亡망할 망
숨다, 숨기다 ; 망하다, 망치다
亡의 갑골문1
亡의 갑골문2
亡의 금문 亡의 전문
亡의 갑골문은 乚[①]과 卜[②]의 합자입니다. 여기서의 卜은 글자 자체의 의미라기보다는 어딘가 우묵한 곳[乚]에 넣어두는 물건의 표상으로 보아야 하겠습니다. 즉‘숨다, 숨기다’의 뜻을 나타낸 것입니다. 물론 점을 친 그 결과물인 귀갑(龜甲)에 새겨진 문양[卜] 은 항상 깊숙한 곳에 숨겨두는 것이기에 특별히 卜자를 쓴 것이기도 합니다.
금문과 전문에서는 卜 대신에 보다 명확한 어기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들다, 들어가다’의 뜻을 나타내는 入[③]으로 변경됩니다. 乚의‘감추다’와 入의‘들이다[納(들일 납)]’과 더하여, ‘감추어 들이다’로‘숨다, 숨기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배달말의‘망하다(/ 개인, 가정, 단체 따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끝장이 나다), 망치다(/집안, 나라 따위를 망하게 하다)’가 가지는 느낌을‘숨다(/보이지 않게 몸을 감추다)’로 표현한 것입니다. ‘망해서[뿜는 소리] 숨어버리다[품는 소리]’가 亡이 나타내는 글자의 말입니다.
逃亡(도망)에서 亡은‘숨다’의 뜻이며, 死亡(사망), 亡者(망자), 亡父(망부), 亡母(망모) 등에서 亡은‘숨다, 숨기다’에서 소릿값을 빌려와‘숨지다’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亡失(망실), 亡身(망신) 등에서 亡은‘망치다(/잘못하여 그르치거나 아주 못 쓰게 만들다), 망가뜨리다’의 뜻이며, 亡物(망물 ; 아주 몹쓸 사람)에서 亡은‘망하다(/아주 고약하다)’의 뜻입니다. ‘길이 망해서 신발이 망가져 버렸다’라는 표현에서‘망하다’와 같은 뜻입니다.
妄 망령될 망
망한 본새 ; 망하다
妄의 금문 妄의 전문
妄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姿의 축약인 女와, 亡의 합자이며, 亡의‘망하다’가 가지는 뜻 중에서‘아주 고약하다’로 구분시킨 글자입니다.
妄言(망언), 妄靈(망령), 輕妄(경망), 妄想(망상), 妄念(망념), 妄發(망발) 등에서 妄이‘망하다’의 뜻입니다.
忘 잊을 망
마음에서 숨다 ; 잊다
忘의 금문 忘의 전문
忘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亡과 心의 합자이며, 亡이‘숨다’에서‘사라지다’로 쓰여, ‘마음에서 사라지다’로‘잊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忘却(망각), 健忘症(건망증), 背恩忘德(배은망덕), 忘年會9망년회), 勿忘草(물망초) 등에서 忘이‘잊다’의 뜻입니다.
言忘 속여크게말할 함
잊은 듯하다 ; 깜박하다
言忘의 전문
言忘는 言과 忘의 합자입니다. 言은 어떤 태도나 기색이 겉으로 드러난 상태를 말하며, 忘의‘잊다’와 더하여, ‘깜박하다(/기억이나 의식 따위가 잠깐 흐려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杗 들보 망
숨겨진 구조물 ; 들보
杗의 갑골문 杗의 전문
杗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구조물을 뜻하는 木과, 亡의 합자이며, 亡이‘숨기다’로 쓰여, 숨겨진 구조물로 들보 중에서도 속으로 가려지는 구조물을 나타냅니다.
肓 명치 황
숨어 있는 장기 ; 명치
肓의 전문
肓은 亡과, 장부(臟腑)의 축약인 肉의 합자이며, ‘숨어 있는 신체기관’이라는 것에서‘명치(/사람의 복장뼈 아래 한가운데의 오목하게 들어간 곳. 급소의 하나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膏肓(고황 ; 심장과 횡격막의 사이. 고는 심장의 아랫부분이고, 황은 횡격막의 윗부분으로, 이 사이에 병이 생기면 낫기 어렵다고 한다)에서 肓이‘명치’의 뜻입니다.
