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방학, 처음 실시한 간디자치학교 졸업식이 아직도 눈에 선한 데,
벌써 여름방학 자치학교 참가자 모집 공고가 나갔습니다.
2주동안 모두가 한가지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간디'화폐를 벌어 食과 住를 해결하며,
참가자 전원 회의를 통해 규칙을 만들고, '연극'과 '길 여행'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공동체내에서의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도 배우고,
자원교사가 준비한 다양한 수업도 선택하여 듣는 등 학생과 교사 모두가 자유를 만끽하되,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자치'를 배우는 취지로 기획된 짧지 않은 이 캠프는
참가자, 부모님, 교사 그리고 간디문화센터 스텝 모두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눈에는 항상 어리고 부족하여 밖에 내 놓으면 바람에 날려갈까
걱정스럽던 아이들이 자치학교 동안 부모를 찾기는 커녕 의젓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놀라게 됩니다.
사실 아이들은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한 인격체입니다.
아이를 둘러싼 환경과 어른들의 잣대와 기대가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뿐이지요.
자치학교는 원래부터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을 끄집어 내는 데 관심을 둡니다.
그래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아주 사소한 문제조차도 교사들이 개입하지 않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들 스스로의 판단과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서 사소한 문제뿐 아니라 '왕따'와 '폭력'같은 다소 심각한 문제도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됩니다.
자치학교는 놀이와 일이 서로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생활속에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을 둡니다.
한달 수입이 얼마냐에 따라, 사회적 명예와 지위를 얼마나 보장하느냐에 따라 귀천을 따지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직업관을 단호하게 꼬집습니다.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누구보다도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배우고 익혀,
평생동안 그 일을 신나게 노는 것처럼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입니다.
어떻게 먹고 살래? 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지?라는 질문을 자치학교에서는 하게 됩니다.
자치학교는 진정한 자유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공동체가 인식토록 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사람은 본디 두 사람 이상, 즉 이웃이 존재할 때 비로서 인간이 됩니다.
한자로 人이 그렇고, 사람사이의 관계를 뜻하는 人間 이 그렇습니다.
즉 자유는 이웃과 함께 있을 때 비로서 의미를 가지는 데, 따라서 자유는 곧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자치학교에서 아이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행동의 자유를 만끽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어느 누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즉 자치학교는 곧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교육을 하고자 하는 대안교육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대안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할까?
우리 아이는 대안교육에 맞는 성향일까?
우리 아이가 부모품을 떠나 기숙형 대안학교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대안교육을 염두해 두고 있는 학부모에게 캠프기간으로는 결코 짧지 않은
2주간의 간디자치학교 경험을 통해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 간디자치학교에는 어떤 친구들이 와서 우리와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감동을 주고, 때묻지 않은 신비로움을 발산하게 될른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