화종신수 음양할혼효 탕흉생층운 결자입귀조 회당릉절정 일람중산소)
태산은 어떠한가? 제나라와 노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나뉘네. 층층구름 일어나니 가슴이 요동치고
돌아가는 새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네.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뭇 산이 작음을 한번 굽어보리라.
* 이 시는 두보가 젊은 시절(24세) 과거에 낙방한 뒤 태산을 바라보며 상심한 마음을 달래는 내용이다. 대종(岱宗)은 중국 오악(五嶽) 가운데 동악(東嶽)인 태산(泰山)을 가리킨다. 태산은 고대 제(齊)나라와 노(魯)나라의 영토에 걸쳐 있었다. 음양(陰陽)에서 음은 산의 북쪽, 양은 산의 남쪽을 가리키며, 태산이 하도 커서 산의 북쪽은 새벽인데도 남쪽은 아직 밤이라는 뜻이다.
123.매우(梅雨) 초여름 장마
南京西浦道(남경서포도) : 남경(南京) 서포(犀浦) 길에는
四月熟黃梅(사월숙황매) : 사월에 황매(黃梅)가 익어가네.
湛湛長江去(잠잠장강거) : 깊고 푸른 물은 장강으로 흘러가고
冥冥細雨來(명명세우래) : 어둑하게 가랑비가 내리네.
茅茨疏易濕(모자소이습) : 이엉지붕은 성글어 젖어들기 쉽고
雲霧密難開(운무밀난개) : 구름과 안개 자욱해 걷히지 않네.
竟日蛟龍喜(경일교룡희) : 교룡(蛟龍)은 종일 기뻐하고
盤渦與岸回(반와여안회) : 소용돌이 빙글빙글 기슭 따라 도네.
* 梅雨 : 매화나무 열매가 익어서 떨어질 때에 지는 장마라는 뜻으로, 대략 6월 중순께부터 7월 상순께까지에 지는 장마를 일컫는 말. * 南京 : 촉 땅 성도(成都)를 말한다.
* 西浦 : 犀浦(서포). 성도부에 속하여 두보의 초당이 있던 곳이다.
* 湛湛 : 물이 깊고 가득 찬 모양. 물이 사납게 흐르는 소리. * 冥冥 :어두컴컴하다. 아득하다.
* 茅茨 : 지붕을 이는 짚. 짚 이엉. * 竟日 : 온종일. * 蛟龍 : 뿔 없는 용. * 盤渦 : 소용돌이.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상원(上元) 원년(元年) (760) 초여름 두보의 49세 때 관중(關中)에서 성도(成都)로 옮겨온 첫해에 지은 시이다. 성도의 완화계에 있으면서 초여름 매화의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에 장마가 져 계속 비가 오는 계절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한 시이다.
124.맹동(孟冬) 초겨울
殊俗還多事(수속환다사) : 풍속이 달라 도리어 일이 많으니
方冬變所為(방동변소위) : 바야흐로 겨울에 하는 일이 변한다네.
破甘霜落爪(파감상락조) : 감귤을 깨뜨리니 서리가 손톱 위에 떨어지고
嘗稻雪翻匙(상도설번시) : 햅쌀을 맛보니 흰 눈처럼 숟가락에서 날리네.
巫峽寒都薄(무협한도박) : 무협(巫峽)의 추위가 모두 옅어지니
烏蠻瘴遠隨(오만장원수) : 오만(烏蠻)에서 축축한 기운이 멀리서 따라오네.
終然減灘瀨(종연감탄뢰) : 마침내 여울의 물이 줄어지니
暫喜息蛟螭(잠희식교리) : 교룡이 쉬고 있음을 잠시 기뻐한다네.
* 孟冬 : 초겨울. 음력 시월을 일컫는 말. * 殊俗 : 장안과 습관이나 풍속 등이 다르다는 의미.
* 還 : 도리어. * 方冬 : 바야흐로 겨울. 음력 10월의 다른 이름.
* 黄甘 : 장강 이남에서 재배되는 감귤. * 翻匙 : 숟가락에서 날리다. 匙(시)는 숟가락.
* 巫峽 : 기주(夔州)에 있는 장강삼협의 하나. * 烏蠻 : 고대 중국의 서남쪽에 있던 민족을 말한다.
* 瘴 : 장기(瘴氣).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 灘瀨 : 여울.
* 蛟螭 : 교룡(蛟龍). 전설상의 뿔 없는 용으로 교룡이 구름과 비를 얻으면 못 속에 숨어있지 않고 승천(昇天)하며, 교룡이 난폭하게 날뛰면 홍수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 시는 전당시에 있으며 당 대종 대력 2년(767) 두보가 56세 때 기주(蘷州) 동둔(東屯)에서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었다. 농사가 끝난 초겨울 기주에서 감귤과 햅쌀을 맛보며 추위가 왔음을 느끼고 여울의 물이 줄어드니 교룡이 날뛰지 않아 이제 수해 걱정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초겨울을 맞는 느낌을 읊은 시이다.
125.명(暝) 어둠
日下四山陰(일하사산음) : 해 저물어 사방으로 산이 어두워지니
山庭嵐氣侵(산정남기침) : 온산에는 맑은 기운이 스며들어 온다.
牛羊歸徑險(우양귀경험) : 소와 양이 험한 비탈길을 내려오고
鳥雀聚枝深(조작취기심) : 새들은 깊숙한 보금자리에 모인다.
正枕當星劍(정침당성검) : 베개를 바로하다 검에 부딪치고
收書動玉琴(수서동옥금) : 서책을 정리하다 거문고를 울린다.
半扉開燭影(반선개촉영) : 반쯤 열린 사립문에 비치는 촛불 그림자
欲掩見淸砧(욕암견정참) : 문 닫으려 하니 맑은 다듬이 소리 스며든다.
* 嵐氣 : 맑은 산바람 기운 * 聚 : 모임. * 欲掩 : 가리려 함 * 砧 : 다듬이
126.모귀(暮歸) 저물녘 돌아오며
霜黃碧梧白鶴棲(상황벽오백학서) : 서리 맞아 누렇게 된 벽오동나무에는 흰 학이 깃들고
城上擊柝複烏啼(성상격탁복오제) : 성 위의 딱따기 치는 소리가 까마귀 울음과 겹쳐지네.
客子入門月皎皎(객자입문월교교) : 나그네 문에 들어서니 달빛 휘영청 밝고
誰家搗練風淒淒(수가도련풍처처) : 어느 집 다듬이질 소리에 바람이 쌀쌀해지네.
南渡桂水闕舟楫(남도계수궐주즙) : 계수 건너 남쪽으로 가려니 배와 노가 없고
北歸秦川多鼓鼙(북귀진천다고비) : 북쪽 진천에 돌아가려니 전쟁의 북소리 잦구나.
年過半百不稱意(연과반백불칭의) : 나이는 반백을 넘었거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明日看雲還杖藜(명일간운환장려) : 내일도 고향 구름을 보려면 또 지팡이에 의지해야겠네.
* 霜黃碧梧 : 서리가 푸른 벽오동나무를 누렇게 변색시키다. * 擊柝 : 야경 돌 때 딱따기를 치다.
* 客子 : 나그네. * 皎皎 : 휘영청 밝음. * 搗練 : 다듬이질을 하다. * 淒淒 : 쓸쓸하다.
* 桂水 : 광서(廣西)에 있는 연강(蓮江),또는 이강(漓江). 여기서는 상수(湘水)를 말한다.
* 闕舟楫 : 배와 배를 저을 노가 없다. 배를 빌릴 돈이 없다는 의미.
* 진천 : 섬서성(陝西省)과 감숙성(甘肅省)의 진령(秦嶺) 이북의 평원지대로 여기서는 장안을 의미한다.
* 鼓鼙 : 군대에서 쓰는 작은 북. 전쟁이 그치지 않았음을 말한다.
* 不稱意 : =不如意. 뜻대로 되지 않다. 여의찮다. * 杖藜 : 명아주 뿌리로 만든 지팡이
이 시는 전당시에 있으며, 당 대종 대력 3년(768) 두보의 57세에 공안(公安)에서 지은 시이다. 두보는 벼슬하리라는 희망을 끝내 놓을 수 없었기에 768년 정월에 기주(夔州)를 떠났는데, 병란으로 인해 길이 막혀서 강릉(江陵), 공안(公安) 등지를 표박(漂泊)하였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공안(公安)을 거쳐 세모(歲暮)에 악양(岳陽)에 도착하였다.
127.모옥위추풍소파가(茅屋爲秋風所破歌) 추풍에 지붕 날리니
八月秋高風怒號(팔월추고풍노호) : 팔월 지나 가을 깊어지니 바람 이 성난 듯 불어대어
卷我屋上三重茅(권아옥상삼중모) : 세 겹 띠 이엉이 말려 날아 가버렸네.
茅飛渡江灑江郊(모비도강쇄강교) : 띠 이엉은 날아가 건너 강둑에 흩어지고
高者挂罥長林稍(고자괘견장림초) : 위로 날아간 것은 나뭇가지 끝에 걸리고
下者飄轉沈塘坳(하자표전침당요) : 아래로 날아간 것은 굴러 내려 웅덩이를 메운다.
南村群童欺我老無力(남촌군동기아노무력) : 남촌의 아이 들 나를 힘없는 노인이라 업신여겨
忍能對面爲盜賊(인능대면위도적) : 몰인정하게 눈앞에서 도둑질하고
公然抱茅入竹去(공연포모입죽거) : 보란 듯이 띠 이엉 안고 대숲으로 달아나네.
脣焦口燥呼不得(순초구조호부득) : 입술은 타고 입은 말라 소리도 못 지르고
歸來倚仗自歎息(귀래의장자탄식) : 돌아와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한숨만 짓는다네.
* 茅屋 : 초가집 * 所破 : 망가짐 * 八月秋高 : 음력팔월 가을 깊어 * 風怒號 : 노한 듯 세차게 분다.
* 卷 : 말아 날리다 * 灑江郊 : 강가에 흩어짐 * 高者 : 높이 날아간 것
* 挂罥 : 얽히고 걸리다 * 長林稍 : 높은 숲 나무 위 * 下者 : 아래로 날아간 것
* 飄轉 : 바람에 휘말려 구른다. * 沈塘坳 : 구덩이에 빠짐 * 欺我 : 나를 깔본다.
* 忍 : 몰인정하게 * 對面 : 뻔히 눈앞에서 * 抱茅 : 띠를 안고 * 入竹去 : 대숲으로 간다.
* 脣焦 : 입술이 탄다. * 口燥 : 목이 마름 * 呼不得 : 소리를 지를 수 없다 * 倚仗 : 지팡이를 짚고
친구 고적(군수)의 도움으로 성도 완화계의 초당에 살 때 수해를 입고 지은 시이다. 이재민의 참상을 그리고 구호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 시어가 현대 중국의 중학교 교과서에 올려져있는 시이다. 팔월의 태풍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홍수로 떠내려가 마을이 황폐하니 도적이 들끓고 늙은 몸 대책이 없어 곤궁함을 그리고 있다.
俄頃風定雲墨色(아경풍정운묵색) : 이내 바람 그치고 먹구름 일어나며
秋天漠漠向昏黑(추천막막향혼흑) : 가을하늘 아득하게 저녁 어둠이 깔린다.
布衾多年冷似鐵(포금다년냉사철) : 오래된 베 이불은 차갑기 쇠와 같고
嬌兒惡臥踏裏裂(교아악와답리렬) : 개구쟁이 아이들 잠버릇에 이불속 찢어졌네.
牀頭屋漏無乾處(상두옥루무건처) : 지붕 새어들어 침상에 마른 곳 하나 없고
雨脚如痲未斷絶(우각여마미단절) : 어수선한 빗발은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自經喪亂少睡眠(자경상란소수면) : 난리 겪어 지친 몸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長夜沾濕何由徹(장야점습하유철) : 긴 밤을 흠뻑 젖어 어떻게 지새리오.
安得廣廈千萬間(안득광하천만간) : 어찌하면 넓고 큰집 천 만 칸을 마련하여
大庇天下寒士俱歡顔(대비천하한사구환안) : 춥고 가난한 모든 사람 기쁜 얼굴 갖게 하고
風雨不動安如山(풍우부동안여산) : 풍우에 끄떡없이 산처럼 평안히 할 수 있을까.
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오호하시안전돌올견차옥) : 아, 언제나 눈앞에 우뚝한 집을 볼까나.
吾廬獨破受凍死亦足(오려독파수동사역족) : 내 집이야 부서져 얼어 죽어도 족하도다.
* 俄頃 : 얼마 후 * 漠漠 : 아득하다 * 昏黑 : 저녁의 어둠 * 布衾 : 베 이블
* 冷似鐵 : 마치 쇠와 같이 차다 * 嬌兒(교아) : 장난꾸러기 아이 * 惡臥 : 나쁜 잠버릇
* 踏裏裂 : 걷어차 속이 찢어짐 * 牀頭 : 침상머리 * 屋漏 : 집이 새다
* 雨脚如痲 : 빗줄기가 어수선히 떨어짐 * 自經喪亂 : 전란을 치른 후 * 少睡眠 : 잠이 안와 부족함
* 沾濕 : 비에 젖어 축축함 * 何由徹 : 어떻게 밤을 새울까? * 安得 : ~하면 얻을까
* 廣廈 : 넓고 큰집 * 大庇 : 모두 비호함. 편을 들어 감싸고 보호하다 * 寒士 : 가난한 사람
* 俱歡顔 : 서로 즐거운 낯으로 * 突兀 : 우뚝 솟은 품 * 吾廬 : 나의 오두막 * 受凍死 : 얼어 죽다
찢어진 이부자리위에 빗물에 어수선하게 떨어지는 침상에서 뜬눈으로 지새우는 서글픔이 가득하다. 어찌하면 천만칸의 집을 지어 가난한 사람을 모두 구제할까? 그렇게 되면
吾廬獨破受凍死亦足(오려독파수동사역족) : 내 집이야 부서지고 얼어 죽어도 나는 족하도다. 라고 하였으니 자를 보살피는 지식인의 마음가짐이 극치를 이루고 가난한 사람에게의 관심과 위정자의 분발을 자극하고 있다.
1200년이 지난 현대에 이르도록 그 인도주의에 깊은 흔적이 재평가되고 있는 불후의 명작이라 하겠다.
128.모추장귀진(暮秋將歸秦)/모추장귀진유별호남막부친우(暮秋將歸秦留別湖南幕府親友)
저무는 가을 진으로 돌아가며(저무는 가을에 진으로 돌아가고자 하여 호남의 막부 친구들과 이별하다)
水闊蒼梧野(수활창오야) : 강물 넓고 짙푸른 차오의 들판
天高白帝秋(천고백제추) : 백제의 하늘은 하늘이 높기도 하다.
途窮那免哭(도궁나면곡) : 길이 궁벽하니 어찌 통곡 하지 않겠으며
身老不禁愁(신노부금수) : 몸마저 늙어서 시름을 참기 어렵도다.
大府才能會(대부재능회) : 호남은 큰 고을이라 재주꾼 모여드니
諸公德業優(제공덕업우) : 그대들 모두가 덕업이 우수한 분들이도다.
北歸衝雨雪(배귀충우설) : 비와 눈을 무릅쓰고 북으로 돌아가니
誰憫敝貂裘(수민폐초구) : 누가 초라한 가죽옷을 불쌍히 여기리오.
129.모춘(暮春) 늦은 봄
臥病擁塞在峽中(와병옹색재협중) : 병으로 누워 옹색하게 협곡 안에 있나니
瀟湘洞庭虛暎空(소상동정허영공) : 소상강과 동정호는 무심히 하늘을 담고 있으리라.
楚天不斷四時雨(초천부단사시우) : 초 땅 하늘은 끊임없이 사철 비가 내리고
巫峽常吹千里風(무협상취천리풍) : 무협에는 하루라도 바람이 그칠 날 없네.
沙上草閣柳新闇(사상초각류신암) : 모래톱 위 초각(草閣)에는 버들 신록 짙어져 가고
城邊野池蓮欲紅(성변야지련욕홍) : 성 주변 연못에는 연꽃이 붉어지려 하네.
暮春鴛鷺立洲渚(모춘원로립주저) : 늦은 봄 원앙과 백로는 물가에 서 있다가
挾子翻飛還一叢(협자번비환일총) : 새끼 끼고 날아서 수풀로 돌아가네.
* 峽中(협중) : 삼협(三峡)의 협곡(峡谷) 사이.
* 瀟湘(소상) : 호남성(湖南省) 지역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이며 영릉현(零陵縣) 서쪽에서 두 강이 합쳐져 동정호(洞庭湖)로 흘러 들어간다. 세칭(世稱) ‘瀟湘(소상)’이라 한다.
* 洞庭湖(동정호) : 호남성(湖南省)에 위치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 무협(巫峽) : 장강(長江) 삼협(三峽)의 하나로 사천성(四川省) 무산현(巫山縣) 동쪽에 있다.
* 鴛鷺(원로) : 원앙과 백로(해오라기).
* 洲渚(주저) : 물가. 파도가 밀려 닿는 곳.
이 시는 당(唐) 대력(大暦) 2년 (767) 봄 두보의 56세 때 지은 시로 당시 산협을 내려가 형주, 동정호 방면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비 오는 날이 많고 몸에 병이나 북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늦봄의 정취를 읊은 시이다.
숙종의 미움을 사 파직당한 두보는 중앙 정부에서 벼슬하리라는 희망을 끝내 놓을 수 없었기에 768년에 협곡을 빠져 나가 강릉(江陵)을 거쳐 악양(岳陽)에 이르렀다. 이후 그의 생활은 주로 선상에서 이루어졌고 건강이 악화되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가운데, 악양과 담주(潭州)사이를 전전하다 뱃길에서 770년 일생을 마쳤다.
130.모춘제양서신임초옥(暮春題瀼西新賃草屋) 늦봄 양서의 새로 빌린 초가에 쓰다
綵雲陰復白(채운음부백) : 아름다운 구름 어둡더니 다시 밝아져
錦樹曉來靑(금수효래청) : 비단 같은 나무 새벽되니 푸르기도 하여라.
身世雙蓬鬢(신세쌍봉빈) : 쑥과 같은 양쪽 귀밑머리 늘어뜨린 이 내 신세
乾坤一草亭(건곤일초정) : 천지간 기댈 곳이라곤 이 草屋(초옥) 하나뿐
哀歌時自惜(애가시자석) : 슬픈 노래 부르며 때로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나니
醉舞爲誰醒(취무위수성) : 취하여 춤추다가 누굴 위해 술을 깨랴
細雨荷鋤立(세우하서립) : 가랑비 아래 호미 메고 섰더니
江猿吟翠屛(강원음취병) : 푸르름 둘러쳐진 곳 강가 원숭이 울음 운다.
이 시는 대력 2년(767년) 3월에 기주의 赤甲(적갑)에서 瀼西(양서)로 옮겨 살 적에 草屋(초옥)의 벽에 적은 시로 초옥 일대의 風光(풍광)을 노래하면서 여기까지 흘러오게 된 신세를 한탄한 것이다.
131.모한(暮寒) 저녁 한파
霧隱平郊樹(무은평교수) : 안개는 평평한 들판에 나무를 숨기고
風含廣岸波(풍함광안파) : 바람은 넓은 언덕의 물결에 머물러있다.
沈沈春色靜(침침춘색정) : 어둑어둑한 봄빛이 고요하고
慘慘暮寒多(참참모한다) : 서글픈 저녁의 추위가 심하구나.
戍鼓猶長繫(수고유장계) : 국경을 지키는 북소리 여전히 길게 매어있고
林鶯遂不歌(임앵수부가) : 숲속 꾀꼬리도 따라서 노래하지 않는구나.
忽思高宴會(홀사고연회) : 홀연히 옛 큰 잔치 생각해보니
朱袖拂雲和(주수불운화) : 붉은 소매가 거문고에 스치는구나.
132.몽이백 2수(夢李白 二首) 꿈속에 이백을 보다古文眞寶 98,99
1.死別已吞聲 生別常惻惻. 江南瘴癘地 逐客無消息. 故人入我夢 明我長相憶. 君今在羅網 何以有羽翼?
(사별이탄성 생별상측측 강남장려지 축객무소식 고인입아몽 명아장상억 군금재라망 하이유우익 )
사별은 소리조차 나오질 않고, 생이별은 언제나 슬픈 것. 풍토병이 심한 강남땅으로, 귀양간 그대는 소식도 없네
옛 벗이 내 꿈속에 들어오니, 나의 오랜 그리움 알아서겠지. 그대는 지금 그물에 갇혀 있는데, 어찌 날개가 있어 왔는가?
恐非平生魂 路遠不可測. 魂來楓林青 魂返關塞黑. 落月滿屋梁 猶疑照顏色. 水深波浪闊 無使蛟龍得.
(공비평생혼 로원불가측 혼래풍림청 혼반관새흑 낙월만옥량 유의조안색 수심파랑활 무사교룡득)
아마 살아있는 혼은 아니겠지, 길이 멀어 헤아릴 수도 없다네. 혼백 올 때는 단풍 숲 푸르더니, 혼백 돌아감에 관산도 어둡구나.
지는 달 들보에 걸려 가득하니, 아직도 그대 얼굴 비추는 듯하네. 물은 깊고 파도는 드넓으니, 부디 교룡에게 잡히지 않기를.
* 呑聲 : 곡을 하되 소리를 못 낸다는 뜻. * 江南 : 숙종 건원 원년(758) 이백이 추방당한 야랑(현 귀주성 동재현)을 칭한 것.
* 瘴癘 : 산림의 습기와 열기가 찌는 듯 답답한 더운 기운인데, 사람이 감염되면 병에 걸린다고 한다.
* 逐客 : 추방당한 사람. * 故人 : 오랜 벗. * 羅網 : 물고기나 새, 짐승을 잡는 그물인데 여기서는 감옥을 가리킨다.
2. 浮雲終日行 游子久不至.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告歸常局促 苦道來不易.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부운종일행 유자구부지 삼야빈몽군 정친견군의 고귀상국촉 고도래불이 강호다풍파 주즙공실추)
뜬구름 종일토록 흘러가는데, 나그네는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네. 사흘 밤을 자주 그대 꿈꾸니, 진실한 그대 마음 보았네.
돌아갈 때는 항상 풀죽어, 다시 오기 어렵다고 괴로이 말하네. 강호엔 풍파가 많으니, 배의 노를 잃어버릴까 두렵다고 하였네.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冠蓋滿京華 斯人獨憔悴. 孰云網恢恢? 將老身反累. 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 (投詩贈汨羅.)
(출문소백수 약부평생지 관개만경화 사인독초췌 숙운망회회 장로신반루 천추만세명 적막신후사) (투시증골나)
문 나서며 흰 머리 긁적이니, 평생의 큰 뜻을 저버린듯 같았고. 도성에 귀하게 된 사람 가득한데, 이 사람만 홀로 초췌하네.
하늘의 그물 넓다고 누가 말했던가? 늙어 도리어 죄를 얻었네. 천추에 이름 남긴대도, 죽은 뒤 일은 적막하리라.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 이 시는 건원(乾元) 2년(759) 진주(秦州)에서 지은 것이다.
*遊子 : 고향을 떠나있는 사람으로, 이백을 지칭한다. *頻 : 원뜻은 ‘자주’인데, 여기서는 꿈을 연이어 계속 꾼다는 뜻.
*局促 : 마음이 불안하고 급박한 모습이다. 꿈속에서 이백이 황급하게 길을 떠나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 이 구절은 이백이 두보에게 직접 말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한 이백의 마음을 두보가 대신하여 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搔白首 : 머리를 긁적거린다는 것은 번민을 드러내는 행위. *冠蓋 : 冠을 쓰고 일산[蓋]을 받친 부귀한 사람을 비유.
*憔悴 : 뜻을 이루지 못하여 곤궁한 모습. *網恢恢 : 《老子》 73章에, “하늘의 그물망은 크고도 넓어서, 성글어도 빠뜨리는 것이 없다.[天網恢恢 疎而不漏]”라고 하였는데, 하늘은 선악을 잘 구별하여 응분의 조처를 내린다는 뜻이다.
*身反累 : 이백이 죄를 얻어 夜郞으로 추방당한 사실을 지칭한다.
133.무가별(無家別) 집 없이 이별함
寂寞天寶後(적막천보후) : 적막하구나, 난리 난 후에
園廬但蒿藜(원려단호려) : 집과 뜰이 쑥과 명아주 풀밭이 되었네.
我里百餘家(아리백여가) : 우리 동네 백 여 가구가
世亂各東西(세난각동서) : 난리 통에 뿔뿔이 흩어졌네.
存者無消息(존자무소식) : 산 자는 소식이 없고
死者爲塵泥(사자위진니) : 죽은 자는 흙이 되었네.
賤子因陳敗(천자인진패) : 미천한 이 몸은 싸움에 져서
歸來尋舊蹊(귀래심구계) : 고향에 돌아와 옛 길을 더듬네.
久行見空巷(구행견공항) : 오래도록 걸어도 빈 거리요
日瘦氣慘悽(일수기삼처) : 햇빛도 시들하고 이 마음도 비참하다오.
* 寂寞 : 황폐하고 쓸쓸함 * 天寶後 : 천보14년 안록산의 반란 후 * 園廬 : 초가와 밭. * 蒿藜 : 쑥과 명아주
* 賤子 : 천한 나 * 因陳敗 : 759년 상주의 패전으로 * 尋 : 찾는다. * 舊蹊 : 옛 작은 길
* 久行 : 오직 객지에 있었으므로 * 空巷 : 빈 마을 * 日瘦 : 햇빛이 야윈듯함 * 氣慘悽 : 대기의 기색도 처참한 듯
전란에 가족을 다 잃은 외톨이가 된 두보는 패전으로 낙오하여 고향에 돌아왔으나 집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 텅 빈 고향에 돌아와 옛길을 더듬으며 햇빛도 시들하고 대기의 기색도 처참함을 느낀다.
但對狐與狸(단대호여리) : 나를 대하는 거라곤 여우와 살쾡이
竪毛怒我啼(수모노아제) : 털을 곤두세우고 나를 보고 짖어대네.
四隣何所有(사린가소유) : 사방에 이웃이 있나 찾아보니
一二老寡妻(일이노과처) : 한두 명의 늙은 과부가 있을 뿐이네.
