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에게 담화문 아닌 '시' 보낸 교육감 국어교사 출신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61)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3일)을 100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격려와 조언, 용기를 주는 시를 보냈다.
<12년을 기다린 아이들에게- 수능 백일을 앞두고> 수능 백일에 12년을 기다렸구나 하고 싶은 축구 참아가며 하고 싶은 얘기 참아가며 자고 싶고 쉬고 싶고 놀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 싶고 날고 싶고 참고 참으며 깨달음도 없는 공부 즐거움도 없는 공부 그래서 지쳐 쓰러진 아이들아 눈물겹도록 안쓰러운 아이들아 그래도 너희들 이 먼 길 12년을 쉼 없이 걸어 왔구나 장하다 이것 하나로도 박수 받을 일이다.
그리고 이제 기다린 그 날이 백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생님들 등불 밝히시고 후배들 염원 담아 깃을 달고 부모님들마저 너희 마음 행여 다칠세라 말씀도 삼가며 너희 행운을 기원한들 정작 예민해진 너희에게 무슨 큰 힘 되랴 위안이 되랴 그래도 애가 마르는 마음 모아 여기 글 한 줄 드리니 이제 숨을 고르고 네 마음 한번 들여다보아라.
얘들아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게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 여기가 인생의 막다른 골목 아니다 실패하면 끝나는 마지막 게임 아니다 다만 너희 인생길 첫 고비일 뿐 너희는 청춘이다. 돌아가기도 하고 외로 가기도 하는 인생 때로는 머물다 가기도 하고 때로는 허덕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구 내닫기도 하고 때로는 날개 단 듯 훨훨 날기도 하는 인생 지금 너희는 그 인생문 스스로 열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 창창한 청춘이다.
이제 남은 백 일 가벼운 마음으로 어깨 추슬러 싱긋 한번 웃어라 물 한 잔 들이키고 숨 한번 골라라 곁에 선 친구 어깨 한번 두드려주며 마지막 피치를 올려보자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풀쩍풀쩍 발돋움 한번 하여라 지난 시간을 후회할 필요 없다 앞날을 두고 미리 걱정할 필요 없다 내가 해온 만큼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거기서 최선을 배워라.
첫댓글 벌서 그렇게 되었군요 ~!
음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