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어른 또는 선생님이 잘 되라고 하시는 말씀을 무지하게 듣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내가 그렇다. 바우길 겨울 걷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불량학생인 나는 신사임당길에 있는 눈 덮힌 고산준령(?)을 넘기 위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비싸게 주고 산 스틱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어 고장났네"하며 버린 친구녀석 덕분에 작년 겨울에 없어졌고 사용하던 스패츠는 어느 곳에 숨어있는지 얼굴을 들 생각도 안한다. 목이 긴 등산화도 몇 짝 있었지만 정신줄 놓고 사는 덕에 목이 짧은 등산화를 신고 갔다.
옛날 저의 조상부터 등 따습고 배 부른 소위 있는 집에서 (머슴생활하면서) 살아왔기에 힘든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웬만한 것은 (다른) 머슴들이 했기에 그저 처먹는 일에만 몰두했다. 두번째 걷는 사임당길에 송양초등학교를 지나 바로 산기슭을 지난다는 것을 깜빡했다. 이번 달 엄청 내린 눈이 그대로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불현듯 갑자기 졸지에 뜬금없이 좌우당간 났다.
신발도 젖고 바지도 젖은 상태에서 16km 이상 되는 길을 걸을 자신이 갑자기 없어졌다. 그래서 모두가 떠난 후 차를 몰고 지난 번에 봐두었던 남근목이 당당하게 서있던 카페를 찾아 죽헌저수지로 돌아갔다.
아쉬운 것은 시제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한 해의 안녕한 시작과 풍성한 결과 얻기를 기원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점심을 싸오지 않았는데 거저 나누어주는 따근한 식사를 못 먹은 섭섭함이 가장 컸다.(으아!!!)
※ 아쉽지만 전체 과정이 아닌 출발 전의 모습과 바우님들을 어렵게 만난 오죽헌 이후의 모습만 싣는다.
신사임당길 출발 전 송양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바우님들의 정겨운 모습(↑)과 즐겁게 환담하시는 거북이님(노란파커에 빨강모자를 쓰신 분), 뱅기옵빠님 그리고 선배님(닉이 '선배'임, 앞이 파란모자에 검정 상하의를 입으신 분)(↓)
↑ 출발에 앞서 안내사항 등을 말씀하시는 사무국장님과 다른 분들 특히 작은새님과 바비님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듣고 있는 반면 삐딱하게 서서 손톱을 파내며 국장님 말씀을 비웃고(?) 있는 피글렛님(왼쪽에서 여섯번째)
↑ 중국어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두 분이 처음 참석하였다. 이를 통역하는 중국어 선생님이신 칭런님(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선글라스 끼신 분) - 나는 뒤에 서서 "분명히 두 분은 한국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정상 산을 에돌아 죽헌 저수지 부근 '구름속에 산책'이란 카페에서 바우님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조금은 지루해 셀카도 찍어 보았는데 신비하게도 카메라에서 광채가 나왔다.(↑)
지난 번 신사임당길 후기에도 이 사진을 실었지만 당시에는 미성년자가 있어 축소된 사진을 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민속신앙의 주제의 하나로도 자주 표현되는 것이고 바우님 모두 성인들이기에 욕 먹을 각오를 하고 과감히 싣는다.--- 귀가 가려운 것을 보니 누군가 욕하는 것 같다.(↓)
죽헌저수지의 아름다운 겨울 풍광..............................................................................
