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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대광왕(大光王)
- 제8 난득행(難得行) 선지식 -
(1) 대광왕을 뵙고 법을 묻다
<1> 들은 법을 생각하며 선지식을 찾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저 무염족왕이 얻은 환술과 같은 지혜법문을 바르게 생각하며,
저 무염족왕의 환술과 같은 해탈을 생각하며,
저 무염족왕의 환술과 같은 법의 성품을 관찰하며,
환술과 같은 서원을 내고, 환술과 같은 법을 청정히 하고,
널리 일체 환술과 같은 세 세상에 갖가지 환술과 같은
변화를 일으켜서 이와 같이 생각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갔습니다.
법문을 듣고 난 뒤에는 자리를 뜨기에 분주하다.
그러나 실은 법문을 듣고 난 뒤에 아주 잠깐이라도 선정에 들어서
지금까지 들은 법문을 마음속에 정리하고 새기고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선재동자는 언제나 앞에서 들은 법문을 다시 정리하고 재차 기억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이 자세는 곧 공부한 것에 대한 복습이다. 무엇이 더 유익한 입정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혹 인간의 도시와 마을에 이르기도 하고, 혹 거친 벌판과 산골짜기와 험난한 데를 지나면서도
고달픈 생각도 없고 쉬지도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묘광대성(妙光大城)에 으르러 사람들에게,
“묘광대성이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다 같이 대답하기를,
“묘광성은 지금 바로 이 성이고,
이 성(城)이 대광왕(大光王)께서 계시는 곳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기뻐서 뛰놀면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 ‘나의 선지식이 이 성중(城中)에 있으니
나는 이제 반드시 친히 뵈옵고 모든 보살들의 행하는 행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이 뛰어나는 중요한 문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이 증득한 법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의 부사의한 공덕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이 부사의하게 자재함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의 부사의한 평등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의 부사의한 용맹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의 부사의한 경계가 광대하고 청정함을 들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자신이 찾던 선지식이 이 성에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하면서
선지식에게 듣고 배워야 할 내용들을 낱낱이 생각하여 보았다. ‘나는 이제 반드시 친히 뵈옵고
모든 보살들의 행하는 행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이 뛰어나는 중요한 문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이 증득한 법을 들을 것이며, 모든 보살들의 부사의한 공덕을 들을 것 등’을 생각하였다.
이 자세는 곧 공부에 대한 예습이다. 선재동자의 복습과 예습은 만고의 본보기다.
<2> 묘광성(妙光城)의 장엄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묘광성에 들어가서 성안을 둘러보았습니다.
금과 은과 유리와 파려와 진주와 자거와 마노의 칠보로 성(城)이 되었고,
칠보로 된 해자가 일곱 겹으로 둘리었는데 팔공덕수(八功德水)가
가득히 차서 넘치고,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리었습니다.
또 우발라꽃과 파두마꽃과 구물두꽃과 분다리꽃들이 그 위에 덮였으며,
보배다라나무가 일곱 겹으로 줄을 지어서있고, 일곱 가지금강으로 담이 되어 각각 둘리었습니다.
이른바 사자광명 금강 담과 이길 이 없는 금강 담과 깨뜨릴 수 없는
금강 담과 무너뜨릴 수 없는 금강 담과 견고하고 장애가 없는
금강 담과 훌륭한 그물창고 금강 담과 티끌 없이 청정한
금강 담이었습니다.모두 무수한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고,
가지가지 보배로 성위의 담이 되었고, 그 성의 가로와 세로는 열 유순이요,
둘레는 팔방인데 면마다 여덟 문을 내었고 모두 칠보로 두루 찬란하게 장식하였으며,
비유리보배로 그 땅이 되고, 가지가지로 장엄하여 매우 찬란하였습니다.
그 성 안에는 십억의 도로가 있는데 낱낱 도로들 사이에는 모두 한량없는
만억 중생이 살고 있었으며,
수없는 염부단금누각에는 비유리마니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습니다.
수없는 은누각에는 적진주마니 그물이 위에 덮이었고,
수없는 비유리 누각에는 묘장(妙藏)마니그물이 위에 덮이었습니다.
수없는 파려누각에는 때 없는 창고 마니왕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고,
수없는 광명이 세간에 비추는 마니누각에는 일장마니왕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습니다.
수없는 제청마니보배누각에는 묘광(妙光)마니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고, 수없는 중생바다마니누각에는
불꽃광명 마니왕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습니다.
수없는 금강보배누각에는 이길 이 없는 당기마니왕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고,
수없는 흑단전단누각에는 하늘 만다라꽃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고,
수없는 무등향왕 누각에는 가지각색 꽃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습니다.