宿鳥戀本枝(숙조연본지) : 새도 묵었던 나뭇가지를 그리는 법인데
安辭且窮棲(안사차궁서) : 어찌 빈궁하다고 고향을 마다 할 수 있으리.
方春獨荷鋤(방춘독하서) : 마침 봄을 맞아 혼자서 호미질하고
日暮還灌畦(일모환관유) : 해가 지면 밭에다 물을 대었소.
縣吏知我至(현리지아지) : 고을의 관리가 내가 온 것을 알고는
召令習鼓鞞(소령습고비) : 관청의 북치는 것을 연습 하라고 명하였소.
雖從本州役(수종본주역) : 비록 우리 고장에서 부역을 하지만
內顧無所携(내고무소휴) : 집안에 거느린 식솔이 없는 외로운 신세.
* 狐與狸 : 여우와 살쾡이 * 竪毛 : 털을 세움 * 宿鳥 : 나무위에 묵는 새. * 戀本枝 : 옛날 묵었던 가지를 그리워함
* 安辭 : 어떻게 마다하겠는가? * 窮棲 : 궁색한대로 깃들어 산다. * 方春 : 마침 봄철 * 荷鋤 : 호미를 메고
* 灌畦 : 밭에 물을 댐 * 鼓鞞 : 기마군용 북 * 內顧 : 집안을 생각함 * 所携 : 처자 권속
황폐한 고향에는 들짐승이 짖을 뿐 사람이 없고 늙은 할멈 두어 명이 있을 뿐이라. 고향이란 애착으로 밭농사 지어 보고, 관청에 부역도 하며 홀로 외롭고 쓸쓸한 생활을 한다.
近行止一身(근행지일신) : 가까이 간대도 이 한 몸뿐이요.
遠去終轉迷(원거종전미) : 멀리 간다면 끝내는 떠돌 것이오.
家鄕旣蕩盡(기향기탕진) : 고향의 가족은 이미 다 흩어졌으니
遠近理亦齊(원근이역제) : 멀거나 가까운 것이 아무 의미 없구나.
永痛長病母(영통장병모) : 길이 가슴 아픈 것은 오래 앓다 돌아가신 우리 모친
五年委溝谿(오년위구곡) : 오년 전 장례도 제대로 못해드리고
生我不得力(생아부득력) : 나를 낳으시고 보탬이 되어 드리지 못하였으니
終身兩酸嘶(종신양산시) : 평생토록 우리 두 모자 슬퍼 울었지요.
人生無家別(인생무가별) : 이 인생 집도 없이 이별하니
何以爲蒸黎(하이위증려) : 이 어찌 평범한 백성이라 할 수 있으리.
* 近行 : 가까운 곳에서 일함 * 終轉迷 : 결국 떠돌이로 방황할 것임. * 蕩盡 : 다 없어짐
* 委溝谿 : 장사를 제대로 못해드림(구덩이 에 방치함). * 不得力 :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함
* 兩酸嘶 : 서로 고생만하고 울음. * 爲蒸黎 : 백성이라 하겠는가(蒸-대중 黎-백성)
가족이 다 흩어지고 집도 없어진 고향. 이제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 신세. 돌아가신 모친 장례도 제대로 치러드리지 못한 불효를 한탄하며 정처 없이 떠나야하는 서글픔을 쓰고 있다. 垂老別에서는 충성을 쓰고, 여기서는 효孝로 끝을 맺었다.
* 두보 시의 삼리삼별(三吏三別) 중 삼리(三吏)는 신안리(新安吏), 동관리(潼關吏), 석호리(石壕吏)이며 세 마을 관리들의 혹독함을 적은 시이고, 삼별(三別)은 신혼별(新婚別), 무가별(無家別), 수노별(垂老別)이며 이별에 대한 슬픈 시이다.
134.무후묘(武侯廟) 제갈량 사당에서
遺廟丹靑落(유묘단청락) : 남은 사당에 단청은 퇴락하고
空山草木長(공산초목장) : 텅 빈 산엔 초목만 가득하다.
猶聞辭後主(유문사후주) : 후주를 떠나는 소리 들려오나니
不復臥南陽(불복와남양) : 다시는 남양 땅에 눕지 못했네.
중국 남양(南陽), 성도(成都), 양양(襄陽), 기주(夔州) 등지에 모두 제갈량 사당이 있다. 이 시에 나오는 제갈량 사당은 기주에 있는 고묘(古廟)다. 옛 백제성 서쪽 교외로 지금은 충칭시(重慶市) 펑제현(奉節縣)에 속한다.
백제성이 어떤 곳인가? 촉한 선제(先帝)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이다.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에 자리한 무후사(武侯祠)이므로 한층 더 비장하고 엄숙하다.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응하여 남양 땅을 떠나올 때 제갈량은 다시 돌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까? 아마 그 떠남이 마지막인 줄 알고 있었으리라. 역사에는 공자처럼 “안 되는 줄 알면서 행하려는 사람(知其不可而爲之者)”들이 있다.
제갈량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자룡 등 모두 우리 이웃집과 이웃 마을에 살던 평범한 이웃사촌이었다. 그들이 의리 하나로 뭉쳐 새 세상을 꿈꿨다. 유비는 원통하게 세상을 떠나면서 제갈량에게 자신의 아들 유선이 변변찮으므로 직접 보위에 오르라고 권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어린 임금을 배반하지 않았다. 그가 북벌에 나서며 어린 임금에게 올린 「출사표」는 천고의 명문으로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그는 대군을 이끌고 북벌에 나섰으나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출병하여 승리하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었다.(出師未捷身先死)” 우리와 우리 이웃의 꿈은 그렇게 끝이 났으나 그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시작이었다.
두보는 퇴락한 사당에서 꿈결처럼 들려오는 제갈량의 『출사표』 낭송 소리를 들었다. 제갈량은 끝내 남양 땅으로 돌아가지
135.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했다는 소문을 듣고
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북) : 검문이남 지방에서 문득 계북이 회복된 소식 전해 듣고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에는 눈물이 옷을 적시네.
卻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보니, 아내와 자식들은 어디 있는지 걱정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시서를 대강 추려 싸니 기뻐서 미칠 듯하다.
白日放歌須縱酒(백일방가수종주) : 한낮에는 마음껏 노래 부르고 술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청춘을 짝하여 고향으로 돌아감 얼마나 좋은가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서둘러 파협에서 무협을 지나
便下襄陽向洛陽(변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와 낙양을 향하세.
136.문향강칠소부설회희증장가(闅鄕姜七少府設鱠戲贈長歌) - 두보(杜甫)
문향의 강소부가 회를 차려주어 장난삼아 긴 노래를 주다
姜侯設鱠當嚴冬(강후설회당엄동) : 강후가 엄동설한에 회를 차려주었는데
昨日今日皆天風(작일금일개천풍) : 어제도 오늘도 모두 날씨는 바람이 불었다.
河凍味魚不易得(하동미어부역득) : 황하가 얼어 맛난 물고기 잡기가 쉽지 않고
鑿冰恐侵河伯宮(착빙공침하백궁) : 얼음을 뚫음에도 수신의 궁을 범할까 두려웠으리라.
饔人受魚鮫人手(옹인수어교인수) : 요리사는 물고기를 어부의 손에서 받아서
洗魚磨刀魚眼紅(세어마도어안홍) : 물고기를 씻고 칼을 가는데 물고기의 눈알이 붉었다.
無聲細下飛碎雪(무성세하비쇄설) : 소리 없이 잘게 썰어 내리니 부서진 눈 날리는 듯 하고
有骨已刴觜春葱(유골이타자춘총) : 뼈를 썰어두니 봄날의 파처럼 쀼죽했다.
落碪何曾白紙濕(낙침하증백지습) : 도마에 떨어뜨려도 흰 종이를 적시지 않았고
放筯未覺金盤空(방저미각금반공) : 젓가락으로 마음껏 먹어도 금 쟁반은 비지 않았다.
偏勸腹腴愧年少(편권복유괴년소) : 굳이 고기의 뱃살을 권하니 연소자에게 부끄럽고
軟炊香飯緣老翁(편권복반연노옹) : 향기로운 밥을 부드럽게 지은 것을 노인들 때문이다.
新歡便飽姜侯德(신환편포강후덕) : 새로 사귐의 기쁨은 강후의 덕을 충분히 받은 것이라
淸觴異味情屢極(청상리미정누극) : 맑은 술과 특별한 음식은 여러 차례 정이 극진함이요.
東歸貪路自覺難(동귀탐노자각난) : 동쪽으로 돌아감에 길을 고집하기 어려움을 알고
欲別上馬身無力(욕별상마신무력) : 떠나려 말에 오르니 몸에 힘이 빠진다.
可憐爲人好心事(가련위인호심사) : 남을 위하는 좋은 마음은 어여뻐할 만하니
於我見子眞顔色(어아견자진안색) : 나에 대한 태도에서 진정한 그대 모습이 드러난다.
不恨我衰子貴時(부한아쇠자귀시) : 내가 늙고 그대가 귀하게 되었을 때를 한스러워 하지 않으나
悵望且爲今相憶(창망차위금상억) : 창연하게 바라봄은 지금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이니라.
137.미피서남대(渼陂西南臺) 미피못의 서남대에서
高臺面蒼陂(고대면창피) : 높은 누대는 푸른 못과 면해있고
六月風日冷(륙월풍일냉) : 유월인데도 바람에 날이 차다.
蒹葭離披去(겸가리피거) : 억새와 갈대는 어지러이 뻗혀있고
天水相與永(천수상여영) : 하늘과 못물은 서로 이어져 멀기만 하다.
懷新目似擊(회신목사격) : 마음에 품었던 새 경치가 눈에 와 부딪는 듯
接要心已領(접요심이령) : 종요로운 곳을 만나니 마음은 이미 와 닫는다.
仿像識鮫人(방상식교인) : 비슷하여 마치 교인(鮫人)인 듯 생각되고
空濛辨漁艇(공몽변어정) : 어렴풋하여 고깃배인 듯 판단된다.
錯磨終南翠(착마종남취) : 종남산이 푸르게 출렁이고
顚倒白閣影(전도백각영) : 백각봉의 그림자가 거꾸로 비치는구나.
崷崒增光輝(추줄증광휘) : 높다란 산은 빛을 더하고
乘陵惜俄頃(승능석아경) : 언덕에 오르니 짧은 시간이 아쉬워라
勞生愧嚴鄭(노생괴엄정) : 애써 사는 삶이 엄준과 정박에 부끄럽고
外物慕張邴(외물모장병) : 세상 일 떠나 삶은 장량과 병만용을 그리워한다.
世復輕驊騮(세복경화류) : 세상은 다시 경박하게도 화류와 같은 명마를 경시하고
吾甘雜䵷黽(오감잡와민) : 나는 개구리와 맹꽁이 같은 잡된 것들을 기꺼워하는구나.
知歸俗所忌(지귀속소기) : 돌아갈 줄을 아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꺼리나
取適事莫竝(취적사막병) : 마음에 맞는 것을 취함에는 어떤 일도 함께하지 않는구나.
身退豈待官(신퇴개대관) : 세상일에서 떠나려하면서 어찌 벼슬하기를 기다려 하나
老來苦便靜(노내고편정) : 늙어가면서는 고요함을 애써 편안히 여기게 되었다.
況資菱芡足(황자능검족) : 하물며 먹고 살기에 마름으로도 충분함에야
庶結茅茨逈(서결모자형) : 바라기는 띳집을 멀리 지었으면 한다.
從此具扁舟(종차구편주) : 지금부터는 작은 배 갖추어두고
彌年逐淸景(미년축청경) : 일 년 내내 맑은 경치를 쫓아 구경하리라.
138.미피항(渼陂行) 미피못을 노래함
岑參兄弟皆好奇(잠삼형제개호기) : 잠삼 형제가 모두 절경을 좋아하여
攜我遠來遊渼陂(휴아원내유미피) : 나를 멀리 데리고 와서 미피못을 유람한다.
天地黤慘忽異色(천지암참홀리색) : 천지가 어둑한데 갑자기 풍경이 달라지고
波濤萬頃堆琉璃(파도만경퇴류리) : 만경이나 이는 파도는 유리처럼 쌓인다.
琉璃汗漫泛舟入(류리한만범주입) : 유리처럼 아득한 물결 위로 배 띄워 드니事殊興極憂思集(사수흥극우사집) : 일마다 특별하여 흥은 지극해지나 걱정스러워진다.
鼉作鯨呑不復知(타작경탄부복지) : 악어가 나타날 고래가 삼켜버릴 지도 모르겠는데
惡風白浪何嗟及(악풍백낭하차급) : 심한 바람과 흰 물결에 어떤 감탄도 미치지 못한다.
主人錦帆相爲開(주인금범상위개) : 주인은 비단 돛을 나를 위해 펼치고
舟子喜甚無氛埃(주자희심무분애) : 뱃사공이 심히 기뻐함은 티끌하나 없이 맑아서라.
鳧鷖散亂棹謳發(부예산난도구발) : 물오리와 갈매기는 어지러이 흩어지고 뱃노래 일고
絲管啁啾空翠來(사관조추공취내) : 음악소리가 가늘게 푸른 공중에서 들려온다.
沈竽續縵深莫測(침우속만심막측) : 비단실 이은 장대를 물에 담가도 깊이를 모르고
菱葉荷花淨如拭(능섭하화정여식) : 마름 잎과 연꽃은 닦아낸 듯이 깨끗하다.
宛在中流渤澥淸(완재중류발해청) : 완연하여 발해의 맑은 물 한복판에 있는 듯 하고
下歸無極終南黑(하귀무극종남흑) : 아래로 돌아가려니 종남산처럼 어둑하여 끝이 없도다.
半陂以南純浸山(반피이남순침산) : 미피못의 절반이 남쪽으로 종남산이 가라앉은 듯하고
動影裊窕沖融間(동영뇨조충융간) : 움직이는 그림자는 그 잔잔한 속에 어른거린다.
船舷暝戛雲際寺(선현명알운제사) : 뱃전은 어둑하고 삐걱거리는 소리, 배는 운제사를 지나고
水面月出藍田關(수면월출남전관) : 수면의 달은 남전관으로부터 떠오른다.
此時驪龍亦吐珠(차시려룡역토주) : 이 시간 검은 용도 물속에서 구슬을 토해내고
馮夷擊鼓羣龍趨(풍이격고군룡추) : 풍이가 북을 치니 온갖 용들이 쫓아간다.
湘妃漢女出歌舞(상비한녀출가무) : 상비와 한녀가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니
金支翠旗光有無(금지취기광유무) : 거문고의 황금지주와 푸른 깃발이 반짝거린다.
咫尺但愁電雨至(지척단수전우지) : 지척에는 다만 우뢰와 비가 올까 근심하나니
蒼茫不曉神靈意(창망부효신령의) : 아득히 멀어 신령의 뜻을 알지 못한다.
少壯幾時奈老何(소장기시나노하) : 젊은 시절은 얼마나 되며, 늙어짐을 어찌하나
向來哀樂何其多(향내애낙하기다) : 지금까지 슬픔과 즐거움이 어찌 그렇게도 많았던가.
139.박계행(縛鷄行) 닭을 묶어 내다 팔려고 하기에
小奴縛鷄向市賣(소노박계향시매) : 어린 종이 닭을 잡아 시장에 내다 팔려하니
鷄被縛急相喧爭(계피박급상훤쟁) : 붙들린 닭들이 다급해서 시끄럽게 서로 다투네.
家中厭鷄食蟲蟻(가중염계식충의) : 집에서는 닭들이 개미나 벌레 먹는 것을 싫어하지만
不知鷄賣還遭烹(불지계매환조팽) : 닭이 팔리면 도리어 삶아 먹히게 됨을 모른다.
蟲鷄於人何厚薄(충계어인하후박) : 사람이 벌레와 닭에게 어찌 厚(후)하고 薄(박)함이 있겠는가?
吾叱奴人解其縛(오질노인해기박) : 나는 종놈을 꾸짖어 묶은 것을 풀어주라 했네.
鷄蟲得失無了時(계충득실무료시) : 닭과 벌레의 이해득실 알 수 없어
注目寒江倚山閣(주목한강의산각) : 산 속 누각에 기대어 차가운 강물을 바라본다네.
계충득실(鷄虫得失) - (鷄: 닭 계. 虫: 벌레 충. 得: 얻을 득. 失: 잃을 실)
닭과 벌레의 득실이라는 말로, 중요한 것과는 무관한 작은 득실을 비유함.
두보(杜甫)시 박계행(縛鷄行)에 “종이 닭을 시장에 팔러 가는 것을 보고, 그 까닭을 물으니 ‘닭이 벌레와 개미를 쪼아 먹는 것이 보기 싫어서입니다.” 하였다. 두보가 말하기를 “닭과 벌레는 같은 동물이니 어느 것에는 후하고 어느 것에는 박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니 그 닭을 풀어주라.” 하고 탄식하기를 “닭과 벌레 둘 다 온전할 수는 없다. 벌레를 살리자니 닭이 죽고, 닭을 살리자니 벌레가 죽는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잘못하는 것인가? 잘되고 못됨이 끝날 때가 없겠구나.” 하였다.
140.박유(薄遊) 마음대로 노닐며
淅淅風生砌(석석풍생체) : 서걱거리는 바람 섬돌에서 일고
團團日隱牆(단단일은장) : 둥근 해는 담장에 가려졌는데
遙空秋雁滅(요공추안멸) : 아스라한 허공에 가을기러기 사라지고
半嶺暮雲長(반령모운장) : 고개 중간에 저녁구름 길게 이어있네
病葉多先墜(병엽다선추) : 병든 잎은 대부분 먼저 저버리고
寒花只暫香(한화지잠향) : 늦가을 국화는 그저 잠시 향기로울 뿐
巴城添淚眼(파성첨루안) : 巴城(파성)땅 사노라니 눈에 눈물 더하거늘
今夕復淸光(금석부청광) : 하물며 오늘 저녁처럼 다시 맑은 달빛 흐를 때임에랴
이 시는 두보가 閬州(낭주)에 머물고 있을 때인 광덕 원년(763년) 늦은 가을의 景物(경물)을 보고 감회를 노래하며 자기 자신의 신세 恨歎(한탄)을 더한 시인데 巴城(파성)은 낭주를 가리킨다.
141.반야효오체유흥(半夜效吳體遺興) 한밤에 吳體를 本떠서 시름을 풀다
欲誦風雅鳴詞林(욕송풍아명사림) : 풍아(風雅)를 읊어서 시의 숲을 울리고자 하지만
身失夢筆苦難禁(신실몽필고난금) : 꿈속에서 붓을 잃어버려 괴로움을 금치 못하겠네.
詩魂雖塞天地大(시혼수새천지대) : 시흥은 비록 천지를 막을 정도로 크지만
顔皺已刻歲年深(안추이각세년심) : 얼굴 주름은 이미 세월을 깊이 새겼네.
謫仙歸後人忌醉(적선귀후인기취) : 적선(李白)이 돌아간 뒤 사람들이 취하길 꺼리니
陽春歌高誰識音(양춘가고수식음) : 좋은 노래 높이 불러도 누가 알아줄까?
安得酒泉飮萬斛(안득주천음만곡) : 어찌하면 주천을 얻어 술 만곡을 마시고
搭鵬銀漢披此心(탑붕은한피차심) : 붕새를 타고 은하수에서 이 마음을 전할까?
* 吳體 : 두보가 만든 특수한 시체. 중국 강남의 만간 가요처럼 통속적인 언어를 구사 하면서 격률의 변체(變體)인 요율(拗律)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 風雅 : 시전의 風과 雅로 곧 詩. 高尙하고 멋있음. 風流와 雲雅
* 이 시는 두보의 이태백을 추모하기 위한 시다.
142.반조(返照) 석양빛
楚王宮北正黃昏(초왕궁북정황혼) : 초왕궁터 북쪽에 황혼 질 즈음
白帝城西過雨痕(백제성서과우흔) : 백제성 서쪽에 소나기 스친 자국
返照入江翻石壁(반조입강번석벽) : 강물에 비친 석양 절벽에 번쩍이고
歸雲擁樹失山邨(귀운옹수실산촌) : 저녁구름 숲과 마을 덮어 가린다.
衰年病肺惟高枕(쇠년병폐유고침) : 늙고 병들어 베개를 높이 베고
絶塞愁時早閉門(절새수시조폐문) : 변경지대 두려워 일직 문을 닫는다.
不可久留豺虎亂(불가구류시호난) : 승냥이·범 같은 난적 들끓어 살수 없는 곳
南方實有未招魂(남방실유미초혼) : 남쪽에 굴원의 부름 받지 못한 혼이 있네.
* 返照 : 석양의 반사 빛 * 楚王宮 : 초의 양왕 시대의 궁. * 過雨痕 : 한바탕 소나기 지난자국
* 翻石壁 : 석벽에 번득이다 * 歸雲 : 산으로 돌아오는 구름. * 擁樹 : 숲을 감싸 덮다
* 絶塞 : 먼 변방. * 愁時 : 전란시를 걱정함 * 豺虎亂 : 승냥이·범 같은 난적
* 未招魂 : 기주(남방)땅의 古事. 宋玉의 作. 추방된 屈原의 招魂賦를 가리키며 지금도 부름 받지 않은 채로 그곳에 굴원의 혼이 있다는 뜻.
이시는 登高(등고)와 같이 칠언율시의 뛰어난 작품으로 특히 자연의 섬세한 관찰과 대담하고 발랄한 묘사가 일품이다. 미련(尾聯)에서 난적·야만을 싫어하며 방황하는 혼을 잘 표현하고 있다.
143.발담주(發潭州) 담주를 떠나며
夜醉長沙酒(야취장사주) : 밤에 장사의 술에 취하고
曉行湘水春(효항상수춘) : 새벽에 봄날이 화사한 상수로 간다.
岸花飛送客(안화비송객) : 언덕의 꽃잎도 날아 나그네를 보내고
檣燕語留人(장연어류인) : 돛대의 제비는 나를 가지 말라 말한다.
賈傅才未有(가부재미유) : 가부(賈傅)의 재주는 흔하지 않고
褚公書絶倫(저공서절륜) : 저수량의 글씨는 뛰어나도다.
名高前後事(명고전후사) : 명성이 높으니 앞뒤의 일들을
回首一傷神(회수일상신) : 돌이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아프다.
* 潭州 : 수대隋代부터 명대明代까지 유지된 장사長沙의 옛 명칭. * 曉行 : 새벽녘에 길을 나서다(재촉하다).
* 湘水 : 강 이름(= 상강湘江). * 檣燕 : 배의 돛 위에 앉은 제비를 가리킨다.
* 賈傅 : 한나라 때 장사왕 태부를 지낸 가의賈誼를 가리킨다. * 褚公 : 당 서법가 저수량(楮遂良)을 가리킨다.
144.발동곡현(發同谷縣) 동곡현을 떠나며
賢有不黔突(현유불검돌) : 현인은(墨子) 굴뚝이 그을도록 있지 않았고
聖有不煖席(성유불난석) : 성인(孔子)은 자리가 더워지도록 있지 못했네.
況我飢愚人(황아기우인) : 하물며 나같이 굶주리고 어리석은 사람이
焉能尙安宅(언능상안택) : 어찌 또한 편안히 살리오.
始來玆山中(시래자산중) : 처음에 이 산속에 온 뒤로
休駕喜地僻(휴가희지벽) : 궁벽한 땅에 수레를 멈추고 좋아하였네.
奈何迫物累(내하박물루) : 어찌하여 괴로운 일에 핍박받아
一歲四行役(일세사행역) : 한 해에 사방을 떠돌았구나.
忡忡去絶境(충충거절경) : 근심하며 이 절경을 버리고
杳杳更遠適(묘묘갱원적) : 아득하니 멀리 다시 가게 되었네.
停驂龍潭雲(정참용담운) : 용담의 구름에 마차를 멈추고
回首虎崖石(회수호애석) : 호랑이 언덕으로 쓸데없이 머리를 돌려보네.
臨岐別數子(임기별수자) : 갈림길에 임하여 몇 사람과 이별하매
握手淚再滴(악수루재적) : 악수하는 손에 눈물이 거듭 떨어지네.
交情無舊深(교정무구심) : 사귄 정은 매우 오래되진 않았지만
窮老多慘慽(궁로다참척) : 궁하게 늙으니 비참한 서글픔 많구나.
平生懶拙意(평생나졸의) : 평생 게으르고 옹졸한 생각에
偶値棲遁跡(우치서둔적) : 공교롭게도 자취를 숨기며 살게 되었네.
去住與願違(거주여원위) : 가거나 머물거나 더불어 바라는 것과 어긋나
仰慙林間翮(앙참림간핵) : 숲속 사이의 새들을 우러러보니 부끄럽구려.
145.발진주(發秦州) 진주를 떠나며
我衰更懶拙(아쇠경나졸) : 늙은데다가 게을러서
生事不自謀(생사부자모) : 생계를 꾸리지도 못한다.
無食問樂土(무식문낙토) : 먹을 것 하나 없어 낙원 찾고
無衣思南州(무의사남주) : 입을 것 하나 없어 남쪽 고을 생각한다.
漢源十月交(한원십월교) : 한수의 발원지라 시월이라도
天氣如涼秋(천기여량추) : 날씨는 서늘한 가을이도다.
草木未黃落(초목미황낙) : 초목은 아직 시들어 지지 않은데
況聞山水幽(황문산수유) : 게다가 그윽한 물소리 들려온다.
栗亭名更嘉(율정명경가) : 율정이란 이름이 더욱 좋고
下有良田疇(하유량전주) : 아래에는 기름진 밭이 있도다.
充腸多薯蕷(충장다서여) : 배를 채워줄 마가 많고
崖蜜亦易求(애밀역역구) : 벼랑에는 꿀을 구하기도 쉽도다.
密竹復冬笋(밀죽복동순) : 빽빽한 대숲에는 다시 겨울 죽순도 있고
淸池可方舟(청지가방주) : 맑은 못에는 배도 띄울 수 있도다.
雖傷旅寓遠(수상려우원) : 비록 더부살이 멀어 마음 상하나
庶遂平生遊(서수평생유) : 한평생 노닐 것은 찾은 셈이로다.
此邦俯要衝(차방부요충) : 이 고장 요새를 내려다보니
實恐人事稠(실공인사조) : 실은 인사가 번거로워 두려워진다.
