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3일(토) 오후 3시. 성수아트홀에서 박경하 시노래가수의 3집 음반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시가 노랫말이 되다 보니 노래시의 주인공들인 가까운 시인 여럿이 가자, 가자 어찌나 부추키시는지 말이죠.^^
스무 곡이나 들려주는 가운데 간혹 귀에 익은 노래도 있어서 새삼 반갑기도 하고, 아는 분들의 시는 그대로 또 의미가 있었죠. 초대가객인 이지상 가수 겸 작곡가, 밴드 등걸, 차동혁 퍼커셔니스트(핸드팬 연주), 마임을 연기한 서윤신, 그리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이정록 시인이 출연해 즐거운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시노래가수인 박경하의 음색과 성량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멋진 노래들을 저 혼자 누릴 수는 없어서 현장 판매 중인 음반 세 개를 추가로 구매해 왔습니다. 다음 분기에 개근상으로 드릴 예정입니다. 인원수 대로 구매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울 듯합니다.^^;
박경하 시노래가수를 소개합니다!!!
이강산 시인(소설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송이도>가 흐르고 있습니다.
"내일은 밀물에 젖으려고요/ 지금은 빈 바다 나 홀로/ 갯벌의 마음 바람의 눈물/ 먼 길 사무친 당신의 유랑/
내일은 첫배처럼 섬에 드는 날/ 생에 단 한 번 마지막인 듯/ 당신의 밀물에 젖으려고요"
이지상 가수의 무대입니다. 시인들의 출판기념회에서도 가끔 뵈었지요.
이태석 신부의 <묵상>도 노래로 만들어졌어요.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만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님 말씀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몇 년 전인가요, 송파문화원 시창작반에서 초청강연해 주신 이정록 시인. 그때 이정록 시인의 <어머니 학교>를 부교재로 쓰던 시기였지요. 구수한 입담은 여전하시네요. 화면에 뜨는 '아리랑 쓰리랑...'은 <만해 아리랑>인데요, 만해-시, 이정록 시인-편사, 박경하-노래의 앙상블입니다. <님의 침묵> <예술가> <오셔요> <비밀> <차라리>의 만해 시에 "아리고 아린 고개/ 쓰리고 쓰린 고개/ 손에 손잡고 함께 넘어간다/ 아리랑 강산에 봄은 올까// 아리랑 아리랑 쓰리랑쓰리랑/ 아리고 쓰린 고개 넘어간다/ 검은고개 흰고개 눈물고개/ 아리고 쓰린 고개 넘어간다/ 아리고 쓰린 고개 넘어간다"가 후렴으로 붙는 곡입니다. 시 5편과 반복되는 후렴으로 공연시간이 6분이 훌쩍 넘습니다.
이전의 어떤 행사에서 분장한 가수와 시인의 모습이 배경화면으로 떴네요. 박경하 시인과 시인들의 오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단면입니다.
<밴드 등걸>이 세 곡을 들려줬습니다. 직장인 노래패인데 '평화와 생태를 노래하는 창작 시노래 포크록밴드'를 모토로 합니다.
3집 '곶' 음반에 두 곡이나 수록된 김광순 시인의 시조 중 한 편입니다. 이날 김광순 시조집 <먹물도 분홍>을 선물받았습니다.
개근상 상품이 될, 음반 표지입니다.^^
이런 시들이 노래로 만들어졌어요. 아는 시인과 시를 찾아보세요~~
비닐 커버를 벗기면 음반의 내부가 나옵니다. 왼쪽엔 시가 된 노래 가사 30편, 오른쪽엔 노래 30곡이 담긴 USB.
음반이라 해서 CD가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USB였습니다. 격세지감ㅎ
첫댓글 좋은 곳에 다녀오셨네요~
시를 노래로 만드니
시에 날개를 단 느낌일까요?
시도 감상하고 노래도 듣고
일석이조입니다~
백석 시 <여승>이 눈에 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