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착안한 사람은 디자이너 레스탐 누그마노프.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브랜드 ‘ложки победы'를 만들고, 러시아 정부는 지원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누그마노프는 응원도구로 숟가락을 택한 데 대해 ”응원도구로 러시아의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전통 악기 세 가지를 선택했다”며 (돌려서 소리를 내는) 뜨리쇼뜨까 Трещотка,(사진 위) (두들기거나 흔들고 부딪쳐서 소리를 내는) 쉐이께르 Шейкер (사진 아래)와 함께 로쥐까를 들었다. 그는 다양한 모양의 로쥐까를 내놨다.
하지만 아직은 러시아 축구팬이든, 현지로 간 외국 축구팬이든 숟가락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흔치 않다.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개막전에도 '승리의 숟가락'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물론, 러시아 대표팀이 개막전 이전까지 진행된 여러차례 평가전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한 탓에 러시아 축구팬들의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을 수 있고, 단합된 응원전을 조직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현지 교민들 역시, 주변의 러시아인들이 자국팀 응원에 시들하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5-0 스코어라는 큰 승리를 안겨주면서, 러시아인들의 가슴에 축구 열기를 지폈다. 오는 20일 열리는 이집트와의 조별 리그 2차전부터는 러시아인들이 대거 숟가락 응원도구를 갖고 경기장을 찾을 지도 모르겠다. 조직적인 응원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숟가락 응원이 남아공 월드컵의 부부젤라 응원을 따라가기는 힘들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