應接非本性(응접비본성) : 응대하는 일 본래 마음에 맞지 않아
登臨未銷憂(등림미소우) : 올라가 바라보아도 근심을 못 삭인다.
谿谷無異石(계곡무리석) : 골짜기에는 기이한 바위 하나 없고
塞田始微收(새전시미수) : 변방의 땅이라 수확도 적도다.
豈復慰老夫(개복위노부) : 어찌하여야 늙은 나를 위로하나
惘然難久留(망연난구류) : 망연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日色隱孤戍(일색은고수) : 햇빛은 외로운 수자리를 감추어버린다.
烏啼滿城頭(오제만성두) : 우짖는 까마귀 성 머리에 가득하고
中宵驅車去(중소구거거) : 한밤에 수레 몰고 떠나
飮馬寒塘流(음마한당류) : 차가운 못물을 말에게 먹인다.
磊落星月高(뇌낙성월고) : 말똥말똥한 별과 달은 높기만 한데
蒼茫雲霧浮(창망운무부) : 창망히 피어난 구름과 안개 떠있다.
大哉乾坤內(대재건곤내) : 크기도 하여라! 하늘과 땅이여
吾道長悠悠(오도장유유) : 나의 도는 언제나 아득하여라
두보는 화주의 지방 관속인 사공참군의 자리를 1년 남짓 살고는 그만두고 말았다. 그리고는 낙양을 거쳐 장안을 지나 온갖 고까움을 참아가며 감숙성의 요충지인 진주로 떠나오고야 말았다. 누가 오라는 것도 아니고 꼭 가야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고 간다고 뾰족한 수도 없었다. 그것도 처자를 거느린 따분한 걸음 걸이었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따지고 보면 그 나름대로 이유야 있었다. 두보는 재상 방관의 일당으로 몰리었는데, 총수격인 방관이 지방으로 좌천되는 바람에 그 일당 역시 좌천되었다. 그 때 진주에는 당대의 고승인 찬공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실은 그의 알선으로 집까지 마련하려고 들었다. 물론 조카인 두우의 주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진주에서의 길이 평생을 쑥처럼 떠돌아다니며 사는 속절없는 '농사꾼'이 될 줄은 두보 자신도 몰랐었다. 정말 진주에서의 살림은 말이 아니었다. 겨우 한약을 지어 팔면서 끼니를 잇는 궁상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진주를 떠나 친구들이 많은 성도로 떠나려는 결단을 내리고 진주를 떠나면서 지은 '발진주(發秦州)'다.
146.방병조호마(房兵曹胡馬) 방병조의 호마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 호마(胡馬)는 대완국(大宛國)의 명마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 칼끝 같은 갈기에 날씬한 골격이네.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 대나무 깎아 세운 듯 뾰족한 두 귀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 바람타고 네 발굽 경쾌하구나.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 어디를 달려도 넓게 트인 곳도 좁아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 진실로 생사를 맡길 만하구나.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 나는 듯이 내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 가히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듯하구나.
두보의 30세 초 작으로 방병조의 이름은 알 수는 없으나 병조참군사의 관리가 서역에서 가지고 온 명마에 대하여 노래한 것이다 .
* 房兵曹 : 방은 성이며 이름은 미상. 병조는 병조참군사의 관료이다. * 胡馬 : 변새(邊塞)지방의 외국산 말.
* 大宛名 : 대완은 한나라 때 서역지방에 있던 나라의 이름. 한무제는 대완에서 천마를 얻었다고 한다. 명은 준마를 의미한다. 즉 대완국의 준마. * 鋒稜 : 칼날의 모서리. 갈기가 칼날의 모서리와 같음.
* 瘦骨 : 야윈 골격으로 뼈가 보일 듯 가죽이 팽팽함. 살이 찌지 않고 날씬한 모습. * 四蹄 : 네 발굽
* 驍騰 : 날래게 질주하다. * 橫行 : 거리낌 없이 멋대로 행동(行動)함. 모로 감
147.배왕시어동등동산최고정연(陪王侍御同登東山最高頂宴) - 두보(杜甫)
왕시어를 모시고 동산의 최고봉에 같이 올라 잔치를 열다
姚公美政誰與儔(요공미정수여주) : 용공의 선정을 누구에게 비할 수 있을까
不減昔時陳太丘(부감석시진태구) : 그 옛날 진태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邑中上客有柱史(읍중상객유주사) : 읍중 상객 중에서 주사인 왕시어가 있어
多暇日陪驄馬遊(다가일배총마유) : 많은 휴가일을 총마를 데리고 노닌다.
東山高頂羅珍羞(동산고정나진수) : 동산의 높은 봉우리에서 진수성찬 차리고
下顧城郭銷我憂(하고성곽소아우) : 성곽을 내려다보고 근신을 녹여버린다.
淸江白日落欲盡(청강백일낙욕진) : 맑은 강에 밝은 해가 다 넘어가려고 하는데
復攜美人登綵舟(복휴미인등채주) : 다시 미인을 끼고 올라 배에 올라본다.
笛聲憤怨哀中流(적성분원애중류) : 피리소리 쏟아낸 분노는 강 한 가운데서 애달고
妙舞逶迤夜未休(묘무위이야미휴) : 교묘한 춤은 느릿느릿 온 밤 동안 그치지 않는다.
燈前往往大魚出(등전왕왕대어출) : 등불 앞에는 가끔씩 큰 고기가 나와
聽曲低昂如有求(청곡저앙여유구) : 노래를 듣고는 물을 오르내리며 무얼 구하는 듯하다.
三更風起寒浪湧(삼경풍기한낭용) : 한 밤에 바람이 일어 차가운 물결이 솟구치는데
取樂喧呼覺船重(취낙훤호각선중) : 악기를 가지고 소리쳐 부르며 배가 무거운 것만 알고 있다.
滿空星河光破碎(만공성하광파쇄) : 공중에 가득한 은하수의 빛이 부서지고
四座賓客色不動(사좌빈객색부동) : 사방 자리에 가득한 손님들의 얼굴빛은 변함이 없다.
請公臨深莫相違(청공림심막상위) : 공에게 청하노니 <詩經>의 깊은 물가 교훈을 잊지 말고
廻船罷酒上馬歸(회선파주상마귀) : 배를 돌려 술자리를 그치고 말에 올라 돌아가시오.
人生歡會豈有極(인생환회개유극) : 인생의 기쁜 연회가 어찌 끝이 있을까
無使霜露霑人衣(무사상노점인의) : 서리와 이슬이 사람의 옷을 적시게 하지 말았으면.
148.배리금오화하음(陪李金吾花下飮) 이금오를 모시고 꽃 아래서 술 마시며
勝地初相引(승지초상인) : 경치 좋은 곳으로 처음 나를 안내해
徐行得自娛(서항득자오) : 천천히 걸으며 스스로 즐기게 되었어라.
見輕吹鳥毳(견경취조취) : 가벼운 것을 보고는 새털을 불어보고
隨意數花鬚(수의수화수) : 마음대로 꽃술을 헤아려보기도 했어라.
細草偏稱坐(세초편칭좌) : 가늘게 난 풀은 특별히 앉기 좋아
香醪懶再沽(향료나재고) : 향기로운 술마저 사 오기가 귀찮아진다.
醉歸應犯夜(취귀응범야) : 취하여 돌아가면 통행금지 범하게 되니
可怕執金吾(가파집금오) : 집금오 관리가 정말 두려워지는구나.
149.배이북해연역하정(陪李北海宴歷下亭) 역하정에서 이북해의 잔치
東藩駐闟蓋(동번주흡개) : 태수가 동번을 다스리는데
北渚凌淸河(북저능청하) : 북쪽 물가는 맑고 맑아라.
海右此亭古(해우차정고) : 해서의 이 정자는 오래되었고
濟南名士多(제남명사다) : 제남은 명사들이 많다네.
雲山已發興(운산이발흥) : 구름 낀 산을 보니 이미 興이 나고
玉佩仍當歌(옥패잉당가) : 기생들이 짝하여 노래하네.
脩竹不受暑(수죽불수서) : 우거진 대나무 숲이 더위를 막아주고
交流空湧波(교류공용파) : 합수한 강물이 공연이 출렁이네.
蘊眞愜所遇(온진협소우) : 이것이 바로 참다운 흥취이거늘
落日將如何(낙일장여하) : 서산에 해는 지는데 장차 어이하리.
貴賤具物役(귀천구물역) : 귀천에 다 같이 매인 몸인데
從公難重過(종공난중과) : 李 공을 따라 다시 오기 어려우리.
* 陪 : 쌓아올릴 배. 더할 배. * 李北海 : 산동 북해 태수(李웅) * 歷下亭 : 제남역 산에 위치한 정자.
* 東藩 : 동쪽(산동지방, 북해)을 지키는 태수(李웅) * 闟蓋(흡개) : 수레에 달린 창문
* 凌淸河 : 맑은 강물. * 海右 : 해서지방. * 玉佩 : 기생. * 仍 : 거듭. * 當歌 : 짝하며 노래함.
* 脩竹 : 우거진 대나무. * 不受暑 : 더위를 받지 않음. * 交流 : 역수와 낙수가 합친 강물.
* 空湧波 : 공연이 출렁거린 물결. * 蘊眞 : 참맛이 쌓임. * 愜 : 상쾌할 협. * 所遇 : 내가 맞이한 기회.
* 貴賤 : 李웅과 두보. * 物役 : 사역되는 존재. * 從公 : 李공을 따라. * 難重過 : 다시 오기 어렵다.
* 이웅 : 청년 杜甫의 재능을 알고 도와준 사람이다.
* 李北海 : 산동·북해태수 李웅 * 歷下亭 : 제남역산의 정자 * 東藩 : 동쪽을 지키는 사람. 즉 이웅.
* 흡개 : 군청색의 차일(태수의 수레차일). * 凌淸河 : 맑은 강을 건너 * 海右 : 해서지방
* 玉佩 : 기생 * 仍 : 거듭 * 當歌 : 마주 노래함. * 脩竹 : 크게 자란 대나무
* 不受暑 : 더위를 받지 않음 * 交流 : 역수와 낙수가 합친 강물. * 空湧波 : 공연이 용솟음쳐 출렁임
* 蘊眞 : 참맛이 쌓임 * 愜 : 뜻에 맞음 * 所遇 : 내가 맞은 이 기회. * 貴賤 : 이웅과 두보
* 物役 : 사역되는 존재 * 從公 : 이공을 따라. * 難重過 : 다시 오기 어렵다.
이웅은 청년 두보의 재능을 알아주고 도와 준 사람으로 이시를 지은 (745년) 이듬해 간악한 李林甫의 무고로 사형 당하였으니 從公難重過(이공 따라 다시 오기 어려우리)라 했던 두보의 마음이 얼마나 애통하였을까.
이 詩를 지은 (745년) 이듬해 간악한 李林甫의 무고로 이웅이 사형당했다.
從公難重過(이공을 따라 다시 오기 어려우리)라 했던 이웅의 말에 두보의 마음이 얼마나 애통하였을까.
150.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 십수(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 十首)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10수
其一
不識南塘路(부식남당노) : 남당로를 알지 못하다가
今知第五橋(금지제오교) : 이제야 제오교를 알았도다.
名園依綠水(명원의녹수) : 이름난 원림은 푸른 물가에 있고
野竹上靑霄(야죽상청소) : 들판의 푸른 대나무 푸른 하늘로 솟아있다.
谷口舊相得(곡구구상득) : 곡구와는 옛 부터 서로 마음이 맞아
濠梁同見招(호량동견초) : 호량에 함께 초대되었다.
平生爲幽興(평생위유흥) : 평생 동안 그윽한 흥취를 위해
未惜馬蹄遙(미석마제요) : 말 타고 멀리 감을 아끼지 않았었다.
其二
百頃風潭上(백경풍담상) : 백 경 되는 못 위로 바람 불고
千章夏木淸(천장하목청) : 천 그루 여름 나무그늘 맑기도 하다.
卑枝低結子(비지저결자) : 낮은 가지에 열매 늘어지고
接葉暗巢鶯(접섭암소앵) : 맞닿은 잎 사이로 둥지 튼 꾀꼬리 어른거린다.
鮮鯽銀絲鱠(선즉은사회) : 은실 같은 신선한 오징어회(즉鯽)
香芹碧澗羹(향근벽간갱) : 푸른 골짝 물로 끓인 향기로운 미나리 국.
翻疑舵樓底(번의이누저) : 도리어 의심스러워라, 선루 아래서
晩飯越中行(만반월중항) : 저녁밥 먹으며 월 지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其三
萬里戎王子(만리융왕자) : 만 리 먼 곳에서 온 융왕자꽃
何年別月支(하년별월지) : 어느 해에 월지국을 떠나왔는가?
異花來絶域(리화내절역) : 기이한 꽃이여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와서
滋蔓匝淸池(자만잡청지) : 무성히도 뻗어나 맑은 못을 둘러쌌구나.
漢使徒空到(한사도공도) : 한나라 사신 장건은 헛되이 이르렀고
神農竟不知(신농경부지) : 신농씨도 끝내 알지 못했었구나.
露翻兼雨打(노번겸우타) : 이슬에 꽃 피어 비를 맞고
開拆漸離披(개탁점리피) : 피어서는 점차로 어지러이 흩어졌구나.
其四
旁舍連高竹(방사련고죽) : 옆집에 연이은 키 큰 대나무
疎籬帶晩花(소리대만화) : 성근 울타리에는 저녁 꽃이 피었구나.
碾渦深沒馬(년와심몰마) : 맷돌 모양의 소용돌이 말이 빠지도록 깊고
藤蔓曲藏蛇(등만곡장사) : 등나무 덩굴은 뱀이 서린 듯이 굽어있구나.
詞賦工無益(사부공무익) : 글이 비록 좋아도 이로움이 전혀 없으니
山林跡未賖(산림적미사) : 산림에 노닐 자취가 아직 멀지 않았구나.
盡捻書籍賣(진념서적매) : 책을 모두 가져다가 팔아서라도
來問爾東家(내문이동가) : 너의 동쪽 집안의 집값 물으려 오리라.
其五
剩水滄江破(잉수창강파) : 남은 물은 창수의 물을 나눈 것이요
殘山碣石開(잔산갈석개) : 쇠잔한 가산은 갈석산처럼 열리어 있구나.
綠垂風折笋(녹수풍절순) : 푸르게 드리운 것은 바람에 꺾인 대나무요
紅綻雨肥梅(홍탄우비매) : 붉게 터져 나온 것은 비에 비대해진 매실이어라.
銀甲彈箏用(은갑탄쟁용) : 은 깎지는 쟁을 타는데 쓰이고
金魚換酒來(금어환주내) : 금 어부로는 술을 바꾸어 왔어라.
興移無灑掃(흥이무쇄소) : 흥이 옮겨가니 청소하는 일도 없어
隨意坐莓苔(수의좌매태) : 마음 내키는 대로 이끼 낀 곳에 앉았어라.
其六
風磴吹陰雪(풍등취음설) : 바람 이는 돌계단에 음산한 눈발이 날리는데
雲門吼瀑泉(운문후폭천) : 구름 낀 문에는 폭포수 소리가 포효한다.
酒醒思臥簟(주성사와점) : 술이 깨어 대자리에 누울까 생각했는데
衣冷欲裝綿(의냉욕장면) : 폭포 물에 옷이 차가워져 솜을 넣고 싶어진다.
野老來看客(야노내간객) : 시골 노인 찾아와 손님들을 보고서
河魚不取錢(하어부취전) : 강의 물고기로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秪疑淳樸處(지의순박처) : 다만 의심스러우니, 순박한 곳이라
自有一山川(자유일산천) : 자연히 한 산천의 세계가 있는가 한다.
其七
栜樹寒雲色(색수한운색) : 색나무는 찬 구름 빛이고
茵蔯春藕香(인진춘우향) : 인진쑥의 향기는 봄철 연뿌리 같다.
脆添生菜美(취첨생채미) : 부드러운 생채는 더욱 아름답고
陰益食單涼(음익식단량) : 식사 위해 펼친 자리는 더욱 시원하다.
野鶴淸晨出(야학청신출) : 들판의 학은 맑은 새벽에 나오고
山精白日藏(산정백일장) : 산도깨비는 대낮에는 숨어있다.
石林蟠水府(석림반수부) : 바위 숲은 물 아래에 어리어
百里獨蒼蒼(백리독창창) : 백 리나 홀로 푸르고 푸르구나.
其八
憶過楊柳渚(억과양류저) : 기억나노니, 버드나무 물가를 지나
走馬定昆池(주마정곤지) : 정곤지 연못으로 말 달리던 일이여.
醉把靑荷葉(취파청하섭) : 술에 취하여 푸른 연꽃잎 잡고
狂遺白接䍦(광유백접리) : 미친 듯이 흰 두건을 버렸었다.
刺船思郢客(자선사영객) : 배 저으며 영 땅의 뱃사공 나그네 생각하고
解水乞吳兒(해수걸오아) : 물길을 알아보려 오 땅의 남자들을 찾는다.
坐對秦山晩(좌대진산만) : 앉아서 진산의 저녁을 마주하니
江湖興頗隨(강호흥파수) : 남방지방 강호의 흥취가 자못 따른다.
其九
牀上書連屋(상상서련옥) : 상 위에는 책이 지붕까지 이어지고
階前樹拂雲(계전수불운) : 섬돌 앞, 나무는 구름을 치켜 올린다.
將軍不好武(장군부호무) : 장군은 무력을 좋아하지 않아
稚子總能文(치자총능문) : 어린 자식들이 모두 글을 좋아한다.
醒酒微風入(성주미풍입) : 술에서 깨어나니 산들바람 불어오고
聽詩靜夜分(청시정야분) : 시 읊는 소리 들리니 야반이 되었구나.
絺衣掛蘿薜(치의괘나벽) : 칡베 옷을 등라와 벽려에 걸어두니
涼月白紛紛(양월백분분) : 서늘한 달빛이 하얗게 번쩍거린다.
其十
幽意忽不愜(유의홀부협) : 그윽한 뜻이 문득 흡족하지 않으니
歸期無奈何(귀기무나하) : 돌아갈 기약을 어찌할 수 없어서라.
出門流水住(출문류수주) : 문밖을 나서니 흐르는 물 멈추고
回首白雲多(회수백운다) : 머리 돌려보니 흰 구름만 가득하여라.
自笑燈前舞(자소등전무) : 등잔 앞에서 춤추는 일 스스로 웃나니
誰憐醉後歌(수련취후가) : 취한 뒤 부르는 노래를 누가 좋아하리오.
秪應與朋好(지응여붕호) : 다만 반드시 친한 친구와 같이
風雨亦來過(풍우역내과) : 비바람 몰아쳐도 들러보아야 하리라.
151.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이수(陪諸貴公子丈八溝攜妓納涼二首) - 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
其一
落日放船好(낙일방선호) : 지는 해에 배 띄우기 좋고
輕風生浪遲(경풍생낭지) : 가벼운 바람에 물결도 천천히 인다.
竹深留客處(죽심류객처) : 대숲 깊어 손님 잡아 두기 좋은 곳
荷淨納涼時(하정납량시) : 연꽃이 깨끗하니 더위 식히기 좋은 때다.
公子調冰水(공자조빙수) : 공자는 빙수를 만들고
佳人雪藕絲(가인설우사) : 미인은 연뿌리 실을 씻는다.
片雲頭上黑(편운두상흑) : 조각구름 머리 위 어둑하니
應是雨催詩(응시우최시) : 이는 응당 비가 시 짓기를 재촉함이다.
其二
雨來霑席上(우내점석상) : 비가 내려 자리를 적시고風急打船頭(풍급타선두) : 바람이 거세져 뱃머리를 때린다.越女紅裙濕(월녀홍군습) : 월나라 미녀는 붉은 치마가 젖고燕姬翠黛愁(연희취대수) : 연나라 여인은 검은 눈썹 우수에 젖는다.纜侵堤柳繫(람침제류계) : 닻줄은 다가가 제방의 버드나무에 묶고幔卷浪花浮(만권낭화부) : 장막을 말고 있는데 물결에 꽃이 떠오른다.歸路翻蕭颯(귀노번소삽) : 돌아가는 길에 바람이 삽상하니陂塘五月秋(피당오월추) : 제방의 오월 날씨가 가을날이로구나.
152.백사항(白絲行) 흰 실을 노래하다
繰絲須長不須白(조사수장부수백) : 실을 켬에는 길게 해야지 희게만 해서는 안 되는데
越羅蜀錦金粟尺(월나촉금금속척) : 월 지방과 촉 지방의 비단을 금장식 자를 쓰고
象牀玉手亂殷紅(상상옥수난은홍) : 상아 장식 베틀에서 섬섬옥수에 검붉은 색이 어지럽고
萬草千花動凝碧(만초천화동응벽) : 천만가지 꽃 모양이 푸른색으로 꿈틀댄다.
已悲素質隨時染(이비소질수시염) : 흰 바탕이 시절유행을 따라 물들어지고
裂下鳴機色相射(열하명기색상사) : 우리는 베틀에 찢어져 색상이 서로 어울림 슬퍼한다.
美人細意熨貼平(미인세의위첩평) : 미인이 세심하게 다리미질하여 평평하게 다리고
裁縫滅盡針線跡(재봉멸진침선적) : 재봉하여 바느질 자리마저 다 없애버리는구나.
春天衣著爲君舞(춘천의저위군무) : 봄날 비단옷 입고서 임을 위해 춤을 추니
蛺蝶飛來黃鸝語(협접비내황리어) : 나비가 날아오고 꾀꼬리가 노래하는구나.
落絮遊絲亦有情(낙서유사역유정) : 떨어지는 버들개지와 날아다니는 버들 실도 정이 있어
隨風照日宜輕擧(수풍조일의경거) : 바람을 쫓고 해에 빛나 가볍게 흔들리는구나.
香汗淸塵汙顔色(향한청진오안색) : 향수에 엉긴 땀과 맑은 먼지가 안색을 더럽히니
開新合故置何許(개신합고치하허) : 새 것을 꺼내고 옛 것은 넣어두어 어디가 치우는가.
君不見才士汲引難(군부견재사급인난) :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재능 있는 선비는 등용하기 어려워
恐懼棄捐忍羇旅(공구기연인기려) :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 나그네 처지를 참고 있는 것을.
153.백수명부구댁희우(白水明府舅宅喜雨) 백수현의 명부인 외숙의 집에 내린 반가운 비
吾舅政如此(오구정여차) : 우리 외숙님 다스림 이와 같아
古人誰復過(고인수복과) : 옛사람 누가 다시 능가하리오.
碧山晴又濕(벽산청우습) : 청산은 개었다가 음습해지고
白水雨偏多(백수우편다) : 백수현은 비가 특별히 많도다.
精禱旣不昧(정도기부매) : 정성으로 한 기도 모르지 않으리니
歡娛將謂何(환오장위하) : 기쁨과 즐거움을 무엇이라 할까.
湯年旱頗甚(탕년한파심) : 탕 임금 시대에는 가뭄도 조금 심했지만
今日醉絃歌(금일취현가) : 오늘날은 취하여 거문고 타며 노래한다.
154.백우집행(百憂集行) 온갖 근심 다 모여
憶年十五心尙孩(억년십오심상해) : 생각해보면 열다섯 나이에 그저 어린아이
健如黃犢走復來(건여황독주복내) : 거센 황소의 송아지처럼 달음질치며 다녔다.
庭前八月梨棗熟(정전팔월리조숙) : 팔월 앞마당에 배와 대추 익어 가면
一日上樹能千廻(일일상수능천회) : 하루에도 천 번이나 나무에 오르내렸도다.
卽今倏忽已五十(즉금숙홀이오십) : 지금은 어느덧 쉰 살이 넘어서
坐臥只多少行立(좌와지다소항립) : 앉거나 눕기에 바쁘고 서는 일은 드물도다.
强將笑語供主人(강장소어공주인) : 억지로 집주인과 우스갯소리 나누며
悲見生涯百憂集(비견생애백우집) : 평생의 온갖 근심들 슬피 살펴보는구나.
入門依舊四壁空(입문의구사벽공) : 대문에 들어서면 여전히 사방 벽은 비어있고
老妻覩我顔色同(노처도아안색동) : 늙은 아내가 나를 보나 얼굴빛은 같도다.
癡兒不知父子禮(치아부지부자례) : 어리석은 아이는 부자간의 예의도 모른 채
叫怒索飯啼門東(규노색반제문동) : 성내며 소리치고 밥을 찾아 부엌에서 울어대는구나.
156.백제성최고루(白帝城最高樓) 백제성 가장 높은 누대에서
城尖徑昃旌旆愁(성첨경측정패수) : 성은 뾰족하고 길은 구불구불 깃발은 시름겨운데
獨立縹緲之飛樓(독립표묘지비루) : 아스라이 높이 나는 듯한 누각에 홀로 섰노라.
峽坼雲霾龍虎臥(협탁운매룡호와) : 탁 트인 골짜기에 구름은 흙비를 내려 용과 범이 누워있는 듯하고
江清日抱黿鼉遊(강청일포원타유) : 맑은 강은 햇빛이 감싸 자라와 악어가 노니는 듯하여라.
扶桑西枝對斷石(부상서지대단석) : 부상나무 서쪽 가지가 벼랑을 마주하는 듯하고
弱水東影隨長流(약수동영수장류) : 약수 동쪽 그림자가 장강을 따라 흘러가는구나.
杖藜歎世者誰子(장려탄세자수자) : 명아주 지팡이 짚고 세상을 한탄하는 자 누구인가.
泣血迸空回白頭(읍혈병공회백두) : 피눈물 허공에 뿌리며 흰머리 돌린다네.
당 대력 원년에 지은 시로 지팡이를 짚고 가파른 길을 올라 촉한의 유비가 최후를 맞았던 백제성에 서서 정면에 있는 구당협을 바라보며 그 수려한 경치를 읊고 자신의 처지와 나라의 현 상황을 한탄하였다.
* 白帝城 : 쓰촨 성 충칭 시 펑제 현의 장강삼협에 위치한 지명이다. 원명은 자양성(子陽城)이며, 장강 삼협 중 구당협(瞿塘峽)의 입구에 있다. 일찍이 공손술이 이 지역에 성을 쌓고 백제성으로 부른 것이 그 유래이다. 삼국시대 촉한의 건국자 유비가 이릉 전투에서 오나라에 패해 도주한 곳이 백제성이다. 유비는 후사를 제갈량에 맡긴 후 이 성에서 죽었다.
