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코딱지 송
저: 백승찬(대구 성동초등학교 4학년)
출: 고래책빵
독정: 2022년 9월 19일 월요일
벡승찬 작가의 책을 받았다. 내가 아는 작가가 아닌데 싶어 작가 약력을 살펴봤다. 세상에!
대구성동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의 동시집이다.
‘어떻게 나를 알고 보냈지? 내가 성동초등학교에 학부모 강의를 갔다 온지도 십년이 넘는 것 같은데?’ 궁금하여 첫머리를 읽어봤더니 북카페에서 임창아 선생님께 글쓰기를 배웠단다. 동시를 읽다보니 역시 그랬다.
‘대단한 임창아 선생님의 제자'였다.
어른들 동시보다 더 참신하고 더 뛰어난 상상력이 수두룩 들어있는 동시집이었다. 임창아 선생님의 질문에 답해보는 생각시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운 승찬이가 뛰어난 생각으로 시를 풀어놓았다.
작가의 글에서 승찬이도 자기가 동시를 잘 쓰는 방법을 풀어놓았다.
‘동시를 잘 쓰려면 먼저 왜? 어째서? 어떻게? 같은 질문을 만들어.
그 다음 상상으로 그걸 답하기만 하면 돼.
당연한 답이 아닌 답!
이렇게 당당한 승찬이가 엮은 동시는 67편이었다. 이 중 재미있는 것만 골라봤는데 24편이나 되었다.
코딱지 송부터, 핸드폰 가족, 마법 채소, 수박의 패션 쇼, 라면의 이발, 고백과 차임을 쓰기 까지 승찬이는 사물을 무심코 보고 지나가지 않는 아이였다. <자동차들의 하루>를 보더라도 세세하게, 요모조모, 이래저래 살펴보고 생각하고 쓴 시다. <벚꽃 잎의 달리기>는 벚꽃들이 시합하다 넘어져 웃음바다가 된 이야기가 깃든 시였다. <스파게티 면과의 환상적인 모험>은 스파게티 면을 다른 사물로 사용한 놀이로 가져온 이야기였다. <몸으로 일해요><학용품들의 신체 검사>도 사물을 유심히 살펴보고 쓴 시였다. <책가방 바이킹>이나 <수학 올림픽><연필의 무도회>를 보면 모두 재미있는 놀이로 가져온 생각들이 시를 빚었다. 승찬이는 재미있는 놀이를 상상하며 유쾌하고 재미있는 동시를 쓰는 작가였다. 놀랐다. 어른 작가들을 부끄럽게 하고 놀라게 하는 천재 작가였다. 승찬아, 장차 훌륭한 시인이 될 거야. 지켜 볼게. 화이팅!
<코딱지 송>
코딱지 도둑이 들어와
자꾸만 코딱지를 훔쳤지 뭐야
코도 이때부터 코딱지를
깊은 곳에 보관해 놨대
<핸드폰 가족이 사는 법>‘
아빠 핸드폰은 배를 만지며 오늘 무슨 주식 살까
엄마 핸드폰은 배를 만지며 오를 뭐를 장 볼까
형 핸드폰은 배를 만지며 어떻게 과제를 할까?
<마법 채소 가게>
엄마가 채소가게에서 마법 채소를 사왔어
몸이 물렁물렁해지는 감자
쭉쭉 늘어나는 당근
얼굴이 예뻐지는 토마토
힘이 세지는 시금치
마지막은 뭔 줄 알아?
방귀가 뿡뿡 나오는 고구마야~
<수박의 패션쇼>
수박이 초록색 바탕에다
미역 무늬 옷을 입고 나왔다
수박이 빨간색 바탕에다
점박이 옷을 입고 나왔다.
수박이 연두색 바탕에다
민무늬 옷을 입고 나왔다.
수박의 패션쇼는 백 점이다.
<라면의 이발>
라면이 봉지 집을 뚫고 나와
이발소에 갔어
머리를 싹둑싹둑 자르고
분말스프랑 건더기로 장식도 하고
국물로 머리를 감았어
들뜬 마음으로 이발소를 나왔는데
어? 내 동생이 라면을 먹고 있네~
<고백과 차임>
불이 소화기에게 반했는데 소화기는 불을 꺼버렸다.
연필이 지우개에게 반했는데 지우개는 연필이 쓴 고백을 지워버렸다.
색종이도 가위에게 반했는데 가위는 색종이를 잘라 버렸다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에게 반했는데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를 차버렸다.
<자동차들의 하루>
자동차들이
과속방지턱에게 인사를 한다
자동차들이
표지판을 따라 한다
자동차들이
신호등과 술래잡기를 한다
자동차들이
가로등과 춤을 춘다
자동차들이
지하주차장에서 잔다
<벚꽃 잎의 달리기 시합>
벚꽃잎들이 달리기 사합을 하러
벚꽃나무에 모였다.
