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시속 400㎞ 고속철 시대… 소음·진동 잡는 게 과제
정재훤 기자
입력 2023.06.09 09:00
최근 정부가 시속 400㎞ 이상으로 열차가 달릴 수 있는 고속철도 건설에 착수하면서 국내 고속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31,100원 ▼ 250 -0.8%)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2년에 시속 400㎞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는 고속철 개발에 성공했으나, 국내 철도 환경 등 문제로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현대로템이 시속 400㎞대의 고속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진동 제어, 소음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일 청주 문화제조창 중앙광장에서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착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는 경부·호남·수서 고속철도가 만나 포화 상태인 평택-오송 구간 지하에 더 빠른 고속철도를 추가로 신설하는 사업이다. 2028년까지 국내 최초로 시속 400㎞급 고속열차를 투입할 수 있도록 건설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우리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고속열차가 시속 400㎞로 달릴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고속철도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시속 400㎞대 고속철 HEMU-430X.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개발한 시속 400㎞대 고속철 HEMU-430X. /현대로템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시속 400㎞급 고속철은 현대로템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7년부터 약 8년간 국책과제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동력분산식(여러 차량에 동력을 분산 배치하는 방식) 고속차량 ‘해무’ HEMU-430X를 개발한 바 있다. 해무가 2013년 3월 시운전에서 최고 시속 421.4㎞를 기록하면서 한국은 일본(1996년·443㎞/h), 프랑스(2007년·574.8㎞/h), 중국(2010년·487.3㎞/h)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시속 400㎞대 고속열차를 개발한 나라가 됐다.
해무는 동력분산식 차량(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의 영어 앞 글자를 딴 말이면서 ‘상서로운 바다의 안개(海霧)’라는 뜻도 담겨있다.
그러나 현재 고속철도는 시속 300㎞로 제한해 운영되고, 가장 최근에 상용화된 고속철 역시 최대 시속이 320㎞ 수준이다. 이는 기차가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릴 때 마찰계수(무게와 마찰력의 관계를 나타내는 값)가 작아지면서 기차 바퀴가 선로에서 헛도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차 바퀴가 헛돌면 선로와 바퀴가 깎여 나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누적되면 바퀴가 울퉁불퉁해지고 선로는 변형돼 탈선 등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현재 한국에 설치돼 있는 고속철도용 선로는 시속 400㎞ 이상의 고속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 열차가 빠른 속도를 안정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선로의 곡률(곡선 또는 곡면의 휨 정도)과 경사가 낮아야 하며 보다 엄격한 축중(철도차량 1쌍의 바퀴가 레일면에 미치는 무게) 한계, 궤도 한계, 노반(철도의 궤도를 부설하기 위한 토대) 한계 등이 요구된다. 열차가 높은 속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역 간 거리도 충분히 길어야 한다.
이에 현대로템은 해무를 만든 기술로 최고 속도를 낮춘 시속 260㎞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EMU-260)’을 먼저 상용화했고, 지난해 9월에는 최고 속도를 시속 320㎞까지 높인 ‘EMU-320′ 고속열차를 출고했다.
고속차량 해무(HEMU-430X)가 2013년 3월 1단계 시험 운행에서 시속 421㎞를 돌파했다./현대로템 제공
고속차량 해무(HEMU-430X)가 2013년 3월 1단계 시험 운행에서 시속 421㎞를 돌파했다./현대로템 제공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선로의 상태뿐만 아니라 차량 자체의 흔들림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을 제어하는 기술력도 필요하다. 현대로템의 KTX-이음은 개통 직후 일부 구간에서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며 탑승객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현대로템은 차량의 진동·충격을 줄여주는 부품을 교체하고 열차 바퀴를 다시 깎아내야 했다. EMU-320도 소음과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납품 날짜가 1년 넘게 미뤄지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해무를 개선해 추후 예상되는 시속 400㎞급 고속철 사업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차량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노선 환경이 개선된다고 해서 고속철이 바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속 400㎞ 이상의 고속에서도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기술 보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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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훈
2023.06.09 09:51:53
시속 400~500키로 열차 성능 의미 없음. 지역 이기주의로 여기저기 정차해서 도착시간이 단축되지 않는 부작용 부터 해소 해야됨. 전에 경부 기준 새마을호 대전, 동대구 정차 후 부산 까지 4시간 10분 소요됐음. 지금도 2시간 넘게 소요됨. 전부 허울 뿐이고 요금만 비싸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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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훈
2023.06.09 09:42:50
중국 고속철의 가격과 기술에 고전을 면치 못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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