이번 달에 엄청나게 내린 눈의 양을 보여주는 길의 모습. 높이가 족히 일미터이삼십은 되었다.(↑)
카페 앞에서 있다가 바람의노래님과 통화를 하였다. 시제와 점심식사로 인해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예상되어 바로 오죽헌까지 내려왔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지 않는 바우님들을 기다리다가 지루해서 셀카를 찍었다. 희랍신화의 미소년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자기 얼굴에 반하여 연못으로 뛰어들었다는 신화 나르시즘이 생각났다. 나도 그냥 거울을 뚫고 들어가고 싶은 것을
강릉시에서 거울값 물어내라고 할까봐 참았다. (↑)
오죽헌 앞 도로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바우님들. 학원을 땡댕이 치고 술 마시러 술집을 찾는 재수생 분위기의 더벅머리 청년이 지나가길래 신경도 안썼는데 가까이 오니 아는 얼굴이었다. 우리 바우길 훈남이신 무심님이었다. 무심님(앞)과 뱅기옵빠님(뒤 좌측)(↑)
좋은 인상을 가진 외모에도 카메라기피증이 있는 바람의노래님(좌)과 거북이님. 카메라도 기피증이 있는 것을 아는지 찍는 순간 흔들려 화질이 조금 뿌옇다.(↑)
산사나이의 강인한 인상에도 내면의 부드러움과 다양한 재주를 가진 그래걷자님. 이번에도 앞장을 서 러셀(前人未踏의 길을 맨앞에 서서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을 하였다.(↑)
오랜만에 뵙는 나의 전속모델 곧 행운의여신님(오른쪽에서 첫번째)과 온누리님(왼쪽에서 두번째), 두 분 다 바쁘신 모양이다. 오랜만에 뵌다. 오죽헌에서 가려는 것을 사진찍고 가라는 내말에 흔쾌히 하차하는 수고를 해주었다. 특히 조금 씨끄럽기는 해도 온누리님의 카랑카랑한 남도 사투리가 좋은디.(↑)
바우길의 정다운 길벗 피글렛님...(↑)
칭런님과 오늘 새로이 오신 중국어 원어민교사 두 분이 즐겁게 포즈를 취해 주었다. 마침 뒤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러 다니는 듯한 표정으로 웃고 계시는 카페지기님.(↑)
오랜만에 뵙는 74년 호랭이띠 바우님들, 곧 작은새님, 럭셔리정님, 바비님(왼쪽부터) (↑)
하얗게 덮힌 산하가 정말 아름답다. 생활 불편한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보기에는 한없이 마음을 순화시킨다. (↑↓)
바우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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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작은새님 만나서 넘 반가왔습니다. 상록수님도 같이 뵈었으면 더욱 반가왔을텐데요.... 사실 남자들이야 별 말 하겠습니까? 얼굴 보고 한번 싱긋 웃으면 그게 인사지요... 서울에서 내려오시느라 힘드실텐데 강릉의 맛난 것 좀 많이 드시지 그랬어요........ 다음 길에서는 바비님을 비롯하여 호랭이들끼리 차 한잔 하자구요..... 수고하셨습니다.
매번 바람처럼 나타나셨다...요로코롬 이슬만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지셨군요...ㅎㅎ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러는군요... 원래 어느 모임에서나 말썽장이가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리저리 말썽 피운 듯해요. 밴드에서 자주 보는 지누대장님 사진도 몹시 반가운데 여기서도 반갑게 인사하니 더욱 기븝니다.
오랫만에 나왔더니 재밋는 글 올려주셨구려 ^^
새해엔 바라는 일 모두 이루는 한해 되시고 바우길에서 자주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네 선배님, 오랜만에 얼굴 뵈니 특별하게 표시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척 반가왔습니다. 눈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그럼에도 건강하게 바우길에서 뵈니 즐거움이 더 했습니다. 이제 꽃 피는 춘삼월이 오는데 따듯한 봄날에
더욱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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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쓰는 거라 조금 낯설었습니다. 바비님 반가왔습니다. 위에 작은새님 댓글에도 말씀드렸지만 호랭이띠들
화이팅하며 차 한잔 해야겠는데요... 따스한 몸날에도 즐거운 걸음과 시간이 많아지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바비님..
이곳에서 다시 만나 너무너무 반가워요. 산행중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분명히 출발할 때는 계시었는데 이내 감감, 그러더니 오죽헌에서 다시 나타났고.. 사진 잘 구경하고 갑니다.