셋, 둘, 하나,
땅!
바람 심판이 벚꽃 잎들을 밀었다.
휘요오옹~ 휘요옹옹~
벚꽃잎들이
결승점까지 서로 먼저 가려다가
모두 넘어졌다.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되었다.
<스파게티 면과의 환상적인 모험>
스파게티 면을 가지고
여행을 간다
아~ 피곤해 말을 타야지
난 스파게티 면으로 채찍을 만들었어
이랴 이랴!
심심해 친구와 통화하고 싶어!
난 스파게티 면으로 전화선을 만들었어
여보세요?
윽 낭떠러지에 떨어졌어
난 스파게티 면으로 줄을 만들었어
영차영차!
드디어 도착! 동굴 속으로쏘~옥!
<벼 이삭이 변했어>
장난꾸러기 벼 이삭 형제들이
철들었나 보지
어른이 지나가도 그대로 서 있었는데
이제는 인사를 하는 습관이 들었어
같이 노는 게 좋아졌나 보지
원래는 친구가 없었는데
참새들이랑 친구가 되었어
멎짐에 관심을 가졌나 보지
초록색이던 몸을 노랗게 칠했어
벼 이삭 형제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코털의 목욕>
코덜의 몸이 더러워졌다
손가락 부대가 출동한다.
우리가 씻겨 줄게
쓱싹쓱싹
코털의 몸이 깨끗해졌다.
이번에는 손가락 부대가 더러워졌다.
<몸으로 일해요>
빗자루는
머리를 헝클리며 일한다.
소화기는
입으로 이산화탄소를 뿡으면서 일한다.
테이프는
몸을 찢으면서 일한다
휴대폰은
배를 두드리며 일한다.
<ㄹ’자 받침으로 놀기>
물! 물에 뛰놀며 물놀이 하네
실! 실타래로
긴 미끄럼틀 만들어 타며 노네
탈 탈을 쓰고 탈춤 추고 변장 놀이도 하네
활! 활쏘기 게임하며 만점 맞아 기쁨에 뛰노네
귤! 귤 먹으며 다시 또 놀까 생각하네.
<꽃들이 본 세상>
민들레야
네가 본 세상은 어떠니?
새순이 피고 눈이 녹는 따뜻한 세상이야
나팔꽃!~
네가 본 세상은 어떠니?
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세상이야.
코스모스야
네가 본 세상은 어떠니?
알록달록 잎들이 떨어지는 시원한 세상이야
복수초야
네가 본 세상은 어떠니?
눈이 가득하고 안개가 낀 세상이야
어? 왜 다 다르다고 하지?
<책가방 바이킹>
책가방 바이킹에 타라고
모든 준비물에게 말했다.
그 소식을 들은 온갖 준비물들이
책가방 바이킹에 탔다
책가방 바이킹이 움직였다.
덜컹덜컹 슉슉
쿵쾅쿵쾅 쓩쾅
모두들 재미있었는데
물통만 머리를 박아서 물이 샜다.
<수학 올림픽>
모눈 종이 위에서 리듬 체조 경기가 열렸다.
모두 회전 동작만 했다.
역도장에서 역도 경기가 열렸다
자기 몸무게보다 적게 든 선수도 있고
몸무게보다 많이 든 선수도 있다.
올림픽이 끝났다
수학 시험도 끝났다.
<연필의 무도회>
연필이 컴퍼스 공작이랑 춤을 췄다
그 모습에 반한 학용품들이 달려왔다.
문제집은 무대를 만들어주고
연습장은 양탄자를 깔아주고
지우개는 잘못된 곳을 청소했다
가장 멎진 무도회였다.
<국어 사전의 소원>
나도 동화책이랑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은데
나도 만화책처럼 재미있는 만화를 담고 싶은데
<종유석과 석순>
동굴 안을 걷다가
종유석과 석순을 만났다
왜 팔을 뻗고 있어?
사랑하는데 안 닿으니까 이러지
그런데 종유석과 석순이
서로 만나는데 100년이 걸린데
과연
그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발표를 시켜야 하는 이유>
계속 손을 들고 있는데
발표 순서가 오지 않는다
질문을 내뿜는 순간
‘저요!’를 외치는 아이에게 발표를 시켜야 한다
선생님들은 당장
이 방법을 실쳔해야 한다.
<학용품들의 신체검사>
학용품들도 자기 몸에 고민이 많아
신체검사를 두려워한다.