그 성에는 또 수없는 마니그물과 수없는 보배풍경그물과
수없는 하늘향 그물과 수없는 하늘꽃구름과 수없는 보배형상그물과
수없는 보배옷휘장과 수없는 보배일산휘장과
수없는 보배누각휘장과 수없는 보배화만휘장들이 덮였으며,
곳곳에 보배일산과 당기와 번기를 세웠습니다.
이 성(城) 가운데 한 누각이 있으니 이름이 정법장(正法藏)이었습니다.
아승지보배로 장엄하였는데 광명이 찬란하며 가장 수승하여 비길 데 없어
보는 중생들은 싫은 줄을 모르는데 저 대광왕은 항상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3> 대광왕의 의보(依報)의 공덕
그 때에 선재동자는 이 모든 보물이나 내지 남자나 여자나
여섯 대상[六塵境界]에는 조금도 애착이 없고,
다만 구경의 법을 바르게 생각하여 일심으로
선지식을 친견하기를 원하면서 점점 아나갔습니다.
대광왕이 거처하는 누각에서 얼마 멀지 아니한 네거리에서
여의주 마니보배로 만든 연화장 광대장엄 사자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연보라색 유리보배로 사자좌의 다리를 만들고 황금비단으로 휘장이 되고,
여러 보배로 그물이 되고 가장 좋은 하늘 옷을 깔았는데
그 위에 대광왕이 가부좌하고 앉았습니다.
28종의 대인이 가진 거룩한 모습과 80가지 잘생긴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니
진금산과 같이 빛이 치성하고, 맑은 허공에 뜬 해와 같이 광채가 찬란하며
보름달과 같아서 보는 이마다 시원해하고,
범천왕이 범천의 무리가 가운데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강설 ; 28종의 대인이 가진 거룩한 모습이란 32상에서 28종만을 열거한 것이다. 청량스님의 초(抄)에 28종의 대인이 가진 거룩한 모습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이 있다. “소(疏)에서 28종의 모습이 원만하지 못함을 인한 것이라는 것은 경전이나 논에서 아직 보지 못하였는데 응당 무견정상(無見頂相)과 미간백호(眉間白毫)와 범음(梵音)과 광장설상(廣長舌相)이 빠졌을 것이다.
선생경(善生經) 등으로 비교해 보면 가장 수승하게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또 큰 바다와 같아서 공덕의 법 보배가 한정이 없고 또한 설산과 같아서 잘생긴 모습으로 숲으로 꾸미었으며,
또 큰 구름과 같이 능히 법의 우레를 진동시켜 여러 무리를 깨우치고,
또한 허공과 같이 갖가지 법문의 별들을 나타내며, 수미산처럼 네 가지 빛이 중생의 마음바다에 비치고,
또 보배 섬처럼 여러 가지 지혜보배가 그 가운데 가득하였습니다.
<4> 대광왕의 보시행
왕이 앉은 평상 앞에는 금과 은과 유리와 마니와 진주와 산호와 호박과
가패(珂貝)와 벽옥구슬 등의 보배 무더기와 의복과 영락과 그리고 모든 음식이
한량없고 그지없이 가지가지가 가득히 쌓여있었습니다.
또 한량없는 백 천만 억 훌륭한 보배수레와 백 천만 억
온갖 하늘의 풍류와 백 천만 억 하늘의 모든 묘한 향과
백 천만 억 병(病)에 필요한 탕약과 살림 사는 도구들의
이와 같은 모든 것이 다 훌륭하며,
한량없는 젖소는 발굽과 뿔이 금빛이요,
한량없는 천억의 단정한 여인들은 기묘한 전단 향을 그 몸에 바랐습니다.
하늘 옷과 영락으로 갖가지 장엄을 하였으며,
64종의 기능을 모르는 것이 없고, 세상의 인정과 예법을 다 잘 알아서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보시하여 주는데, 성중이나 마을이나 길거리에는
일체 생활필수품을 쌓아두고 낱낱 길가에 모두 이십억 보살이 있어서
이런 모든 물건으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습니다.
<5> 대광왕에게 보살의 행을 묻다
이 때에 선재동자가 오체를 땅에 엎드려 그의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오른쪽으로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저가 들으니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하오니,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2) 대광왕이 법을 설하다
<1> 보살의 대자대비의 행을 닦다
이 때에 대광왕이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幢旗)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을 만족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한량없는 백 천만 억으로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법을 묻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닦아서 장엄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이 법으로 왕이 되고,
이 법으로 가르치고,
이 법으로 거두어 주고,
이 법으로 세상을 따라가고,
이 법으로 중생을 인도합니다.”
“이 법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나아가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에게 방편을 주고, 이 법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훈습하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행을 일으키게 합니다.”
“생사의 흐름을 끊고,
진정한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모든 중생의 길을 끊고,
일체 지혜를 구하며,
모든 마음바다를 깨끗이 하여,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내게 합니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이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에
머물러서 능히 바른 법으로 세간을 교화합니다.”
