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다의 날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었던 시절 시작한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강의 길과 바다의 길을 틀어막고, 아름답고 풍요로웠던 갯벌을 매립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 아무 죄없이 사라져간 그 생명들에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여전히 미안해하기는 커녕 마지막 남은 갯벌인 수라갯벌 마저 매립하려고 합니다.
수라갯벌에는 전세계적으로 4천여명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1급 저어새가 찾아오는 곳입니다. 얼마전에는 수라갯벌에서 12km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는 무인도에서 저어새의 번식이 확인되기도 하였습니다. 새만금에 마지막 남아있는 수라갯벌을 매립한다면 지구상에서 저어새는 영영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소중한 생명들을 멸종시킬 만큼 새만금 매립이 중요한 것인가요? 도대체 한국농어촌공사에게 저어새를 멸종시킬 권리라는 것이 있단 말입니까?
국가의 이름으로 소중한 생명들에 대한 대규모 끔찍한 폭력과 살생이 너무도 당연하게 자행되어 왔습니다. 우리에겐 그 어떤 생명도 멸종시킬 권리가 없습니다. 새만금 매립을 중단하고, 바다의 뻘을 퍼올려 바다를 매꾸는 그 어리석고, 끔찍하고, 치욕적인 폭력을 멈추십시오. 그 어떤 핑계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