* 縹渺 :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 * 黿鼉 : 자라와 악어
* 扶桑 : 해가 돋는 동쪽 바다. 전설에서, 동쪽 바다 속에 해가 뜨는 곳에 있다고 하는 나무
* 弱水 :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전설적인 강. 길이가 3,000리나 되며, 부력이 매우 약하여 기러기의 털도 가라앉는다고 함 * 杖藜 : 명아주 지팡이.
157.법경사(法鏡寺) 법경사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이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摵寒籜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冉冉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翳復吐(초일예복토) : 돋아 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甍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牖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拄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 숲 나서니 이미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은 갈 바가 못 되는구나.
* 法鏡寺 : 甘肅省 劒閣山(감숙성 검각산) 험한 언덕에 있는 절. * 柱 : 버티다. 고이다. * 策 : 쇠지팡이. 지팡이.
* 前期 : 앞으로 당할 일. 앞길. * 蘿 : 새삼 넌출. 댕댕이 넌출. 담쟁이넌출. * 亭午 : 正午(정오). 한낮.
* 冥冥 : 어두운 모양. * 子規 : 소쩍새. 두견이. * 微逕 : 희미한 작은 길.
759년[乾元(건원) 2년]에 두보가 감숙성의 秦州(진주)에서 감숙성 同谷(동곡, 지금의 成縣성현)으로 갔다가 이내 사천성의 成都(성도)로 갔는데, 진주에서 동곡에 이르는 동안 기행시 12편을 지었고 동곡에서 성도까지 사이에 역시 12편의 기행시를 지은 바, 이 시는 동곡을 떠나 성도로 가는 길에 검각산 험로에 있는 절을 읊은 기행시이다. 이 시는 敍景(서경)의 표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두 8연 16구이다. 앞부분의 대강은 ‘다급하게 다른 고장으로 가려니 고달파, 검각산 깊은 산길은 아찔했는데 법경사가 보이니 근심이 줄었다. 뜰의 파란 이끼 조촐하고 바람에 사르르 날리는 대 거풀 한 자리에 모인다. 산 밑 시냇물 굽이쳐 휘돌고 솔잎의 물방울 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네. 맑은 새벽이지만 구름을 끌어 해가 가물거리다가 치솟으니 문살을 셀 수 있을 만큼 환해지네.’로, 험하고 어둑어둑한 산길을 연상케 하는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
158.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 : 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 : 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 : 오직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객이 듣는다.
159.병거행(兵車行) 출정의 노래
車轔轔(거린린) : 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 : 말 우는 소리 쓸쓸 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 : 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 :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 : 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攔道哭(견의돈족란도곡) : 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霄(곡성직상간운소) : 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 : 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 : 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 : 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네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 :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거시리정여과두) : 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릿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 : 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 : 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 : 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下
君不聞(군부문) : 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 : 한나라 산동 이백주(二百州)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 : 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犁(종유건부파서리) : 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隴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 : 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 : 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雞(피구부리견여계) : 쫓기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 : 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 : 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 : 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 : 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 : 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 : 세금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 : 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 : 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鄰(생녀유득가비린) : 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 : 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 : 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 : 옛날부터 백골을 거두어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冤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 : 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啾啾(천음우습성추추) : 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 들린다오.
160.병마(病馬) 병든 늙은 말
乘爾亦已久(승이역이구) : 너를 탄지 너무나 오래 되었구나.
天寒關塞深(천한관새심) : 추운 날씨에 먼 변경 요새에서
塵中老盡力(진중노진력) : 풍진 속에 늙었고 힘이 다하여
歲晩病傷心(세만병상심) : 늘그막에 병이 드니 가슴 아프다.
毛骨豈殊衆(모골기수중) : 털과 뼈야 무리 중 뛰어나랴만
馴良猶至今(순량유지금) : 지금에 이르도록 양순하게 길들여진 너
物微意不淺(물미의불천) : 비록 미물이라도 마음이나 뜻이 얕지 않으니
感動一沈吟(감동일침음) : 감격에 못 이겨 깊이 마음 잠겨 읊노라.
* 乘爾 : 너를 타다. * 關塞深 : 변경의 멀고 깊은 곳 * 塵中 : 풍진 세상에 시달림 * 歲晩 : 늘그막.
* 豈殊衆 : 어찌 무리와 다르랴? * 馴良 : 양순하게 길들여짐 * 猶至今 : 지금에 이르도록
* 物微 : 미천한 동물 * 意不淺 : 뜻은 얕지 않다. * 沈吟 : 깊이 한탄에 잠겨 읊조린다.
161.병후과왕의음증가(病後過王倚飮贈歌) 병 뒤에 왕의에게 들리어 술 마시고 드린 노래
麟角鳳觜世莫辯(인각봉자세막변) : 기린 뿔과 봉황 부리를 세상 사람들은 모르나
煎膠續弦奇自見(전교속현기자현) : 아교 끓여 붙인 악기 줄의 기이함은 절로 나타난다.
尙看王生抱此懷(상간왕생포차회) : 왕선생께서 이러한 생각 가지고 계셨거늘
在於甫也何由羨(재어보야하유선) : 저 두보에게야 어찌 선망이나 하겠습니까.
且過王生慰疇昔(차과왕생위주석) : 잠시 왕선생에게 들리니 옛일을 위로해주시니
素知賤子甘貧賤(소지천자감빈천) : 평소에도 보잘 것 없는 제가 빈천에 만족함을 아십니다.
酷見凍餒不足恥(혹견동뇌부족치) : 추위와 굶주림은 수치가 아님을 절실히 보았고
多病沈年苦無健(다병침년고무건) : 많은 병으로 한 해를 보내어 건강치 못함이 괴롭습니다.
王生怪生顔色惡(왕생괴생안색악) : 왕선생께서 저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괴하게 여기시니
答云伏枕艱難遍(답운복침간난편) : 제가 병들어 누워 두루 어려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瘧癘三秋孰可忍(학려삼추숙가인) : 학질이 가을 석 달 동안 계속되니 누가 견딜 수 있으며
寒熱百日相交戰(한열백일상교전) : 백일 간을 한기와 고열이 반복되어 싸웠습니다.
頭白眼暗坐有胝(두백안암좌유지) : 머리 희어지고 눈 어두워지고 앉아만 있어 굳은 살 생겨
肉黃皮皺命如線(육황피추명여선) : 살은 누렇게 되고 피부는 주름져서 목숨이 실낱 갔습니다.
惟生哀我未平復(유생애아미평복) : 오직 선생만이 제가 회복하지 못한 것을 애달프게 여기시고
爲我力致美肴膳(위아력치미효선) : 나를 위해 힘써 좋은 음식을 나누어주셨습니다.
遣人向市賖香粳(견인향시사향갱) : 사람을 시켜 시장보아 향기로운 쌀을 사다가
喚婦出房親自饌(환부출방친자찬) : 부인을 불러 방을 나가 직접 밥을 짓게 하셨습니다.
長安冬葅酸且綠(장안동저산차녹) : 장안의 겨울 나물 저림은 시고도 푸르렀고
金城土酥淨如練(금성토소정여련) : 금성의 연유는 깨끗하기가 명주 같았습니다.
兼求畜豪且割鮮(겸구축호차할선) : 또 살찐 가축을 구하여 신선한 것을 잘라주시고
密沽斗酒諧終宴(밀고두주해종연) : 몰래 한 말이나 되는 술을 사서 즐겁게 잔치를 마쳤습니다.
故人情義晩誰似(고인정의만수사) : 친구의 정과 의리 만년에 누가 이같이 하겠으며
令我手足輕欲旋(령아수족경욕선) : 나의 손발이 가볍게 움직일 만큼 나아지게 했습니다.
老馬爲駒信不虛(노마위구신부허) : 늙은 말이 망아지가 되었다는 말 진실로 헛되지 않으니
當時得意況深眷(당시득의황심권) : 이제 마음에 만족한데 하물며 깊이 보살펴 주시다니요.
但使殘年飽喫飯(단사잔년포끽반) : 다만 노년의 저를 배불리 먹도록 해주시고
只願無事長相見(지원무사장상견) : 무사히 오래 동안 서로 왕래하게 되기만을 원하옵니다.
162.복거(卜居)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함
浣花流水水西頭(완화류수수서두) : 완화계 흐르는 물 서쪽 머리에
主人僞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요) : 주인이 수풀 우거진 제방 그윽한 곳에 터를 잡았네.
己知出郭少塵事(기지출곽소진사) : 성곽 바깥이라 세속 일 적음을 알겠는데
更有澄江銷客愁(갱유징강소객수) : 다시 맑은 물은 나그네 서러움을 씻어주네.
無數蜻연齊上下(무수청연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는 아래위로 날아다니고
一雙鴻鶒對沈浮(일쌍홍칙대침부) : 한 쌍의 물새는 마주 보며 오르락내리락
東行萬里堪乘興(동행만리감승흥) : 옛날 왕자유가 동쪽 만리교에서 흥을 탔으니
須向山陰上小舟(수향산음상소주) : 반드시 산음으로 가는 작은 배에 오르겠노라.
두보(杜甫)는 44세에 안녹산(安祿山)의 난이 일어나 적군에게 포로가 되어 장안에 연금된 지 1년 만에 탈출, 새로 즉위한 황제 숙종(肅宗)의 행재소(行在所)에 달려갔으므로, 그 공에 의하여 좌습유(左拾遺)의 관직에 오르게 되었다. 관군이 장안을 회복하자, 돌아와 조정에 출사(出仕)하였으나 1년 만에 화저우[華州]의 지방관으로 좌천되었으며, 그것도 1년 만에 기내(畿內) 일대의 대기근을 만나 48세에 관직을 버리고 식량을 구하려고 처자와 함께 간쑤성[甘肅省]의 친저우[秦州] ·퉁구[同谷]를 거쳐 쓰촨성[四川省]의 청두[成都]에 정착하여 시외의 완화계(浣花溪)에다 초당을 세웠다. 이것이 곧 완화초당(浣花草堂)이다.
163.복수 12수(復愁 十二首) 다시 고향이 시름겨워
其一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鶻翻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其二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녁 까마귀 날갯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其三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온 나라가 여전히 전쟁터인데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 고향은 지금쯤 형편이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 이미 전란이 휩쓸고 갔기 때문이리라.
이 시(詩)는 당대종(唐代宗) 대력(大歷) 2년(767) 가을 시인이 56세 때 지은 12수(首) 연작(連作) 중 세 번째 작품이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는 현재를, 전구(轉句)와 결구(結句)는 과거 이야기이다. 결구의 “석귀상식소(昔歸相識少)”는 ‘예전 고향에 돌아갔을 적에는 모두 징병되어 낯익은 사람이 적었다’는 뜻으로 ‘석(昔)’은 당숙종(唐肅宗) 건원(乾元) 원년(758) 화주사공참군(華州司功參軍) 때에 뤄양(洛陽)에 들른 일을 말한다. 그 후 10년, 당(唐)나라 현종(玄宗) 천보(天寶) 14년(755) 안록산(安祿山)의 난(亂)과 더불어 토번(吐蕃-티베트), 회흘(回紇-위구르)의 침입 등 전란(戰亂)은 그치지 않았다.
* 復 : ‘회복할 복, 다시 부’자로 여기선 ‘다시, 거듭’의 뜻으로 쓰였다.
* 萬國 : ‘온 나라’의 뜻이다.
* 尙 : ‘오히려 상’자로 ‘오히려, 그 밖에, 여전히, 반드시, 더하다, 숭상하다, 높이다’ 등의 뜻이 있다.
* 戎馬(융마) : 군대에서 쓰는 군마(軍馬) 또는 전쟁에서 쓰는 수레와 말이란 뜻으로 군대(軍隊)를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전쟁 중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 故園 : 옛날에 만들어진 뜰이란 뜻으로 고향(故鄕)을 의미한다.
其四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 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其五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皁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其六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 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7.8.9.10.11.12.
164.봉기하남위윤장인(奉寄河南韋尹丈人) 하남윤 위장인에게 부쳐드리다
有客傳河尹(유객전하윤) : 객이 있어 전하기를 하남윤이
逢人問孔融(봉인문공융) : 사람을 만나 공융의 안부를 물었단다.
靑囊仍隱逸(청낭잉은일) : 신선도술의 책을 가지고 숨어 살며
章甫尙西東(장보상서동) : 장보관을 쓰고 아직도 여기저기 떠도느냐고.
鼎食分門戶(정식분문호) : 큰 집안이라 작은 가문으로 나누고
詞場繼國風(사장계국풍) : 문단에서는 시경 국풍을 계승하셨습니다.
尊榮瞻地絶(존영첨지절) : 어른신의 존귀하고 영화와 지위가 높음을 보면서
疎放憶途窮(소방억도궁) : 저는 서툴고 방탕하여 길이 막힌 것을 생각합니다.
濁酒尋陶令(탁주심도령) : 탁주를 구하여 도연명을 찾고
丹砂訪葛洪(단사방갈홍) : 단사를 찾아 강홍을 찾아갔습니다.
江湖漂短褐(강호표단갈) : 강과 호수를 짧은 옷 차람으로 떠돌다가
霜雪滿飛蓬(상설만비봉) : 서리와 눈이 쑥대머리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牢落乾坤大(뇌낙건곤대) : 홀로 영락하였으나 천지는 광대하였고
周流道術空(주류도술공) : 두루 방랑하니 도술은 다 비어버렸습니다.
謬慚知薊子(류참지계자) : 계자로 잘못 알아주신 것도 부끄럽지만
眞怯笑揚雄(진겁소양웅) : 참으로 두려운 것은 사람들이 양웅을 비웃던 것입니다.
盤錯神明懼(반착신명구) : 어려운 일을 다 이겨내시니 신도 능력을 두려워하고
謳歌德義豐(구가덕의풍) : 칭송하는 노래가 들리니 덕망과 의리가 넉넉하십니다.
尸鄕餘土室(시향여토실) : 제가 살던 시향에 집이 남아있지만
誰話祝雞翁(수화축계옹) : 누가 축계옹이라고 말해 주겠습니까.
이 시는 두보가 하남윤 위제(韋濟)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쓴 것이다. 두보는 이 시의 원주에 “내 옛집이 언사에 있었는데, 위공께서 자주 찾아 안부를 물어 주시는 은혜를 입어, 그래서 아래의 구절이 있게 되었다.(甫故廬在偃師, 承韋公頻有訪問, 故有下句.)”라고 적고 있다. 이 시는 두보가 경기(京畿)지방을 떠도는 중 위제가 두보의 형편을 묻더라는 객의 말을 듣고서 감사의 뜻과 함께 자신의 근황을 전하려고 쓴 것이다. 시제의 ‘丈人’은 웃어른에 대한 존칭이다. 저작 시기는 천보 7년으로 추정된다.
165.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 보궐 잠삼이 보내준 시에 받들어 답하다.
窈窕淸禁闥(요조청금달) : 깊숙하고 그윽한 맑은 궁궐 문을 나와
罷朝歸不同(파조귀부동) : 조회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은 같지 않다.
君隨丞相後(군수승상후) : 그대는 승상의 뒤를 따라가지만
我往日華東(아왕일화동) : 나는 일화문 동쪽으로 돌아온다.
冉冉柳枝碧(염염류지벽) : 늘어진 버들가지 푸르고
娟娟花蕊紅(연연화예홍) : 아름답고 환한 꽃술은 붉기만 하다.
故人得佳句(고인득가구) : 친구는 좋은 시구 얻어서
獨贈白頭翁(독증백두옹) : 오직 백두옹 나에게만 주었구나.
이 시는 잠삼(岑參)의 ‘좌성의 두보 습유에게 부치다[기좌성두습유寄左省杜拾遺]’라는 시詩에 대한 화답시(和答詩)이다. 잠삼과 두보는 각기 우보궐(右補闕), 좌습유(左拾遺)로 득의(得意)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잠삼은 “백발비화락(白髮悲花落) 청운선조비(靑雲羨鳥飛)”라며 몸은 늙고 낮은 벼슬이라 낙화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슬퍼하고 있으나, 마음만은 아직도 푸른 하늘의 구름 높이 날아가는 새들을 부러워하며 청운지지(靑雲之志)가 마르지 않음을 읊었다. 그러면서 “성조무궐사(聖朝無闕事) 자각간서희(自覺諫書稀)”라며 태평성대를 맞이한 조정이라 할 일이 별로 없다며 성조(聖朝)를 향한 송사(頌詞)가 아닌, 우의(寓意)와 풍자(諷刺)를 담고 있는 역설적인 표현을 했다. 이에 화답하듯 문하성(門下省)의 두보는 수련(首聯)과 함련(頷聯)에서 중서성(中書省)의 잠삼과는 떨어져 있어 서로 만나지 못한 서운함을 읊은 잠삼의 시(詩)에 동의(同意)하고 있다. 이어서 경련(頸聯)에서는 주변의 아름다움을 읊고 있지만 미련(尾聯)에서는 잠삼의 마음이 이미 궁궐을 떠났음을 깊이 이해하고 그 뜻을 늙은 자신에게 전해 주었다고 읊었다. 이 당시 두보는 방관(房琯)을 구제(救濟)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숙종(肅宗)에게 미움을 사 오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해 6월에 화주(華州)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폄직되어 조정을 떠났으니 잠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 窈窕 : (장식·풍채가)아름답다, (궁궐·산골짜기 따위가)깊숙하고 그윽하다, 여인이 얌전하고 곱다’ 등을 뜻한다.
* 禁闥 : 궐내에서 임금이 평소에 거처하는 궁전의 앞문을 가리킨다.
* 日華 : 일화문(日華門)을 가리킨다. 대신 관리들이 궁宮을 출입할 때는 좌우의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을 이용하는데. 음양(陰陽)으로 볼 때 태양을 뜻하는 문반관료(文班官僚)들은 동쪽의 일화문을, 그리고 달을 뜻하는 무반관료(武班官僚)들은 서쪽의 월화문을 통하여 출입했다.
* 冉冉(염염) : (털·나뭇가지·잎 따위가) 부드럽게 아래로 드리운 모양, 천천히 움직이는 모양, 한들거리는 모양’ 등을 뜻한다.
* 娟娟(연연) : 아름답고 환하다는 뜻이다.
* 花蕊(화예) : 꽃의 수술과 암술을 가리킨다.
기좌성두습유(寄左省杜拾遺) - 잠삼(岑參 715 ~ 770) 좌성의 두보 습유에게 부치다.
聯步趨丹陛(연보추단폐) : 총총걸음으로 대궐 붉은 계단 올라갔으나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 : 근무 관청이 달라 중서성이 한계라네.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 : 새벽에는 황제 의장 행렬 따라 궁중에 들고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 : 저녁에는 궁중에서 밴 향내 풍기며 돌아오네.
白髮悲花落(백발비화락) : 백발이 되니 꽃이 떨어져도 슬퍼지나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 : 청운의 꿈은 새가 날아가는 걸 부러워하네.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 : 성스러운 조정은 잘못 된 일이 없으니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 : 간언할 일도 드물음을 스스로 깨달았다네.
이 시는 숙종肅宗 건원乾元 원년元年(758) 잠삼(岑參)이 44세였을 때, 좌습유左拾遺였던 두보杜甫에게 준 기증시寄贈詩이다. 잠삼은 두보보다 세 살 아래로 두보가 추천하여 중서성의 우보궐右補闕로 채용되었다고 하며, 이때 시우詩友인 두보杜甫, 가지賈至, 왕유王維, 엄무嚴武 등과 함께 근무했다. 보궐이란 관직은 습유와 비슷하여 빠뜨린 일을 보충해 바로잡고 황제께 간언하는 직책인데, 습유나 보궐은 낮은 벼슬이다. 잠삼이 이 시를 지을 당시 그는 득의得意한 처지가 아니었고, 두보杜甫 또한 방관房琯을 구제救濟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숙종肅宗에게 미움을 사 오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해 6월에 화주華州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폄직되어 조정을 떠났으니, 그 역시 똑같이 득의하지 못한 것이다.
수련首聯에서는 잠삼의 ‘봉화중서사인가지조조대명궁奉和中書舍人賈至早朝大明宮’라는 시에서 보듯 이른 아침에 신하가 정전正殿이나 편전便殿에 나아가 황제께 문안을 드리고 정사政事를 아뢰는 일인 조현朝見/조근朝覲을 한다. 이를 위해 새벽에 총총걸음으로 달리듯이 입궐하나 두보와는 근무처가 다르고 근무처인 중서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서운한 마음을 읊었다. 함련頷聯은 출퇴근의 모습을 말했는데, 효수曉隨/모야暮惹, 천장天仗/어향御香, 입入/귀歸가 대구對句를 이루고 있다. 경련頸聯은 전환轉換으로 몸은 늙고 낮은 벼슬이라 낙화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슬퍼하고 있으나, 마음만은 아직도 푸른 하늘의 구름 높이 날아가는 새들을 부러워하며 청운지지靑雲之志가 마르지 않음을 읊었다. 대구對句의 명구名句란 평을 받는 백발白髮/청운靑雲, 비悲/선羨, 화락花落/조비鳥飛의 구절은 두보杜甫를 포함해서 잠삼이 벼슬길에 대해 갖는 희망을 노래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겠다. 미련尾聯에서는 태평성대를 맞이한 조정이라 할 일이 별로 없어 즐거운 벼슬길이었다고 맺었다. 그러나 이때는 시인의 마음은 이미 궁궐을 떠나있어 이 구절은 성조聖朝를 향한 송사頌詞가 아닌, 우의寓意와 풍자諷刺를 담고 있는 역설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두보도 이 시에 대해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이라는 화답시和答詩를 보냈는데, 잠삼의 이러한 깊은 뜻을 잘 이해하고, 마지막 두 구에서 “고인득가구故人得佳句 독증백두옹獨贈白頭翁”라며 ‘친구는 좋은 시구詩句 얻어서 오직 백두옹 나에게만 주었네”라고 읊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시는 감정이 막힘없이 흐르면서도 이 같은 언외지의言外之意가 있기 때문에 사의詞意가 심완深婉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 左省 : 문하성(門下省)을 가리킨다. 선정전(宣政殿) 왼편에 있었기 때문에 좌성(左省)이라 하였다. 우성(右省)은 중서성(中書省)이다.
* 杜拾遺(사습유) :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습유(拾遺)는 ‘간관(諫官)의 하나’로 좌습유(左拾遺)는 문하성에 속하고 우습유(右拾遺)는 중서성(中書省)에 소속되었는데, 두보는 좌습유였다.
* 聯步 : ‘나란히 걷다, 여럿 무리지어 걷다, 앞발을 뒷발이 따라가는 모습, 총총걸음’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선 시인과 두보가 나란히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총총걸음으로 입궐(入闕)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 趨(추) : ‘달릴 추’자로 ‘달리다, 향해 가다, 재촉하다, 쫓다, 취향(趣向), 가지다’ 등의 뜻이 있다. 여기선 ‘달리다’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 丹陛 : 붉은 벽돌로 깐 궁중 전각의 계단을 말한다. 붉은 섬돌은 단지(丹墀)라 하는데, 고대에 대궐의 섬돌은 붉은 칠을 하였다는 데서 대궐의 별칭으로 사용된다.* 分曹 : 관청이나 벼슬아치를 나누어 배치함을 뜻한다. 잠삼은 우보궐(右補闕)이었는데 우성(右省)인 중서성(中書省)에 소속이었다.
* 紫微 : 한漢나라 궁전인 자미궁(紫微宮)을 가리킨다. 여기선 당(唐)나라 한림원(翰林院) 또는 중서성(中書省)을 자미성(紫微省)이라 했는데, 거기에 자미(紫薇) 곧 백일홍(百日紅)을 많이 심었기에 생긴 이름이다.
* 天仗 : 천자/황제를 호위하는 의장대(儀仗隊)를 가리킨다. 선장(仙仗)이라고도 한다.
* 惹 : ‘이끌 야’자로 ‘이끌다, 끌리다, 끌어당김, 엉기다, 어지럽다’ 등의 뜻이 있다.
* 御香 : 황제의 옷에서 풍기는 향기 또는 황제 앞의 화로에서 향을 태워 나는 향냄새를 뜻한다.
* 靑雲 : 푸르스름한 기운이 깃든 구름이란 뜻이지만, 푸른색의 구름이 어두운 색의 구름보다 높이 떠있는 데에서 높은 지위나 벼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따라서 여기선 입신출세(立身出世)를 의미한다.
* 羨 : ‘부러워할 선’자로 ‘부러워하다, 묘소로 통하는 길[묘도墓道], 나머지[잉여剩餘], 빗나감’ 등의 뜻이 있다.
* 聖朝 : 어진 황제가 다스리는 조정을 뜻한다. 당(唐)나라 왕조를 백성들이 일컫던 존칭이다.* 諫書 : 황제를 충고하는 글을 뜻한다. * 稀 : ‘드물 희’자로 드물다는 뜻이다.
166.봉당흥유주부제(逢唐興劉主簿弟) 당흥에서 아우 유 주부를 만나서
分手開元來(분수개원래) : 개원 연간에 그대와 헤어진 뒤로
連年絶尺書(연년절척서) : 오랫동안 소식이 쭉 끊어졌는데
江山且相見(강산차상견) : 그때 함께 걸으며 돌아봤던 강산이
戎馬未安居(융마미안거) : 지금은 난리 통에 편히 살 수 없게 됐네.
劍外官人冷(검외관인랭) : 촉 땅도 토번 때문에 관리들이 냉랭해지고
關中驛騎疏(관중역기소) : 관중에서 오는 역마도 드물어져서
輕舟下吳會(경주하오회) : 배를 타고 동오로 가볼까 생각하는데
主簿意如何(주부의여하) : 유주부 의향에 내 생각이 어떠하신지
* 當興 : 지명. 당시 검남도(劍南道) 북쪽 수주(遂州)에 속한 당흥현으로, 서쪽으로 성도(成都), 동쪽으로 중경(重慶)과 연결되는 곳이다.
* 戎馬 : 전란. 전쟁. 두보는 「登岳陽樓」란 시에서도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고향 있는 북쪽은 전쟁이 한창이라 / 악양루 난간에 기대 눈물 콧물 흘리네)’라고 하였다.