칭런님 반가왔습니다. 특히, 외국분들과 같이 오신 것을 보고 강릉바우길이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리겠구나도 생각했습니다. ㅎㅎ 이젠 나이를 먹어 예측 가능하게 살아야 하겠는데 잘 그러지 못합니다. 아직까지 철이 안들거나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네요.. 만나뵈서 정말 반가왔습니다. 이젠 개학시기가 되었는데 개학을 하더라도 자주 나오셔야 합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중간에 안 보이시길에 걱정했었는데 오죽헌앞에 나타나셔서 겁나많이 반가웠어라
걸을때 넘 조용하면 적막해서 제가 쪼매 시끄럽게 하는데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사진 이쁘게 찍어주시고 간직할수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반가운 온누리님!! 얼굴 뵙기가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어디서든지 잘 계시면 제일 좋죠..... 예쁜 딸내미들도
잘 있죠? 저 개인적으론 온누리님의 말씀에 생기를 많이 느끼니까 좋지요... 오랜만에 뵙는 행운의여신님 하고 같이 무척 반가왔습니다. 따듯한 봄 햇살이 비추는 날에 자주 뵙도록 하죠.....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왠지 웃고 싶을 때 다시 한번 더 보게 되는 밝은달아래시원한바람님의 후기~
어제 새벽에 보고 낄낄, 푸하하 웃다가 넘 졸려서 댓글을 못 달았었습니다.ㅎ
항상 즐거움을 주시니 이는 곧 하늘이 제게 내리신 각별한 은총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오셨는데도 못 뵈서 아쉬웠지만 사진과 후기로 대신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요, 밝은달아래시원한바람님~
눈길에 대비를 제대로 못하여 지솔님을 뵙지 못하였습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그 맛있는 음식들을 못 먹었다는 거죠,. 얼마나 맛있을까 지금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진은 안 올리려고 마음 먹었는데도 이왕 찍은 것 몇 장 올리자라고 생각을 고쳐먹고 올렸습니다. 올리게 되니까 막상 사진만 있으려니 조금 썰렁해서 몇자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봤습니다. 마음 좋으신 지솔님 같은 분이 계셔서 이해해 주시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부터 따듯한 봄날이 기대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그때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힘들게 내려오셔 제대로 걷지 못 한 미련이 남아서 인지...
경포 호수에서 발걸음을 돌려 가시는 밝은달님 뒷 모습에서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걸으면서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야 했는데....많이 아쉽습니다.
건강 하시고 다음에 다시 뵙기를.....
참 재주가 많으신 그래걷자님 감사합니다. 아 그랬나요? 돌아서는 모습이 뭔가 허전하게 보였나봅니다.
남자들이야 그리 대단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그저 한번 웃어주면 그것으로 모든게 이해되죠,...
하여튼 건방진 얘기인지는 몰라도 바우길에 힘써주시니 감사합니다. 아 궁금한 게 있는데요.
요즘 대전총간이 안보입니다. 좋은 일이 있나요? 그냥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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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요즘 빈센트님이 안보이더라구요.... 수술을 받았다니...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네요?
다음 바우길에서 보기를 원합니다. 건강 관리와 수술 마무리 잘 하여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멋진 바우길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바람처럼사라지셨다 바람처럼 나타나신 밝은달아래시원한바람님...
오랜만에뵈오며 모델로 사진찍어주심 넘 감사해요 . 여러모로 찍어주신 사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보낼수있어 오늘도 행복하답니다.
행운의여신님! 오랜만에 뵈서 무척 반가왔습니다. 저도 몇주 참석을 못해 바우님들의 모습이 궁금했는데
온누리님하고 바쁘게 움직이시는 것을 뵈니까 좋았습니다. 환절기에 감기조심 하시고 얼마 안남은 따듯한
봄날에 가족들과 함께 길에서 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