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옥천군이 약속했던 저상버스 도입 시기가 도래했지만 실제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옥천군은 지역 도로 여건과 운영비 문제 등으로 저상버스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노선만이라도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해 온 지역 장애인 단체는 옥천군이 보다 적극적으로 저상버스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2년 옥천군은 충북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저상버스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옥천군은 저상버스를 2014년부터 1대 이상 연차적으로 도입하되 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8월 초 2대의 버스가 대·폐차 됐음에도 저상버스 도입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 대·폐차가 1대 더 예정돼있지만 이 역시 저상버스 도입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폐차 예산 역시 2억7천600여만원 정도로 이는 일반버스 3대 구입 비용에 불과하다.
농촌 도로 여건 상 차체가 낮은 저상버스 운행이 어렵다는 것이 (주)옥천버스운송과 옥천군의 입장. 이에 지역 장애인들은 옥천-대전을 오가는 607번 노선만이라도 저상버스를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현재 이 노선에는 대전 선진여객에서 2대의 저상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옥천군은 해당 노선에서도 저상버스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전건설과 교통행정팀 서정기 팀장은 "607번 노선은 옥천버스운송의 수익 노선인데 도로 여건이나 운영 문제 등으로 옥천버스운송 측에서도 난색을 표하는 걸로 안다"며 "실질적 운영은 옥천버스운송에서 하는 만큼 그쪽 입장도 간과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 옥천군은 현재 국토교통부가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농어촌형 저상버스가 나오면 도입을 추진할 것이며, 8월1일 자로 장애인 콜택시를 1대 더 추가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 단체 측은 옥천군이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보다 책임을 갖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임경미 소장은 "장애인의 이동권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고 협약을 통해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라며 "이동권, 장애인의 생명과 수익을 연결한다는 것, 대·폐차 3대 중 1대도 저상버스를 도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하반기 중으로 2012년 협약 내용의 이행 결과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협약에서는 장애인 콜택시, 저상버스 도입 등과 함께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 확대 △성인 장애인을 위한 교육 지원 확대 및 장애인 소규모 작업장 설치 △장애인 안마바우처 제도 시행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장애인 콜택시(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증진센터)와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 확대는 시행 중에 있다. < 저작권자 © 옥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