* 劍外 : 사천(四川) 검각(劍閣) 남쪽을 가리킨다. 두보는 「聞官軍收河南河北」이란 시에서도 ‘劍外忽傳收薊北, 初聞涕淚滿衣裳(계북 수복 소식이 성도까지 전해져 / 듣고 나서 하도 울어 옷이 젖었네)’이라고 했다. 촉(蜀)을 가리키기도 한다.
* 驛騎 : 역마(驛馬)를 가리킨다. 말을 타고 서신이나 공문서를 전달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유우석(劉禹錫)은 「平齊行」이란 시에서 ‘驛騎函首過黃河, 城中無賊天氣和(잘린 머리 실은 역마 황하를 건너가고 / 도적 없는 성 안은 날씨까지 온화하네)’라고 했다.
* 吳會 : 오군(吳郡)과 회계군(會稽郡)의 합칭이다. 넓게는 오월(吳越) 땅을 가리킨다. 조익(鳥翼)은 ⟪해여총고(陔餘叢考)⋅오회(吳會)⟫에서 ‘西漢時會稽郡治本在吳縣, 時俗以郡縣連稱, 故云吳會(서한 때 회계군의 치소가 오현에 있었는데 당시에는 군현을 연칭하는 풍속이 있어서 오회라고 했다).’라고 했다. ‘輕舟’를 ‘扁舟’로 쓴 자료도 있지만 뜻의 차이는 없다.
* 이 시는 상원(上元) 2년(761), 성도초당(成都草堂) 시절 작이다. 안사의 난이 완전하게 평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토번(吐蕃)의 위협을 받고 있는 촉도 안전한 곳이라고는 할 수 없어서 몸도 아프고 살림도 어려워진 두보가 성도를 떠나 동오(東吳)로 갈 생각을 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당흥에서 만난 유주부란 사람과 헤어진 것이 개원(開元) 연간(713~741)이라면 아마도 개원 24년(736)에 낙양에서 치른 진사고시에서 낙방한 두보가 오월(吳越)⋅제조(齊趙)를 유람하던 시기에 알게 된 사람일 것인데, 천보(天寶) 연간에 이백(李白)과 함께 양송(梁宋)을 유람했던 것보다 십 년 가깝게 앞선 때였다.
167.봉대엄대부(奉待嚴大夫) 엄대부를 기다리며
殊方又喜故人來(수방우희고인래) : 다른 고을에서 친구가 옴을 또 기뻐하노니
重鎭還須濟世才(중진환수제세재) : 다시 부임함은 세상을 건질 인재이니라.
常怪偏裨終日待(상괴편비종일대) : 아랫사람들이 종일토록 기다림이 항상 이상했는데
不知旌節隔年回(불지정절격년회) : 그대의 깃발이 한 해 걸러 돌아옴을 몰랐다오.
欲辭巴徼啼鶯合(욕사파요제앵합) : 파촉 땅에서 떠나 꾀꼬리 우는 곳에서 맞고자
遠下荊門去鷁催(원하형문거익최) : 멀리 형주의 문까지 내려가 배로 떠나려네.
身老時危思會面(신로시위사회면) : 몸은 늙고 시국은 위태해 만날 생각만 하나니
一生襟抱向誰開(일생금포향수개) : 일평생에 가슴 속 이야기 누구에게 열어야 하는가?
168.봉동곽급사탕동령추작(奉同郭給事湯東靈湫作) 곽급사의 <탕동영추>에 화답하여 짓다
東山氣濛鴻(동산기몽홍) : 동쪽에 산기운이 자욱하고
宮殿居上頭(궁전거상두) : 궁전은 그 꼭대기에 놓여있습니다.
君來必十月(군내필십월) : 황제께서는 반드시 시월에 오시어
樹羽臨九州(수우림구주) : 근위병과 구주를 내려 보십니다.
陰火煮玉泉(음화자옥천) : 유황불은 옥 같은 샘물을 데워
噴薄漲巖幽(분박창암유) : 용솟을 쳐서 바위 깊은 계곡에 넘칩니다.
有時浴赤日(유시욕적일) : 때때로 붉은 해를 목욕시키는 데
光抱空中樓(광포공중누) : 빛은 공중의 누각을 싸고돕니다.
閬風入轍跡(랑풍입철적) : 낭풍전 꼭대기에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 들고
曠原延冥搜(광원연명수) : 드넓은 들에서 나아가 어둑한 곳을 찾습니다.
沸天萬乘動(비천만승동) : 하늘로 끓어오르듯 만승 수레가 움직이는데
觀水百丈湫(관수백장추) : 아래로 백 길 깊이의 못이 보입니다.
幽靈斯可怪(유령사가괴) : 그윽한 시령은 곧 괴이하게 생각되어
王命官屬休(왕명관속휴) : 왕은 관속들에게 쉬어가자고 명령합니다.
初聞龍用壯(초문룡용장) : 처음 듣건대, 용이 강한 힘으로
擘石摧林丘(벽석최림구) : 돌을 가르고 숲과 언덕을 꺾어버렸습니다.
中夜窟宅改(중야굴댁개) : 그윽한 밤중에 굴속 집을 고려해서
移因風雨秋(이인풍우추) : 가을에 비바람을 따라 옮겨왔습니다.
倒懸瑤池影(도현요지영) : 요지에 그림자가 거꾸로 걸려있고
屈注滄江流(굴주창강류) : 맑고 푸른 강물에 굽어 흘러갑니다.
味如甘露漿(미여감노장) : 맛은 감로수와 같은데
揮弄滑且柔(휘농골차유) : 손으로 휘둘러보니 미끄럽고 부드러웠다.
翠旗澹偃蹇(취기담언건) : 비취빛 깃발은 높이 펄럭이고
雲車紛少留(운거분소류) : 구름수레가 어지러이 잠시 머무른다.
簫鼓蕩四溟(소고탕사명) : 피리와 북소리는 사방에 진동하고
異香泱漭浮(리향앙망부) : 기이한 향기는 넓게도 떠있습니다.
鮫人獻微綃(교인헌미초) : 인어는 얇고 얇은 고운 비단을 바치고
曾祝沈豪牛(증축침호우) : 여러 신관들은 큰 소를 물에 잠기게 합니다.
百祥奔盛明(백상분성명) : 온갖 상서로움이 성대하고 밝은 곳으로 달리고
古先莫能儔(고선막능주) : 옛 선대에도 이와 필적할 무리가 없었습니다.
坡陀金蝦蟆(파타금하마) : 울퉁불퉁한 금두꺼비가
出見蓋有由(출견개유유) : 출현함은 아마도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至尊顧之笑(지존고지소) : 지존께서는 그들 돌아보고 웃었고
王母不遣收(왕모부견수) : 서왕모는 거두어들이지 않게 했습니다.
復歸虛無底(복귀허무저) : 다시 텅 빈 낮은 땅으로 돌아가
化作長黃虬(화작장황규) : 길고 누런 이무기로 될 것입니다.
飄飄靑瑣郎(표표청쇄낭) : 빼어나신 청쇄문 낭관님은
文采珊瑚鉤(문채산호구) : 문채는 산호로 만든 고리처럼 화려합니다.
浩歌淥水曲(호가록수곡) : 녹수곡을 호탕하게 부르니
淸絶聽者愁(청절청자수) : 맑고 애절하여 듣는 사람들이 시름에 잠깁니다.
169.봉류증집현원최국보우휴렬이(奉留贈集賢院崔國輔于休烈二) - 두보(杜甫)
집현원의 최국보와 우휴렬 두 두분께 받들어 남겨 드리다
昭代將垂白(소대장수백) : 태평성대에 머리가 희어지도록
途窮乃叫閽(도궁내규혼) : 벼슬하지 못해 궁궐 문지기 불렀다.
氣衝星象表(기충성상표) : 문장의 기세는 별들의 밖을 찌르고
詞感帝王尊(사감제왕존) : 문장은 제왕을 감동시켰습니다.
天老書題目(천노서제목) : 제상이 제목을 쓰시고
春官驗討論(춘관험토논) : 시험관은 토론을 시험하셨다.
倚風遺鶂路(의풍유역노) : 바람에 기대어 익새(거위)의 길을 잃었으나
隨水到龍門(수수도룡문) : 물을 따라 용문에 이르렀다.
竟與蛟螭雜(경여교리잡) : 결국은 교룡과 섞이고
空聞燕雀喧(공문연작훤) : 헛되이 제비와 참새 무리의 소란을 들었습니다.
靑冥猶契闊(청명유글활) : 푸른 하늘은 여전히 멀어서
凌厲不飛翻(능려부비번) : 높이 날려고 해도 날아오를 수 없었습니다.
儒術誠難起(유술성난기) : 유술은 진정 일으키기 어려워도
家聲庶已存(가성서이존) : 가문의 명성은 거의 존속되었습니다.
故山多藥物(고산다약물) : 고향에는 약물이 많고
勝槩憶桃源(승개억도원) : 뛰어난 경치는 도화원을 생각합니다.
欲整還鄕旆(욕정환향패) : 고향으로 가는 깃발을 정돈하려니
長懷禁掖垣(장회금액원) : 길이 궁궐의 담장이 생각납니다.
謬稱三賦在(류칭삼부재) : 나의 삼대례부를 칭찬해주시니
難述二公恩(난술이공은) : 두 분의 은혜를 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170.봉배정부마위곡이수(奉陪鄭駙馬韋曲二首) 위곡에서 정부마를 모시고
其一
韋曲花無賴(위곡화무뢰) : 위곡에 몰려든 꽃 같은 여인들 하도 예뻐서
家家惱殺人(가가뇌쇄인) : 집집마다 사람들이 속만 태우고 있네.
綠樽須盡日(녹준수진일) : 좋은 술로 보내야 함은
白髮好禁春(백발호금춘) : 백발로 봄날을 잘 견디게 함이어라.
石角鉤衣破(석각구의파) : 돌 모서리는 옷이 걸릴 듯 부셔져 있고
藤梢刺眼新(등초자안신) : 등나무 가지 끝은 눈을 찌르는 듯 신선하다.
何時占叢竹(하시점총죽) : 어느 때라야 온통 대숲을 차지하고
頭戴小烏巾(두대소오건) : 작은 검은 두건을 머리에 쓸까.
其二
野寺垂楊裏(야사수양리) : 들판에 절은 수양버들 속에 있고
春畦亂水間(춘휴난수간) : 봄날의 밭두둑은 물로 어지러워라.
美花多映竹(미화다영죽) : 화려한 꽃들은 대숲을 비추고
好鳥不歸山(호조부귀산) : 좋은 새들도 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城郭終何事(성곽종하사) : 장안에서는 끝내 무슨 일이 있을 것이며
風塵豈駐顔(풍진기주안) : 세상에서야 어찌 늙지 않고 살 수 있을까.
誰能與公子(수능여공자) : 누가 능히 공자와 함께하여
薄暮欲俱還(박모욕구환) : 저물녘에 같이 돌아가자고 할 수 있을까
171.봉선유소부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봉선현 유소부의 새로 그린 산수화 병풍을 노래하다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부합생풍수) : 당 위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기에 맞지 않아
怪底江山起煙霧(괴저강산기연무) : 괴이하나니, 어떠한 강산이기에 연무가 피어날까.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그대가 적현도(赤縣圖)를 그렸다는 말 듣고
乘興遣畫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기분을 몰아 창주의 아취를 그리게 하어라.
畫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야 정말로 무수히 많지마는
好手不可遇(호수부가우) : 뛰어난 화가야 만날 수가 없어라.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심신이 녹아있는 이 그림 대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을 소중히 여김을 알겠어라.
豈但祁岳與鄭虔(개단기악여정건) : 어찌 오직 기악과 정건 같은 화가만 있겠는가!
筆跡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결단) : 필적은 양결단(楊契丹)을 훨씬 뛰어났어라.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현포의 땅을 그대로 찢어온 것이 아닐까!
無乃瀟湘翻(무내소상번) : 진정 소강과 상강이 뒤집어진 것이 아닐까!
悄然坐我天姥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하게도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히니
耳邊已似聞淸猿(이변이사문청원) : 귓가에는 이미 원숭이의 맑은 소리가 들리어라.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어젯밤 비바람 소리 사나웠던 일 돌이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바로 포성 땅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아라.
元氣淋漓障猶濕(원기림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가 질펀하니 병풍이 여전히 젖어있는 듯하고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참된 영혼이 올라가 호소하니 하늘이 응하여 우는 듯하여라.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의 정자에 봄이 돌아오니 온갖 꽃들이 아득하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어부는 저녁 무렵 외로운 배를 밟고 마냥 서있어라.
滄浪水深靑溟濶(창낭수심청명활) : 창랑의 물은 깊고 바다는 광활한데
欹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기운 언덕과 기운 섬들이 추호처럼 가늘어라.
不見湘妃鼓瑟時(부견상비고슬시) : 순임금의 왕비들이 상수에서 거문고 타던 때를 보지 못했으나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왕비들 눈물 자욱 얼룩 대나무가 강가에 살아있어라.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후는 마음 씀이 지혜롭고 섬세하여
愛畫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함이 골수에 스미어 있어라.
自有兩兒郎(자유량아낭) : 절로 두 아들을 얻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도 견줄 사람이 없었어라.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하여
能添老樹巓崖裏(능첨노수전애리) : 늙은 묏부리와 낭떠러지에 늙은 나무를 더할 수 있었어라.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안목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상을 그려내었어라
若耶溪(약야계) : 약야계
雲門寺(운문사) : 운문사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이 유독 어찌하여 진흙더미에 남아있으랴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푸른 짚신과 베로 짠 양말이 여기서부터 시작하련다.
172.봉수리도독표장조춘작(奉酬李都督表丈早春作) 이도독의 표장조춘 작품을 받들어 수작하다
力疾坐淸曉(역질좌청효) : 병을 견디며 맑은 새벽에 앉으니
來詩悲早春(내시비조춘) : 떠오른 시는 이른 봄을 슬퍼해서 지었구나.
轉添愁伴客(전첨수반객) : 수심이 나그네 벗함이 더해가고
更覺老隨人(경각노수인) : 늙음이 사람을 쫓아옴을 다시 알겠더라.
紅入桃花嫩(홍입도화눈) : 붉은빛은 복숭아꽃에 들어 부드럽고
靑歸柳葉新(청귀류섭신) : 푸른빛은 버들잎에 돌아가 새로워라.
望鄕應未已(망향응미이) : 고향을 그리움이 응당 다 하지 못하니
四海尙風塵(사해상풍진) : 온 세상에 오히려 풍진이 이는구나.
173.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174.봉증선우경조이십운(奉贈鮮于京兆二十韻) 선우경조께 받들어 드리는 20운
王國稱多士(왕국칭다사) : 왕국에 선비가 많다 하나
賢良復幾人(현량복기인) : 어진 선비는 얼마나 될까요.
異才應間出(이재응간출) : 특이한 인재는 간간히 나오나니
爽氣必殊倫(상기필수륜) : 삽상한 기운은 무리를 달리하리라.
始見張京兆(시견장경조) : 처음 장경조를 보니
宜居漢近臣(의거한근신) : 한나라의 가까운 신하임이 마땅하였다.
驊騮開道路(화류개도노) : 화류 같은 말은 길을 열고
鵰鶚離風塵(조악리풍진) : 조악 같은 새는 풍진을 떠났습니다.
侯伯知何算(후백지하산) : 후백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며
文章實致身(문장실치신) : 문장은 실로 높은 지위에 이르게 하였구나.
奮飛超等級(분비초등급) : 힘차게 날아올라 등급을 뛰어 넘어
容易失沈淪(용역실침륜) : 쉽게도 영락한 시절을 벗어났구나.
脫略磻溪釣(탈략반계조) : 반계의 낚시질을 벗어나
操持郢匠斤(조지영장근) : 영장의 도끼 자루를 잡았구나.
雲霄今已逼(운소금이핍) : 구름 끝에 이미 가까이 다가갔으니
台袞更誰親(태곤경수친) : 삼공의 지위를 다시 누가 가까이 하겠습니까.
鳳穴雛皆好(봉혈추개호) : 봉황의 굴에 새끼들 모두 좋고
龍門客又新(용문객우신) : 용문에는 객들이 또 새롭습니다.
義聲紛感激(의성분감격) : 의로운 명성에 분분히 감격도 하나
敗績自逡巡(패적자준순) : 실패한 처지라 스스로 머뭇거립니다.
途遠欲何向(도원욕하향) : 갈 길이 머니 어디로 향해야 하나요.
天高難重陳(천고난중진) : 하늘은 높아 다시 진언하기도 어렵습니다.
學詩猶孺子(학시유유자) : 시를 배운 것이 오히려 어린 시절
鄕賦忝嘉賓(향부첨가빈) : 향시의 글은 좋은 빈객들을 욕되게 했지요.
不得同晁錯(부득동조착) : 조조와 같을 수 없었는데
吁嗟後郄詵(우차후극선) : 아, 극선에게도 뒤쳐졌습니다.
計疎疑翰墨(계소의한묵) : 헤아림이 소루하여 글재주가 의심되어
時過憶松筠(시과억송균) : 때가 지나가니 소나무 대나무를 생각합니다.
獻納紆皇眷(헌납우황권) : 삼대예부를 바쳐 황제의 보살핌을 받아
中間謁紫宸(중간알자신) : 그 간에 자신궁에도 알현도 했습니다.
且隨諸彦集(차수제언집) : 잠시 여러 선비들을 따라 모여
方覬薄才伸(방기박재신) : 잠시 보잘것없는 재주를 펼쳐보려 했습니다.
破膽遭前政(파담조전정) : 담 떨어지게 놀라게도 전의 집정자 만났으나
陰謀獨秉鈞(음모독병균) : 음모로 홀로 권력을 잡았습니다.
微生霑忌刻(미생점기각) : 미천한 생명 시기와 각박함에 젖어
萬事益酸辛(만사익산신) : 일마다 더욱 괴롭고 고생스러웠습니다.
交合丹靑地(교합단청지) : 서로 사귐이 고관과 만나는 처지이고
恩傾雨露辰(은경우노진) : 은혜는 비와 이슬을 기울여주는 때입니다.
有儒愁餓死(유유수아사) : 굶어죽을 것을 근심하는 선비가 있으니
早晩報平津(조만보평진) : 조만간에 평진후에게 알리어 주시겠지요.
175.봉증왕중윤유(奉贈王中允維) 중윤 왕유에게 드리다
中允聲名久(중윤성명구) : 중윤 왕유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如今契闊深(여금계활심) : 지금은 멀리 떨어져 만나지 못하네.
共傳收庾信(공전수유신) : 유신이 양나라에 등용된 것과 같이 전하지만
不比得陳琳(불비득진림) : 조조가 진림을 얻은 것과는 비교해서는 안 되네.
一病緣明主(일병연명주) : 한결같이 병을 핑계로 임금을 섬겼고
三年獨此心(삼년독차심) : 삼년 동안을 홀로 이 마음을 가지셨네.
窮愁應有作(궁수응유작) : 깊은 시름에 응당 시를 지었으니
試誦白頭吟(시송백두음) : 시험삼아 <백두음>을 외워본다.
* 中允(중윤): 관직명. 태자중윤太子中允의 약칭이다.
* 契闊(계활): 고되다. 고생스럽다. 《시경詩經∙패풍邶風∙격고擊鼓》에서 ‘死生契闊, 與子成說(죽든 살든 고생하든 / 그대와 함께하지 말했지)’라고 한 것에 대해 모전毛傳에서 ‘契闊勤苦也(‘계활’은 고생스러운 것이다).’라고 했다.
* 共傳(공전): 사람들이 모두 어떤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가리킨다.
* 庾信(유신): 인명. 남북조시대를 대표하는 문인이다. (아래 참조)
* 不比(불비): 서로 같지 않다. 서로 비교할 수 없다.
* 陳琳(진림): 인명. 후한 말기 건안칠자建安七子 중 한 사람이다. (아래 참조)
* 一病(일병): 안록산 진영에 잡혀 있던 왕유가 설사로 운신을 못한다고 핑계를 댔던 병을 가리킨다.
* 明主(명주): 현명한 군주君主. 여기서는 당현종唐玄宗을 가리킨다.
* 三年(삼년): 천보天寶 말부터 건원乾元 초까지 왕유가 마음 고생을 겪은 기간을 말한다.
* 窮愁(궁수): 궁핍으로 겪는 근심. 빈궁과 근심.
* 白頭吟(백두음): 악부樂府에 실린 초나라 노래
천보(天寶) 말년에 안록산의 난이 일어났을 때, 급사중(給事中) 왕유(王維)는 황제를 호송 하지 못하고 적도들에게 잡히게 되였는데 몸이 아파 약을 먹어야 한다며 반군의 참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안록산(安祿山)은 그런 왕유를 낙양에 있는 보리사(菩提寺)에서 구금상태로 지내게 하면서
지속적으로 협조 할 것을 압박했다. 그런 왕유가 적도들이 평정된 뒤 반란군에 협력했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을 때, 왕유가 쓴「응벽(凝碧)」이란 시를 읽은 숙종(肅宗)이 주위의 우려와 반대를 물리치고 왕유에게 태자중윤(太子中允)을 제수했다.
凝碧詩응벽시 – 왕유(王維)
萬戶傷心生野煙(만호상심생야연) : 온 백성 맘 다치고 들녘에 연기 자욱한데
百官何日再朝天(백궁하일재조천) : 만조백관 언제 다시 천자 앞에 나아갈까
秋槐花落空宮裡(추괴화락공궁리) : 주인 없는 궁궐에 가을 홰나무 잎이 지고
凝碧池頭奏管絃(응벽지두주관현) : 충의의 뜻 응벽지에 옛 가락 슬피 흐르네.
유신(庾信)과 진림(陳琳) 두 사람이 시에 인용된 데는 아래와 같은 사연이 있는데
《주서(周書)∙유신전(庾信傳)》에서 난리를 만난 유신의 처신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侯景作亂, 梁簡文帝命信率宮中文武千餘人, 營於朱雀航.
후경작란, 양간문제명신솔궁중문무천여인, 영어주작항.
후경이 난을 일으키자 양나라 간문제가 유신에게 명을 내려
궁중의 문무백관 천여 명을 이끌고 주작항을 지키게 했는데
及景至, 信以衆衆先退. 台城陷後, 信奔於江陵. 梁元帝承制, 除御史中丞.
급경지, 신이중중선퇴. 대성함후, 신분어강릉. 양원제승제, 제어사중승.
후경의 군대가 이르자 유신이 사람들보다 먼저 물러나고
성이 함락된 후에는 강릉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원제가 제위에 올라 어사중승을 제수했다.
176.봉증태상장경기이십운(奉贈太常張卿垍二十韻) 태상경 장기께 받들어 올리는 시 이십 운
方丈三韓外(방장삼한외) : 방장산은 삼한의 밖이고
崑崙萬國西(곤륜만국서) : 곤륜산은 만국의 서쪽이라.
建標天地濶(건표천지활) : 천지의 광활한 곳에 뾰족하게 표하나
詣絶古今迷(예절고금미) : 세상과 떨어진 곳으로 가려니 길을 잃는다.
氣得神仙逈(기득신선형) : 기운은 신선의 아득한 경기를 얻고
恩承雨露低(은승우노저) : 은총은 비와 이슬이 내려짐을 받았습니다.
相門淸議衆(상문청의중) : 재상의 가문에는 바른 의론이 많았고
儒術大名齊(유술대명제) : 유가의 학술은 대가와 나란합니다.
軒冕羅天闕(헌면나천궐) : 높은 관리들 대궐에 늘어서 있지만
琳琅識介珪(림랑식개규) : 옥돌 중에서 큰 홀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伶官詩必誦(령관시필송) : 음악을 맡은 관리는 시를 반드시 외고
虁樂典猶稽(기낙전유계) : 순임금의 신하 기의 음악과 그 법이 일치합니다.
健筆凌鸚鵡(건필능앵무) : 굳센 필력은 예형의 앵무부를 능가하고
銛鋒瑩鷿鵜(섬봉영벽제) : 날카로운 필봉은 벽제 새의 기름으로 빛납니다.
友于皆挺拔(우우개정발) : 형제는 모두 재주가 뛰어나서
公望各端倪(공망각단예) : 삼공의 명망이 모두에게 실마리가 있습니다.
通籍踰靑瑣(통적유청쇄) : 문적에 적혀 궁궐 문을 넘고
亨衢照紫泥(형구조자니) : 궁권 안 환한 길에 글 봉하는 붉은 진흙이 빛납니다.
靈虬傳夕箭(영규전석전) : 신령한 교룡 같은 물시계가 저녁 시간을 전하고
歸馬散霜蹄(귀마산상제) :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말은 서릿발을 흩뿌립니다.
能事聞重譯(능사문중역) : 일에 능하여 이역 땅에도 알려져
嘉謨及遠黎(가모급원려) : 좋은 계책은 먼 백성들에게까지도 미쳤습니다.
弼諧方一展(필해방일전) : 보필의 조화로움이 한 번 펼쳐지니
班序更何躋(반서경하제) : 서열이 다시 또 무엇에 더 오르겠습니까.
適越空顚躓(적월공전지) : 월 땅으로 가서 공연히 넘어지고
遊梁竟慘悽(유량경참처) : 양 땅에서 노닐다가 끝내 처참하게 되었습니다.
謬知終畫虎(류지종화호) : 끝내는 호랑이를 그리리라고 잘못 아셨으니
微分是醯雞(미분시혜계) : 미천한 신분은 곧 초파리 신세가 되었습니다.
萍泛無休日(평범무휴일) : 부평초처럼 떠돌며 쉬는 날이 없었으며
桃陰想舊蹊(도음상구혜) : 복숭아나무 그늘의 옛길을 생각하였습니다.
吹噓人所羨(취허인소선) : 힘껏 추천해 주신 것 사람들이 아는 바이나
騰躍事仍睽(등약사잉규) : 비등하여 도약하려 하였으나 일이 어긋났습니다.
碧海眞難涉(벽해진난섭) : 푸른 바다는 정말 건너기 어려웠고
靑雲不可梯(청운부가제) : 푸른 구름은 사다리 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顧深慚鍛鍊(고심참단련) : 보살핌이 깊었으나 단련하는 일에 부끄럽고
才小辱提攜(재소욕제휴) : 재주가 보잘것없어 끌어주심을 욕되게 했습니다.