<2> 보시를 행하다
“선남자여, 나의 국토에 있는 일체 중생은
모두 나의 처소에서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만약 어떤 중생이 빈궁하고 궁핍하여 나에게 와서 구걸하면
나는 창고의 문을 열어 놓고 마음대로 가져가게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중생을 해치지 말고,
여러 가지 소견을 일으키지 말고, 집착을 내지 말라.
그대들이 가난하여 만약 필요한 것이 있거든
마땅히 나에게 오거나 네거리에 가면,일체 모든 물건이 갖가지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가져가고 조금도 의심하거나어려워하지 말라.’라고 합니다.”
<3> 근기를 따라 두루 섭수하다
“선남자여, 이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들로서 대승의 뜻을 내었으며,
마음의 하고자하는 것을 따라서 보는 것이 같지 아니합니다.”
“혹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혹 어떤 이는 이 성이 넓다고 봅니다.”
“혹은 흙과 자갈로 땅이 된 줄로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한 줄로 보기도 합니다.”
“혹은 흙을 모아 담을 쌓은 줄로 보기도 하고,
혹은 보배로 쌓은 담이 둘리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혹은 그 땅에 돌과 자갈이 많아서 땅이 울퉁불퉁하다고 보기도 하고,
혹은 한량없는 큰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여
손바닥처럼 평탄하다고 보기도 합니다.”
“혹은 집들이 흙과 나무로 지어졌다고 보기도 하고,
혹은 궁전과 누각과 층계와 창호와 난간과 문들이
이와 같은 모든 것이 보배로 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선남자여, 만약 중생이 그 마음이 청정하고 일찍이 착한 뿌리를 심었으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일체 지혜의 길로 나아갈 마음을 내어서
일체 지혜로써 구경(究竟)의 곳을 삼거나,
그리고 내가 과거에 보살행을 닦을 적에 일찍이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라면
곧 이 성(城)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고 보지마는 다른 이들은 더러운 줄로 봅니다.”
<4> 삼매로서 섭수하다
“선남자여, 이 국토에 있는 일체 중생들이 다섯 가지 흐린 세상에서
온갖 나쁜 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호하여 보살들의 크게 자비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수순해주는 삼매에 들어가게 합니다.”
강설 ; 다섯 가지 흐린 세상이란 오탁악세(五濁惡世)이다.
오탁(五濁), 또는 오재(五滓)ㆍ오혼(五渾)이라 한다.
나쁜 세상에 대한 5종의 더러움이다.
(1) 겁탁(劫濁)은 사람의 수명이 차례로 감하여 30ㆍ20ㆍ10세로 됨을 따라,
각기 기근(饑饉)ㆍ질병(疾病)ㆍ전쟁(戰爭)이 일어나 흐려짐을 따라 입는 재액이다.
(2) 견탁(見濁)은 말법(末法)시대에 이르러 사견(邪見)ㆍ사법(邪法)이
다투어 일어나 부정한 사상의 탁함이 넘쳐흐른다.
(3) 번뇌탁(煩惱濁)은 또는 혹탁(惑濁)이라 하는데 사람의 마음이 번뇌에 가득하여 흐려진다.
(4) 중생탁(衆生濁)은 또는 유정탁(有情濁)이라 하는데 사람이 악한 행위만을 행하여
인륜 도덕을 돌아보지 않고, 나쁜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 (5) 명탁(命濁)은 또는 수탁(壽濁)이라 하는데 인간의 수명이 차례로 단축하는 것이다.
설사 이와 같은 온갖 나쁜 짓을 많이 짓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대광왕 선지식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들을 구호하여 보살들의 크게 자비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수순해주는 삼매에 들어가 그들을 다 제도한다.
실로 오늘날에는 크게 자비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수순해주는 삼매가 가장 필요한 때이다.
“이 삼매에 들어갈 때에는 저 모든 중생들이 가졌던 무서워하는 마음과
해롭게 하는 마음과 원수로 생각하는 마음과 다투는 마음 등 이와 같은 모든 마음들이 모두 저절로 소멸됩니다.”
“왜냐하면 보살들의 크게 자비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수순하는 삼매에 들어가면
법이 으레 그렇게 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스스로 마땅히 보게 될 것입니다.”
<5> 대광왕이 삼매에 들다
이 때에 대광왕이 곧바로 이 삼매에 들어가니
그 성의 안팎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모든 보배 땅과 보배 담과 보배강당과
보배궁전과 누각과 섬돌과 창호 등
이와 같은 모든 것에서 미묘한 음성을 내며
왕을 향하여 몸을 굽혀서 경례하였습니다.