盲 장님 맹
숨어 있는 눈 ; 장님
盲의 전문
盲은 亡과 目의 합자이며, ‘숨어 있는 눈’이라는 것에서‘장님(/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시각에 이상이 생겨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의 뜻을 나타냅니다.
盲人(맹인), 盲點(맹점), 盲目的(맹목적), 色盲(색맹), 文盲(문맹) 등에서 盲이‘장님’의 뜻입니다.
盲腸(맹장 ; 끝이 막힌 주머니 모양의 위창자관)은 장기의 모양이 장님의 눈처럼 불룩하게 나와 있는 것에 따른 비유적인 표현이며, 盲風(맹풍 ; 가을철에 부는 폭풍)은‘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芒 까끄라기 망
풀의 숨 ; 까끄라기
芒의 전문
芒은 艹와 亡의 합자이며, 亡이‘숨다’에서‘숨(/채소 따위의 빳빳하고 생생한 기운)으로 쓰여, ‘풀의 숨’에서‘까끄라기(/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또는 그 동강이)’의 뜻을 나타냅니다. 벼와 같은 초본 식물을 만졌을 때‘까끌까끌한 느낌’을‘숨’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芒角(망각 ; 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芒刺(망자 ; 까끄라기와 가시를 아울러 이르는 말), 星芒(성망 ; 별의 반짝이는 빛), 芒履(망리 ; 볏짚으로 삼아 만든 신) 등에서 芒이‘까끄라기’의 뜻입니다.
茫(아득할 망)[전문 자형 없음]은 洋(큰바다 양)의 축약인 水와 芒의 합자이며, 여기서의 芒[까끄라기]은‘보일 듯 말 듯한 끝’의 뜻이며, 그런 끄트머리가 양양(洋洋)댄다는 것에서‘아득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亡攴 어루만질 무
숨을 고치다 ; 쓰다듬다
亡攴의 전문
亡攴는 亡과 改(고칠 개)의 축약인 攴의 합자이며, ‘숨을 고치다’로‘쓰다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숨은‘채소 따위의 생생하고 빳빳한 기운’으로 芒[까끄라기]의‘까끌까끌한 표면’을 말합니다.
설문(說文)에는‘撫也[어루만지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으며, 撫(어루만질 무)와 동자(同字)로 취급하지만, 각기 다른 글자입니다.
衁 피 황
숨진[숨죽은] 피 ; 죽은피
衁의 전문
衁은 亡과 血의 합자이며, ‘숨진[숨죽은] 피’라는 것에서‘죽은피(/상처 따위로 한곳에 뭉쳐서 흐르지 못하고 괴어 있는 피)’의 뜻을 나타냅니다.
衁에는‘게장’의 훈(訓)도 있는데, 게의 피는 다른 동물의 피와는 달리 순환을 하지 않고 고여 있다는 것에서 가차된 의미입니다.
氓 백성 맹
숨은 민 ;
氓의 전문
氓은 亡과 民의 합자이며, ‘숨은 민’으로 치외(治外)의 지역에 사는 백성들 지칭하는 글자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배달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流氓(유맹 ; 일정한 거처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백성), 愚氓(우맹), 蒼氓(창맹 ; 세상 모든 사람들) 등의 성어가 있습니다.
甿 백성 맹
터전이 망하다 ; 떠돌이
甿의 전문
甿은 田과 亡의 합자이며, ‘터전이 망하다’로‘떠돌이’의 뜻을 나타냅니다.
朚 갑자기 황
밝아오는 숨 ; 번뜩
朚의 전문
朚은 亡과 明의 합자이며, ‘밝아오는 숨(/빳빳한 기운)’이라는 것에서‘번뜩(/물체 따위에 반사된 큰 빛이 잠깐 나타나는 모양/생각 따위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翌也[다음날이다]’라고 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朚이 [내일 황]이라고 훈독(訓讀)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쓰인 예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