檻束哀猿叫(함속애원규) : 우리에 묶여있어 원숭이 절규가 애처롭고
枝驚夜鵲棲(지경야작서) : 나뭇가지에서는 놀라며 밤에 까치가 깃들입니다.
幾時陪羽獵(기시배우렵) : 저는 어느 때라야 새 사냥에 임금을 모시며
應指釣璜溪(응지조황계) : 황계에서 낚시하는 일을 반드시 가르쳐주실까.
177.봉화가지사인조조대명궁(奉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 가지의 조조대명궁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
五夜漏聲催曉箭(오야루성최효전) : 오경 밤에 자격루 소리 새벽을 재촉하고
九重春色醉仙桃(구중춘색취선도) : 구중궁궐 봄빛은 선도(仙桃)를 취하게 한다.
旌旂日暖龍蛇動(정기일난룡사동) : 날이 따뜻해지니 깃발에서 룡과 뱀이 꿈틀대고
宮殿風微燕雀高(궁전풍미연작고) : 궁전에 미풍이 부니 제비와 참새 높이 나는구나.
朝罷香煙携滿袖(조파향연휴만수) : 조회 마치고 향 연기 소매 가득 가져다가
詩成珠玉在揮毫(시성주옥재휘호) : 시를 지으니 주옥같은 글이 붓 끝에 생겨난다.
欲知世掌絲綸美(욕지세장사륜미) : 대를 이어 칙서를 담당한 아름다움 알려한다면
池上于今有鳳毛(지상우금유봉모) : 봉황지 위에는 지금 봉황의 깃털 있도다.
* 이 시는 두보가 좌습유로 있을 때 이 시를 썼다
* 賈至 : 당현종의 기거사인(起居舍人-황제의 언행을 기록하던 벼슬)이며 시인 가지가 악주사마로 좌천되었을 때 이백과 동정호에서 함께 놀았다. 숙종 때는 중서사인(궁중의 作書작서기관)에 올랐다.
* 岳州 : 湖南省(호남성) 岳陽(악양) * 早朝 : 이른 아침의 조회 * 大明宮 : 장안에 있는 궁궐
* 五夜 : 오경. 새벽 3~5시 사이 * 漏 : 자격루, 물시계 * 箭 : 矢火 - 시각을 알리는 불화살
* 矢 : 화살 * 曉箭 : 새벽에 물시계의 종소리가 나면 쏘아 올리는 불화살
* 九重 : 황제가 사는 구중궁궐 * 仙桃 : 신선이 먹는다고 선도라 하였다. * 旌 : 깃발 * 旂 : 깃발
* 燕雀 : 제비와 참새 * 珠玉 : 구슬과 옥 * 揮毫 : 글이나 그림의 작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다.
* 掌 : 맡다 * 絲綸 : 조칙. 왕의 말이 실같이 가늘어도 신하는 綸(륜)같이 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뜻
* 世掌絲綸 : 대대로 왕의 조칙을 맡다. * 美 : 경사스러운 일. * 鳳池 : 鳳凰池(봉황지)
* 中書省 : 기거사인은 중서성 소속이다. * 于今 : 지금. * 鳳毛 : 재능이 부모를 닮은 자식으로 가지를 말한다. 가지의 아버지 賈曾(가증)이 현종이 양위 받을 때 책문을 썼고 가지도 현종이 양위 할 때 책문을 썼다.
이 시는 唐 肃宗 乾元 元年(758년) 봄에 지은 것으로, 당시 杜甫는 门下省에서 左拾遗로 있었는데, 詩人 贾至・王维・岑参과 同僚였었다. 이때 중서사인 가지가 먼저 《早朝大明宫呈两省僚友》를 지었고, 杜甫와 王维・岑参도 和詩를 지었는데, 杜甫가 지은 것이 이 詩이다.
* 奉和 : 谓做诗词与别人相唱和。 시를 지어 다른 사람과 서로 노래로 화답하다.
* 五夜:새벽 3시에서 5시까지 指夜晚的五更天。
* 五更 : 1. 오경. [하룻밤을 一更(일경)부터 五更(오경)까지 다섯 단계로 나눈 시각의 총칭] 〓[五鼓] 2. 오경. [하룻밤을 다섯 단계로 나누었을 때 다섯째 부분. 새벽 3시에서 5시까지]
* 箭(전):漏箭。放在漏壶中带有刻度的杆状物体,用于计量。물시계의 누호(漏壺) 안에 세운, 눈금을 새긴 화살. 물이 줄어든 정도를 보아 시간을 알 수 있다.
* 香烟 : 1. 담배. 궐련. 2. 향불 연기.
178.봉화엄대부군성조추(奉和) 엄무의 <군성조추>에 화답하여
秋風嫋嫋動高旌(추풍뇨뇨동고정) : 가을바람 흔들흔들 높은 깃발 움직이니
玉帳分弓射虜營(옥장분궁사로영) : 장군 장막에서 활 나눠 오랑캐 군영을 쏜다.
已收滴博雲間戌(이수적박운간술) : 적박 구름 사이 요새는 벌써 거두었고
欲奪蓬婆雪外城(욕탈봉파설외성) : 눈 밖의 토번 땅 봉사성을 빼앗으려 한다.
* 奉和 : 제목에 사용된 ‘봉화’라는 말은 다른 누군가의 시를 받들어 화답한다는 의미로 이 작품은 화답시임을 알 수 있다. 엄무(嚴武)라는 대부(大夫)가 지은<軍城早秋>라는 시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쓴 작품으로 보인다. 굳세고 강건한 기운이 작품 곳곳에 차고 넘치는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褭 : ‘낭창거릴 뇨’자로 ‘뇨뇨褭褭’는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모양을 일컫는다.
* 旌(정) : 旗의 총칭, 정기(旌旗)를 가리킨다.
* 玉帳 : 군대에서 원수(元帥)가 거처하는 막사로, 옥처럼 견고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 滴博(적박) : 쓰촨성(四川省) 이번현의 동남쪽에 있는 적박령(滴博嶺) 고개를 가리킨다.
* 蓬婆(봉파) : 산 이름으로 자주(柘州)에 있는 토번(吐蕃) 대설산(大雪山)의 이칭(異稱)으로 이곳에 있는 봉파성(蓬婆城)을 가리킨다.
* 雪外 : '설산(雪山) 밖'으로 설산은 현재 쓰촨성(四川省)에 위치하고 있다.
------군성조추(軍城早秋) - 엄무(嚴武 726~765)------
군 주둔지의 이른 가을
昨夜秋風入漢關(작야추풍입한관) : 어젯밤에 가을바람 한나라 국경에 드니
朔有邊雪滿西山(삭유변설만서산) : 북쪽 변방에 구름과 눈이 서산에 가득하다.
更催飛將追驕虜(경최비장추교노) : 용맹하고 날쌘 장군을 재촉하여 교만한 오랑캐 쫒아
莫遣沙場匹馬還(막견사장필마환) : 모래벌판에서 말 한필도 돌려보내지 않게 하리라.
* 漢關 : 이민족이 아닌 한족이 쌓은 성의 관문을 가리킨다. 다른 시(詩)에서는 일반적으로 만리장성의 관문을 가리킨다.
* 朔雲 : 북방의 구름을 뜻하며, ‘삭(朔)’은 북쪽을 말한다.
* 西山 : 쓰촨성(四川省) 서부에 있는 대설산(大雪山)을 가리킨다.
* 飛將 : ‘비장(飛將)’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비장군(飛將軍) 이광(李廣)을 가리키나, 여기선 시인의 부하 중 용감한 맹장(猛將)을 가리키는 것을 보아야 한다.
* 驕虜 : 교만한 오랑캐로 여기선 토번족(吐蕃族)을 가리킨다.
* 莫遣 : ‘莫’은 ‘~~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고, ‘遣’은 사동(使動)의 의미를 가진다.
179.북정(北征) 가족이 있는 북으로 가는 길
1. 皇帝二載秋(황제이재추) : 황제 제위 2년 되는 가을
閏八月初吉(윤팔월초길) : 윤 팔월 초하룻날 좋은 날씨
杜子將北征(두자장북정) : 나 두보는 북으로 나아가
蒼茫問家室(창망문가실) : 멀리 가족을 찾아보련다.
維時遭艱虞(유시조간우) : 아아, 어려운 시기를 당하여
朝野少假日(조야소가일) : 조정과 민간에 한가한 날 드물다.
顧慙恩私被(고참은사피) : 돌아 보건데 부끄럽게도 나만 은총 입어
詔許歸蓬蓽(조허귀봉필) : 집에 돌아가는 것 허락받았다.
拜辭詣闕下(배사예궐하) : 대궐 아래 나아가 하직 여쭙고
怵惕久未出(출척구미출) : 떨리는 마음에 오래도록 나오지 못했네.
雖乏諫諍資(수핍간쟁자) : 내 비록 간쟁의 자질 모자라지만
恐君有遺失(공군유유실) : 황제께 잘못 있으실까 두렵기만 하구나
君誠中興主(군성중흥주) : 황제께서는 참으로 중흥의 임금님
經緯固密勿(경위고밀물) : 나라 일에 진실로 애를 쓰셨다네.
東胡反未已(동호반미이) : 동쪽 오랑캐 반란이 그치지 아니하니
臣甫憤所切(신보분소절) : 나 두보는 이것이 심히 분통스럽다.
揮涕戀行在(휘체련행재) : 눈물 뿌리며 행재를 그리니
道途猶恍惚(도도유황홀) : 가는 길이 오히려 어질어질하도다.
乾坤合瘡痍(건곤합창이) : 하늘과 땅이 모두 상처 투성
憂虞何時畢(우우하시필) : 근심 걱정은 언제 끝날 것인가
靡靡踰阡陌(미미유천맥) : 느릿느릿 논과 밭 넘어가니
2. 人煙眇蕭瑟(인연묘소슬) : 연기 오르는 집은 드물어 쓸쓸하도다.
所遇多被傷(소우다피상) : 만나는 사람은 부상당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呻吟更流血(신음갱유혈) : 신음하면서 또한 피를 흘리는구나
回首鳳翔縣(회수봉상현) : 고개를 봉상현으로 돌리니
旌旗晩明滅(정기만명멸) : 깃발들은 저녁 빛에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구나.
前登寒山重(전등한산중) : 앞으로 차가운 산을 거푸 오르니
屢得飮馬窟(누득음마굴) : 말에 물 먹일 동굴도 여러 곳 만났다.
邠郊入地底(빈교입지저) : 빈주의 성 밖은 움푹 꺼져있고
涇水中蕩潏(경수중탕휼) : 경수의 물줄기는 그 속에서 세차게 흐른다.
猛虎立我前(맹호립아전) : 사나운 범이 내 앞에 서서
蒼崖哮時裂(창애효시렬) : 울부짖으니 절벽이 갈라지는 듯하다.
菊垂今秋花(국수금추화) : 국화는 이제 가을꽃으로 피어있고
石戴古車轍(석대고거철) : 바위에는 옛날 수레자국 나있구나.
靑雲動高興(청운동고흥) : 푸른 하늘 구름에 높은 흥취 일고
幽事亦可悅(유사역가열) : 골짜기의 일들이 즐거워할 만 하도다.
山果多瑣細(산과다쇄세) : 산의 열매는 하찮은 것이 많지만
羅生雜椽栗(나생잡연률) : 늘어선 온갖 도토리와 밤이 많기도 하다.
或紅如丹砂(혹홍여단사) : 단사처럼 빨간 것도 있고
或黑如點漆(혹흑여점칠) : 옷 칠 처럼 까만 것도 있구나.
3. 雨露之所濡(우로지소유) : 그것은 비와 이슬에 젖은 것
甘苦齊結實(감고제결실) : 달게도 익었고 쓰게도 익었도다.
緬思桃源內(면사도원내) : 멀리 복사꽃 피는 고을을 생각하니
益歎身世拙(익탄신세졸) : 더욱 한탄스럽다. 어설픈 내 처신이
陂陀望鄜畤(피타망부치) : 높고 낮은 부주의 산들
巖谷互出沒(암곡호출몰) : 바위와 골짜기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아득하구나.
我行已水濱(아행이수빈) : 나는 이미 강가를 걷고 있지만
我僕猶木末(아복유목말) : 내 종은 아직 나무 끝에 가려져 있구나.
鴟鳥鳴黃桑(치조명황상) : 올빼미는 누런 뽕나무에서 울고
野鼠拱亂穴(야서공난혈) : 들쥐는 어지러운 구멍에서 인사한다.
夜深經戰場(야심경전장) : 밤이 깊어 전쟁터를 지나가니
寒月照白骨(한월조백골) : 차가운 달이 백골을 비추는구나.
潼關百萬師(동관백만사) : 동관 지키던 백만 대군들
往者散何卒(왕자산하졸) : 지난번에 흩어져 달아남이 어찌 그렇게도 빨랐는가?
遂令半秦民(수령반진민) : 마침내 진나라 백성의 절반을
殘害爲異物(잔해위이물) : 죽여서 저승의 귀신을 만들었구나.
況我墜胡塵(황아추호진) : 더구나 나는 오랑캐의 티끌에 떨어졌다가
及歸盡華髮(급귀진화발) : 돌아와 보니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구나.
經年至茅屋(경년지모옥) : 해를 넘겨 내 초가집에 이르니
妻子衣百結(처자의백결) : 아내와 자식의 옷은 누더기로구나
4. 慟哭松聲廻(통곡송성회) : 통곡의 소리는 솔바람에 감돌고
悲泉共幽咽(비천공유열) : 슬픔은 샘물과 함께 목이 메어온다.
平生所嬌兒(평생소교아) : 평소에 귀여움 받던 사내아이
顔色白勝雪(안색백승설) : 얼굴빛 흰 것이 눈보다 더하다.
見耶背面啼(견야배면제) : 아빠를 보자 돌아서서 우는데
垢膩脚不襪(구니각불말) : 때 묻은 발에는 버선도 신지 않았구나.
牀前兩少女(상전양소녀) : 침상 앞의 두 계집아이
補綻才過膝(보탄재과슬) : 기운 옷이 터져 겨우 무릎을 가기는구나
海圖柝波濤(해도탁파도) : 바다 그림에는 물결이 동강나 있으니
舊繡移曲折(구수이곡절) : 옛날에 놓은 수가 굽게 꺾여 옮겨진 까닭이라네.
天吳及紫鳳(천오급자봉) : 천오와 보랏빛 봉황새
顚倒在裋褐(전도재수갈) : 짧은 저고리 위에 거꾸로 서있도다.
老夫情懷惡(노부정회오) : 노부는 속이 언짢아
嘔泄臥數日(구설와수일) : 토하고 싸면서 며칠이나 몸져눕는다.
那無囊中帛(나무낭중백) : 어찌 자루 속에 비단이 없어
救汝寒凜慄(구여한늠률) : 너희들 추위를 막아 주지 못할까
粉黛亦解苞(분대역해포) : 분과 눈썹먹도 보퉁이에서 나오고
衾裯稍羅列(금주초나열) : 요와 이불도 슬쩍 펼쳐진다.
瘦妻面復光(수처면부광) : 수척한 아내 얼굴에 다시 빛이 돌고
癡女頭自櫛(치녀두자즐) : 어리숙한 계집아이는 머리를 혼자 빗는다.
5. 學母無不爲(학모무불위) : 어미를 본받아 못하는 짓이 없어
曉粧隨手抹(효장수수말) : 아침 화장에 마구 찍어 바르는구나.
移時施朱鉛(이시시주연) : 잠시 동안 분 바르고 곤지 찍었으니
狼藉畵眉闊(낭자화미활) : 요란도 하구나, 널따란 눈썹 그린 것이
生還對童稚(생환대동치) : 살아와서 어린 것들을 대하니
似欲忘飢渴(사욕망기갈) : 배고픔과 목마름을 거의 잊어버리고 싶다.
問事競挽鬚(문사경만수) : 지난 일을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당기지만
誰能卽嗔喝(수능즉진갈) : 누가 곧 화내고 호통을 칠 수 있겠는가?
翻思在賊愁(번사재적수) : 문득 적에게 잡혀서 있던 때를 생각하니
甘受雜亂聒(감수잡란괄) : 복잡하고 시끄러움도 달게 받아들여지는구나.
新歸且慰意(신귀차위의) : 새로 돌아온 일만도 위로가 되는데
生理焉能說(생리언능설) : 생활의 법도 같은 것을 어찌 마마 말할 수 있겠는가?
至尊尙蒙塵(지존상몽진) : 황제께서는 아직도 피난살이
幾日休練卒(기일휴련졸) : 어느 날에나 전쟁이 끝날 것인가
仰觀天色改(앙관천색개) : 우러러 하늘을 보니, 하늘빛이 변하여
坐覺妖氛豁(좌각요분활) : 요사한 기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앉아서 느끼노라
陰風西北來(음풍서북래) : 스산한 바람 서북쪽에서 불어오니
慘憺隨回紇(참담수회흘) : 따르는 회흘의 군사들이 참담하구나.
其王願助順(기왕원조순) : 그 임금은 우리를 돕고 싶다 하며
其俗善馳突(기속선치돌) : 그 풍속은 내달리는 일에 뛰어나다고 하는구나.
6. 送兵五千人(송병오천인) : 보내 준 병사는 오천 명
驅馬一萬匹(구마일만필) : 거기에다 군마는 일만 필이로다.
此輩少爲貴(차배소위귀) : 이 무리들은 젊은이를 귀히 여기니
四方服勇決(사방복용결) : 세상에서 용감하고 과감한 행동에 탄복한다.
所用皆鷹騰(소용개응등) : 싸움에 쓰여서는 다 솔개가 하늘을 나는 듯하고
破敵過箭疾(파적과전질) : 적을 무찌름이 화살보다 빠르도다.
聖心頗虛佇(성심파허저) : 황제께서는 잠시 우두커니 바라시지만
時議氣欲奪(시의기욕탈) : 당시의 의논으로는 그 기세가 탈환할 것 같았다.
伊洛指掌收(이락지장수) : 이수와 낙수는 쉽사리 들어올 것이고
西京不足拔(서경부족발) : 서경은 공격할 것도 없다.
官軍請深入(관군청심입) : 우리 군사도 제발 깊이 들어가
蓄銳可俱發(축예가구발) : 정예를 모아서 함께 떠났으면 좋겠다.
此擧開靑徐(차거개청서) : 이 싸움으로 청주와 서주를 열고
旋瞻略恆碣(선첨략긍갈) : 다시 항산과 갈석산을 겨냥해야한다.
昊天積霜露(호천적상로) : 하늘에는 서리와 이슬 내리니
正氣有肅殺(정기유숙살) : 정기에 엄숙한 살기가 있도다.
禍轉亡胡歲(화전망호세) : 재앙을 극복하고 오랑캐를 쳐부수고
勢成擒胡月(세성금호월) : 이 기세로 오랑캐를 사로잡으리라
胡命其能久(호명기능구) : 오랑캐의 운명이 오래 갈 수 있을까
皇綱未宜絶(황강미의절) : 황제의 법통은 끊이지 아니하리라
7. 憶昔狼狽初(억석낭패초) : 지난 낭패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事與古先別(사여고선별) : 옛날에 없던 일이 생겼도다.
姦臣竟菹醢(간신경저해) : 간신은 끝내 소금에 절여졌고
同惡隨蕩析(동악수탕석) : 그 악당도 따라서 소탕되고 꺾여 졌도다.
不聞夏殷衰(불문하은쇠) : 들어보지 못했네, 하나라와 은나라가 망함에
中自誅妺妲(중자주말달) : 그 중에 말희와 달기를 스스로 베었다는 말을
周漢獲再興(주한획재흥) : 주나라와 한나라가 다시 일어선 것은
宣光果明哲(선광과명철) : 선왕과 광무제가 명철했기 때문이라네.
桓桓陳將軍(환환진장군) : 훌륭하도다. 진장군이시여!
仗鉞奮忠烈(장월분충렬) : 군사를 이끌고 충성을 다했도다.
微爾人盡非(미이인진비) : 그대 아니면 사람들은 다 죽었고
于今國猶活(우금국유활) : 그대 때문에 지금까지 나라는 살았도다.
凄凉大同殿(처량대동전) : 처량한 대동전
寂寞白獸闥(적막백수달) : 적막한 백수문
都人望翠華(도인망취화) : 도성의 백성들이 비취 깃발 바라니
佳氣向金闕(가기향금궐) : 상서로운 기운은 황금 대궐 향하는구나.
園陵固有神(원릉고유신) : 능묘에는 진실로 귀신이 있으니
掃灑數不缺(소쇄수불결) : 쓸고 닦는 예법 자주 거르지 말아라.
煌煌太宗業(황황태종업) : 빛나도다. 태종의 업적이여
樹立甚宏達(수립심굉달) : 이 나라를 심히 크게 우뚝 세우시리라.
1. * 北征 : 피난지 봉상에서 가족이 있는 부주로 북으로 간다 하여 북정이라 하였다.
* 皇帝 : 당의 숙종 * 二載 : 2년째 * 初吉 : 초하루 * 杜子 : 두보자신 * 蒼茫 : 불안, 궁금함
* 維時 : 바로 지금 * 遭艱虞 : 고난과 걱정을 당함 * 慙 : 송구스럽다
* 詔許 : 칙명으로 허락받아(방관의 패전을 두둔하다 숙종의 노여움으로 하야시킴)
* 蓬蓽 : 초라한 집(쑥대 풀 가시나무문) * 拜辭 : 천자께 배알하고 하직인사 드림.
* 詣闕下 : 대궐밖에 이름 * 怵惕 : 두렵고 겁이남 * 諫諍 : 극구 간함 * 姿 : 자질 * 遺失 :실책
* 中興主 :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중에 등극한 당의 숙종
* 經緯 : 경륜 * 密勿 : 열심히 하다 * 東胡 : 안록산을 죽이고 아들 경서가 낙양에서 천자라 칭했다
* 臣甫 : 두보 * 憤所切 : 통절히 분개함 * 揮涕(휘체) : 눈물을 훌쳐 버림
* 戀行在 : 행궁에 있는 임금을 우러러 그리워함. * 道途 : 길을 가면서 * 猶 : 여전히
* 恍惚 : 어찌해야 좋을지 모름 * 含 : 품다 * 瘡痍 : 전란의 상처 * 憂虞 : 근심걱정 * 畢 : 끝나다
북정은 두보의 대표작으로 700자 40귀로 된 5언절구의 율시이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7 편으로 나누어 자세한 해석을 부친다.
이 시는 두보가 숙종 대에 간언의 벼슬을 할 때 반군 토벌에 실패한 방관을 변호하다가 숙종의 노염을 사 집에 가서 근신하라는 명을 받고 봉성에서 그의 집 부주로 북향하여 떠나면서 시작된다. 두보는 개인생활에도 성실했고 동시에 나라에 대해서도 충국애민하는 충신이었다.
그러한 성실하고 진지한 인간상이 북정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사실주의적 시인으로서의 표현과 정확하고 신선한 맛이나 또 인간애도 잘 나타나 있다.
2. * 靡靡 : 지지부진한 걸음으로 * 踰 : 넘어 * 阡陌 : 밭두렁. 남북은 천, 동서는 맥. * 眇 : 희소함
* 蕭瑟 : 쓸쓸함 * 所遇 : 길에서 마주침 * 多被傷 : 대다수 상처입음 * 回首 : 뒤돌아 봄
* 鳳翔縣 : 숙종이 있는 행궁지 * 晩明滅 : 저녁 햇빛에 명멸함 * 寒山重 : 싸늘한 산이 중첩함
* 屢得 : 자꾸 마주침 * 邠郊 : 빈주의 들판 * 入地底 : 분지를 이룸
* 涇水 : 감숙성의 경수 - 낙양의 소로 흐름 * 蕩潏 : 출렁대고 흐름, 세차게 흐름
* 蒼崖 : 나무 울창한 절벽 * 吼時裂(후시열) : 호랑이가 울 때 절벽이 갈라질듯
* 石戴 : 돌길에 자국이남 * 動高興 : 크게 흥을 돋굼 * 幽事 : 깊은 산중의 정취 * 可悅 : 즐길 만 함
* 多瑣細 : 자잘한 열매가 많음 * 羅生 : 줄지어 자람. * 雜橡栗 : 밤 도토리 섞여 * 點漆 : 방울진 옻
부주로 가는 길에는 참혹한 전화로 신음하는 백성을 보게 되고 황성의 무능함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도중의 아름다운 산하의 풍광을 보면서도 느낌이 없고 수많은 산열매가 풍성하게 열렸음을 읊고 있다.
3. * 濡 : 축축히 적셔(두보는 황은에 흠뻑 젖지 못함을 탄하고 있다) * 齊 : 다같이
* 緬思 : 어두커니 멀리 생각함 * 桃源 : 별천지(도연명의 桃花源記) * 益歎 : 더욱 탄식함
* 身世拙 : 처세가 졸렬함 * 坡陀 : 땅이 높고 넓음. * 鄜畤 : 부주의 제단(진의 문공이 지음)
* 水濱 : 골자기 물가 * 我僕 : 나의 종. * 猶木末 : 아직도 산중 나뭇가지 끝에 있다
* 鴟鳥 : 올빼미 * 拱 : 들쥐가 두 손을 마주 비는 시늉(진주에는 공서(供鼠)가 있다함)
* 亂穴 : 마구 파놓은 쥐구멍 * 經戰場 : 싸움터를 지나감
* 潼關 : 섬서성 동관 안록산에게 가서한의 20만 군이 대패한 전적지
* 往者 : 지닌 날에 * 卒 : 창졸하게 * 令 :식힌다. * 半秦民 : 대부분 진의 장정. * 殘害 : 처참이 죽다
* 爲異物 : 귀신이 됨 (다른 것이 됨) * 墮胡塵 : 반군에 연금되어 * 及歸 : 탈출하여 돌아왔을 때에는
* 盡華髮 : 온통 백발이 됨 * 衣百結 : 떨어진 옷을 기워 입고
가는 길. 산천의 수려함과 자연의 움직임을 묘사함이 훌륭한 기행문이요 전쟁터였던 동관의 패전의 잔해를 보고 처참한 역사의 현장을 회상하며 길고 긴 여행 해를 넘긴 끝에 부주 집에 도착한다.