몽당연필은 키가 작아
키 높이 모자를 쓰고 다니고
명찰은 집히는 게 너무 안돼서
옷핀을 매달고 다닌다
가위는 너무 날카로워
고무 모자를 쓰고 다니고
풀은 너무 찐득찐득해서
머리에 뚜껑을 쓴다
필통은 자꾸만 열려서
입을 실밥으로 꿰맨다.
<수영하는 나무>
나무는 어쩌면 수영하고 있을지 몰라
북극해로 가서 빙하들을 탐험하고
대서양으로 가서 허리케인과 회오리 댄스를 추고
태평양으로 가서 하와이 원주민이랑 훌라를 추고 있어
그러다 머뮤다 삼각지대로 가서 길을 잃고 말았어
하지만 계속 수영해서 탈출했어
나무는 아직도 수영하고 있어
<수영장>
라면은 수 센터 면발들의 구불구불 수영장
미역국은 수 미터 미역들 미끌미끌 수영장
수박은 수백 개 씨들의 달콤한 수영장
요거트는 수 억 마리 유산균들의 새콤한 수영장
머리는 수천 가지 상상들의 환상적인 수영장!
<방해꾼>
어른들은 항상
재미있는 걸 방해하려고 해요
수학 문제 풀고 나서 해
양치부터 하고 나서 해
목욕부터 하고 나서 해
그러니까
재미있는 걸 하기 전에 방심하면 안 돼
뭔가 또 찾아 올 거야.
<코로나 19의 생일 파티>
코로나 19가
지구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생일 파티에 다녀온 사람들은
학교도 못 가고
도서관도 못 가고
수영장도 못 가고
자유롭게 살 수 없었다
그다음 코로나19는
사람들이 아무런 불평도 늘어놓지 못하게
마스크를 쓰게 했다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생일파티였다.>
이런 기발한 동시를 쓴 백승찬 어린이에게 메일로 칭찬을 보냈다.
<백승찬 작가님께>
작가님, 안녕하세요? 그저께 작가님의 책을 받았어요. 내가 아는 작가가 아닌데 싶어 작가 약력을 살펴봤죠. 세상에!
대구성남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더군요.
‘어떻게 나를 알고 보냈지?
내가 대구 대성초, 대진초 교장으로 있으면서 성남초등학교에 학부모 강의를 갔다 온 지도 십년이 가까운 것 같은데?’
궁금하여 첫머리를 읽어봤더니 북카페에서 임창아 선생님께 글쓰기를 배웠네요.
백 작가의 동시를 읽다 보니 역시 대단한 선생님의 제자였어요.
어른들 동시보다 더 참신하고 더 뛰어난 상상력이 수두룩 들어있는 동시집이었어요.
임창아 선생님의 질문에 답해보는 생각 시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운 승찬 작가가 뛰어난 생각으로 시를 풀어놓았네요.
책 첫머리-작가의 글에서 승찬이도 자기가 동시를 잘 쓰는 방법을 풀어놓았네요.
‘동시를 잘 쓰려면 먼저 왜? 어째서? 어떻게? 같은 질문을 만들어.
그다음 상상으로 그걸 답하기만 하면 돼.
당연한 답이 아닌 답!
이렇게 당당한 승찬 작가가 엮은 동시는 67편이었네요.
이 중 재미있는 것만 골라봤는데 24편이나 되었어요.
코딱지 송부터, 핸드폰 가족, 마법 채소, 수박의 패션쇼, 라면의 이발, 고백과 차임을 쓰기 까지 승찬이는 사물을 무심코 보고 지나가지 않는, 생각 하고 또 생각하는 작가였네요.
<자동차들의 하루>를 보더라도 세세하게, 요모조모, 이래저래 살펴보고 생각하고 쓴 시네요. <벚꽃 잎의 달리기>는 벚꽃들이 시합하다 넘어져 웃음바다가 된 이야기가 깃든 시였어요.
<스파게티 면과의 환상적인 모험>은 스파게티 면을 다른 사물로 사용한 놀이로 가져온 이야기였어요.
<몸으로 일해요> <학용품들의 신체검사>도 사물을 유심히 살펴보고 쓴 시였어요.
<책가방 바이킹>이나 <수학 올림픽> <연필의 무도회>를 보면 모두 재미있는 놀이로 가져온 생각들이 시를 빚었어요. 승찬 작가는 재미있는 놀이를 상상하며 유쾌하고 재미있는 동시를 쓰는 작가였네요. 놀랐어요. 어른 작가들을 부끄럽게 하고 놀라게 하는 천재 작가였어요. 백승찬 작가님! 장차 이름을 빛낼 훌륭한 시인이 될 거에요. 지켜볼게요. 화이팅!
동화작가 박경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