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7차 금정산(801m)
1.일자 : 2017.12.3.(일)
2.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박정택, 최재남, 박홍권, 강미애, 정성오,
이아숙, 허금화, 김정숙, 윤재희(11명)
3. 산행코스 : 산성마을-미륵사-고당봉-금샘-범어사 (5시간)
12월 송년 산행은 가까운 금정산!
도시락 없이 하산 후 점심한다고 했다.
무심정은 버스에서 내려 교육원 가는 길에 있다는데
산성주변에 고만고만한 암자가 어디 한 두 개여야지...
헷갈려 급기야 전화를 해보았다.
늘 경수님 차량에 동승, 편안히 댕기다
51번 타고 산성 버스 갈아타고
8시 30분, 근근이 집합장소에 도착하였다.
멀리서 오시는 님들 ....
방 고문님, 늘 고생이 많으시다.
금정산은
북구. 금정구. 동래구. 경남 양산시의 경계를 이루고
산줄기는 서쪽으로 뻗어 상계봉. 백양산. 엄광산을 만들고 바다에 이르니
산세는 자뭇 웅장하여 주말 산행지와 산악인들의 요람으로서
아낌없이 사랑을 받아온 산이다.
종주 등산로는 양산시 다방골에서 시작하여 금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7~8시간정도 소요되는 긴 코스지만
기타 지선을 이용한 단축코스가 수없이 많다.
일행 만나 삼삼오오 바삭거리는 낙엽 밟고
도란도란 산길을 올랐다.
1시간 30분쯤 산길 오르자
10시, 미륵암이 나타났다.
범어사 말사 미륵암은 신라 문무왕 18년(678) 원효스님이 창건하였고,
서라벌 향해 진격 준비 중인 5만 왜군을
호로병을 이용해 물리친 일화가 있다고 한다.
염화전 옆엔 미륵전이 있고
저 멀리 바위 위에 독성각이란 전각이 있었다.
신심 깊은 사람에게만 8마리의 코끼리가 보인다는
코끼리바위도 병풍처럼 둘러져있다.
독성각까지 갔다온 두 분은 코끼리를 보았을까나?
글쎄나!
미륵암에는 또 쌀바위도 있었다는데,
사미승이 더 많이 얻으려고 막대기로 휘저은 뒤부터는
물만 나온다는 전설도 있었다.
큰 스님 염불하고
댓돌아래 개도 졸며 염불하고....
김장 버무리는 날이라 공양주보살 지휘 아래
처사님들 절인 배추 지게로 나르고
보살님들은 양념을 치대어 비닐에 담고 있었다.
한 쪼가리 만이라도 먹고싶었다는 ...
양념장 바른 맛난 김장김치!
쭉 찢은 거 한입 꿀꺽!
이젠 절간 살림도 속세처럼 강팍하다.
초파일 아니면 밥 한 그릇도 얻어먹기 힘든데
바랠걸 바래야지......
하지만 먹고싶었다.
미륵암 나서서 10시 20분,
해운대와 낙동강이 동시 조망되는 전망대 바위가 나타났다.
모두 기지개켜듯 인증샷을 찍고.
고담봉(801m)도착, 12시 30분!
바람은 세차고 차가웠지만
햇살아래에는 길냥이들이 진을 치고 앉아
“먹을 것 좀 주면 안되냥...” 눈치 보고 있고
야박한 사람들은 사진 찍기나 바빴다.
하도 북적거려 금샘 쪽으로 즉시 하산,
처사님이 새벽에 올라와 몰래 물을 부어놓고 간다하는
금빛고기 노닐었다는 금샘에서
총무님 지고 온 금정산 막걸리 주스 마시듯 들이키고,
신라명과 단팥빵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새벽같이 일어나 깍아온 단감 맛있었고
모두들 어찌나 알뜰하고 생각이 깊은지......
( 깍기 싫어 감 이젠 안 산다는 )
출발 함께 못했지만 금강암 근처쯤
이 고문님 우리랑 합류하셨다.
그리고 나는 또 자빠졌다.
막걸리 탓이다.
푹 푹 빠지는 낙엽에 쭐떡 벌러덩 드러누우니
갑장이 좋긴 좋다.
내 배낭을 앞으로 메고 가길 자처했다.
넘어질 때 세게 부딪힌 어깨는 파스 붙이고 자고 나니
약간의 근육통을 느끼는 정도로 그쳤고.
점심은 청와장에서 오리불고기를 먹었다.
아줌마들이 한상 차려 머리에 이고 따뜻한 방안으로 ...
보기만해도 맛깔쓰런 밥상,
예전 수학여행갔을 때 느낌이 났다.
그때는 그랬었다.
지금은 수학여행가면 학생들과 함께 먹는
달고 느끼한 퓨전 음식 제일 고역이다.
청방배추 김치는 깊은 손맛이 느껴졌고
배추 쌈은 꼬시고 달았다.
뚝배기에 나온 된장찌게도 배추와 땡초 만 넣고 끓였는데
간만에 입에 착 달라붙는 토속적인 맛!
밥을 한공기 따로 달라해서
들여라들여라 했다.
식사후 터덜 터덜 차 타러 내려오는데
가을 빛 남은 단풍이 고왔다.
아숙님은 올해 한번도 빠지지 않고 산행에 참석했다.
내년 산행에는 천성산 여러 코스를 탐사하고 계시는
박 고문님 추천, 천성산 화엄벌을 꼭 가고싶다.
송년 산행 즐거웠고 신년 산행은 1월 7일 청도 통내산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2017년도 드디어 갔다.
무사히....
숭악 사관 書
첫댓글 한 해를 보내는 송년 산행에 이런저런 일로 참가자가 적어 아쉬웠습니다.
금정산에 수없이 다녔어도 한 번도 걷지 않았던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이
참 좋았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그리운 추억을 반추하며 살아갑니다.
현장감 넘치는 산행기가 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