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여행에서 특별한 밥상을 만났다. 이름부터 마음에 와닿는 **‘행복한 광부의 밥상’**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천장부터 벽면, 입구까지 옛 광산과 광부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벽에는 광부와 카나리아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었다.
광부들은 갱도 깊숙이 들어갈 때 카나리아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카나리아는 메탄이나 일산화탄소 같은 유독가스에 민감해서 위험한 가스가 생기면 먼저 이상을 보였다. 카나리아가 노래를 계속하는 동안 광부들은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읽고 자리에 앉으니 밥상이 나왔다.
광부들이 연초록색 보자기로 사각 노란 알루미늄 도시락을 싸서 출근하던 모습처럼 음식은 보자기에 싸여 있었다. 보자기를 하나씩 풀자 밥과 반찬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 위에는 노릇한 계란 프라이와 작은 반찬통에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동그란 소시지와 검은 꽁자반이 함께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검은 연탄 모양의 두부였다. 구공탄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두부를 보니 웃음이 났다. 광부들이 사용하던 연탄을 음식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 재미있었다.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불판에서는 음식 냄새가 올라왔다. 함께 온 사람들과 밥상을 바라보며 웃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득 생각해 보았다.
컴컴한 갱도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광부들은 어떤 마음으로 밥상 앞에 앉았을까. 하루의 일을 무사히 마치고 가족과 함께 먹는 밥 한 끼가 얼마나 귀했을까.
벽에 적힌 글 가운데 이런 문장이 있었다.
“오늘도 이렇게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먹던 밥 한 끼가 그날은 다르게 느껴졌다.
갱도 안에서는 카나리아의 노래를 들으며 일을 했을 광부들. 그리고 일을 마치고 돌아와 따뜻한 밥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을 사람들.
카나리아의 노래가 광부들에게 안전을 알려주었다면, 밥상은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보자기에 싸인 도시락과 연탄 모양의 검은 두부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남은 것은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평범한 하루가 행복이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