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넷플릭스에서 대송궁사(大宋宫词)라는
중국 드라마를 보다가 왕비가 이웃 왕비에게
작은 선물을 받고 큰 선물을 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시경에 나오는
모과를 받고 패옥으로 갚는다는 시 구절이 있어
자료를 찾아 보니 재미있는 시가 있었습니다.
모과(木瓜) - 시경(詩經)
投我以木瓜(투아이모과)
報之以瓊琚(보지이경거)
匪報也(비보야)
永爲以好也(영이위호야)
投我以木桃(투아이모도)
報之以瓊瑤(보지이경요)
匪報也(비보야)
永爲以好也(영이위호야)
投我以木李(투아이모이)
報之以瓊玖(보지이경구)
匪報也(비보야)
永爲以好也(영이위호야)
나에게 모과를 던져 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아 주었지
보답이 아니라
뜻 깊은 만남을 위해서라오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구슬로 갚았지
보답이 아니라
변함없는 우정을 위해서라오
나에게 오얏을 던져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옥돌로 갚았지
보답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라오
*경거(瓊琚 패옥), 경요(瓊瑤 구슬) 경구(瓊玖 옥돌)는 2절 3절에서 단조로운 반복을 피하려고 변화를 준 것입니다. 오늘날의 노래가사도 마찬가지지요. 경거, 경요, 경구 어느 것이나 아름다운 패옥으로 풀이해도 됩니다.
그리고 永以爲好也는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정도가 어울리는 해석입니다. 역시 단조로운 반복을 피하기 위하여 만남이나 우정으로 번역하여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이지요.
모시서(毛詩序)에서 이 시는 제(齊)나라 환공(桓公)을 기린 시라 하였으나 완벽한 연애시라 해야 합니다. 당시에는 남녀간의 애정표시로서 과일을 던지는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합니다.
이 시는 남녀가 편을 나누어서 화답(和答)하는 노래, 또는 메기고 받는 노래(독창 + 衆唱)로 추측됩니다. 이 시에서는 남녀간의 애정표현의 자유로움뿐만이 아니라 놀이의 풍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 시 역시 위(衛)나라에서 수집한 민요 즉 국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