4. * 松聲廻 : 솔숲소리에 감돈다. * 幽咽 : 소리죽여 흐느낌 * 平生 : 평소. * 白勝雪 : 눈보다 희다
* 見爺 : 아비를 보고 * 垢膩 : 때에 더럽혀짐 * 補綴 : 떨어진 옷을 기움
* 才過膝 : 간신이 무릎을 가림 * 坼波濤 : 파도 그림이 끊어짐 * 舊繡 : 오래된 수 * 移曲折 : 뒤틀림
* 天吳 : 호랑이 몸에 사람머리를 한 해신 * 短褐 : 짧은 겉옷. * 情懷惡 : 기분이 나쁨
* 嘔泄 : 구토, 설사 * 那無 : 어찌 없겠느냐? * 囊中帛(낭중백) : 보따리 속의 옷감
* 凜慄 : 추워서 떨다 * 粉黛 : 분과 눈썹먹. * 解苞 : 보따리를 풀다 * 衾裯 : 이불. 자리옷
* 稍 : 약간 * 羅列 : 늘어놓음 * 瘦妻 : 수척해진 부인 * 癡女 : 철부지 딸 * 櫛 : 머리 빗질
마침내 가족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그리웠든 애환을 풀고 잔잔한 가족애가 흐르는 서민의 궁핍한 집안 사정을 자세히 그린듯하니 옛 사람들의 복식과 생활을 엿보는 듯 생생하다.
5. * 學母 : 어미에게 배워 * 曉粧 : 아침 화장. * 隨手抹 : 따라서 얼굴에 바른다.
* 移時 : 시간을 보냄 * 狼藉 : 엉망으로 * 畵眉闊 : 눈썹을 퍼지게 그림 * 童稚 : 어린 아이
* 饑渴 : 굶주림과 목마름. * 問事 : 아이들이 이것저것 물음 * 挽鬚 : 수염을 잡아당김
* 嗔喝 : 야단침 * 飜思 : 돌이켜 생각함 * 在賊愁 : 적에 연금되었을 때의 괴로움. * 聒 : 시끄럽다
* 新歸 : 갓 집에 돌아옴. * 慰意 : 위안을 삼다. * 生理 : 생활에 얽힌 문제
* 焉得說 : 어찌 말 하겠는가? * 蒙塵 : 먼지를 뒤집어씀(피난 중). * 休練卒 : 훈련을 그만둠
* 坐覺 : 조금씩 느껴짐 * 豁 : 뚫림 * 隨回紇 : 위글족이 당을 돕겠다고 나섰음
* 善馳突 : 저돌적인 위글군의 행태
단란한 가정의 아침 풍속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지나온 풍상이 스쳐가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중에 피난중인 임금을 걱정하고 지원군 위글인의 저돌적인 행태가 새로운 불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6. * 少爲貴 : 적으나 귀함 * 服勇決 : 요감함과 결단으로 굴복시킴. * 鷹騰 : 매같이 뛰어오름
* 過箭疾 : 살보다 빠른 * 頗 : 몹시 .* 虛佇 : 별 걱정 없이 기대를 걸고 있다.
* 時議 : 여러 사람의 의견. * 氣欲奪 : 기세가 탈환할 것 같다. * 伊洛 : 이수와 낙수
* 不足拔 : 쉽게 수복할 수 있다 * 蓄銳 : 정예군을 동원하여 * 俱發 : 같이 출동하는 것이 좋음
* 靑徐 : 청주, 서주 * 旋 : 즉시 * 瞻 : 보다 * 略 : 공략함 * 恒碣 : 항산과 갈석산 * 昊天 : 큰 하늘
* 正氣 : 공명정대한 기운 * 肅殺 : 형벌의 기운 * 禍轉 : 화가 바뀌어. * 亡胡歲 : 반군을 토벌하는 해
* 勢成 : 세력이 굳어져감 * 擒胡月 : 반군을 사로잡는 달 * 胡命 : 반군의 운명 * 皇綱 : 나라의 기강
* 未宜絶 : 끊어질 수가 없다
위글 지원군의 용맹은 반군 토벌에 유용하나 그 기세가 저돌적이니 민생에 해로움이 없을지 염려한다. 반군의 토벌에 승기를 잡으니 머지않아 나라의 평온이 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7. * 狼狽 : 안록산의 난으로 현종이 피난한 일 * 事 : 조정에서 취한일 * 與古先別 : 전과는 달랐다
* 姦臣 : 양국 충일파 * 竟 : 결국. * 菹醢 : 소금에 절임(양귀비 일파 처형) * 同惡 : 함께 악을 저지름
* 隨 : 야국충을 따라 * 蕩折 : 쓸어버림 * 夏殷 : 하(우왕)와 은(탕왕)나라. * 中 : 궁중
* 自誅 : 스스로 벌주어 죽임 * 褒妲 : 하.유왕의 애첩 포사와 은.주왕의 애첩 달기 * 獲 : 얻다
* 宣光 : 주.선왕과 한.광무제. 이들은 중흥의 군주이다(숙종도 이에 비유)
* 果 : 과연 * 桓桓 : 용맹하고 빛남 * 陳將軍 : 피난 중 숙종 호위장군(진현례)
* 仗鉞 : 큰 도끼 손에 들고(양귀비 일족을 죽일 때) * 奮忠烈 : 충렬을 떨침
* 微爾 : 당신이 없었더라면 * 人盡非 : 사람들이 온전치 못했다 * 大同殿 : 당의 홍경궁안의 전각
* 白獸闥 : 한.무양궁에 백호문이 있었는데 호(虎)는 당고조의 상징이라 하여 백수달이라 고쳐 불렀다
* 翠華 : 임금의 비취색 깃발. * 金闕 : 금장식의 대궐
* 有神 : 용한 신이 깃들고 있다. * 掃灑 : 물 뿌리고 쓸다. * 數不缺 : 제사의 격식에 빠짐이 없음
* 煌煌 : 찬란하게 빛남. * 太宗業 : 당태종의 업적 * 宏達 : 규모가 크고 영원함
두보는 사무사(思無邪)의 시인이다. 사적인 불만이나 사악한 마음이 없이 간신과 반군을 소탕하고 수습하여 나라의 중흥(中興)을 도모하는 숙종과 공신을 칭송하고 태평성대의 희망을 피력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러한 뜻이 배어 있어 후세에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하는 것이리라.
180.북풍(北風) 북풍
北風破南極(배풍파남극) : 북풍은 남쪽 끝까지 불고
朱鳳日威垂(주봉일위수) : 주봉에는 해가 내리쬔다.
洞庭秋欲雪(동정추욕설) : 동정호 가을에 눈 내릴 것 같은데
鴻雁將安歸(홍안장안귀) : 기러기들은 어디로 돌아가려는가.
十年殺氣盛(십년살기성) : 십년 추위가 심하여
六合人煙稀(육합인연희) : 천지엔 사람과 연기 드물구나.
吾慕漢初老(오모한초노) : 한나라 초기 노인 그리운데
時淸猶茹芝(시청유여지) : 날씨는 맑은데 여전히 여지풀이 있도다.
181.불견(不見) 볼 수가 없어
不見李生久(불견이생구) : 이백 형을 못 본지 꽤나 오래되었는데
佯狂眞可哀(양광진가애) : 미친 척하며 떠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네.
世人皆欲殺(세인개욕살) : 사람들이 모두 다 그를 죽이려 한다지만
吾意獨憐才(오의독연재) : 나는 그가 불세출의 인재란 걸 알고 있네.
敏捷詩千首(민첩시천수) : 솜씨 하도 날렵해 지은시가 천수인데
飄零酒一杯(표령주일배) : 그런데도 술 한 잔에 온 세상을 떠도네.
匡山讀書處(광산독서처) : 대광산은 이백 형이 한때 책을 읽었던 곳
頭白好歸來(두백호귀래) : 흰머리 된 지금이 돌아오기 딱 좋은 때인데.
* 李生(이생): 이백(李白)을 가리킨다.
* 佯狂(양광): 미친 척하다. 미친 것처럼 위장하다.
* 飄零(표령): 바람 따라 떨어지다. 쇠락하다. 흩어지다. 시들어 떨어지다. 맹교(孟郊)는 「老恨」이란 시에서 ‘無子抄文字, 老吟多飄零(좋은 글 베껴 쓸 자식이 없어 / 늙어서 시드는 것 읊기만 하네)’이라고 읊었고, 노조린(盧照鄰)은 「曲池荷」란 시에서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언제나 가을바람 이른 것을 무서워하더니 / 시들어 지는 것을 그대 몰랐네)’라고 읊었다.
* 匡山(광산): 산 이름. 촉(蜀)에 있는 대광산(大匡山)을 가리킨다. 이곳에서 이백이 공부를 했다.
* 이 작품은 두보가 성도(成都)에 머물 때 지은 것인데 두보는 천보(天寶) 4년(745) 연주(兗州)에서 이백과 헤어진 뒤 15년이 흐르는 동안 이백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있었고 이백은 영왕의 반란 사건에 연루되어 야랑(夜郞)으로 유배의 길을 떠났다가 무산(巫山)을 지날 때 사면을 받았는데 그때 이백의 나이 이미 58세였다.
촉 땅을 전전하던 두보는 시에 쓴 것처럼 이백이 고향인 촉으로 돌아 오기를 바랐을 터이지만 그리하여 둘이서 술을 마시며 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랐을 터이지만 두보는 자신의 바람을 이루지 못한 채 객지에서 병이 들어 세상을 떴고 이백 또한 강남을 떠돌다 몸을 기탁한 먼 친척의 집에서 한 많은 생을 마쳤다. 재주와 복록을 함께 타고나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으며 그랬다면 그들이 어찌 천고불후의 시편들을 남겨 둘 수 있었겠는가.
‘不見’이란 두 글자에 머문 눈길을 거두기가 어렵다.
182.불귀(不歸) 돌아오지 못한다네.
河間猶戰伐(하간유전벌) : 하간 땅은 여전히 전쟁 중이라
汝骨在空城(여골재공성) : 너의 뼈는 빈 성에 남아있으리라.
從弟人皆有(종제인개유) : 다른 사람에게는 다 있는 사촌 아우
終身恨不平(종신한부평) : 평생토록 한스러움 진정되지 않으리라.
數金憐俊邁(삭금련준매) : 돈을 헤아림에 뛰어난 재주 아깝고
總角愛聰明(총각애총명) : 총각의 머리에 총명함이 사랑스러웠다.
面上三年土(면상삼년토) : 네 얼굴 위의 삼 년 동안의 흙
春風草又生(춘풍초우생) : 봄바람에 풀이 또 돋아났으리라.
183.비진도(悲陳陶) 진도의 수난
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양가자) : 초겨울에 뽑아 보낸 양가의 병정들
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 진도의 강물을 피로 물 드리니
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 들이 텅 비고 하늘이 말쑥하니 싸움 지나고
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 4만의 의병들이 하루사이 전사했네.
群胡歸來雪洗箭(군호귀래설세전) : 반군 무리들 눈 속에서 화살을 씻고
仍唱胡歌飮都市(잉창호가음도시) : 성안으로 들어와 술 마시고 노래하네.
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북제) : 마을사람들 얼굴 돌려 북쪽 향해 울먹이고
日夜更望官軍至(일야갱망관군지) : 밤낮으로 관군 다시 오길 기다리노라.
* 陳陶 : 안록산의 난을 평정하던 의군을 지휘한 房琯이 패하여 4만의 들도 텅 비어 전쟁 소리도 안 난다.
* 向北 : 북쪽 즉 숙종이 있는 곳을 향해 반군 점령지 장안에 있던 두보가 이 패전소식을 듣고 반군들의 거들먹거리는 꼴을 직접 보고 분함을 토로하고 있다.
두보 그는 "역사를 기록한 시인"이라 평하는 대목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184.悲秋(비추) 슬픈 가을
凉風動萬里(양풍동만리) : 서늘한 바람이 만리를 불어오니
群盜尙縱橫(군도상종횡) : 도적의 무리들 오히려 날뛰고 있다.
家遠傳書日(가원전서일) : 집이 멀어 편지 전해 오는 날
秋來爲客情(추래위객정) : 가을이 되니 나그네 된 마음이어라.
愁窺高鳥過(수규고조과) : 수심 겨워 높이 나는 새 바라보며
老逐衆人行(노축중인행) : 늙은 몸으로 다른 사람만 쫓아다닌다.
始欲投三峽(시욕투삼협) : 이제 삼협으로 가려하는데
何由見兩京(하유견양경) : 무슨 일로 두 서울을 볼 수 있을까.
185.빈교행(貧交行) 가난속의 우정의 노래
翻手作雲覆手雨(번수작운복수우) : 손바닥 뒤집으면 구름 되고 손바닥 엎으면 비가 되니
紛紛輕薄何須數(분분경박하수수) : 어지럽고 경박한 세상 어찌 꼭 헤아려야 하나.
君不見管鮑貧時交(군불견관포빈시교) :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관중과 포숙의 가난할 적 사귐을!
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 이 도를 요즘 사람들 흙처럼 내버리네.
* 貧交行 : 가나한 교우의 노래. * 飜手作雲 : 손바닥을 위로 뒤집어 구름을 일으키고
* 覆手雨 : 손바닥을 아래로 뒤집어 비를 내리고. * 紛紛 : 어지럽게 휘날리고
* 輕薄 : 가벼이. * 何須數 : 어찌 헤아리랴
* 管鮑貧時交=(管鮑之交)관중이 가난 했을 때 포숙을 여러 번 속이고 잘못을 저질렀어도 포숙은 끝내 관중을 믿었을 뿐 아니라 관중을 제환공에게 천거하여 천하의 패권을 잡게 하였다.
* 이 시는 천보 11년 무렵 두보가 장안에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186.빈지(賓至) 손님이 오다
患氣經時久(환기경시구) : 폐병을 앓아 시기가 지난 지 오래되어
臨江卜宅新(림강복택신) : 강가에 새로이 집을 지었다네.
喧卑方避俗(훤비방피속) : 시끄럽고 비속한 곳을 피하니
疎快頗宜人(소쾌파의인) : 조용하고 상쾌하여 사람살기 적당하네.
有客過茅宇(유객과모우) : 어떤 손님이 나타나 내 초가집을 지나가니
呼兒正葛巾(호아정갈건) : 아이 불러 갈건을 바로잡게 하였네.
自鉏稀菜甲(자서희채갑) : 스스로 가꾼 드문드문한 채소를
小摘爲情親(소적위정친) : 조금 뜯어 옴은 정든 사람들 위함이라네.
187.빙하십일소부옹멱기목재(憑何十一少府邕覓榿木栽) 면곡현위 하옹에게 오리나무를 구해 심으려고
草堂塹西無樹林(초당참서무수림) : 초당 서쪽으로 개울까지 나무 한 그루 없으니
非子誰復見幽心(비자수부견유심) : 조용히 지내고픈 내 마음 그대 아니면 뉘 알까
飽聞榿木三年大(포문기목삼년대) : 듣자니 오리나무 삼 년이면 쓸 만하다 하던데
與致溪邊十畝陰(여치계변십묘음) : 물가에 10묘정도 그늘 들일 수 있었으면
* 草堂 : 성도成都 시절 완화계浣花溪 북쪽에 지었던 두보(杜甫)의 거주지를 가리킨다.
* 塹 : 참호. 굴. 개울.
* 飽聞 : 많이 듣다.
* 榿木 : 오리나무.
* 위의 詩(시)는 上元 元年(상원 원년, 760년) 成都(성도)에서 지은 것으로 당시 草堂(초당)에 정착한 杜甫(두보)가 초당 주변을 가꾸기 위해 현위 하옹에게 오리나무 묘목을 부탁하는 편지 형태의 시인데 그 외에도 소실 현령에게는 복숭아 묘목을, 위속 현령에게는 綿竹(면죽)을, 서경에게는 과일 묘목을, 위반 현위에게는 소나무 묘목을(위반에게는 자기 그릇까지 요구했다) 구하는 시를 지어 보냈다
* 처음부터 제1구 중 ‘西’자에 눈길이 가더니 성장이 빠른 나무와 그늘이란 말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해 질 때 집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빛을 막고 싶었겠구나 싶었다. 오리나무는 실제로 습지에서 잘 자라고 약재로도 쓸 수 있다고 한다.
제4구 중 ‘十畝’를 당조묘제(唐朝畝制)에 따라 계산하면 당시의 ‘十五畝’가 현재의 1헥타르(10,000평방미터)에 해당하는데, 시문에 쓰인 ‘十’이라는 숫자가 채워져 쓰였을 것을 감안하면 두보초당에서 서쪽 개울까지 대략 2천 평 정도 되는 나무 한 그루 없는 공터가 있었던 모양이다.
188.사상인모재(巳上人茅齋)(741年) 사공(巳公) 스님 띠풀집에서
巳公茅屋下(사공모옥하) : 巳公 스님 띠풀집 아래이니
可以賦新詩(가이부신시) : 부(賦)나 새로운 시 지을 수 있네.
枕簟入林僻(침점입림벽) : 베개와 대자리 가지고 수풀 외진데 들어가니
茶瓜留客遲(다과류객지) : 차와 오이 내어와 나그네 늦도록 머물게 하네.
江蓮搖白羽(강련요백우) : 강가 연꽃 흰 깃털 흔들리는 듯하니
天棘夢青絲(천극몽청사) : 天門冬 푸른 머리털 꿈꾸네.
空忝許詢輩(공첨허순배) : 쓸데없이(숨어 지내는) 허순(許詢) 무리에 욕보는데
難酬支遁詞(난수지둔사) : 지둔(支遁) 스님 문장에는 댓글 쓰기도 어렵네.
* 許詢(허순 ?~?) : 東晉 때 문학가로 王羲之(307~365), 孫綽(314~371), 支遁(314~366), 謝安(320~385) 등과 함께 西山에 은거하며 지냈다.
189.사원항(沙苑行) 사원을 노래하다
君不見左輔白沙如白水(군부견좌보백사여백수) : 그대 보지 못했나! 좌보 땅 흰 모래 물같이 희고
繚以周牆百餘里(요이주장백여리) : 둘러싸인 담장이 백리나 되는 것을.
龍媒昔是渥洼生(융매석시악와생) : 용마가 옛날에는 악와(渥洼) 강에서 나왔지만
汗血今稱獻於此(한혈금칭헌어차) : 한혈마는 지금은 이곳에서 헌납된다고 말한다네.
苑中騋牝三千匹(원중래빈삼천필) : 사원 안에는 큰 말과 암말이 삼천 필이 넘고
豐草靑靑寒不死(풍초청청한부사) : 풍부한 풀들은 싱싱하여 추워도 시들어 죽지 않는다고 한다네.
食之豪健西域無(식지호건서역무) : 말을 먹여 용맹스럽고 건장하니 서역에도 없을 것이며
每歲攻駒冠邊鄙(매세공구관변비) : 해마다 말을 길들이는 일은 변방에서 으뜸이라네.
王有虎臣司苑門(왕유호신사원문) : 왕에게 호랑이 같이 용맹한 신하 있어 사원의 문을 지키고
入門天廐皆雲屯(입문천구개운둔) : 문에 들어서면 천자의 마구간에 구름이 모인 듯 많다네.
驌驦一骨獨當御(숙상일골독당어) : 숙상 중의 한 가지 골상만이 임금께 바쳐지고
春秋二時歸至尊(춘추이시귀지존) : 봄가을 두 때에 천자에게 보낸다네.
內外馬數將盈億(내외마수장영억) : 내외의 말의 수는 장차 억 마리에 찰 것이나
伏櫪在坰空大存(복력재경공대존) : 구에나 들판에 엎드려 있어도 공연히 많기만 하다네.
逸羣絶足信殊傑(일군절족신수걸) : 출중한 말은 진실로 특별이 걸출하나니
倜儻權奇難具論(척당권기난구논) : 기대있게 잘 달리니 모두 다 논하기가 어렵다네.
纍纍堆阜藏奔突(유류퇴부장분돌) : 첩첩히 쌓인 언덕은 치달리는 것을 감추고
往往坡陀縱超越(왕왕파타종초월) : 때로는 물가 모래판에서 마음대로 뛰어 넘는다네.
角壯翻騰麋鹿遊(각장번등미녹유) : 건장함을 다투어 날듯이 뛰어오르며 사슴과 노닐고
浮深簸蕩黿鼉窟(부심파탕원타굴) : 깊은 못에서 자라와 악어의 굴을 출렁거리게 한다네.
泉出巨魚長比人(천출거어장비인) : 샘에서 나온 커다란 물고기는 사람의 키와 같고
丹砂作尾黃金鱗(단사작미황금린) : 꼬리는 단사와 같이 붉고, 비늘은 황금과 같이 누렇다네.
豈知異物同精氣(개지리물동정기) : 어찌 알리오, 사물은 달라도 정기는 같이 하여
雖未成龍亦有神(수미성룡역유신) : 비록 용은 못되어도 또한 신령함이 깃들 줄을.
190.사제관부남전취처자도강릉희기삼수(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三首) - 두보(杜甫)
친동생 관이 남전에 도착해서 처자를 얻어 강릉에 왔다는 기쁨에 부친 시
其一
汝迎妻子達荊州(여영처자달형주) : 네가 처자를 맞아 형주에 이르렀다니
消息眞傳解我憂(소식진전해아우) : 소식이 정말 틀림없으니 나의 걱정 다 덜었다.
鴻鴈影來連峽內(홍안영래련협내) : 기러기 그림자 협의 경내에 이르고
鶺鴒飛急到沙頭(척령비급도사두) : 할미새 급히 날아 모래톱에 이르렀구나.
嶢關險路今虛遠(요관험로금허원) : 요관의 험한 길 이제는 멀지도 않게 보이고
禹鑿寒江正穩流(우착한강정온류) : 우임금이 뚫은 강은 지금은 잔잔히도 흐른다.
朱紱卽當隨綵鷁(주불즉당수채익) : 관복을 입고 즉시 배 띄워 가리니
靑春不假報黃牛(청춘불가보황우) : 내년 봄에는 황우에 알리지 않고 가리라.
其二
馬度秦山雪正深(마도진산설정심) : 말 타고 장안의산을 지날 때 눈도 많았고
北來肌骨苦寒侵(북래기골고한침) : 북에서 오느라 추위에 살과 뼈가 아팠으리라.
他鄕就我生春色(타향취아생춘색) : 타향이지만 나를 만나면 봄기운 돌리라
故國移居見客心(고국이거견객심) : 고향에서 떠나사니 나그네 심정 생기겠지만
歡劇提携如意舞(환극제휴여의무) : 너무나 즐거워 우리 손잡고 여의주 가지고 춤추고
喜多行坐白頭吟(희다행좌백두음) : 너무나 기뻐서 길에 주저앉아 늙은 흰머리로 시를 읊으리.
巡簷索共梅花笑(순첨색공매화소) : 추녀를 돌며 같이 매화꽃 찾아 웃으며
冷蘂踈枝半不禁(랭예소지반불금) : 성긴 가지에 차가운 꽃술이 반쯤 피어있으리라.
其三
庾信羅含俱有宅(유신라함구유댁) : 유신과 나함의 집이 모두 그곳에 있었다는데
春來秋去作誰家(춘래추거작수가) : 봄 오고 가을 갔으니 누구의 집이 되었을까.
短墻若在從殘草(단장약재종잔초) : 얕은 담장 있다면 쇠잔한 풀을 따라 놀고
喬木如存可假花(교목여존가가화) : 큰 나무가 남아있다면 그것을 꽃나무로 삼을 만하네.
卜築應同蔣詡徑(복축응동장후경) : 집 지으면 응당 장후처럼 좁은 길 내고
爲園須似邵平瓜(위원수사소평과) : 밭을 가꾼다면 소평처럼 참외도 심으리라.
比年病酒開涓滴(비년병주개연적) : 술병 때문에 많이 마시지 못해도
弟勸兄酬何怨嗟(제권형수하원차) : 아우가 권하고 형이 받으니 무엇을 원망하고 한탄하리오.
191.산사(山寺) 산사
野寺殘僧少(야사잔승소) : 성 밖 절에 남아있는 스님 별로 없고
山園細路高(산원세로고) : 산위에 있는 뜰 오르는 길 좁고도 높네.
麝香眠石竹(사향면석죽) : 노루들은 바위와 대숲에서 잠자고
鸚鵡啄金桃(앵무탁금도) : 앵무새는 금빛 복숭아 쪼아 먹고 있네.
亂水通人過(난수통인과) : 어지럽고 사나운 물 사람들이 건너가고
懸崖置屋牢(현애치옥뢰) : 깎아지른 절벽에 집 지어져있어
上方重閣晩(상방중각만) : 위쪽 중층 누각에 저녁이 와도
百里見秋毫(백리견추호) : 백리 안 터럭까지 모두보이네.
* 野寺(야사): 성밖에있는절. 소식蘇軾은「游杭州山」이란 시에서 ‘山平村塢迷, 野寺鐘相答(봉우리 고른 산마을 어둑어둑해지는데 / 산사의 종소리 서로 화답하네)’이라고 읊었다.
* 麝香(사향): 사향노루
* 鸚鵡(앵무): 새이름. 《예기禮記·곡례曲禮》에서 ‘鸚鵡能言, 不離飛鳥(앵무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날짐승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 金桃(금도): 복숭아품종. 살구빛깔을닮았고 7~8월에익는다. 황도黃桃라고도한다.
* 重閣(중각): 층을 겹으로 올린 누각을 가리킨다.
* 里(리): ‘裏’로 쓴 자료도 있다.
* 秋毫(추호): 가을터럭. 아주 작은 것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왕안석(王安石)은 「收鹽」이란 시에서 ‘一民之生重天下, 君子忍與爭秋毫(한 사람 백성의 삶 천하보다 중한데 / 군자란 사람들 터럭 같은 잇속 다투네)’라고 읊었다.
두보가 객지를 떠돌던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69)에 진주(秦州) 맥적산(麥積山)에 있는 석굴을 돌아 보고 지은 작품이다.
맥적산 석굴은 돈황 막고굴, 용문석굴, 운강석굴과 함께 중국 4대 석굴의 하나로 꼽히는데 깐수성(甘肅省) 천수현(天水縣) 맥적향(麥積鄕) 남쪽에 있다.