강설 ; 여섯 가지로 진동한다는 육종진동(六種震動)이란
세간에 상서가 있을 때에 대지(大地)가 진동하는 모양의 6종이다.구역 화엄경에 있는 말로는
① 동(動)은 흔들려서 불안한 것이며,
② 기(起)는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며,
③ 용(涌)은 솟아오르고 꺼져 내려가고 하여
6방으로 출몰(出沒)하는 것이며,
④ 진(震)은 은은히 소리가 나는 것이며,
⑤ 후(吼)는 꽝하고 소리를 내는 것이며,
⑥ 각(覺)은 물건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전3은 모양이 변하는 것이고,
후3은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또 대반야경(大般若經)에서는
동(動)ㆍ용(涌)ㆍ진(震)ㆍ격(擊)ㆍ후(吼)ㆍ폭(爆)이란 이름을 쓴다.또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ㆍ중음경(中陰經) 등에서 말한 것으로는동용서몰(東涌西沒)ㆍ서용동몰ㆍ남용북몰ㆍ북용남몰ㆍ변용중몰(邊涌中沒)ㆍ중용변몰(中涌邊沒)이라고도 하였다.
묘광성 내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환희하여 뛰놀면서 함께 왕이 있는 데를 향하여 온 몸으로 땅에 엎드렸습니다.
마을이나 영문[營]이나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도 다 와서 왕을 보고 환희하여 예배하며,
왕의 처소에 가까이 있던 새와 짐승들도 서로 쳐다보고 자비한 마음을 내어 왕을 향하여 공경하고 예배하였습니다.
모든 산과 들과 모든 초목들도 두루 돌면서 왕을 향하여 예경하고 못과 물과 샘과 강과 바다가
모두 넘치며 솟아서 왕의 앞으로 흘러갔습니다.
<6> 모든 천왕들이 공양을 올리다
십천(十千)의 용왕은 큰 향기구름을 일으켜서
번개치고 뇌성하면서 보슬비를 내리었습니다.
또 십천의 천왕이 있으니
도리천왕과 야마천왕과 도솔타천왕과 선변화(善變化)천왕과 타화자재천왕들이
이와 같은 이들이 상수가 되어 허공에서 여러 가지 풍악을 연주하였습니다.
또 무수한 천녀들은 노래하고 찬탄하면서 수없는 꽃구름과 수없는 향구름과
수없는 보배화만구름과 수없는 보배 옷 구름과 수없는 보배일산(日傘)구름과
수없는 보배당기(幢旗)구름과 수없는 보배번기(幡旗)구름을 비처럼 내리어
허공중에 장엄하여 대왕에게 공양하였습니다.
이라바나 큰 코끼리는 자재한 힘으로 허공중에서 무수한 큰 보배연꽃을 펴 놓으며,
무수한 보배영락과 무수한 보배 비단 띠와 무수한 보배화만과 무수한 보배장엄거리와
무수한 보배꽃과 무수한 보배향등 가지가지 기묘한 것을 드리워 훌륭하게 장엄하고,
무수한 채녀들은 가지가지로 노래하고 찬탄하였습니다.
염부제 안에 또 한량없는 백 천만 억 모든 나찰왕과 야차왕과 구반다왕과 비사사왕들이 있는데
혹 큰 바다에 있기도 하고, 혹 육지에 살기도 하면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어 중생을 해치던 것들이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익된 일을 행하기를 원하였습니다.
뒷세상을 분명히 알고,
모든 나쁜 업을 짓지 아니하며,
공경하고 합장하여 왕에게 예배하였습니다.
염부제와 같이 다른 세 천하와 내지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의 백 천만 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모든 악독한 중생들도 다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4)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이 때에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크게 자비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수순하는 삼매문을 알뿐입니다.”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높은 일산(日傘)이 되나니,
자비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을 두루 그늘지어 덮어주는 연고며,
행을 닦음이 되나니, 하품과 중품과 상품의 행을 평등하게 행하는 연고며,
큰 땅덩이가 되나니, 능히 자비한 마음으로 일체 모든 중생을 맡아 지니는 연고며,
보름달이 되나니, 복덕의 광명이 세간에 평등하게 나타나는 연고며,
청정한 해가 되나니, 지혜의 빛으로 모든 알아야 할 경계를 비추는 연고며,
밝은 등불이 되나니, 일체 중생의 마음 속 모든 어두움을 깨뜨리는 연고며,
물을 맑히는 구슬이 되나니, 일체 중생들의 마음 가운데
속이고 아첨하는 혼탁함을 맑히는 연고며,
여의주가 되나니, 일체 중생의 소원을 다 만족하게 하는 연고며,
큰 바람이 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빨리 삼매를 닦아서
일체 지혜의 큰 성중(城中)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입니다.”
(5) 다음의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왕도(王都)가 있으니 이름이 안주(安住)이며,
거기에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부동(不動)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습니까?’라고 물으십시오.”
이 때에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