석굴은 후진(後秦)(384~417) 대흥(大興) 연간에 조성하기 시작하여 북위(北魏) 명원제(明元帝)와 태무제(太武帝) 시기에 완성되었는데 이후 중국의 전체 왕조를 거쳐 끊임없이 석굴이 증가하여 마침내 ‘동방조소지궁(東方雕塑之宮)’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그 옛날 두보가 좁은 난간을 타고 절벽을 오르며 느꼈을 아찔함을 사진만 보고도 느낄수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에 대한 느낌으로 야 어찌 ‘백리 안 터럭’에 그치고 말았겠는가.
193.삼절구(三絶句) 절구 3수
其一
前年州殺刺史(전년주살자사) : 작년에 유주에서 자사를 죽이더니
今年開州殺刺史(금년개주살자사) : 올해는 개주에서 자사를 죽였다.
群盜相隨劇虎狼(군도상수극호낭) : 도적들이 서로 어울려 호랑이와 승냥이보다 지독하니
食人更肯留妻子(식인갱긍류처자) : 사람을 잡아먹으면서 처자식을 또 남겨 두려 했겠는가?
其二
門外鸕鶿去不來(문외노자거불래) : 문 밖에 가마우지 가고 나서 안 오더니
沙頭忽見眼相猜(사두홀견안상시) : 의심스런 몸짓으로 모래밭에 나타났네
自今已後知人意(자금이후지인의) : 오늘로 해치지 않는 걸 알게 된 뒤엔
一日須來一百回(일일수래일백회) : 하루에도 백 번 천 번 돌아오겠지
* 鸕鶿(노자) : 가마우지. 두보는 「田舍」란 시에서도 ‘鸕鷀西日照, 曬翅滿魚梁(물 서쪽의 가마우지를 지는 햇빛이 비치는데 / 날개 퍼덕이는 가마우지 물담 위에 가득하네)’이라고 했다. ‘鶿(자)’는 ‘鷀(가마우지 자)’로도 쓴다.
* 忽見眼相猜(홀견안상시) : 낯이 설어서 서로 의심을 품는 것을 가리킨다.
* 已後(이후) : ‘以後’와 같다. ‘知人意’는 가마우지들이 사람이 자기를 해치지 않을 것을 알게 된 것을 가리킨다.
其三
無數春笋滿林生(무수춘순만림생) : 봄에 나온 죽순이 대숲 안에 가득해서
柴門密掩斷人行(시문밀엄단인행) : 사립문 닫았더니 사람들 발길이 끊어졌네.
會須上番看成竹(회수상번간성죽) : 처음 나온 것들이 대나무 되는 것 지켜보며
客至從嗔不出迎(객지종진불출영) : 손님이 와서 뭐라 하던 나가서 맞지 않으리라.
* 會須(회수) : 응당. 마땅히.
* 上番(상번) : 첫 회. 첫 번째. 대부분 갓 생긴 식물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봄에 새로 돋은 죽순을 가리킨다.
이 시는 당시 혼란한 세태에 대한 감회를 읊은 것이다. 저작 시기에 대해서는 노은의 상원 2년(761)설, 양권도의 광덕 2년(764)설, 주학령의 영태 원년(765)설, 황학의 대력 3년(768)설 등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구조오는 주학령의 설을 따라 영태 원년으로 보았다. 첫째 수에서는 도적들의 횡포로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것을 개탄하였고, 둘째 수에서는 외족의 침략으로 인하여 촉 땅으로 피난한 난민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대입시켰으며, 셋째 수에서는 백성들을 위무해야 할 관군들이 오히려 외적보다 더 횡포를 부리는 현실에 대하여 통탄해 하였다. 당시 어지러운 사회 현실이 극명하게 투사된 작품이라고 하겠다.
194.상경옹청수무(上卿翁請修武) - 두보(杜甫)
(외숙부이신 기주의 임시장관) 경옹께 무휴묘의 제갈량상 수리를 청하는 글을 올리다
(원제 :「上卿翁請修武侯廟遺像缺落, 時崔卿權夔州」로 길고 상세하다)
경옹께 무휴묘의 제갈량상이 떨어져나간 곳이 있어 수리 요청을 드리다.
大賢爲政卽多聞(대현위정즉다문) : 어진 정치 베풀어 평판이 좋으시니
刺史眞符不必分(자사진부불필분) : 자사 부절 없어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尙有西郊諸葛廟(상유서교제갈묘) : 서쪽 교외에 자리 잡은 제갈공명 사당에
臥龍無首對江濆(와룡무수대강분) : 머리 없는 와룡이 장강을 보고 있습니다.
* 武侯廟 : 제갈량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의 이름이다. 제갈량의 시호 충무후忠武侯에서 유래된 것이다.
* 權 : 임시로 직무를 맡는 것을 가리킨다. * 多聞 : 선정을 베풀어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은 것을 가리킨다.
* 眞符 : 정식 자사가 가진 부절符節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정식 자사의 부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충분히 정치적 수완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臥龍 : 제갈량을 가리킨다.
* 江濆 : 강기슭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장강長江 연안을 가리킨다.
자주(自注)에서 ‘崔卿, 甫之舅氏(최경은 내 외삼촌이다)’라고 한 것에 따라 제목 속 ‘卿’을 두보의 모친 최씨(崔氏)의 동생의 이름으로 새겨 읽었다.
「경옹께서 절도사군을 이끌고 강릉으로 돌아가시는 것을 전송하고(奉送卿二翁統節度鎭軍還江陵)」란 시에서도 그의 이름이 나오는데, ‘卿’은 외자 이름이고 ‘二’는 배항 이며 ‘翁’은 어른에 대한 존칭이다.
당시 기주(夔州)에 있던 무후묘(武侯廟)는 매계하(梅溪河)(옛날 이름 서양수西瀼水) 서쪽, 장강(長江) 북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사당에 있던 제갈량의 상像이 손상된 것을 본 두보가 당시 기주의 임시 자사를 맡고 있던 외숙부 최경에게 제갈량상의 수리를 요청하는 시를 지어 올린 것이다.
제목에 들어 있는 ‘權’이 임시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고, 제2구에서도 ‘자사의 부절 없이도 할 수 있는 일(刺史眞符不必分)’이라고 한 것을 보아 최경이 당시 기주자사의 권한대행 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95.상두솔사(上兜率寺) 도솔사를 오르며
兜率知名寺(도솔지명사) : 도솔사 이름난 건 알고 있었는데
眞如會法堂(진여회법당) : 변함없는 참된 마음 법당에 모여 있네.
江山有巴蜀(강산유파독) : 하늘 아래 뛰어난 산천 파촉이 있고
棟宇自齊梁(동우자제량) : 전각들은 제와 양 그 옛날에 세워졌네.
臾信哀雖久(유신애수구) : 유신(臾信)처럼 슬퍼함이 비록 오래되었지만
周顒好不忘(주옹호불망) : 주옹(周)의 (불법) 좋아함을 잊을 수 없네.
白牛車遠近(백우거원근) : 흰 소가 끄는 수레 멀고 가까운 곳 갈 수 있으니
且欲上慈航(차욕상자항) : 또한 자애로운 배에 올라타고 싶구나.
* 兜率(도솔) : 욕계 6천 중 제 4천인 도솔천을 가리킨다. 산스크리트 tusita-dava의 음역이다. 내원(內院)은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이고, 외원은 천상의 중생들이 사는 곳이라 한다. 의역으로는 지족(知足), 묘족(妙足), 희족(喜足), 희락(喜樂)등을 쓴다.
* 眞如(진여) : 중생심의 근원이 되는 참되고 한결 같은 마음을 가리킨다.
* 巴蜀(파촉) : 선진(先秦) 시기부터 일러온 지역의 이름인 동시에 나라 이름이다.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일대에 해당하는데, 동부를‘巴’로, 서부를‘蜀’으로 불렀다.
* 江山(강산) : 강과 산. 나라의 영토를 가리키기도 한다.
* 棟宇(동우) : 주택이나 건축물
* 齊梁(제량) : 고대중국의 남북조시대에 남조에 속한 두 왕조. 왕발(王勃)의 《처현도솔사비郪縣兜率寺碑》에 ‘兜率寺者隋開皇中之所建也(도솔사는 수나라 개황 연간에 세워졌다)’라고 하였다.
* 庾信(유신) : 인명(513~581). 북주(北周) 시기의 시인으로 남북조시대의 문학을 집대성하였다. 그는 지위와 명망이 높아진 후에도 언제나 고향을 생각하며「애강남부(哀江南賦)」를 지었다.
* 白牛車(백우거) : 《법화경法華經》 비유품(譬喩品)에 ‘有大白牛, 肥壯多力, 形體姝好, 以駕寶車(크고 흰 소가 있는데 / 몸이 크고 힘이 세다 / 생긴 것도 아름다워서 / 귀한 수레에 매워 끌게 한다)’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나온다.
* 慈航(자항) : 불보살(佛菩薩)이 고해 속을 헤매는 중생을 자비의 마음으로 항행하며 제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196.상부인사(湘夫人祠) 상부인의 사당
肅肅湘妃廟(숙숙상비묘) : 장엄하고 엄숙한 상부인의 사당
空墻碧水春(공장벽수춘) : 봄이 와 빈담 너머로 푸른 물이 출렁인다.
蟲書玉佩蘚(충서옥패선) : 이끼 낀 옥패에 낡은 글씨 희미하고
燕舞翠帷塵(연무취유진) : 먼지 쌓인 푸른 장막에 제비가 날아든다.
晩泊登汀樹(만백등정수) : 저녁 무렵 모래섬에 올라 나무에 배를 매고
微馨借渚蘋(미형차저빈) : 엷은 향기의 물가 풀을 빌어 상부인께 제사한다.
蒼梧恨不盡(창오한부진) : 창오의 한이여 끝이 없어라.
染淚在叢筠(염루재총균) : 피눈물을 대나무에 적신 애절한 사랑이어.
* 湘妃廟 : 동정호의 珠玉이라는 아름다운 섬 君山이 있고 瀟湘斑竹(소상반죽)으로 유명한 娥皇(아황), 女英(여영)의 전설이 얽힌 湘妃祠(상비사)가 있다. 堯가 舜에게 천하를 맡기면서 아황, 여영 두 딸도 함께 시집을 보냈다. 홍수를 다스리려고 장강에 나갔던 순임금이 풍랑에 휩쓸려 동정호에서 변을 당하자 아황, 여영 두 자매가 동정호에 달려가 슬피 울며 뿌린 눈물이 대나무를 얼룩지게 하여 소상반죽이 되었다고 한다.
* 蟲書 : 오래된 글씨 * 蘚 : 이끼 * 翠帷塵 : 먼지 싸인 푸른 장막. * 晩泊 : 저녁 무렵 머무르다
* 登汀 : 물가에 올라 * 微馨 : 엷은 향기. * 借渚蘋 : 물가의 풀을 빌음 * 蒼梧 : 푸른 오동(벽오동)
* 染淚 : 물들어 흐른다. * 叢筠 : 대나무
요임금의 두 공주 아황과 여영의 지아비 순임금의 비보를 접해 울다 변한 소상반죽 즉, 동정호 상비사의 고사를 회상하는 서사시로써 요순임금의 덕치를 찬양하는 시이다.
197.상위좌상이십운(上韋左相二十韻) 위좌상에게 드리는 스물 운
鳳曆軒轅紀(봉력헌원기) : 책력은 헌원의 시대를 기록한 뒤로
龍飛四十春(룡비사십춘) : 황제가 즉위한지 사십 번의 봄입니다.
八荒開壽域(팔황개수역) : 천지는 태평성대의 시대가 열리고
一氣轉洪鈞(일기전홍균) : 큰 기운이 천지를 운행합니다.
霖雨思賢佐(림우사현좌) : 지루한 장마는 어진 신하를 그리워하고
丹靑憶舊臣(단청억구신) : 충신의 초상화는 옛 신하를 생각나게 합니다.
應圖求駿馬(응도구준마) : 그림을 보고서는 명마를 구하게 되어
驚代得騏驎(경대득기린) : 시대를 놀라게 하는 인재를 얻었습니다.
沙汰江河濁(사태강하탁) : 강하의 혼탁한 것을 일어내고
調和劓鼐新(조화의내신) : 조화롭게 다스려 가마솥 안의 새것을 맛나게 합니다.
韋賢初相漢(위현초상한) : 위현이 처음 한나라의 재상이 된 듯
范叔已歸秦(범숙이귀진) : 범숙이 이미 진나라로 간 것과 같습니다.
盛業今如此(성업금여차) : 성대한 업적은 지금과 같았고
傳經固絶倫(전경고절륜) : 경서를 전함에는 진실로 뛰어났었습니다.
豫樟深出地(예장심출지) : 예장나무는 그 뿌리가 땅으로 나오고
滄海濶無津(창해활무진) : 푸른 바다는 그 광활함이 끝이 없습니다.
北斗司喉舌(배두사후설) : 북두성이 목구멍과 혀 같은 역할을 하듯
東方領搢紳(동방령진신) : 동방의 제후는 높은 신하들을 거느렸습니다.
持衡留藻鑑(지형류조감) : 저울을 가지고 인재를 가려 뽑으며
聽履上星辰(청리상성진) : 신발을 끌며 대궐 위로 오르십니다.
獨步才超古(독보재초고) : 독보적인 재주는 옛 사람을 초월하고
餘波德照鄰(여파덕조린) : 넘치는 덕망으로 이웃을 비춥니다.
聰明過管輅(총명과관로) : 총명함은 관로보다 낫고
尺牘倒陳遵(척독도진준) : 편지글은 진준을 압도하였습니다.
豈是池中物(개시지중물) : 어찌 연못 속의 교룡에 불과한 것이겠습니까?
由來席上珍(유내석상진) : 예로부터 자리 위에 진열한 보배 같은 훌륭한 선비입니다.
廟堂知至理(묘당지지리) : 조정에서는 지극한 지도력을 알게 되고
風俗盡還淳(풍속진환순) : 백성의 풍속은 모두 순박함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才傑俱登用(재걸구등용) : 재주 있는 분들은 모두 등용되고
愚蒙但隱淪(우몽단은륜) : 어리석은 자들은 홀로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長卿多病久(장경다병구) : 사마상여는 오래 병든 경우가 많았고
子夏索居頻(자하색거빈) : 공자의 제자 자하는 홀로 외롭게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回首驅流俗(회수구류속) : 고개를 돌려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니
生涯似衆人(생애사중인) : 저의 삶은 평범한 사람과 같아졌습니다.
巫咸不可問(무함부가문) : 무당인 계함에게 물을 수 없나니
鄒魯莫容身(추노막용신) : 공자와 맹자가 윗몸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感激時將晩(감격시장만) : 때가 늦어지니 감정이 격해지고
蒼茫興有神(창망흥유신) : 창망히 흥이 일어 신이 깃든 듯합니다.
爲公歌此曲(위공가차곡) : 공을 위해 이 노래를 지으니
涕淚在衣巾(체누재의건) : 눈물이 저의 옷과 두건을 적십니다.
198.상추(傷秋) 가을에 마음이 아파
村僻來人少(촌벽래인소) : 수풀이 후미져 있으니 올 사람이 적고
山長去鳥微(산장거조미) : 산이 기니 가는 새가 작아 보인다.
高秋收畫扇(고추수화선) : 높은 가을에 그림그린 부채를 거두고
久客掩荊扉(구객엄형비) : 오랜 나그네는 사립문을 닫는다.
懶慢頭時櫛(나만두시즐) : 게을러 머리를 때때로 빗고
艱難帶減圍(간난대감위) : 가난하니 허리띠 둘레가 주는구나.
將軍思汗馬(장군사한마) : 장군은 전투마의 출전을 생각하고
天子尙戎衣(천자상융의) : 천자는 여전히 전쟁 복장 입고 계신다.
白蔣風飇脆(백장풍표취) : 흰 줄풀은 바람에 보드랍고
殷檉曉夜稀(은정효야희) : 검붉은 물 버들 새벽과 밤에 드물어진다.
何年滅豺虎(하년멸시호) : 어느 해에 늑대나 호랑이 같은 도적 없어지고
似有故園歸(사유고원귀) : 고향에 돌아갈 일이 있을 것 같아라.
199.상춘 오수(傷春 五首) 봄날의 애상(哀傷)
其一
天下兵雖滿(천하병수만) : 천하에 비록 병사가 가득하나
春光日自濃(춘광일자농) : 봄빛은 날마다 절로 두터워지는구나.
西京疲百戰(서경피백전) : 서경은 백번 싸움에 지쳐있고
北闕任羣凶(배궐임군흉) : 북쪽 궁궐은 무리의 모진 자들에게 맡겨졌어라.
關塞三千里(관새삼천리) : 변방 땅은 삼천리고
煙花一萬重(연화일만중) : 안개 낀 꽃은 만 겹이나 된다.
蒙塵淸露急(몽진청로급) : 몽진하여 계시니 맑은 이슬 빨리 내리니
御宿且誰供(어숙차수공) : 임금 주무심에 또 누가 봉양하나.
殷復前王道(은복전왕도) : 은나라는 지난 왕조의 도를 회복하고
周遷舊國容(주천구국용) : 주나라는 옛 나라의 모습으로 옮겨간다.
蓬萊足雲氣(봉래족운기) : 봉래전에 구름의 기운이 많으니
應合總從龍(응합총종룡) : 반드시 모두 임금을 좇음이 마땅하니라.
其二
鶯入新年語(앵입신년어) : 꾀꼬리가 날아들어 새해를 노래하고
花開滿故枝(화개만고지) : 꽃은 피어나 옛 가지에 가득하여라.
天淸風卷幔(천청풍권만) : 하늘은 맑고 바람은 장막을 걷는데
草碧水連池(초벽수련지) : 풀은 푸르고 물은 연못으로 모여든다.
牢落官軍遠(뇌낙관군원) : 드물어 진 관군은 멀리 가 있고
蕭條萬事危(소조만사위) : 쓸쓸하게도 만사가 위태롭구나.
鬢毛元自白(빈모원자백) : 귀밑머리 털은 본래 절로 희어지고
淚點向來垂(누점향내수) : 눈물방울 지난날부터 흘러내린다.
不是無兄弟(부시무형제) : 형제자매가 없지는 않으나
其如有別離(기여유별리) : 이별하여 있으니 어찌하리오.
巴山春色靜(파산춘색정) : 파산에 봄빛이 고요하니
北望轉逶迤(배망전위이) : 북녘을 바라보니 길은 더욱 아득하여라.
其三
日月還相鬪(일월환상투) : 해와 달이 도리어 서로 싸우며
星辰屢合圍(성진누합위) : 별들이 자주 모여서 둘러싸는구나.
不成誅執法(부성주집법) : 미혹한 별, 집법을 죽임이지 못하면
焉得變危機(언득변위기) : 어찌 능히 위태한 상황을 고칠 수 있을까.
大角纏兵氣(대각전병기) : 임금의 자리는 병사와 기운이 얽혀있고
鉤陳出帝畿(구진출제기) : 임금의 무기는 임금의 땅에 나가있어라.
煙塵昏御道(연진혼어도) : 안개와 티끌이 임금이 가는 길에 어둡고
耆舊把天衣(기구파천의) : 늙은 사람은 임금의 옷을 잡는구나.
行在諸軍闕(항재제군궐) : 행재소에 여러 군사가 모자라고
來朝大將稀(내조대장희) : 아침에 찾아와 문안을 할 장군도 드물구나.
賢多隱屠釣(현다은도조) : 어진 이들 많이도 고기 잡고 낚시하는 곳에 숨고
王肯載同歸(왕긍재동귀) : 임금은 수레에 실어 함께 돌아 옮을 기꺼워할까.
其四
再有朝廷亂(재유조정난) : 다시 조정의 난이 일어났으니
難知消息眞(난지소식진) : 정확한 소식을 알기가 어려워라.
近傳王在洛(근전왕재낙) : 근래에 임금이 낙양에 있다고 알려지고
復道使歸秦(복도사귀진) : 또 사신이 진으로 간다고도 소문이 돈다.
奪馬悲公主(탈마비공주) : 말을 빼앗으니 공주가 슬퍼하고
登車泣貴嬪(등거읍귀빈) : 수레에 오르니 귀빈들이 눈물을 흘린다.
蕭關迷北上(소관미배상) : 소관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잃고
滄海欲東巡(창해욕동순) : 푸른 바다의 동쪽으로 순행 하는구나.
敢料安危體(감료안위체) : 감히 나라의 안위를 어찌 헤아리랴
猶多老大臣(유다노대신) : 여전히 늙은 대신들은 많이도 남아있다.
豈無嵇紹血(개무혜소혈) : 어찌 없겠는가! 해소의 피로써
霑灑屬車塵(점쇄속거진) : 임금의 수레 흙먼지에 뿌림이 이어짐이.
其五
聞說初東幸(문설초동행) : 듣건대, 처음 동쪽으로 순행하실 때
孤兒卻走多(고아각주다) : 고립된 관군이 달아남이 많다고 한다.
難分太倉粟(난분태창속) : 큰 창고에 좁쌀을 나눠주기 어려워
競棄魯陽戈(경기노양과) : 노양의 창을 다투어 버리는구나.
胡虜登前殿(호노등전전) : 오랑캐는 눈앞의 대궐에 오르고
王公出御河(왕공출어하) : 왕공은 임금이 피난 간 강으로 간다.
得無中夜舞(득무중야무) : 어찌 한 밤에 춤이 없겠는가?
誰憶大風歌(수억대풍가) : 그 누가 대풍가를 생각겠는가?
春色生烽燧(춘색생봉수) : 봄빛은 봉홧불 사이에 돌고
幽人泣薜蘿(유인읍벽나) : 난을 피해 숨은 사람들 담장이 넝쿨에서 우는구나.
君臣重修德(군신중수덕) : 임금과 덕 닦음을 귀중히 여기면
猶足見時和(유족견시화) : 오히려 충분히 시대의 화평함을 것이거늘.
200.상황서순남경가 십수(上皇西巡南京歌 十首)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
1. 胡塵輕拂建章臺(호진경불건장대) : 오랑캐의 먼지가 건장대를 가벼이 스치니
聖主西巡蜀道來(성주서순촉도래) : 임금의 행차 서쪽으로 순행하여 촉 땅에 왔도다.
劍壁門高五千尺(검벽문고오천척) : 검벽문은 높이나 오천척이나 되고
石為樓閣九天開(석위루각구천개) : 바위돌은 누각이 되어 하늘이 열리는구나.
2. 九天開出一成都(구천개출일성도) : 하늘 문이 열려지니 하나의 도읍이 나타나고
萬戶千門入畫圖(만호천문입화도) : 집집마다 수많은 대문에 그림이 그려있구나.
草樹雲山如錦繡(초수운산여금수) : 구름 낀 산의 풀과 나무 비단을 깔아 놓은 듯
秦川得及此間無(진천득급차간무) : 진천은 여기에 이르러 보이지 않는구나.
3. 華陽春樹號新豐(화양춘수호신풍) : 화양의 봄숲을 신풍이라 부르는데
行入新都若舊宮(행입신도약구궁) : 걸어서 신도에 들어서니 옛 궁궐과 같구나.
柳色未饒秦地綠(류색미요진지록) : 버들빛은 진나라 땅보다 짙지 않으나
花光不滅上陽紅(화광불멸상양홍) : 꽃빛은 상양의 붉음을 없애지 못하는구나.
4. 誰道君王行路難(수도군왕행로난) : 누가 임금의 행로가 어렵다고 했나
六龍西幸萬人歡(륙룡서행만인환) : 천자의 수레가 서쪽으로 가니 만인이 기뻐하였네.
地轉錦江成渭水(지전금강성위수) : 땅이 금강으로 굴러 위수가 되었고
天回玉壘作長安(천회옥루작장안) : 하늘이 옥루를 둘러싸서 장안이 되었도다.
5. 萬國同風共一時(만국동풍공일시) : 모든 나라에 동시에 바람 부는데
錦江何謝曲江池(금강하사곡강지) : 금강은 어찌하여 곡강지를 사양하는가.
石鏡更明天上月(석경경명천상월) : 돌 거울은 다시 밝아지고 하늘엔 달뜨니
後宮親得照蛾眉(후궁친득조아미) : 후궁에 친히 들어 미녀를 비추는구나.
6. 濯錦清江萬里流(탁금청강만리류) : 깨끗한 비단 같은 금강 만리나 흘러가고
雲帆龍舸下揚州(운범룡가하양주) : 구름 돛 단 임금의 배는 양주 땅으로 내려간다.
北地雖誇上林苑(북지수과상림원) : 북쪽 땅에서는 상림원을 자랑해도
南京還有散花樓(남경환유산화루) : 남경에서는 오히려 산화루가 있도다.
7. 錦水東流繞錦城(금수동류요금성) : 금수는 동으로 흘러 금성을 두르고
星橋北掛象天星(성교북괘상천성) : 성교는 북으로 걸려 별모양을 짓는다.
四海此中朝聖主(사해차중조성주) : 온 세상은 이곳으로 임금께 조공하고
峨眉山下列仙庭(아미산하렬선정) : 아미산 아래에 신선의 뜰이 펼쳐진다.
8.
秦開蜀道置金牛(진개촉도치금우) : 중국에서 촉도를 열어 금우에 두었으니
漢水元通星漢流(한수원통성한류) : 한수는 원래 은하수와 통하여 흘러간다.
天子一行遺聖跡(천자일행유성적) : 천자가 한번 다녀가 자취를 남기시니
錦城長作帝王州(금성장작제왕주) : 금성 땅이 오래도록 황제의 고을 되었도다.
9. 水綠天青不起塵(수록천청불기진) : 물과 하늘 푸르고 먼지하나 일지 않고
風光和暖勝三秦(풍광화난승삼진) : 풍광이 따뜻하여 삼진보다 낫구나.
萬國煙花隨玉輦(만국연화수옥련) : 만국의 봄 경치 임금님 수레 따라와
西來添作錦江春(서래첨작금강춘) : 서쪽에서 와 강의 봄을 수놓는구나.
10. 劍閣重關蜀北門(검각중관촉북문) : 검각중궐은 촉 땅의 북문에 있고
上皇歸馬若雲屯(상황귀마약운둔) : 상황이 돌아오는 말은 구름이 뭉쳐있는 듯
少帝長安開紫極(소제장안개자극) : 장안의 젋은 황제 자극궁을 여니
雙懸日月照乾坤(쌍현일월조건곤) : 해와 달 모두 걸려서 천지를 비추고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